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Chapter 641 - Chapter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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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심지경 씨, 허벅지에는 큰 동맥이 있어요. 칼이 일 센티미터만 옆으로 더 비껴갔어도 성수연 씨는 틀림없이 죽었을 거예요. 그러면 염라대왕이 와도 소용없다고요!”심지경의 마음에 강렬한 후회가 밀려왔다.“그 말 아시죠?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 꺾지 않는다고. 그런데 심 대표님은 본인의 독한 손으로 그 꽃을 꺾어버렸어요.”신우민이 코웃음을 쳤다.“하... 물론 마음속에 성수연 씨가 없다면 제 말은 그냥 못 들은 걸로 하세요.”몇 마디 안 되는 말이었지만 심지경은 두 볼이 얼얼할 정도로 뺨을 얻어맞은 것 같았다.글자 하나하나가 마치 칼이 되어 심장을 찌르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예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제멋대로 성수연을 괴롭히던 자신이 얼마나 우스웠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배기훈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우민아, 그럼 나쁜 소식은 뭐야?”“나쁜 소식은...”신우민이 시선을 내리더니 먹먹한 목소리로 한숨을 내쉬었다.“아이는... 지키지 못했어.”강시원은 괴로운 듯 눈을 감았다.사실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이렇게 심하게 상처를 입었으니 아이는 틀림없이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하지만 의사의 입에서 직접 이 말을 듣자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뭐라고... 수연이가... 임신했다고?”심지경은 단번에 신우민의 수술복을 움켜쥐었다. 핏발이 선 눈은 어느새 그렁그렁 물기가 차올랐으며 입꼬리는 경련이 일어났다. 표정 관리가 안 되는 듯했다.“아이, 아이가 없어졌다고? 아이가 어떻게 없어질 수 있어?”성수연이 임신했는데 심지경 본인은 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니, 눈치조차 채지 못 챘다.강시원 외에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렇게 다쳤는데 어떻게 지킬 수 있겠어요?”신우민은 혐오 가득한 눈빛으로 심지경을 차갑게 바라보았다.비통해하고 슬퍼하는 심지경의 모습이 신우민의 눈에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 일말의 동정도 없었다.그동안은 뭐 하고,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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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성수연은 심화영을 구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다.단지... 그들의 아이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었다.심지경은 비틀거리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가슴이 격렬하게 오르내렸다. 마치 타오르는 불꽃 한 줌이 고통에 사로잡힌 그의 심장을 지지고 있는 것 같았다.“수연이는 임신한 지 거의 두 달이 됐어... 며칠 전에 입덧 반응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서야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알았어.”강시원은 눈물을 머금은 채 심지경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수연이가 당신 아이를 가졌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지 알아?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심지경, 당신은 한 번도 진심으로 수연이를 대한 적이 없어. 수연이와의 관계를 인정한 적도 없었고. 수연이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심지경 당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가 아무것도 없는 경호원이라는 것을 알면 분명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했어. 심지경, 당신이 이 아이를 싫어할까 봐 수연이는 정말 두려워했다고! 그래서... 줄곧 아이를 남길지 말지 결정하지 못했어. 말해야 할지 말지도 정하지 못했고.”“성수연, 바보...”심지경은 고개를 떨군 채 혼자 중얼거렸다. 눈물이 땀과 한데 섞여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우리 아이인데... 내가 어떻게 싫어하겠어...”“대표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무너져 내린 심지경의 모습에 걱정이 된 김호진은 급히 다가와 위로했다. 심지경이 이대로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성수연 씨가 아이를 잃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두 분 다 아직 젊지 않습니까? 