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Chapter 131 - Chapter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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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배기훈은 미소를 띤 채 배다울을 바라보며 말했다.“근우 아저씨 체격으로는 혼자 어린이 세트 삼 인분 먹어도 모자라.”황근우는 어이가 없었다.대표님 눈에 본인이 걸어 다니는 밥통으로 보일 줄은 몰랐다.배기훈과 배다울이 차를 탄 후 두 부자를 태운 마이바흐는 배기훈의 저택을 향해 달렸다.“다울아, 오늘 네 생일이긴 하지만 아빠가 한마디 해야겠어.”긴 다리를 꼰 채 곧은 자세로 앉은 배기훈은 편안해 보였지만 맑았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오늘, 말썽부린 거 인정하지? 앞으로 그런 말 다시는 이모 앞에서 하지 마. 이모를 다시 보고 싶으면...”깜짝 놀란 배다울은 금세 눈시울을 붉히며 다짐했다.“아빠, 잘못했어요... 앞으로 절대 안 그럴게요.”배기훈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래, 잘못을 알고 고치면 돼. 그래야 착한 어린이지.”“아빠, 이모 좋아해요?”배다울이 갑자기 진지하게 물었다.운전석에 앉은 황근우도 귀를 쫑긋 세운 채 백미러를 힐끔거리며 배기훈의 미세한 표정을 살폈다.하지만 배기훈은 그저 냉소만 흘렸다.“정말 네 아빠가 불륜남이 되길 바라는 거야? 불륜남은 사람들이 다 삿대질하며 욕한다는 거 몰라?”“그럼, 불륜남이 아니라 이모의 남편이 되면 되잖아요.”“하... 정말 상상력이 풍부하구나.”배기훈은 재미있다는 듯 피식 웃었다.“네 아빠, 생일 지나면 서른한 살 꽃다운 나이야. 충분히 젊고 더 예쁜 여자를 찾을 수 있는데 그런 여자 만나면 안 돼?”배다울은 바로 얼굴을 붉혔다.“젊고 예쁜 게 무슨 소용이에요. 마음씨가 착한 게 가장 중요하죠! 저는 아빠가 이모처럼 착한 여자에게 사랑받았으면 해요!”황근우 또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더 성숙한 모습에 놀랐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한층 깊은 느낌이 들었다.“다울아, 이건 네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야.”더 이상 이 얘기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던 배기훈은 말머리를 돌렸다. 눈빛도 조금 전에 비해 많이 가라앉았다.“말해 봐, 아빠에게 진짜 숨기는 거 없어?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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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강시원은 마음이 혼란스러웠다.필요 없다면 왜 바로 문자 메시지로 답하지 않고 굳이 인스타까지 추가해서 말하는 걸까?혹시 배상을 원하긴 하지만 차마 남자 체면에 직접 돈을 요구하면 인색해 보일까 봐, 인스타를 추가해서 돈을 보내라는 암시를 하는 건 아닐까?‘아, 알겠다. 내 생각이 맞았어!’그래서 바로 답장했다.[배기훈 씨,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제 아들이 잘못을 했으니 엄마로서 당연히 책임져야죠. 제가 레이싱 카 수리한 걸로 부담가질 필요 없어요. 옷 가격 얼마죠?][이런 옷, 제게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요. 더러워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두 번씩 입는 경우가 거의 없고요. 그러니 정말 필요 없어요.]입술을 살짝 깨문 강시원은 순간 서정혁도 이랬었다는 것이 생각났다. 행사에 참석할 때 입는 하이엔드 맞춤 정장의 바지 밑단에 실 한 오라기 먼지가 묻기라도 하면 아무리 비싼 옷이더라도 다시는 건드리지 않았다.사실 강시원은 이런 행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상류층 사람들의 눈에 낭비하는 행동이 고귀하고 도도함으로 보이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서정혁과 주위 사람들과 절대 화목하게 지낼 수 없었다. 그들과 가치관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면 배기훈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했다.