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Bab 11 - Bab 20

30 Bab

제11화

강솔은 차 열쇠를 현관 탁자 위에 내려놓고, 거실로 걸어 들어갔다.“아버님, 어머님, 오셨어요?”“누가 네 아버지, 어머니야?”이정희의 목소리는 싸늘했다.단정한 한복 차림에 머리도 곱게 빗어 넘겼지만, 말투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다.하지만 강솔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그래, 원래부터 나를 싫어했지.’결혼 후, 지금까지 시댁과의 관계는 늘 차가웠다.심지어 중현이 강솔에게 부모님께 끌려 다닐 필요 없다고 얘기했다.시부모 또한 마음에 들지도 않는 며느리를 굳이 불러들이지도 않았다.그래서 명절 외에는 마주칠 일조차 거의 없었다.“중현이는 어디 갔어?”하준호의 저음이 울렸다.단정히 앉아 있는 그의 존재감은 말없이도 위압적이었다.강솔은 짧게 대답했다.“모르겠어요.”‘모른다.’그 말 한마디가 공기를 얼게 했다.“이혼 얘기가 돌던데 사실이냐?”하준호의 시선이 정면으로 꽂혔다.강솔은 무의식적으로 위층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그 시선을 읽은 듯, 하준호가 먼저 말을 덧붙였다.“지안이는 집에 없다. 밖에서 놀고 있어. 한 시간쯤 뒤에 들어올 거야.”말이 끝나기 무섭게, 핸드폰이 진동했다.지안이었다.[엄마, 나 친구 아빠 아저씨랑 놀고 있어요.]‘역시 일부러 내보냈구나.’강솔은 짧게 통화를 끝냈다.“괜히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하고.”강솔은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이정희가 성가시다는 듯이 손사래를 쳤다.“오늘 우리가 온 목적은 하나야.”“이혼하면, 아이는 누가 키울지 그거 확인하러 왔다.”강솔은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담이 말이 맞았네.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이네.’“중현 씨요.”강솔은 단호하게 말했다.괜히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지안의 양육권이 엄마에게 있다는 걸 알면, 그 뒤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모를 테니까.하지만...“그럼 이건 뭐지?”하준호가 어딘가에서 서류를 꺼냈다.강솔이 받아 펼쳤다.눈이 휘둥그레졌다.이혼 합의서 복사본.자신이 법원에 제출했던 원본과 똑같았다.‘어떻게 이게 여기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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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상황이 이렇게 되자, 최 집사가 조용히 핸드폰을 꺼내 중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조건을 제시하라고 한 것도, 네가 지안을 낳은 공을 인정해서야!”하준호의 시선이 무겁게 내려앉았다.그의 눈빛엔 절대적인 권력자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버릇없이 굴면, 더 이상 입 아프게 말로 할 필요가 없겠군.”“네. 맞아요. 저랑 굳이 얘기할 필요 없어요.”강솔의 목소리는 차분했다.“애초에 이 일은 두 분이 결정하거나 관여할 문제가 아니니까요.” “뭐라고?”하준호의 눈빛이 서늘해졌다.거실의 공기가 팽팽하게 얼어붙었다.“이혼 서류는 이미 법원에 제출했습니다.”“서류 처리가 끝나면, 지안의 양육권은 제게 넘어올 겁니다.”강솔의 손끝이 살짝 떨리긴 했지만, 목소리는 단호했다.“만약 강제로 지안이를 데려가려고 한다면...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그 말에, 하준호와 이정희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졌다.그들도 알고 있었다.아직 법적으로 이혼이 확정된 게 아니라서 의논할 여지가 있지만, 이혼이 확정되고 판결문이 나온 뒤에는 판을 뒤집기 쉽지 않다는 걸.그래서 오늘 이렇게 성급하게 찾아온 것이었다....“넌 정말 이기적이구나!”이정희가 벌떡 일어나며 고성을 질렀다.“지안이가 널 따라가면 고생할 게 뻔한데... 애 생각은 눈곱만치도 안 하니?”“제가 키운다고 해서, 중현 씨가 지안이를 나 몰라라 하진 않겠죠.”강솔의 말이 차갑게 떨어졌다.“애 챙기는 거에 대해서는, 제가 막은 적 없어요.”“헛소리하지 마!”이정희의 목소리가 더욱 날카로워졌다.“자식을 빌미로 돈 뜯어내려는 거잖아! 그래서 양육권 고집하는 거 아냐?”“이렇게 계산적인 엄마가, 무슨 자격으로 애를 키워?”“제가 아무리 못났어도...”강솔은 눈을 들어 이정희를 똑바로 바라봤다.“바람피운 사람보단 나아요.”“바람 좀 피운 게 뭐 대수라고?”하준호의 입가에 냉소가 번졌다.“그런 일은 우리 재벌가 집안에선 비일비재해, 별거 아니야.”그 말을 들은 순간, 강솔은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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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뉴스에서 못 보셨어요?]중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말에 담긴 의미는 명확했다.