앞으로 함께할 날이 기니까 아이는 또 생길 겁니다.”“없을 거예요.”신우민이 무표정한 얼굴로 무겁게 말했다. 내뱉는 한 글자 한 글자는 마치 심지경에게 잔인한 심판을 내리는 것 같았다.“성수연 씨의 몸과 자궁 상태로 볼 때, 원래부터 임신 가능성은 아주 희박했어요. 이번에 아이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번 유산으로 자궁이 너무 많이 다쳤어요. 앞으로 임신할 가능성은 절대 없을 겁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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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응급 수술과 수혈 덕분에 겨우 목숨을 건진 성수연은 VIP 병실로 옮겨졌다. 계속 관찰이 필요한 상태라 강시원은 한 시도 떠나지 않고 병상 옆을 지켰다. 상처투성이인 성수연의 손을 꽉 쥐고 밤을 꼬박 새웠다.“너무 오래 버텼어, 잠깐 쉬어.”배기훈이 강시원 곁으로 걸어와 따뜻한 물 한 잔을 건넸다.“괜찮아요. 저 안 피곤해요.”강시원은 쉰 목소리로 거절하며 배기훈이 건넨 물을 받지 않았다.가볍게 입술을 다문 배기훈은 잠시 망설이다가 물컵을 침대 머리맡에 두었다.비록 입을 맞대고서라도 물을 강시원에게 먹여주고 싶었지만 정말로 그러면 강시원이 많이 놀랄 것이다.“심지경 그 짐승 같은 놈은 아직도 안 떠났어요?”강시원이 차갑고 서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응. 줄곧 문밖에 서서 지키고 있어.”배기훈이 외투를 벗어 강시원의 어깨에 걸쳐주었다.“역겨운 인간...”칼처럼 날카로운 강시원의 눈빛에는 증오가 가득했다.“그 인간은 여기 들어올 자격이 없어요. 수연이가 깨어나자마자 그 인간 보게 하고 싶지 않아요. 눈만 더럽혀지니까.”병상에 누워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성수연을 바라보던 배기훈은 잠시 침묵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황근우 보고 좀 알아보라고 했는데 어젯밤, 에스원 거리의 컬러 나이트에서 집단 난투극 사건이 발생했어. 경찰이 도착했을 때 현장은 극히 참혹했고. 바닥은 이미 피범벅이 되었고 부상자들도 사방에 쓰러져 있었어. 몇몇은 중상을 입었고 그중 두 명은 지금까지도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있어.”경악한 강시원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배기훈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를 응시했다.“싸운 두 무리 중, 한 무리는 경시에서 악명 높은 깡패 조직, 이스테이트의 패거리야. 다른 한 무리는 심현 그룹 사람들이고.”배기훈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강시원을 응시했다.“아까 심지경의 비서 김호진이 경찰에 불려 가 조사를 받았어. 성수연 씨 몸의 상처가 어떻게 생긴 건지... 대충 짐작이 가지?”“이스테이트라는 조직은... 완전히 깡패 폭력 집단이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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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기훈 씨는... 괜찮아요? 얼굴이 좀 창백해 보이는데 먼저 돌아가서 쉬어요. 윤슬 씨한테 오라고 연락했으니 계속 여기 있지 않아도 돼요.”강시원은 눈빛을 반짝이며 진지하게 배기훈에게 감사를 표했다.“이번에는 정말 고마웠어요. 기훈 씨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수연이가 이렇게 빨리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이 은혜는 나중에 꼭 갚을게요.”배기훈은 깊은 눈빛으로 강시원을 응시했다. 예쁘고 순수한 그녀의 얼굴은 어릴 적 모습과 똑같았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한때 이번 생에 결코 닿을 수 없을 거라 여겼던 여자가, 지금 이렇게 코 앞에서 은혜를 갚겠다고 말하고 있었다.예전 생각에 푹 빠진 배기훈은 순간 넋이 살짝 나가 있었다. 지금까지도 이 모든 게 실감이 나지 않는 듯했다.“기훈 씨? 괜찮아요?”강시원이 손바닥을 펼쳐 배기훈 얼굴 앞에서 흔들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배기훈은 별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눈웃음을 지었다. 어떻게든 자기감정을 절제하려는 듯한 눈빛이었지만 그 속에 부드러움이 깃들어 있었다.“영원 테크를 잘 경영해서 회사가 하루빨리 정상 궤도에 오르게 하는 게 은혜를 갚는 거야. 수익을 빨리 내게 하는 게 서로한테 가장 좋은 거 아니겠어? 귀사에 대한 내 신뢰를 저버리지 마.”배기훈은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즈니스적인 얘기만 꺼냈다.“나도 결국 냉혹한 자본가니까. 나를 돈 벌게 하는 것이 최고의 보답이야.”“네, 꼭 노력할게요.”강시원은 마음이 몹시 가라앉았지만 그래도 온 힘을 다해 배기훈에게 힘겹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하지만 이 옅은 미소에도 배기훈은 마음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두 볼이 붉어지기 전에 신속히 병실을 떠났다.