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솔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담은 그런 친구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됐어, 내가 네 이력서 좀 손봤어. 이메일 확인해 봐.]강솔은 파일을 다운받고 열어 보았다.대충 훑어보니 내용은 비슷했고, 표현 몇 개만 바뀐 정도였다.“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소담은 웃음을 터뜨렸다.[야, 이력서에 누가 증명사진 그대로 내니? 필터랑 보정은 기본이지.]그녀는 누구보다 강솔을 잘 아는 친구였다.강솔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타입이다. 일은 꼼꼼하고 완벽하게 해내지만, 말로 포장하거나 자신을 어필하는 데엔 영 소질이 없는 사람.학생 시절엔 그런 사람이 성실하다고 칭찬받지만, 직장은 달랐다.일을 잘하는 것보다, 대인관계를 잘 처리하는 능력이 더 중요했다.[회사란 데는 말이야, 일 잘하는 사람보다 눈치 빠르고 말 잘하는 사람을 더 좋아해.][업무 능력이 조금 부족해도 말로 포장하면 다 넘어가거든.]소담의 말투는 장난스러웠지만, 그 안에 진심이 묻어 있었다.[그래서 말인데, 진짜 우리 회사로 와라.]소담이 한 번 더 제안했다.[배우든 모델이든 인플루언서든, 네가 원하면 내가 다 밀어줄게.][너 작곡도 잘하잖아? 가수 붙여줄 테니까 곡도 써봐.]“됐어.”강솔은 단호했다.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도 싫었고, 관심 받는 것도 싫었다.사람들의 시선, 끊임없는 평가, 끝없는 소문들, 모두 다.그저 조용히,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었다.[그래, 그럴 줄 알았어.]소담은 한숨을 쉬며 웃었다.[그럼 됐어. 네 성격엔 평범하게 사는 게 맞지.][마음 바뀌면, 연락 줘. 난 언제든지 ‘웰컴’이야.][내가 책임지고 먹여 살릴 테니까, 집에서 쉬라고 해도 말 안 들을 거잖아.]“응.”강솔은 짧게 대답했다.소담은 체념한 듯 웃었다.[그래, 알았어. 그럼, 일단 일자리 알아봐.][진짜 마땅한 게 없으면, 내게 오는 거다.]“응.”전화를 끊은 강솔은 소담이 다듬어 준 이력서로 다시 지원서를 냈다.놀랍게도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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