강시원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배기훈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무심코 열어본 순간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사진 속 배다울은 왼손으로 인형을 안고 오른손으로 장난감 자동차를 든 채 밝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배기훈이 한마디 했다.[강시원 씨 솜씨가 훌륭하네요.]강시원은 바로 답장했다.[칭찬 감사합니다.]배기훈에게서도 바로 메시지가 왔다.[고마워요. 이모.]강시원이 순간 멈칫한 사이 배기훈이 한마디 덧붙였다.[다울이가 보낸 거예요.]강시원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갑작스럽게 이모라고 하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걸 모르나...?’그 후 배기훈이 더 이상 답장하지 않자 강시원도 휴대폰을 내려놓은 뒤 소파 위의 작은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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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아들이 아프다는 말에 강시원은 심장이 조여들었지만 겉으로는 그저 담담하게 물었다.“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작은 도련님께서 오늘 아침 일어난 후부터 몸이 안 좋다고 하면서 학교에도 가지 않았어요. 저녁이 되자 열까지 나더니 가슴이 답답하다며 계속 기침을 하고요!”강시원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지만 목소리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천식이 발작한 것 같네요. 약은 방 침대 머리맡 두 번째 서랍에 있어요. 집사님이 알아서 챙겨주세요.”“사모님, 작은 도련님 보러 오시지 않으실 건가요?”“아니요.”강시원은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아이 아빠한테 먼저 연락해 봐요. 그리고 도훈이도 나를 별로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예요.”“사모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마 본가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도련님을 원망하시는 건가요? 설마 작은 도련님에게까지 화를 돌리시는 건 아니시죠? 이제 겨우 다섯 살 난 아이인데 아이한테 무슨 죄가 있다고요!”정말로 서도훈이 걱정된 이 집사는 본인 신분도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게다가 엄마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가 어디 있겠어요? 며칠 전 작은 도련님 방에 들어가 돌봐 드릴 때도 도련님이 잠꼬대하면서 엄마를 찾았어요!”이 말을 들은 강시원은 머릿속에 침대에 누운 서도훈이 창백한 얼굴로 고통스럽게 기침하는 모습이 떠올랐다.순간 숨 막히는 느낌에 조금 전 단단히 다짐했던 마음이 조금 부드러워졌다.“정말 큰도련님을 만나기 싫으시다면 일단 와서 작은 도련님을 보시다가 큰도련님이 돌아오시기 전에 가셔도 되잖아요!”...강시원은 어쩔 수 없이 최고 시속으로 차를 몰고 연안 빌리지로 돌아갔다.한동안 돌아오지 않았다가 갑자기 나타난 그녀의 모습에 가정부들은 깜짝 놀랐다.“도훈이는요?”가쁜 숨을 몰아쉬며 서둘러 온 티가 다분한 강시원의 모습에 가정부의 눈빛도 흔들렸다.“위층 침실에 계세요.”“이 집사님은요?”“옆에서 작은 도련님을 돌보고 계세요.”강시원은 말없이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가정부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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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강시원은 안색이 굳어졌다.“도훈이 너무 불쌍해요... 사모님, 도훈이가 너무 안쓰러워 죽겠어요!”임지민은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도훈이 대신 아팠으면 좋겠어요. 아픈 것도 대신 못 해주고... 제가 너무 쓸모없는 인간 같네요... 하느님! 벌을 주시려면 저에게 주세요. 우리 도훈이는 이제 좀 놓아주시면 안 될까요!”