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혁은 강시원이 아무 반응이 없자 준수한 눈썹을 확 찌푸렸다.“왜? 이걸로 부족해? 그럼 네가 말해, 얼마든 다 줄 수 있으니까. 다만 앞으로 서씨 가문의 안주인으로서 다시는 비굴하게 남에게 빌지 마. 네가 이러는 거 더는 못 보겠으니까. 내...”‘가슴이 아프니까...?’하지만 진짜로 가슴 아픈지는 확신이 없었다.강시원이 영원 테크에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 업계에서 악명 높은 안해준을 만나러 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도무지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강시원과 말싸움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강시원이 더 이상 이렇게 비굴하지 않기를 바랐다.“나를 무시하니까, 아니야?”강시원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 말에 서정혁은 큰 손을 꽉 움켜쥐었다.‘그런 게 아니야.’하지만 혀가 꼬인 것인지, 아니면 목구멍에 뭐가 걸렸는지 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그렇게 일분일초마다 내가 서씨 가문의 안주인이라는 것을 상기시킬 필요 없어, 당신과의 약속은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 약속은 지킬 거야. 그러니 전전긍긍할 필요 없어.”이 한마디에 배기훈은 살짝 움찔했다. 하지만 마음속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그윽한 강시원의 목소리에 차가운 기운이 스며 있었다.“서 대표, 그래도 투자해 주겠다니 고맙네. 하지만 당신 돈은 필요 없어. 한 푼도 받을 생각 없으니까.”서정혁은 순간 심장이 바늘에 찔리는 듯했다.이혼한 후 서정혁이 이것을 빌미로 강시원에게 돈을 갚으라고 할까 봐, 그래서 남자의 마음을 받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서정혁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달란 말 안 할게. 내가 준 이상, 당신 거니까. 나 그렇게 비열한 놈 아니야.”강시원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당신은 비열한 게 아니야, 당신은 그저 이해득실을 따지는 걸 좋아할 뿐이야. 운도 테크에 비해, 영원 테크는 확실히 가치가 없지. 나와 당신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실 당신의 선택이 잘못된 건 하나도 없어.”강시원은 서정혁을 욕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해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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