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준은 안경을 살짝 올리며 말했다.“여러분, 쓸데없는 소문은 그만 퍼뜨리세요. 저는 아직 여자 친구가 없습니다.”“정말요? 그러면 대표님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세요?”몇몇 미혼 여직원들의 눈이 반짝였다.서유준의 시선이 무심코 송하나를 스쳤고 그는 가볍게 기침하며 말을 이었다.“좋아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데... 그분이 제 여자 친구가 되어줄 마음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네요.”이 한마디에 회의실 전체가 순식간에 술렁였다.“세상에! 대표님을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여자도 있다고요?”“제가 그 상대였으면 감격해서 당장이라도 받아들였을 텐데.”“대표님, 좋아하시는 분이 혹시 우리가 아는 사람인가요?”“회의 끝!”서유준은 단호한 세 글자로 여직원들의 호기심과 수다를 깔끔하게 차단했다.회의가 끝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송하나가 회의실을 나서려는데 서유준이 그녀를 불렀다.“하나야, 주말에 꼭 같이 가자.”송하나는 잠시 망설였다.“저, 아마...”그녀는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았고 특히 그곳에는 좋지 않은 기억이 남아 있었다.“이번이 회사에서 열리는 첫 단체 행사잖아. 그냥 잠시 쉬러 간다고 생각해.”송하나는 서유준의 진지한 눈빛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하긴, 첫 단체 활동인데 참여하지 않으면 더 눈에 띄겠지.'“알겠어요, 갈게요.”그날 밤, 강현 최고의 일식 레스토랑 룸.최로운이 사케잔을 들며 물었다.“강우야, 청류도에 새로 5성급 리조트 호텔을 오픈했다면서?”이강우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송태리가 좋아하는 사시미를 그녀 앞으로 밀어주었다.“그러면 이번 주말에 가서 좀 쉬는 게 어때?”최로운은 눈을 찡그리며 장난스레 말했다.“태리 씨랑 같이 가서 이번 기회에 할머니께 증손주 한 명 선물해 드려. 그러면 네 할머니도 두 사람 관계를 인정해 주실 거야.”송태리는 얼굴이 빨개지며 이강우를 살짝 흘겨보았다.“최로운 씨, 장난 그만하세요.”이강우는 술잔을 흔들며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좋아, 주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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