“지민아, 네 몸도 좋지 않은데 그런 불길한 말 하지 마.”눈시울이 젖어 있는 김설연은 임지민의 말에 깊이 감동한 듯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정혁이가 혼자 가업을 짊어지고 전 세계를 돌아다녀야 하니 당연히 힘에 부칠 수밖에 없지. 앞으로 우리 도훈이를 많이 사랑해 주고 잘 돌봐 줘.”서도훈에게 분명 친엄마가 있었지만 김설연은 아이를 다른 여자에게 맡기려 했다.마치 강시원이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는 것처럼 말이다.김설연의 말에 임지민은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사모님, 걱정 마세요. 반드시 도훈이를 친자식처럼 아낄게요. 정혁 오빠가 집안 걱정 안 하고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고개를 살짝 내린 강시원은 마음속에 그 어떤 파장도 일지 않았다.오래전부터 이미 무감각해진 상태였다.지난 5년간, 김설연은 갖은 방법으로 강시원을 무시하며 노골적으로 임지민에게 잘해주었다. 심지어 서정혁이 있는 자리에서 임지민이 온화하고 현모양처 같다며 칭찬했고 서씨 가문의 며느리로 더 적합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그럴 때마다 서정혁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은 채 말없이 차를 마시거나 핸드폰을 봤다.그때 강시원은 그저 워낙 말수가 적은 남자라 귀찮아 신경 쓰기 싫어서 행동하지 않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서정혁의 침묵은 묵인이었던 것이다. 김설연이 그의 대변인이었던 셈이다.“엄마... 엄마...”입술이 갈라진 채 흐릿하게 눈을 뜬 서도훈은 와 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임지민을 꼭 껴안았다.“지민 이모! 엄마가 날 버렸어! 지민 이모는 나 버리지 마!”임지민이 급히 위로했다.“이모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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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좋은 마음으로 강시원에게 알린 건데 오히려 일을 그르친 셈이 되었다!...강시원이 거실까지 왔을 때 등 뒤에서 김설연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너, 거기 서!”걸음을 멈춘 강시원은 차가운 눈빛으로 뒤돌아섰다.김설연의 목소리에 연안 빌리지의 모든 가정부들이 밖으로 나와 어둠 속에 숨어 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강시원과 서정혁이 시어머니인 김설연과 한 지붕 아래 살 때 김설연은 툭 하면 새로운 규율을 세웠다.물론 서정혁이 없을 때만...그래서 가정부들은 뒤에서 재벌가에 시집가는 게 좋을 거 하나 없다고 했다. 친정이 받쳐주지 않는 여자가 무정한 재벌 남편을 만나 시어머니에게 시달리고 구박받는 모습에 여자로서의 존엄을 잃어간다고 탄식했다.이건 이 집에 몸을 판 것과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물론 다른 점도 있긴 했다.몸을 한 사람에게만 팔았으니... 게다가 자발적으로...“강시원, 아이를 낳기만 하고 기르지는 않겠다는 거야? 너 정말 생각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거야?”김설연이 분노 가득한 얼굴로 성큼성큼 다가와 따졌다.“지민이 말로는 네가 남의 집 아이 하교하는 데 마중까지 갔다며? 그런데 도훈이는 돌보지도 않았다고? 너 때문에 도훈이가 지금 어떤 꼴인지 알아? 어젯밤 슬퍼서 밤새도록 울었어. 오늘은 천식이 재발해 아파서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해. 너라는 친엄마가 아들한테 대체 어떻게 했는지 좀 봐!”“도훈이를 한 번도 돌보지 않은 적 없어요. 제가 돌봐 주는 거 도훈이가 싫어할 뿐이에요. 혐오스러운 엄마가 되는 것보다 아이를 이해하고 자유를 주고 싶었어요.”강시원의 눈빛은 잔잔한 호수처럼 아무런 파장도 일지 않았다.너무 지쳐 이 세상 모든 게 그저 무덤덤하게 느껴질 뿐이었다.서도훈의 엄마가 임지민이 아닌 다른 여자가 된다고 해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하... 알겠어.”미간을 찌푸린 김설연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네가 무슨 꿍꿍이인지 내가 모를 줄 알아? 