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두 사람 사이에 자야 해? 정혁아, 너랑 내 우정만 봐도 난 충분히 따로 방 하나 받을 자격 있잖아?”임지민은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머리를 하얗게 염색한 심지경을 바라봤다.‘심 대표님, 이런 머리로 어떻게 그렇게 큰 심씨 가문 사업을 물려받았을까?’“심지경, 넌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눈꺼풀이 심하게 떨린 서정혁은 와인잔을 쥔 손가락 뼈마디마저 하얗게 질렸다.심지경이 입을 삐죽 내밀며 억울한 듯 중얼거렸다.“정혁아, 그런 여자를 왜 아직도 곁에 두는 건데? 지민이보다 나은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잖아. 그냥 이혼해. 너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오늘 사람들 앞에서 다른 남자와 데이트하지도 않았겠지? 지민이 좀 생각해 봐.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마음과 눈에 너 하나뿐이잖아! 지민이는 강시원과 비교할 수도 없어. 누가 봉황이고 누가 집에서 키우는 닭인지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잖아!”눈시울이 붉어진 서정혁은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았다.“내 앞에서 강시원 이름 꺼내지 마, 듣기 싫어.”“심 대표님, 두 사람 사이에... 약간 오해가 있는 거 아닐까요?”자리에서 일어난 임지민은 심지경에게 술을 따르며 귀엽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나 언니와 함께 자랐어요. 언니는 평소에도 꽤 상냥하고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어요?”“지민아, 너 ‘상냥’이라는 단어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구나. 진짜 상냥한 사람은 너야, 강시원? 그냥 싸가지가 바가지인 거야!”술에 취한 심지경은 막무가내로 내뱉었다.“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잖아. 강시원이 정혁이도 속였는데 너를 못 속이겠어. 게다가 지민아, 너는 강시원과 함께 자란 게 아니잖아, 너 열 살 넘어서 임씨 가문에 들어갔는데 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이 말을 들은 임지민은 얼굴에 걸렸던 미소가 한순간에 굳었다.그녀가 임씨 가문에 나중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것을 임지민은 극도로 싫어했다.비록 임성호가 밖에서는 항상 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