[돈 많은 친부가 뒤늦게 자기 아이 찾아가는 이야기...][그럴 때마다, 그 아이들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입꼬리를 미세하게 올리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기뻐하지 않는 아이가 없더라고요?]하준호와 이정희는 동시에 말을 잃었다.두 사람은 이런 ‘현실적인 계산’을 전혀 하지 못한 게 분명했다.[아이들은 커가면서 알게 돼요.]중현의 말투는 마치 계약서를 읽는 사람처럼 감정이 없었다.[뭐가 자기한테 이득인지, 어떤 선택이 더 현명한지요.]그러면서 다시 덧붙였다.[나는 아버지로서 지안이 곁을 지킬 거예요.][생일이나 졸업식 같은 중요한 날엔 빠지지 않고, 늘 함께할 거고!]이정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근데 지안이는 좀 다르잖니...” 어릴 때부터 착한 지안은, 성격도 바르고 욕심도 없었다.다른 애들과 비교하지도 않았고, 질투나 샘을 내지도 않았다.“지안이가 네 생각처럼 계산적인 아이가 아니라면 어쩔 거야?”[옆에서 지안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볼 거예요. 시간이 해결할 거예요.]중현은 짧게 대답했다.그리고 바로 어조를 낮추며 말했다.[아버지, 어머니, 앞으로도 제발 아이 문제로 불쑥불쑥 찾아가지 마세요.][괜히 감정을 건드리면, 지안이가 불안해할 거예요. 그냥 평소처럼 지내면 됩니다.]그제야 강솔은 중현의 생각을 완전히 이해했다.‘그래서 양육권 싸움조차 하지 않았구나.’중현은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아이의 양육권은 없지만, 감정적으로는 놓지 않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하중현, 정말 무서운 인간이야.’강솔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방금 그가 한 말들엔 허점이 없었다.양육 태도, 경제적 지지, 아들과의 관계 유지까지.모든 걸 완벽하게 설계한 사람처럼 보였다.가끔 찾아와서 서프라이즈하고, 생일이나 중요한 기념일마다 웃는 얼굴로 나타나 선물을 건네고, 함께 해준다면.지안은 결국 아버지를 미워하지 못할 것이다.결국 남편의 외도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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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강솔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지안이가... 다 알고 있어.’예상치 못한 사실에 머리가 하얘졌다.그저 조심스레, 최대한 부드럽게 물었다.“그럼... 엄마랑 아빠가 이혼하는 것도 알고 있니?”지안은 고개를 끄덕였다.“응.”그 대답이 너무 순순해서 오히려 가슴이 저릿했다.강솔은 미안한 마음에 아이를 꼭 안았다.“미안해, 지안아.”“엄마, 왜 그랬어요?”지안은 어른스럽게 한숨을 쉬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엄마가 양육권을 가지면 어떡해요?”강솔의 눈이 커졌다.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지안이가... 아빠랑 함께 있고 싶은 걸까?’지안은 잠시 멈추더니, 조용히 엄마를 올려다봤다.“아빠랑 살아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예요.”그 말에 강솔의 눈가가 붉어졌다.지안은 해맑게 웃으며 덧붙였다.“매일 엄마 생각할 거예요. 방학 때마다 엄마 보러 올 거고.”강솔은 눈물이 고였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그래... 우리 지안이 착하네.”“아빠가 나 키워보면 알 거예요.”지안은 작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애를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그럼, 그때는 엄마한테 고마운 줄 알겠지요.”그 말에 강솔은 가슴이 미어졌다.“난 싫어.”강솔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엄마는 네가 그 집에 있는 게 싫어.”“난 지안이가 밝고, 사랑받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강솔은 잘 알고 있었다.하씨 가문 사람들 곁에 오래 있으면, 아이도 결국 그들처럼 되어 버린다는 걸.중현의 아버지인 하준호는, 남자의 바람을 당연시했다.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란 중현 역시 바람을 피우고도 당당했다. 부끄러움이나 죄책감 같은 건 전혀 없어 보였다.‘일부이처제’를 당당히 요구하던 중현의 얼굴이 떠올랐다.‘지안이를 그런 집안에서 자라게 둘 수는 없어.’“엄마는 진짜 바보야.”지안은 다시 그녀를 꼭 안았다.“그래도... 참 좋은 바보예요... 엄마랑 같이 살 수 있어서 좋아요.”강솔은 그 말에 결국 눈물을 삼켰다.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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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강솔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담은 그런 친구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됐어, 내가 네 이력서 좀 손봤어. 