너 지난번 일 때문이고 정혁이와 나에게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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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순간 눈이 휘둥그레진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서씨 가문의 ‘황후’와도 같은 김설연에게 공개적으로 맞서다니! 눈앞에 있는 여자가 늘 무던하고 아무 말 없이 멍하게 있던 강시원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너... 방금 뭐라고 했어?!”마찬가지로 어리둥절해진 김설연은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더니 무슨 말인지 바로 반응한 듯 눈에 핏발이 섰다.“아니면 묘천 대가에게 사주라도 본 거예요? 임지민이 아들 사주와 안 맞대요?”강시원은 씁쓸하게 웃었다. 이 사람들을 비웃는 것이기도 했지만 또한 스스로를 비웃는 것이기도 했다.“하지만 아무리 속셈을 부려도 소용없어요. 저를 집안으로 들였지만 서 회장님은 아직도 혼수상태니까요. 이제 보니 묘천 대가는 그냥 사기꾼인 것 같네요. 그럴 줄 알았으면 그냥 임지민을 데려왔을 텐데... 라고 생각하시죠? 그러면 서정혁도 품에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를 안을 수 있었고 서씨 가문도 마음에 드는 며느리를 뒀을 텐데 말이에요.”차갑고 날카로운 강시원의 얼굴을 본 가정부들은 등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서근호는 서씨 가문에서 언급하면 안 되는 금기어로 김설연 마음속의 제일 아픈 상처였다.평소 서씨 가문 가정부가 실수로 언급하거나 모욕하면 서씨 가문에서 쫓겨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경시에서 살아남지 못했다.그런데 강시원이 대놓고 김설연 마음속에 칼을 꽂다니, 미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강시원... 이년이... 드디어 네 속셈을 드러내는구나!”평소 우아하고 고귀하던 김설연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은 폭발 직전이 되었다.“5년 동안, 어머니와 다투고 싶지 않아 참고 견뎠어요. 그럴수록 오히려 저를 호구로 생각한 것 같네요?”강시원은 경멸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서씨 가문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비열한 집안과 똑같이 행동하면 제 수준이 낮아질까 봐 참은 거예요.”서정혁조차 신경 쓰지 않는데 서정혁 어머니라고 한들 신경 쓰겠는가?이때 싸움 소리를 들은 임지민과 이 집사가 급히 달려왔다.팽팽하게 대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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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서정혁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던 강시원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강시원!”성큼성큼 걸어와 강시원을 따라잡은 서정혁은 그녀의 손목을 잡은 뒤 극도로 쉰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상황, 내게 뭐라고 설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아?”“서 대표도 눈이 있으니 다 봤잖아? 내가 무슨 설명을 해주길 바라는데?”강시원은 서정혁의 손을 있는 힘껏 떨쳐냈다.“내 입에서 좋은 소리 나올 거라 기대하는 건 아니지? 정말 듣고 싶어?”서정혁은 화가 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했지만 어조는 그 여느 때보다 차분했다.“최소한 어머니에게 손을 쓰면 안 되지. 사과해. 어쨌든 네 어른이야.”옆에 있던 김설연과 임지민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늘 오만하고 강시원을 대하던 서정혁이 오늘은 왜 달라진 것 같을까?‘사과만 하면 끝이라고? 내가 손해잖아!’“하... 어른?”‘성격이 갑자기 변한’ 서정혁의 모습에도 강시원은 감동은커녕 오히려 더 차갑게 냉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당신 아내였을 때 내 시어머니였지만 이제 난 당신 아내 아니야. 그러니 어른으로서 공경할 필요 없어. 