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원은 얼굴에 눈물이 가득했지만 날카롭고 예리한 눈동자로 서정혁을 죽도록 응시했다. 눈빛에는 원한이 가득했다.뼈에 사무친 감정 속에 애정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마치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서정혁은 온몸이 떨렸다. 강시원의 눈빛에 정곡이 찔린 듯 고통이 점점 더 소리 없이 마음 밑바닥에서 번져 손끝까지 퍼지는 듯했다.아무리 깊고 뜨거운 사랑이어도 결국에는 사라지는 것이었다.다만 서정혁은 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강시원과의 사이가 지금 이 지경에 이른 것이 모두 본인이 자초한 것임을, 서정혁이 자기 손으로 강시원의 마음을 찢어 버린 것임을,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그들의 관계는 낱낱이 쪼개진 퍼즐을 더 이상 맞출 수도 없었다.“강시원, 나는 처음부터 이랬어. 한 번도 변한 적 없어. 우리 결혼생활이 어땠는지 네가 제일 잘 알잖아?”서정혁은 붉게 충혈된 봉황 같은 눈을 부릅떴다. 심장은 복잡한 감정에 휘저어져 몹시 괴로웠지만 배기훈 앞에서만큼은 절대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았다. 부끄러움과 후회 따위 하나도 드러내지 않았다.“결혼해 달라고 강요한 적 없어, 너에게 선택할 권리도 줬고. 그럼에도 서씨 가문 안주인으로 살겠다고 한 건 너, 아니야? 그런데 이제 와서 네가 윤리를 지키는 것처럼 나를 비난하는 게 우습지 않아?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나와 결혼해 놓고, 이제 와서 마음이 변한 사람은 너 아니야?”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강시원은 심장이 쿡쿡 쑤시듯 아팠다. 숨을 거의 쉴 수 없을 정도였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정말, 염치가 없어도 유분수지!’이 순간, 강시원은 오히려 임지민이 너무 고마웠다. 임지민이 뻔뻔스럽게 그들의 혼인에 끼어들어 온 덕분에 ‘개자식’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었으니까. 이런 사람과 평생을 살았더라면 아마 서른 살도 넘기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서정혁 씨, 강시원 씨 사랑하지 않는 건 제가 뭐라 할 수 없지만 상처는 주지 마시죠.”배기훈은 강시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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