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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별이 되어 빛나리: Chapter 411 - Chapter 420

422 Chapters

제411화

조금 전, 그는 격분한 나머지 가장 모진 말로 그녀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순간, 후회와 무력감이 뒤섞인 서늘한 기운이 차올라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던 분노를 삽시간에 꺼뜨렸다.그는 제자리에 얼어붙은 채 멀어져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멍하니 지켜봤다.결국,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씁쓸함과 모든 억하심정을 짓누르고 더는 그들을 쫓아가지 않았다.올라올 때는 케이블카가 없어 계단으로 왔지만 내려갈 땐 케이블카를 타고 가서 그나마 힘을 덜었다.심성빈은 송하나를 부축하여 산에서 내려온 후 차에 태웠다.돌아가는 길에서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병원 가서 검사라도 받아보자. 그래야 나도 마음이 놓여.”송하나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정말 괜찮아요. 별일 아니니 며칠 쉬면 돼요.”그녀의 단호한 태도에 심성빈은 더 권하지 않고 자상하게 그녀를 배웅해 별장 문 앞에 내려주었다.“대표님,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또 신세 졌네요.”송하나가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했다.“신세는 무슨.”심성빈은 한없이 다정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봤다.“널 도울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해.”그날 밤.송하나가 막 샤워를 하려던 참인데 차설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하나야, 뭐 해? 기분 전환할 겸 잠깐 나올래?”송하나는 은근히 욱신거리는 발목을 내려다보며 미안한 어조로 대답했다.“오늘은 좀 힘들 것 같아. 발목을 살짝 삐끗해서 외출하기가 어려울 것 같네.”“발목을 삐었다고? 많이 심각해? 내가 같이 병원에 가줄까?”“별거 아니니까 걱정 마. 좀 쉬면 괜찮을 거야. 나 신경 쓰지 말고 재밌게 놀아.”두 사람은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누고 통화를 끊었다.샤워를 마치고 욕실을 나섰더니 휴대폰이 또다시 진동했다.차설아가 카톡으로 사진 한 장 보내왔다.[헐 대박! 이거 봐봐, 하나야.][네 삼촌 꽤 노는데? 혼자서 두 명씩이나? 다 늙어빠진 영감탱이가 감당할 수 있을까?]송하나가 사진을 열자 어슴푸레한 조명의 바 안에서 송종현이 부스 자리에 앉아 있었다.양옆에는 노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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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그녀는 서둘러 택시를 잡고 차설아가 말해준 바로 향했다.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구석지고 은밀한 곳에 마련된 부스 석을 찾아냈다.차설아는 그녀를 보자마자 달려와 걱정하며 물었다.“하나 왔네! 발은 좀 어때? 많이 아파?”“괜찮아.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어.”송하나가 나직이 대답했다.“저기야. 저쪽 봐봐.”차설아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시선을 돌렸더니 아니 다를까 멀지 않은 곳에서 송종현을 발견했다.송하나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일부러 챙이 넓은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 반 이상을 가린 상태였다.술에 취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송종현은 한창 레나라는 술집녀를 껴안고 있었다.나쁜 손은 여전히 여자의 옷 속을 더듬었고 거기에 노골적인 멘트까지 날렸다.레나는 겉으론 상냥하게 웃으며 응대했지만, 눈빛 속에는 은근한 혐오감이 실려 있었다.차설아는 그 광경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이 일도 참 고되다, 그치? 매일 저런 늙은이들이 몸을 더듬는 걸 참아내야 하니. 똥 먹는 심정인데도 웃으면서 넘겨야 하잖아.”송하나는 태연하게 휴대폰을 꺼내 각도를 잘 맞추고 몰래 녹화를 시작했다. 송종현의 추태를 모조리 카메라에 담았다.그 시각, 프라이빗 룸 안.최로운이 술잔을 흔들면서 맞은편에 앉아 말없이 술만 들이켜는 이강우를 바라보더니 눈썹을 치켜세웠다.이 바는 며칠 전 그가 인수한 곳이다. 오늘 일부러 이강우를 불러서 스트레스도 풀 겸 술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려고 했다.하지만 우리 이강우 도련님께서 오자마자 말 한마디 없이 술만 퍼마시고 있었다.“강우야, 너 갈증 해소하라고 새로운 술을 들인 거 아니다.”최로운이 손짓하자 웨이터가 최고급 위스키 두 병을 더 땄다.“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프로젝트가 잘 안 풀려? 아니면... 여자 문제?”이강우는 짙은 눈빛으로 아무 말이 없었다.“요즘 큰 프로젝트 몇 개나 따냈다고 하던데 사업 문제는 아닐 테고, 그렇다면 여자 문제라는 건데...”