당신 체면이든 전 시어머니의 체면이든 더는 봐줄 필요 없어.”“강시원, 점점 더 막무가내구나!”봉황 같은 눈을 가늘게 뜬 서정혁은 너무 화가 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했다.김설연 또한 눈앞이 어지러워 캄캄해질 정도로 화가 났다.한편 가만히 지켜보던 가정부들은 속으로 강시원을 영웅호걸이라고 칭찬했다.‘작은 사모님! 정말 대단해!’“서정혁, 다른 사람 사과가 그렇게 듣고 싶으면 차라리 사람을 고용해서 매일 사과를 받아. 돈만 많이 주면 무릎 꿇고 절하며 황제라고도 부를걸?”그러더니 주변을 보지도 않은 채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대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며 가볍게 한마디를 던졌다.“다음 주 월요일 이혼 절차 밟으러 가자. 가정법원에 예약해 놓았어, 안 오면 개새끼 취급할 테니 그렇게 알고.”당당히 떠나는 강시원의 모습에 서정혁이 막 따라가려고 할 때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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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서도훈의 모습에 마음이 극도로 불편해진 서정혁은 홀로 발코니로 나가서 차가운 바람을 쐬며 담배를 피웠다.머릿속에 유재윤과 배기훈이 슬라이드처럼 자꾸 스쳐 갔다.그러다가 결국 배기훈의 얼굴에 멈췄다.워낙 재벌가 출신의 서정혁이었기에 위기감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다.하지만 어제 강시원과 배기훈 부자가 함께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을 때 따뜻하고 화목한 세 사람의 모습에 눈이 찔리는 듯했고 마음속에 은근히 불안감이 치솟았다.“강시원, 정말 질질 흘리고 다니기나 하고! 자기 아이는 돌보지도 않은 채 남의 아이 생일 축하하러 가다니...”눈빛이 날카로워진 서정혁은 맨손으로 타고 있는 담배꽁초를 비벼 껐다.“너 정말 간이 점점 더 배 밖으로 나오는구나!”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따뜻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던 서정혁인 만큼 본인이 가지지 못한 것을 다른 남자에게 줄 리가 없었다.바로 그때 서정혁은 수군거리는 대화 소리를 들었다.“와, 오늘은 말이지. 작은 사모님 진짜 멋있었어.”“정말... 그렇게 얌전하던 작은 사모님이 하늘로 치솟는 것 같았어. 예전에는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 같더니... 오늘 화내는 모습은 정말 하늘을 뒤집어엎을 지경이었다니까. 심지어 큰 사모님에게 거침없이 손까지 뻗었어. 보아하니 진짜로 도련님과 갈라설 작정인 것 같아!”“아이고, 서씨 가문 같은 화려한 재벌가에 와서 아들까지 낳았으면 꽃길만 걸으면 되잖아. 앞으로 좋은 날만 기다리고 있을 텐데... 나는 작은 사모님께서 뭐가 그렇게 못 살 정도인지 이해가 안 가. 나는 돈만 준다면 도련님이 첩을 들이더라도 내가 산후조리 다 해줄 수 있는데!”두 가정부의 속삭임에 서정혁은 저도 모르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서정혁에게 시집가고 싶어 하는 여자는 경시에 줄을 설 정도로 많았다. 강시원에게 호화로운 삶을 제공하고 재벌가로써 떳떳하게 살게 해줬는데 뭐가 그리 불만인 걸까?다른 남자를 만나더라도 서정혁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사람을 만나야 성에 차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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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얼굴이 차가워진 서정혁은 고요한 복도를 빠른 속도로 걸어갔다.그러다가 결국 김설연의 방문 앞에 멈추었다.문을 막 두드리려던 순간 갑자기 저절로 열렸다.어두운 방에서 나온 지동훈이 서정혁을 마주치자 갑자기 흠칫 놀라더니 이내 허리를 살짝 굽혔다.“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서정혁은 화가 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했다.“어머니께 할 말이 있어요.”“죄송합니다. 도련님, 큰 사모님께서 주무시러 가셨는데요...”“주무시러 들어간 거지 안 주무신 거잖아요? 들어가 볼게요.”지동훈은 눈빛이 어두워졌다.“죄송합니다. 