“대표님.”황근우가 배기훈을 보자 즉시 다가왔다. 손에는 강시원을 위해 준비한 아침 식사가 들려 있었다.배기훈이 시선을 내려 아침 식사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아침은 이따가 들여보내. 아마 손도 안 댈 테지만.”황근우가 한숨을 쉬었다.“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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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가서 조사해 봐, 그 사람들이 싸운 원인이 도대체 뭔지.”...한편, 병원 복도의 어둑한 안전 통로 안.심지경은 지친 몸을 벽에 기대고 있었다. 언제나 의기양양하고 당당하던 남자가 이 순간 초라하게 고개를 떨군 채 허리를 굽히고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큰 손이 남자의 등뼈를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지경아, 너 어디야?!”전화기 너머로 고연경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인데요?”심지경의 목소리는 완전히 쉬어 있었다.“나 지금 화영이랑 병원에 있어, 네 아빠도 이쪽으로 오고 있어! 어젯밤에 일어난 일, 화영이가 나한테 다 말했어. 화영이가 얼마나 놀랐는지, 너무 울어서 눈이 다 부었어! 빨리 와서 좀 봐줘!”예전에는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어도 심지경은 모든 것을 팽개치고 여동생 곁으로 달려갔다.그런데 지금은 모든 게 부질없이 느껴진 듯 바로 거절했다.“지금 일이 있어서 못 가요.”“못 온다고? 뭐 하느라 못 오는데?”고연경은 몹시 화가 났다.“어젯밤에 일어난 일 화영이가 다 말했어! 그 말 듣고 나 정말 깜짝 놀랐다니까! 넌 네 여동생을 병원에 두고 그냥 간 거야? 돌보지도 않고? 화영이가 어젯밤 놀라서 밤새 한숨도 못 잔 거 알아? 그리고 네 아빠도 아까 나한테 전화 왔어. 오늘 오전 회사 회의는 왜 취소했냐고 말이야. 약속한 프로젝트 협상도 상대방을 바람맞혔다며? 전화해도 계속 안 받고! 네 아빠 지금 몹시 화가 났어, 그러니 빨리 와. 오는 길에 네 아빠한테 어떻게 해명할지 생각해 두고!”“다시 말하지만 지금 못 가요.”심지경의 목소리는 차가우면서도 단호했다. 고연경이 계속 심태수를 언급하자 더욱 짜증이 치밀었다.“심지경! 너 엄마한테 그게 무슨 태도야?”“할말 없으면 끊을게요.”“잠깐!”고집을 부리는 심지경의 모습에 고연경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물었다.“그럼 언제 올 수 있는데? 화영이가 계속 너 보고 깊다고 떼 쓴단 말이야. 우리 화영이를 제일 아끼는 것도 너잖아, 화영이가 계속 우는 걸 두고 보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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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심지경은 지금 이 순간에야 비로소 성수연이 진심으로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를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왜 그토록 그들의 아이를 소중히 여기겠는가... 성수연은 정말로 아이를 지키고 싶어 했지만 심지경은 자기 손으로 그녀와 자기 아이를 호랑이 굴에 밀어 넣었다.“왜... 왜!”심지경은 자책하며 외쳤다. 한마디 외침이 지하실에 울려 퍼졌다.그날 밤, 고승민이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 때 성수연을 선택하지 않았는지, 그런 위험한 곳에 왜 성수연을 데려갔는지, 정말 후회되었다. 성수연은 분명 내키지 않는 기색을 보였는데 왜 굳이 같이 가자고 강요했는지, 왜 한 번이라도 그녀를 믿어주지 않은 건지, 그녀 뜻대로 해 주지 못했는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책했다.성수연에게 큰 죄를 진 심지경은 이제 무릎을 꿇어도 용서받지 못하는 인간이 되었다.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었다.한편 심지경 앞에 있는 남자는 넋이 나갈 정도로 부들부들 떨었다.속으로 고승민도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고 되뇌었다.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 미천한 일개 경호원이 심지경에게 이토록 중요한 사람일 줄...그런데 이렇게 뼛속까지 사랑한다면 어떻게 그날 고승민에게 제물로 바칠 수 있단 말인가?‘정말 X 같은 인간이네!’김호진은 심지경의 감정 기복이 너무 심각한 것을 보고 묶여 있는 고승민 부하에게 물었다. 지금의 심지경은 당장이라도 이성을 잃을 듯한 모습이었다.“고승민이 너를 곁에 뒀다면 네가 분명 신뢰하는 부하라는 뜻이겠지?”남자는 부들부들 떨며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말 안 하는 건, 인정하는 거야.”김호진은 냉혹한 눈빛으로 남자를 응시했다.“우리 심 대표님이 불행히 세상을 떠난 작은 도련님 대신 원한을 풀려고 하니, 네 개 목숨을 건질 기회를 주겠다. 너는 분명 고승민이 어디 숨었는지 알고 있을 거야, 앞장서. 고승민 찾아가.”눈앞이 캄캄해진 남자는 온몸을 사정없이 떨었다.