최로운은 좀 더 가까이 다가앉으며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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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송하나는 줄곧 그녀의 동향을 살피고 있던 터라 여기까지 뒤쫓아와서 불만을 토로하는 것도 고스란히 엿들었다.“레나 씨.”송하나가 그녀의 등 뒤에서 불렀다.고개를 돌린 레나는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꽁꽁 싸맨 낯선 여자를 보자 여느 손님의 아내가 찾아온 것으로 여겼다.종종 남편들이 못된 짓을 하면 엉뚱하게 자신들에게 와서 화풀이하는 아내가 있으니까.레나는 경계하는 눈길로 그녀를 훑어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사모님 혹시 남편 찾으러 오셨어요? 죄송하지만 저는 그저 술 시중만 들지 남자들의 사적인 일에는 관심 없습니다.”말을 마치고 떠나려 했지만 송하나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오해하셨어요. 저 지금 돈 드리러 온 거예요.”“네?”레나가 순간 멈칫했다.머릿속에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제가 뭘 해드리면 될까요?”레나가 물었다.“아까 그 남자 즐겁게 해주세요. 저는 제가 원하는 것만 얻으면 되니까 가격은 레나 씨가 부르세요.”송하나가 명확하게 말하진 않았지만,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레나는 즉시 그녀의 의도를 파악했다.저 늙은 남자의 추악한 몰골을 끄집어내라는 뜻이었다.둘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원한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레나가 직감하건대 이 진흙탕 싸움에 절대 발을 들여선 안 되었다.돈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 바닥에서 내게 해가 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야말로 생존의 법칙이니까.“죄송하지만 그쪽들 사정에 끼어들고 싶지 않네요.”단호하게 쏘아붙이고 송하나를 에돌아 자리를 떠나려는데 최로운이 마침 바람 쐬러 룸에서 나왔다.복도 끝에서 모자를 눌러쓴 가녀린 몸매의 여자가 레나와 대화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낯이 익었다.‘혹시 송하나 아냐?’최로운은 의아했다.송하나가 어쩌다 레나 같은 여자와 아는 사이일까?그는 자신이 착각했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다.부스 구역을 흘겨봤는데 우연히 구석에 앉아 있는 차설아를 발견했다.그는 느긋한 걸음으로 다가가 사장 포스를 내뿜으며 인사를 건넸다.“설아야,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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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다 듣고 난 최로운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알았어. 나가 봐.”레나의 눈가에 실망감이 스쳤다.새로 온 사장과 좀 더 많은 접촉을 바랐으나 고작 몇 마디 묻고 끝났다니, 내심 아쉬웠다.그녀가 떠난 후, 최로운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걸렸다.‘재미있네. 조카가 돈을 주고 삼촌이 방탕하게 노는 증거를 모으다니. 꽤 볼만 하겠어.’그는 룸으로 돌아가 여전히 술만 마시고 있는 이강우를 보면서 일부러 말을 걸어 궁금증을 유발했다.“강우야, 나 방금 누구 봤게?”이강우는 그런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의 말에 대꾸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한편 최로운은 느긋하게 말을 이어갔다.“송하나.”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이강우는 술잔을 쥐고 있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는 미간을 구기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발목 삐었다는 애가 이런 데는 왜 와?”곧장 술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자 최로운이 손을 들어 가로막았다.“서두르지 말고! 송하나 방금 뭐 했는지 안 궁금해?”이강우는 빙빙 돌려 말하는 최로운이 꼴 보기 싫어서 차갑게 쏘아붙였다.“말해 당장!”그제야 최로운은 레나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부 전달했고 마지막엔 턱을 쓸며 분석했다.“대체 왜 굳이 그런 추악한 증거들을 모을까? 분명 좋은 일은 아니겠지? 송하나랑 송씨 가문 사이에 원한이 얼마나 깊은 거야? 그 집안에 대한 적대감이 엄청 강해 보이던데. 혹시 너 때문은 아니겠지?”이강우는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송하나와 송씨 가문은 상극이라 만날 때마다 날카롭게 맞섰다.특히 지난번 토끼 사건 이후로 송하나는 그 집안 사람들을 더욱 증오하게 되었다.며칠 전 재판에서 김지영만 구속되고 송종현은 요행히 빠져나갔다.송하나가 이를 불만으로 여겨 송종현도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수작일까?최로운은 이강우를 바라보며 슬쩍 떠보듯이 물었다.“하나 씨 내가 한번 도와줄까? 레나 내 사람이야. 말만 하면 기꺼이 도울걸.”