큰 사모님께서 지금 피곤하셔서 쉬셔야 합니다.”“하... 큰 사모님을 모시는 사람이라는 건 알겠지만 서씨 가문의 주인이 누군지 잊은 건 아니죠?”서정혁이 팔을 휘둘렀다.“비켜!”쿵 하는 소리와 함께 지동훈의 등이 문짝에 부딪히며 방 문이 열렸다.“어머니.”잘생긴 서정혁은 어두운 얼굴로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김설연은 역시나 예상대로 아직 취침 전이었다. 게다가 허리도 다 나은 듯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버건디 컬러의 비단 잠옷을 입은 채 화장대 앞에 앉아 얼굴과 목에 스킨케어 제품을 바르고 있었다.워낙 자기 관리에 철저한 편이라 웃지 않을 때는 전혀 50대 중반으로 보이지 않았다. 기껏해야 겨우 40대 초반 같았다.지동훈이 따라 들어와 고개를 숙였다.“사모님, 죄송합니다. 제가...”“괜찮아.”김설연은 한가로운 자세로 핸드크림을 바르며 심드렁하게 물었다.“정혁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 안 자고 뭐 해? 무슨 급히 할 말이라도 있어?”서정혁은 차분한 눈빛으로 김설연을 바라봤지만 눈빛에는 붉은빛이 살짝 번져 있었다.“5년 전에 강시원을 때린 적 있어요?”옆에 있던 지동훈도 놀라 흠칫하며 어두운 눈빛으로 얼굴이 굳어버린 김설연을 바라보았다.잠시 멈칫한 김설연은 잊어버렸던 기억을 간신히 끄집어내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누구한테 들었어?”서정혁은 뼈마디가 뚜렷한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어찌나 힘을 줬는지 팔뚝에 핏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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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부부는 일심동체예요!”“그것도 누구와 인지 봐야지, 지민이면 네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너를 더 빛나게 해줄 수 있어. 너를 더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수 있다고. 강시원, 그 아무것도 아닌 여자가 너에게 뭘 가져다주는데? 보기만 해도 재수 없구먼.”김설연은 긴 머리를 빗으며 말했다.“그년이 서씨 가문에 손주를 낳아줬다고 서씨 가문에서 잘난 척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본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꼭 보여줘야지. 아니면 간이 점점 더 배 밖으로 나올 거야! 그년은 그냥 내가 서씨 가문을 위해 고른 대리모 같은 도구일 뿐이야. 그년의 사주가 너랑 맞지 않았다면 서씨 가문에 들어오는 걸 내가 허락했겠니?”김설연은 지독한 말로 분을 풀었다.“무슨 사주인데요?”서정혁은 순간 머릿속이 윙윙거렸다.“그때 묘천 스님이 너희 둘의 사주가 네 아버지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했어. 네 아버지가 살기에 휩싸여서 혼수상태라고 했거든. 그런데 이제 보니 묘천 스님이 뭔가 잘못 본 것 같아.”김설연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말했다.“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이 혼사를 허락했을 거라 생각해? 그년이 지금 이혼하자고 난리를 떨어줘서 얼마나 좋은지 알아? 다른 집 딸을 위해 이제야 자리를 내주잖아.”“그만 하세요!”눈이 붉게 충혈된 서정혁은 큰 손으로 화장대 위 향수 한 병을 집어 들어 바닥에 세게 내던졌다.“내가 강시원을 아내로 맞아들인 이상 시원이는 내 여자요. 내 아내라고요. 이혼할지 말지 내가 결정해요. 시원이를 옆에 둘지 말지는 내가 결정한다고요. 어머니 포함 그 누구도 시원이에게 손댈 자격이 없어요.”김설연은 말문이 막혔다.“서정혁, 너...!”“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경고하는 거니 명심하세요.”몸을 돌린 서정혁은 깊고 어두운 눈동자에 싸늘한 한기가 스쳤다.“다시는 강시원 건드리지 마세요. 한 번만 강시원 더 괴롭히면 저도 더는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친 뒤 문을 쾅 닫고 성큼성큼 나갔다.순간 방 안의 공기마저 얼어붙은 것 같았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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