이메일 확인해 봐.]강솔은 파일을 다운받고 열어 보았다.대충 훑어보니 내용은 비슷했고, 표현 몇 개만 바뀐 정도였다.“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소담은 웃음을 터뜨렸다.[야, 이력서에 누가 증명사진 그대로 내니? 필터랑 보정은 기본이지.]그녀는 누구보다 강솔을 잘 아는 친구였다.강솔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타입이다. 일은 꼼꼼하고 완벽하게 해내지만, 말로 포장하거나 자신을 어필하는 데엔 영 소질이 없는 사람.학생 시절엔 그런 사람이 성실하다고 칭찬받지만, 직장은 달랐다.일을 잘하는 것보다, 대인관계를 잘 처리하는 능력이 더 중요했다.[회사란 데는 말이야, 일 잘하는 사람보다 눈치 빠르고 말 잘하는 사람을 더 좋아해.][업무 능력이 조금 부족해도 말로 포장하면 다 넘어가거든.]소담의 말투는 장난스러웠지만, 그 안에 진심이 묻어 있었다.[그래서 말인데, 진짜 우리 회사로 와라.]소담이 한 번 더 제안했다.[배우든 모델이든 인플루언서든, 네가 원하면 내가 다 밀어줄게.][너 작곡도 잘하잖아? 가수 붙여줄 테니까 곡도 써봐.]“됐어.”강솔은 단호했다.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도 싫었고, 관심 받는 것도 싫었다.사람들의 시선, 끊임없는 평가, 끝없는 소문들, 모두 다.그저 조용히,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었다.[그래, 그럴 줄 알았어.]소담은 한숨을 쉬며 웃었다.[그럼 됐어. 네 성격엔 평범하게 사는 게 맞지.][마음 바뀌면, 연락 줘. 난 언제든지 ‘웰컴’이야.][내가 책임지고 먹여 살릴 테니까, 집에서 쉬라고 해도 말 안 들을 거잖아.]“응.”강솔은 짧게 대답했다.소담은 체념한 듯 웃었다.[그래, 알았어. 그럼, 일단 일자리 알아봐.][진짜 마땅한 게 없으면, 내게 오는 거다.]“응.”전화를 끊은 강솔은 소담이 다듬어 준 이력서로 다시 지원서를 냈다.놀랍게도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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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내가 원한을 살 사람이...?’순간, 강솔의 머릿속을 스친 이름이 하나 있었다.하중현.이 남자를 제외하곤, 강솔의 인생을 쥐고 흔들 만한 힘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분노가 끓어올랐다.강솔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손까지 떨렸다.통화음이 몇 번 울린 뒤...[여보세요. 누구시죠?]낯선 여자의 목소리였다.평온하고, 아무런 감정도 섞이지 않은 톤.“...”강솔은 화면을 확인했다. 분명 중현의 개인 번호였다.“저는 강솔이에요. 하중현 대표 바꿔 주세요. 급히 할 말이 있어서요.”조용히 고개를 든 비서가 책상 건너편의 대표를 힐끗 쳐다봤다.중현은 아무 말없이 손가락으로 짧게 신호를 보냈다.‘안 받을 거야.’[하 대표님은 지금 회의 중이십니다.]비서가 나지막이 말했다.[아마 두 시간 정도 걸릴 듯합니다. 혹시 전해드릴 말씀이 있으신가요?]“바로 옆에 있는 거 다 알고 있어요.”강솔의 목소리는 단호했다.개인 핸드폰은 다른 사람에게 절대 주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비서라고 해도.비서의 눈빛이 흔들리면서 곁눈질로 대표를 바라봤다.중현은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전화를 받고 짧게 눈짓하자, 비서는 곧 문을 닫고 나갔다.잠깐의 정적.그 뒤로, 익숙한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비서가 그렇게 얘기했으면, 눈치껏 끊어야지.][내가 당신 전화 일부러 피한다는 걸 모르겠어?]중현의 낮고 냉담한 목소리가 들렸다.“당신이 일부러 내 일에 훼방 놓지 않았으면, 나도 전화 안 했어.”“누군 뭐 전화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알아?”강솔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근데 내 취업 길은 왜 막아?”[무슨 취업?]그는 모르는 척했다.“시치미 떼지 마.”강솔의 목소리가 떨렸다.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건, 본인의 능력 부족인 거지, 왜 남 탓이야?]중현은 여전히 담담했다.[너도 생각을 좀 해봐. 5년 동안 집에만 있었잖아.][그런 ‘경단녀’를 어느 회사에서 뽑겠어?]“변명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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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말을 마친 아연은 카드를 내밀었다.무표정하게 카드를 힐끗 쳐다보던 강솔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다.“그리고...”아연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어머니 치료비는 중현 씨가 계속 지급하는 걸로 얘기해 볼개.”“그러니까 돈 문제는 걱정하지 마. 더 필요한 게 있으면 얘기해. 다 맞춰 줄게.”“왜?”강솔의 목소리가 낮고 차분했다.“뭐가 왜야?”