그는 이강우가 어떤 선택을 할지 매우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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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괜히 이 여자가 나중에 절박한 상황에 부닥쳐서 무턱대고 서두르다가 또 최로운을 찾아올 수 있으니 미리 차단해버렸다.한편, 송하나와 차설아는 오늘 밤 이대로는 소득이 없을 것 같아 잠시 더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이제 막 문을 나서려던 참인데 레나가 그녀들을 쫓아왔다.“잠깐만요.”송하나는 그녀를 뒤돌아보고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레나는 약한 담배를 한 대 뽑아 불을 붙이고는 우아하게 연기를 뿜어냈다.“아까 말씀하신 거 다시 의논해 볼까요? 저희 같은 일 하는 사람들은 돈만 되면 누구랑 자든 상관없거든요.”작정하고 돌직구를 날리는 레나였다.“얼마나 주실 수 있어요?”“얼마를 원하시는데요?”“4천만 원요. 가격 흥정 안 합니다.”송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계좌번호 대요. 선금 먼저 넣고 일 끝나는 대로 잔금 처리할게요.”레나는 망설임 없이 연락처를 남기고는 다시 송종현을 상대하러 갔다.어둠 속에 숨어 있던 이강우는 멀어져가는 송하나의 뒷모습을 응시했다.저번에 김지영의 추문도 이런 수법을 썼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나왔다.하지만 송씨 가문의 체면은 지난번에 이미 바닥을 쳤는데 송하나가 이번에는 과연 뭘 원하는 걸까?가녀린 뒷모습이지만 누구보다 억척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이강우의 차가운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는 최로운은 두 눈을 의심할 지경이었다.‘강우 이 자식... 송하나한테 마음이 깊어진 거야?’별안간 심성빈이 또 생각났다.그 역시도 송하나에게 일편단심이었다.네 조건에 무슨 여자인들 못 찾겠냐고, 왜 그렇게 송하나에게 목매냐고 수없이 설득했지만 심성빈은 듣는 척도 않았다.그리고 지금... 이강우도 마찬가지였다.최로운은 속절없이 고개를 내저었다. 두 녀석의 친구로서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깊은 밤, 송씨 가문 별장.송종현이 비틀거리며 대문을 밀고 들어서자 짙은 술 냄새가 집안에 가득 퍼졌다.의자가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소리에 2층에서 얕은 잠을 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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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그 더러운 년 얘기는 꺼내지도 마.”송종현이 발끈하며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송태리는 화끈거리는 뺨을 감싸 쥐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다 네 엄마가 자초한 거야.”송종현은 험상궂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바람피운 것도 모자라 온 강현 사람들 앞에서 날 웃음거리로 만들었어. 밖에서 여자 몇 명 노는 게 뭐? 뭐가 문젠데? 내가 네 엄마랑 이혼 안 해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지!”그는 욕설을 퍼부으며 계단을 붙잡고 비틀거리면서 겨우 제 방으로 들어갔다.송태리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뺨의 통증보다 시린 이 마음을 더 주체할 수 없었다.아빠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다가 또다시 좀전의 상황이 떠올랐다. 어떻게 딸을 술집녀로 착각할 수 있지? 생각만 하면 속이 뒤집혀서 토하고 싶었다.옛날에는 더없이 화목한 한 가족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순식간에 망가져 버린 걸까?문득 송하나라는 이름 석 자가 바이러스처럼 머릿속에 쫙 퍼졌다.‘다 너 때문이야! 네가 죽은 토끼를 물고 늘어지지만 않았어도 우리 엄마 감방 갈 리가 없고 아빠도 이렇게 타락하진 않았을 거야. 너 때문에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났어!’송하나가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기분이 들었다.송태리는 서러움과 무기력함이 점차 사라지고 광기에 가까운 증오심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주먹을 꽉 쥐었더니 손톱이 살을 깊숙이 파고들었다.며칠 후, 현진 바이오테크 회의실.송하나가 회의에서 프로젝트 보고에 집중하고 있을 때, 휴대폰 화면이 켜지더니 안재준에게서 온 메시지가 떴다.[하나 씨, 장도훈 찾았어요.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만나서 얘기해요.]그녀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굳어지고 온몸의 피가 뜨겁게 들끓었다.장도훈...부모님의 교통사고에서 가장 결정적인 인물을 드디어 찾아냈다니.[네, 괜찮아요. 주소 보내주세요. 바로 갈게요.]재빠르게 답장한 후, 그녀는 휴대폰을 조심스레 테이블 위에 놓았다.회의가 계속되는 동안 송하나의 집중력은 현저하게 떨어졌다.서유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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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그녀는 불필요한 인사를 생략하고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장도훈 어디 있어요?”