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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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남자의 단호하면서도 냉담한 뒷모습을 바라보던 임지민은 가슴속에 초조함과 억울함이 밀려왔다. 가슴을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었다.서정혁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김설연에게 아부하고 서도훈을 세심하게 돌보았으며 또 서정 그룹의 프로젝트를 위해 애를 태웠다. 강시원, 그 아이나 낳을 줄 아는 폐물보다 그 어느 면에서 보나 자신이 천만 배는 나았다.그런데 왜, 서정혁은 항상 그녀에게 약간 거리를 두는 걸까?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그들의 관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서정혁과 임지민이 생산 라인에 도착했다. 그룹 임직원들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공손하게 뒤를 따랐다.서정혁이 회사 일에 얼마나 엄격하고 혹독한지 모두들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일 년 내내 그룹에 올라오는 프로젝트와 기획안이 백여 개가 되었지만 서정혁의 눈에 드는 것은 극소수였다.서정혁의 칭찬 한마디를 듣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극도로 긴장되었다.지난 2년 동안, 서정혁이 연거푸 칭찬한 것은, 오직 Nora가 설계한 자동차뿐이었다. Nora의 설계를 볼 때마다 서정혁의 말투와 표정에 감동이 흘러넘쳤다. 심지어 보기 드문 미소까지 지었다.Nora는 서정혁을 그나마 한 번 웃게 할 수 있는 기이한 여자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무슨 이유인지 영문도 모르는 사이에 서정 그룹과 관계를 끊었다. 그 이후로 서정혁은 사람들 앞에서 다시 웃지 않았다.하지만 임지민이 있지 않은가? 임지민은 서정혁이 아끼는 사람이고 또 경시 과학기술계에서 이름난 수재였다. 이번 신에너지 자동차를 임지민이 직접 설계하고 연구 개발했으니, 분명 서정혁의 눈에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직원들은 확신했다.사람들은 이내 신형 차 앞에 도착했다. 차에 흰 천이 덮여 있어 신비감이 사람들의 기대를 더욱 높였다.자신감 가득한 미소를 지은 임지민은 소리 높여 말했다.“천을 걷어 주세요!”슥 하는 소리와 함께, 흰 천이 바닥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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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게다가 설령 Nora처럼 뛰어나다 해도 Nora도 설계할 때는 분명 다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참고했을 것입니다. Nora는 그저 융합을 잘했을 뿐입니다.”서정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넋이 나간 사람처럼 신차만 응시했다.이때 연구 개발팀의 프로젝트를 맡은 사람들이 잇달아 나서서 임지민의 편을 들었다. 임지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도 있었고 서정혁이 괜히 화살을 그들에게 돌릴까 봐 두려워서인 것도 있었다.“서 대표님, 이 차는 칩부터 외관까지 모두 임 부장님의 피와 땀이 섞인 것입니다. 이건 우리가 증명할 수 있습니다. 임 부장님이 독립적으로 설계한 것입니다. Nora의 작품을 절대 베끼지 않았습니다.”한참 침묵하던 서정혁은 담담하게 입술을 열었다.“임 부장, 나는 임 부장이 표절했다고 말하지 않았어. 그저 좀 비슷하다고 느꼈을 뿐이야.”임지민은 억울한 듯 입술을 꽉 다물었지만 심장은 쿵쾅쿵쾅 뛰었다.너무 당황해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신형 차의 외관 디자인이 확실히 임지민의 창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가 표절한 것은, Nora 것이 아니었다. 우연히 디자인 팀의 폐기된 디자인 초안 뭉치에서 버려진 디자인 원고 한 부를 발견해 갖다 쓴 것이었다.그 디자인 원고는 예상 이상으로 상당히 훌륭했다. 외관부터 내부 장식까지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 고칠 필요도 거의 없이 가져다 바로 자기 것으로 쓸 수 있었다.임지민은 비록 기술적으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그런데 질투심과 승부욕이 워낙 강한 임지민은 연구 개발팀 부장직에 만족할 수 없었다. 서정혁의 칭찬을 받기 위해, 디자인 팀의 일까지 혼자 다 떠맡았다.다만 임지민이 강시원 같은 천재가 아니었기에 멀티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일이 많아져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버렸다.납품 기한을 맞추지 못할 것 같아 애를 태우던 그때, 아주 훌륭한 디자인을 주웠다. 그야말로 하늘이 도운 것이라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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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눈이 휘둥그레진 임지민은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갑작스럽게 한기가 밀려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언... 