아연은 자신이 상황을 주도한다고 믿었다.“하중현이 널 사랑하잖아.”강솔은 정면으로 아연을 바라봤다.오래된 친구인 만큼, 강솔은 아연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 왜 굳이 나를 내쫓으려 해?”“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나눠 갖고 싶은 사람은 없어.”아연은 손끝의 카드를 천천히 집어 들었다.억눌러 놓은 감정이 미묘하게 꿈틀거렸다.“중현 씨 마음속엔 아직 네가 있어.”“네가 있는 한... 그 사람은 온전히 나한테 집중할 수 없어.”“내 사람이 될 수 없다고! 그러니까 네가 떠나야 해!”강솔은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아연이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 아니란 걸, 강솔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과거 대학 시절, 그녀가 했던 짓을 강솔은 잊지 않았다.거짓 증거를 만들어서 자신을 무너뜨리려고 했던 그날 일을...“돈이 부족하면 말해. 더 줄 수 있어.”아연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얼마면 돼? 최대한 맞춰 줄게.”“난, 안 가. 내가 왜 떠나야 해?”강솔은 단호했다.“지안이 학교도 다녀야 하고, 엄마도 돌봐야 하는데... 왜 내가 떠나야 하지?”그녀의 목소리엔 단단한 결의가 묻어 있었다.“야, 강솔!”아연의 목소리가 갈라지면서, 둑이 터지듯 감정이 폭발했다.강솔이 떠나지 않으면, 중현이 언젠간 진실을 알게 될 터.중현이 바람 핀 이유를 알게 되면, 모든 게 다 끝이다.숨기고 싶은 그 비밀,모든 걸 끝내 버릴 수도 있는 진실이기도 했다.아연은 절대로, 그런 상황이 일어나게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송아연, 넌 대체 뭐가 그렇게 두려운 거야?”강솔은 아연을 똑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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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약 20여 분 후, 하중현이 돌아왔다.깨끗한 흰 셔츠에 단정히 접힌 소매,늘 그렇듯 깔끔하고 세련된 외모에 차가운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묘한 남성적 매력이 넘쳤다.돈, 권력, 외모, 모든 걸 다 가진 육각형, 아니 팔각형 남자.그저 존재만으로도, 쉽게 마음을 빼앗길 법했다.“중현 씨...”아연의 손끝이 떨렸다.두 손을 꼭 쥔 채 자리에서 일어나서, 불안한 눈빛으로 중현을 바라봤다.“미안해.”중현은 곧장 그녀 앞까지 다가와, 익숙한 손길로 그녀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괜찮아. 별일도 아닌데 왜 갑자기 미안하다는 거야?”“내가... 내가 솔이한테 돈 줄 테니까 떠나달라고 했어.”아연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그의 눈을 차마 마주치지도 못한 채.“당신 아내였고, 지안이 엄마인데...정말 미안해. 내가 경솔했어.”중현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품안에 끌어안았다.그 품은 따뜻했지만,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미안한 사람은 나야.”남자의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했다.“응?”아연은 놀라 눈을 깜빡였다.거실 끝에 서 있던 강솔 또한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눈썹을 찌푸렸다.“내가 자기한테 충분한 확신을 주지 못했어. 그래서 그랬겠지...”중현은 아연의 어깨를 토닥이며, 늘 그렇듯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음부터는 이런 저급한 일 벌이지 마. 불안하면 나한테 직접 말해.”아연은 순간 멍했다.‘지금, 진심이야? 정말 나를... 탓하지 않는다고?’“정말... 나한테 화 안 났어?”아연은 믿기 힘든 표정으로 되물었다. “응.”중현은 한 글자만 내뱉고서,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이해해 줘서 고마워... 중현 씨. 다시는 안 그럴게.”아연은 그제야 안도했다.하지만 그 말을 하다가, 중현의 시선이 잠시 강솔 쪽을 향했다는 걸 눈치챘다.그건 용서가 아니라, 명백한 경고였다.“최 집사.”중현은 시선을 돌려 지시했다.“네, 대표님.”“강솔의 이 집 출입 권한 전부 해제해.”목소리는 단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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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강솔은 거의 날다시피 달려서 병원에 도착했다.핸드폰을 쥔 손이 덜덜 떨려, 서명 받던 간호사가 걱정스레 그녀를 쳐다봤다.강솔은 숨을 몰아쉬며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선생님, 우리 엄마... 상태가 어떤가요?”“일단 위급한 상황은 넘겼습니다.”주승현은 진료차트를 내밀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수술이 필요합니다.”