“하나 씨.”안재준이 휴대폰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이건 저희가 방금 교외의 한 자동차 정비 공장에서 몰래 찍은 사진인데 사진 속 인물이 바로 장도훈입니다.”마흔 남짓으로 보이는 남자는 기름때가 잔뜩 묻은 작업복 차림으로 고개를 숙이고 부품을 수리하고 있었다.“기사님, 이 사람 확실해요?”송하나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또다시 헛된 희망일까 봐 두려웠다.“네, 확실합니다.”안재준이 사진을 가리키며 결연하게 말했다.“예전 동료들에게 들었는데 젊었을 때 술 마시고 일하다가 오른손 검지 일부를 기계에 잘렸다고 합니다. 이 특징은 속일 수 없어요. 사진 속 남자 오른손 검지 한 마디가 짧은 거 보이시죠?”그녀가 황급히 사진을 확대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남자의 오른손 검지가 눈에 띄게 짧아져 있었다.장도훈, 그 사람이 맞았다.신창현이 곁에서 한 마디 덧붙였다.“그 사람 옆에 동료들이 더 있어서 우리가 선뜻 다가가 말을 걸면 의심할까 봐 사진만 찍고 바로 나왔어. 하나야, 이제 어떻게 할까?”송하나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곧바로 차정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차 변호사님, 장도훈 찾았습니다.”전화기 너머에서 차정원은 팀원들과 사건을 논의 중이었다.그는 휴대폰을 들고 회의실 밖으로 나와 침착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어디야? 위치 보내고 거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금방 갈게!”전화를 끊은 송하나가 차정원에게 위치를 전송했다.그녀는 갑자기 또 다른 중요한 일이 떠올라 두 어른을 향해 몸을 돌리며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기사님, 창현 삼촌,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송진 그룹이 지금 파산 신청을 했지만 제가 그룹의 핵심 기술을 되사 와서 새로 회사를 설립하고 싶어요. 두 분께서 돌아와서 저와 함께 회사를 일으켜주셨으면 합니다. 두 분... 저와 함께 해주시겠어요?”이 말을 들은 두 남자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서로 마주 보는 눈빛에 흥분과 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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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조수석에 앉은 송하나가 마스크와 선글라스 너머로 뒷좌석의 그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바로 이 남자였다! 7년 전, 그녀 부모님의 차에 손을 대서 그녀의 세상을 완전히 무너뜨린 자.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간신히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눈썰미가 예리한 차정원이 옆에서 파르르 떨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가볍게 팔을 두드리며 무언의 힘을 전달했다.차가 서서히 정비 공장을 벗어나 교외의 한적한 곳으로 향했다.길가의 미루나무들은 어느새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로 바뀌었다.차가 점점 외딴곳으로 가자 장도훈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사장님, 한참을 달린 것 같은데 친구분 차가 대체 어디 있다는 겁니까?”차정원은 룸미러로 그와 시선을 맞추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서두를 거 없어요. 바로 앞이에요.”차는 어느 한 폐기된 창고 앞에 멈춰 섰다.차정원은 고개를 돌려 송하나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차에서 기다려. 난 기사님이랑 먼저 내려서 상황 좀 볼게.”송하나는 그의 의중을 바로 이해했다.그녀 역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차정원에게 짐이 될까 두려웠다. 끝내 고개를 끄덕였지만, 손가락은 무의식중에 옷자락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차정원이 먼저 문을 열고 내렸다. 장도훈이 따라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는 차 문을 철컥 잠가버렸다.곧이어 몸을 돌려 변호사신분증을 보여주었다.“변호사 차정원입니다.”장도훈은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본능적으로 뒤로 반걸음 물러섰다.“차 고치러 온 거 아니었어요?”“맞아요.”차정원은 다시 변호사신분증을 집어넣었다.“이 핑계가 아니면 어떻게 단독으로 만날 수 있겠어요, 장도훈 씨!”상대가 자신의 이름을 정확하게 내뱉은 순간, 장도훈은 완전히 당황했다.“당신들 대체 정체가 뭡니까? 원하는 게 뭐요?”차정원은 매우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7년 전, 강현의 한 기업가 부부가 불행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죠. 