언니도... Rh 음성 혈액형이야?”조금 전까지 직원들 앞에서 존댓말을 했지만, 지금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평소처럼 반말이 튀어나왔다.“너도 믿기지 않지?”서정혁은 마음이 씁쓸했다. 목소리는 먹먹하게 쉬어, 지금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없었다.“도훈이도 Rh 음성 혈액형이야, 의사한테서 들었는데 부모 중 한쪽이 이 혈액형이면 자녀가 이 혈액형일 가능성이 50퍼센트랬어. 그때는 도훈이가 왜 엄마의 혈액형이 아니라, 내 혈액형을 유전 받았을까 생각했어. 이런 희귀 혈액형은 사고가 났을 때 정말 너무 위험하니까. 그해,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지민이 네가 나를 구하고 수혈해 주지 않았으면 결과는 정말 상상할 수 없었을 거야. 그래서 도훈이가 제발 나와 같은 혈액형은 아니길 바랐어. 그때는 아이가 정말 운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임지민은 눈빛이 거침없이 흔들렸다. 심장은 당장이라도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듯했으며 이마에는 식은땀이 촘촘히 맺혔다.서정혁이 한숨을 쉬었다.“그런데 이제 보니 강시원도 Rh 음성 혈액형이었어. 그러니까 도훈이가 이 혈액형인 건 피할 수 없었던 거야.”심장이 점점 조여 온 임지민은 시험하듯 물었다.“오빠, 언니의 혈액형은... 어떻게 안 거야?”“성수연이 아주 많이 다쳐서 급히 수혈이 필요했어. 시원이가 성수연에게 수혈하려 했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았어. 그제야 시원이 혈액형을 알게 됐어.”서정혁은 눈을 감은 뒤 손으로 눈썹 사이를 꽉 집었다.“더욱 뜻밖인 것은, 강시원도 수혈을 아주 많이 한 적이 있대.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내 앞에서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임지민은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식은땀이 소리 없이 등골을 적셨다.뒤숭숭한 마음에 감히 서정혁의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한 채 열 손가락으로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었다.“말한 적이 없는데... 수혈한 적이 있는 건 어떻게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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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임지민은 한마디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고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가정부에게 소리를 질렀다.“거기 멍하니 서서 뭐 해? 빨리 술 가져와!”“네네... 아가씨...”가정부는 시선을 내린 채 순순히 응했지만 속으로는 이를 악물었다.임지민은 초조한 모습으로 거실에서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가 더는 기다릴 수 없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들어 박영주에게 전화했다.박영주는 한참 만에야 전화를 받았다. 귓가에는 고스톱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지민아, 왜 그래?”“엄마, 지금 당장 집에 와요! 중요한 일이 있어요! 할 말이 있다고요!”“좀만 기다리면 안 될까? 엄마가 오래간만에 나와서 노는 건데...”“빨리요! 안 돌아오면 큰일 난단 말이에요!”임지민은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날카로운 목소리가 거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박영주는 즉시 고스톱을 옆으로 던졌다.“알았어. 엄마 바로 돌아갈게!”통화를 마친 임지민은 가방에서 가느다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한 모금 깊이 빨아들였지만 가슴속에 분노가 가득 차, 참지 못하고 격렬하게 기침했다. 손가락 사이에 끼인 담배가 바닥에 굴러떨어졌다.“아, 아가씨, 술 가져왔습니다.”가정부는 조심조심 술을 들고 왔다.짜증 가득한 얼굴로 술잔을 집어 든 임지민은 자신의 고급 원피스에 담배꽁초가 타서 검게 그을린 구멍이 생긴 것을 보았다.“젠장! 네 그 얼굴, 오늘은 내 눈에 안 띄는 게 좋을 거야. 재수 없으니까!”말을 마친 뒤 이를 갈며 손을 들더니 손목을 살짝 꺾었다. 술잔에 있던 술 전체를 가정부의 머리 위에 부어 버린 것이다. 젊은 가정부 얼굴이 꼴사나울 정도로 젖었다.“꺼져!”임지민은 눈을 부릅뜨고 으르렁거렸다.가정부는 화가 나 이를 갈았지만 뒤돌아 신속히 자리를 떴다.임지민의 시야에서 벗어난 후, 가정부는 어둠 속에 숨어 거실 방향을 몰래 훔쳐보았다. 임지민이 왼손으로 술병을 들고 입에 들이붓는 모습과 오른손으로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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