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훈은 미소를 띤 채 배다울을 바라보며 말했다.“근우 아저씨 체격으로는 혼자 어린이 세트 삼 인분 먹어도 모자라.”황근우는 어이가 없었다.대표님 눈에 본인이 걸어 다니는 밥통으로 보일 줄은 몰랐다.배기훈과 배다울이 차를 탄 후 두 부자를 태운 마이바흐는 배기훈의 저택을 향해 달렸다.“다울아, 오늘 네 생일이긴 하지만 아빠가 한마디 해야겠어.”긴 다리를 꼰 채 곧은 자세로 앉은 배기훈은 편안해 보였지만 맑았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오늘, 말썽부린 거 인정하지? 앞으로 그런 말 다시는 이모 앞에서 하지 마. 이모를 다시 보고 싶으면...”깜짝 놀란 배다울은 금세 눈시울을 붉히며 다짐했다.“아빠, 잘못했어요... 앞으로 절대 안 그럴게요.”배기훈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래, 잘못을 알고 고치면 돼. 그래야 착한 어린이지.”“아빠, 이모 좋아해요?”배다울이 갑자기 진지하게 물었다.운전석에 앉은 황근우도 귀를 쫑긋 세운 채 백미러를 힐끔거리며 배기훈의 미세한 표정을 살폈다.하지만 배기훈은 그저 냉소만 흘렸다.“정말 네 아빠가 불륜남이 되길 바라는 거야? 불륜남은 사람들이 다 삿대질하며 욕한다는 거 몰라?”“그럼, 불륜남이 아니라 이모의 남편이 되면 되잖아요.”“하... 정말 상상력이 풍부하구나.”배기훈은 재미있다는 듯 피식 웃었다.“네 아빠, 생일 지나면 서른한 살 꽃다운 나이야. 충분히 젊고 더 예쁜 여자를 찾을 수 있는데 그런 여자 만나면 안 돼?”배다울은 바로 얼굴을 붉혔다.“젊고 예쁜 게 무슨 소용이에요. 마음씨가 착한 게 가장 중요하죠! 저는 아빠가 이모처럼 착한 여자에게 사랑받았으면 해요!”황근우 또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더 성숙한 모습에 놀랐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한층 깊은 느낌이 들었다.“다울아, 이건 네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야.”더 이상 이 얘기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던 배기훈은 말머리를 돌렸다. 눈빛도 조금 전에 비해 많이 가라앉았다.“말해 봐, 아빠에게 진짜 숨기는 거 없어?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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