사후 조사 결과, 누군가 브레이크에 손을 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별안간 그의 목소리가 싸늘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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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차정원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강렬한 압박감이 실려 있었다.장도훈은 온몸을 떨며 두 손으로 의자를 꽉 붙잡았다.이 남자가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비밀을 파헤칠 정도이니 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아무리 도박에 빠졌어도 제 아들의 목숨과 안전을 걸고 도박할 배짱은 없었다.귀밑머리에서부터 땀이 흘러내려 작업복에 짙은 얼룩을 만들었다.차정원의 빈틈없는 공세 앞에서 그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다.오랜 침묵 끝에 장도훈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말할게요... 다 말할게요... 송종현이 시켰어요. 2억 원 주고 저보고 브레이크 시스템에 손을 대라고 했어요...”장도훈은 그날의 진실을 모조리 털어놓았다.그는 떨리는 손으로 안주머니에서 낡은 USB를 꺼내 두 손으로 공손하게 차정원에게 내밀었다.“이건 그때 녹음파일이에요. 혹여나 송종현이 나중에 입막음하려고 저를 해칠까 봐 몰래 녹음해둬서 계속 지니고 다녔어요.”차정원은 USB를 받아 들더니 차 안에서 노트북을 꺼내 빠르게 연결했다.녹음파일에서 송종현의 차가운 목소리가 재생되었다. 그가 어떻게 브레이크 패드를 바꿔 사고를 위장하라고 지시했는지 명확하게 녹음되어 있었다. 이를 듣던 차정원마저도 잠시 숨을 들이켰다.이 녹음파일과 장도훈의 증언만으로 얼마든지 송종현을 감옥에 보낼 수 있었다.비밀이 탄로 나는 순간, 장도훈은 갑자기 무너져 주저앉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송 회장님 내외는 저한테 정말 잘해주셨어요. 자동차를 수리할 때마다 공임을 두 배로 주셨고 또 사모님은 늘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하셨는데... 제가... 제가 고작 2억 원 때문에 눈이 멀었어요.”그는 통곡하며 횡설수설 말을 이어갔다.“7년 동안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렸어요! 브레이크가 풀리는 소리만 나면... 술을 마시고 도박을 한 것도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그랬는데 그 장면들이 자꾸 저를 따라다녀요...”차 안에서 송하나는 옷깃을 꽉 움켜쥐었고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심장이 난도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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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차정원은 차가운 얼굴로 앞만 응시하며 변호사 특유의 전문성과 냉정함을 담아 결연하게 대답했다.“알았어.”그는 더없이 진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모든 법적 절차는 내가 직접 팔로우업할게.”잠시 뜸 들이다가 단호하게 한 마디 덧붙였다.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실린 한 마디였다.“명백한 증거 앞에서 그 사람은 절대 못 빠져나가!”차정원은 그녀를 안전하게 집 앞까지 바래다주었다.별장 앞에 차를 멈춰 세운 후, 여전히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차정원이 조심스럽게 제안했다.“설아 불러서 너랑 함께 있으라고 할까?”하지만 송하나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변호사님. 저 혼자 있어도 돼요.”그녀는 심호흡했다. 마치 몸속에 남아있는 모든 여린 감정들을 토해내려는 듯했다.이제 새 회사를 차릴 준비도 해야 하고 부모님의 억울함을 풀어드려야 한다. 슬픔에 젖어 감정 소모할 시간이 아예 없었다.그날 밤, 송하나는 서유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선배, 저 당분간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해야 해서 휴가가 잦아질 것 같아요.”서유준은 더 캐묻지도 않고 다정하게 말했다.“알았어. 마음 편히 처리해. 회사 일은 걱정 말고.”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 평소처럼 자상한 어조로 덧붙였다.“하나야, 내가 도울 일 있으면 잊지 말고 꼭 얘기해.”“네, 선배. 고마워요.”전화를 끊은 후, 송하나는 책상 앞에 앉아 밤이 깊어질 때까지 일에 몰두했다. 책상 위에는 온통 새 회사 설립에 관한 초안과 자료들을 펼쳐놓고 구상했다.다음 날 이른 아침.하늘은 흐릿했고 공기 중에는 축축한 한기가 감돌았다.송하나는 꽃다발 두 묶음을 안고 홀로 교외의 묘원으로 향했다.그녀는 부모님께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았다.브레이크를 조작했던 장도훈을 찾았고 녹음파일과 증언까지 확보했으니 송종현이 곧 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또한, 송진 그룹의 핵심 사업을 계승할 새 회사를 세워 부모님이 평생 일구신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하겠노라 자랑하고 싶었다.그러나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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