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위기감이 온몸을 덮쳐왔다.“강 회장님, 이분이 바로 라이트 미라클 아시아 지역 대표이사, 배기훈, 배 대표님입니다.”강시원은 강용호가 자리에 선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어색함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배기훈을 소개했다.“배 대표님, 이분은 우리 영원 테크의 회장님...”“강용호, 강 회장님, 만나서 반갑습니다.”강시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배기훈이 먼저 받아쳤다. 긴 다리를 꼰 채 우아하게 앉아 있는 모습에서 상위자의 거만함이 풍겨 나왔다.전혀, 그를 이 당당한 회장님으로 눈에 담지 않았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강용호는 당장이라도 소리를 내지르고 싶었지만 배기훈이 투자자인 이상 감히 화를 낼 수 없어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배 대표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배기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강용호를 바라보았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세 사람이 모두 자리에 앉았다. 옥같이 맑은 배기훈의 차가운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덤덤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한참 후 배기훈이 드디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오늘 알려드려야 할 일이 두 가지 있어 이렇게 두 분을 부르게 되었습니다.”배기훈은 상의한다는 단어가 아닌, 알려드린다는 단어로 입장을 확실히 했다.즉 배기훈은 이미 마음을 정했으니 그들은 이 일에 더 이상 토를 달 수 없다는 것이었다.강시원이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깊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눈동자를 빤히 응시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금 긴장되었다.배기훈을 알고 지낸 시간이 그리 길지도, 하지만 그렇다고 짧지도 않았다. 다만 이 남자가 일할 때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강한 기세와 화내지 않아도 위엄이 있는 위압감에 두 눈을 감히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마치 태어날 때부터 백성들을 내려다보는 한 나라의 군주로 태어난 것 같았다.이 남자가 배씨 가문 사생아이며, 가문에서 쫓겨난 어두운 과거가 있다는 것은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배기훈이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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