그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말끝이 묘하게 무거웠다.“이번 수술은 위험합니다.”“성공하면 한두 달 안에 의식을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하지만, 실패하면 평생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서서히 주먹을 쥐면서, 강솔은 심장이 조여 드는 듯했다.‘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야. 엄마를 살려야 해.’“수술해 주세요.”어떤 망설임도 없이 말을 꺼냈다.“비용이 얼마든지 상관없습니다.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주승현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그 얼굴엔 두려움과 그 너머의 미묘한 결의까지 담겨 있었다.하지만 의사는 알고 있었다.하중현과의 관계가 틀어진 현재, 강솔의 경제적 사정이 얼마나 절박한지.“수술비는 최소 5천만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그는 조심스레 말했다.“그리고 수술 후에도 추가 비용이 더 들 가능성이 높습니다.”“5천만 원요?”강솔은 숨이 턱 멎는 기분이었다.5천만 원, 지금의 자신에겐 천문학적인 금액이다.하지만 곧 단호하게 고개를 들었다.“괜찮아요. 어떻게든 마련할게요. 그러니까, 수술 꼭 해주세요.”“그럼, 우선 이 서류부터...”주승현은 수술 동의서를 내밀며 설명했다.강솔은 펜을 들었다.손에 쥔 펜을 부들부들 떨면서 동의서에 서명했다.잉크 자국이 번져 손가락 끝에 묻었다. 주승현은 잠시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말했다.“혹시... 하 대표님께 말씀드려보는 건 어때요?”“법적으로 아직 부부잖아요. 그분이라면 외면하진 않을 겁니다.”강솔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입술을 세게 깨물며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이 날 위해 그런 돈을 쓰겠어? 내가 잘되는 걸 누구보다 싫어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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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강솔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답했다.그녀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손가락을 꽉 물어 버렸다.피 맛이 입안에 번졌다.강솔은 있는 힘껏 물었다.마치 그동안 쌓인 분노와 모욕을 전부 토해내듯이.“아악!”중현의 얼굴이 확 굳었다.통증이 올라왔지만, 그는 손을 거두지 않았다.오히려 그녀의 턱을 감싸며, 익숙할 만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언제부터 무는 특기가 생겼지? 응?”예전엔 다정하게 들렸던 말투가, 지금은 식용유에 버터 넣은 것처럼 느끼했다.강솔이 다시 힘을 주자, 중현은 그녀의 턱을 잡아 억지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나도 당신 몸에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걸 깜빡했나 보네?”부드러우면서도 고혹적인 목소리가 귀에 스쳤다.“울면서 제발 멈춰 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가만두지 않을 거야.”“놔!”강솔은 몸부림쳤지만, 힘센 남자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그녀의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자신이 강하게 나올수록 중현이 더 즐긴다는 걸 강솔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중현이 허리를 붙잡고 있던 손을 더 바짝 끌어당기자, 강솔은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발버둥쳤다.“가만히 있어...”“안 그러면... 여기서 뭔 짓을 할지도 모르니까.”그의 협박은 허세가 아니었다.중현의 체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5년 간의 결혼생활을 거치면서, 이런 몸의 변화가 뭘 의미하는지 강솔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여긴 병원이야.”강솔의 목소리가 떨렸다.“너, 제정신이야?”“걱정 마, 내 허락 없이는, 아무도 못 들어와.”중현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다.손짓은 점점 더 대담해졌다.“시간 줄 테니 잘 생각해 봐. 지금이라도 화해할 마음 있으면, 다 되돌릴 수 있어.”“난 잘못한 게 없어. 근데 무슨 화해야?”강솔은 그의 손을 막아내려고 이를 악물었다.“그럼 천천히 생각해.”허리를 감싼 손으로 꼼짝 못하게 한 뒤,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갖다 댔다.가볍게 깨문 듯한 통증.짙은 숨결과 함께, 피부 위에 붉은 흔적이 남았다.“이건 예고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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