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hapter 201 - Chapter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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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같은 시각, 호텔 VIP 회의실.중현과 도현은 마주 앉아 있었다. 도현은 자기 경호원과 비서에게 말했다.“잠깐 나가 있어. 개인적으로 할 얘기 있어.”“네, 알겠습니다.”예 비서는 경호원들과 함께 나갔다.“네 친구도 나가는 거 어때?” 도현은 시후를 한 번 흘끗 보고, 중현에게 물었다. “지금, 내가 할 얘기...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좀...”시후는 슬쩍 고개를 돌렸다.결정은 전적으로 중현에게 맡긴다는 의미였다.“괜찮아.” 중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너처럼... 숨기는 게 많지 않거든.”“그 얘기...”“잠깐 뒤에도 할 수 있는지 봐야겠네.”도현은 가볍게 웃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분위기는 여전히 팽팽했다.중현은 빙빙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물었다.“강솔, 왜 만났어?”“그냥 대화 좀 하려고.” 도현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대화? 이렇게까지 큰 판 벌여 놓고?” 오늘 밤 일어났던 모든 일들...우연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계산되어 있었다.“평범한 대화라면 굳이 이럴 필요 없지.” 도현은 천천히 안경을 벗으며 말했다. “근데 네 어린 시절에 얘기라면?”“거기다... 사진까지?”중현은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도현은 안경을 다시 고쳐 쓰며 천천히 물었다.“왜? 강솔 씨가 말 안 했어?”시후의 시선이 흔들렸다.그는 저도 모르게 중현 쪽을 바라봤다.‘이건 위험하다.’중현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그가 가장 기피하고 싶은 흔적이고, 아킬레스건이다.그래서 그동안 아무리 가까운 사람에게도, 그 얘기를 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도현이 강솔에게 그걸 말했다?그건, 중현이 가장 싫어하는 부분을 정면으로 건드린 거나 다름없었다.“강솔은 그런 얘기 안 해.” 중현은 강솔의 섬세한 배려에 마음이 조금씩 진정되며 말했다. “내가 싫어하는 걸 아니까 일부러 얘기 안 한 거야. 걔는 그런 사람이야.”그의 시선이 살짝 내려갔다.잠깐의 침묵, 그리고...“그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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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중현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대화할 생각 없으면, 먼저 가 볼게.” 도현이 일어나 안경을 고쳐 쓰고, 여유로운 걸음으로 회의실을 나섰다. 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중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깐의 정적.시후는 방금 전의 상황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야, 하중...”하지만,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다.아까 그 사진, 너무 충격적이었다. ‘괜찮나?’‘다시 그때 기억으로 돌아간 건 아니겠지?’그렇게 생각하는 순간...“하도현이 이렇게까지 하는 목적이 뭐라고 생각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도무지 이해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시후는 생각지 못한 질문에 눈을 깜빡였다.‘지금 나한테 물어본다고?’이 상황에서 그런 질문이 나올 줄은 몰랐다.“왜 그렇게 쳐다봐?”중현이 눈을 흘겼다.시후는 잠깐 말을 고르다가 말했다.“아까... 그 얘기들... 괜찮아?”시후는 혼란스러웠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중현이 차분히 질문을 던졌다는 사실에 약간 당황했다. “괜찮아.”예전 같으면 감정이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회의실에 올라오기 전에 강솔에게 물었다. 도현이 무슨 말을 했는지...사진까지 봤는데, 강솔은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그건, 단순한 침묵이 아니었다.그의 자존심, 그의 상처, 그의 과거... 전부 지켜준 거였다.소아연의 일로 그렇게 상처받았으면서, 여전히 그를 지켜주고 있었다.그렇다면, 더더욱 흔들릴 이유가 없었다.“정말 괜찮은 거 맞지?” 시후가 다시 한번 더 확인했다.중현은 고개를 돌려 시후를 쳐다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여유 넘치고, 무심하고, 늘 그렇듯 흔들림 없는 얼굴이었다.“응.”시후는 약간 의문스러웠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친구가 괜찮다면, 그걸로 됐다.잠깐의 침묵 후.중현이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갇혀 있을 때, 뭐 들은 거 없어?”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없었어. 셋 다 입에 자물쇠를 채운 수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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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중현과 시후가 회의실에서 나왔다.그때, 도현과 화인게임즈 송 대표가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었다.중현은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송 대표의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하는 송 대표의 눈빛이 아주 미묘하게 변했다.“죄송합니다, 전화 좀 받겠습니다.”“네, 편하게 받으세요.” 도현은 여전히 온화한 태도였다.송 대표는 자리를 옮긴 뒤 전화를 받았다.“네, 하 대표님.”중현은 다소 먼 거리에서 그들을 지켜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제가 화인게임즈를 더 높은 곳으로 올려드리겠습니다.][다만, 얼마나 높이 갈지는... 대표님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그 말을 듣고, 송 대표는 본능적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결국 중현을 바라보았다.도현도 그 시선을 따라가다가 중현과 눈이 마주쳤다.중현은 귀에 대고 있던 핸드폰을 천천히 귀에서 떼어내며 전화를 끊었다.그러고는 시선을 거두고, 시후와 함께 두 사람의 시야에서 사라졌다.“하도현 대표님.”송 대표는 중현이 전한 의미를 이해하고, 곧바로 도현이 했던 제안을 거절했다.“방금 말씀하신 건, 약속드리기 어려울 듯합니다.”정중했지만, 분명한 거절이었다.“이번 행사는 화인게임즈 10주년 기념행사입니다.”“화인 쪽에게 시상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이해합니다.” 도현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송 대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첫 번째 줄 자리로 안내해 드릴까요?”“괜찮습니다.” 도현은 웃으며 거절했다.“그냥 옆에 서서 보겠습니다.”“아...” 송 대표가 잠시 망설였다.“그럼, 계획대로 진행하시면 됩니다.”“저도 중간에 급히 일이 생기면, 나가 봐야 하니깐요.”도현이 이렇게 말하자, 송 대표는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하중현이야말로 회사의 핵심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중현을 불편하게 만들면, 감당하기 어려운 귀찮은 일이 벌어진다.약 30분 뒤.행사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주요 인사들의 인사말과 행사의 진행 순서는 거의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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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아... 저 가식덩어리, 진짜 눈 뜨고 못 보겠다.” 시후가 몸을 한 번 떨었다.“속으로는 맨날 너 눌러버릴 생각하면서... 겉으로는 착한 형 코스프레 제대로네.”“정말 소름 돋아.”중현은 담담하게 말했다.“그게... 하도현이 살아가는 방식이야.”더 이상 평가하지 않았다.그때였다.무대 위에서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렸다.“추첨 이벤트는 여기까지입니다.”“경품은 내일 각 부서로 일괄 전달될 예정입니다.”“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 시상식으로 넘어가겠습니다.”하도현 말대로였다.강솔 팀은 2등이었다.상금 500만 원.강솔이 대표로 무대에 올랐다.송 대표가 트로피를 건넸다.다른 팀들과는 조금 다른 눈빛이었다.형식적인 미소를 띠며 말했다.“기획이 아주 좋았어요, 다음엔 꼭 1등 하길 바랍니다.”강솔은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하며, 얼굴에 커다란 미소를 지었다.“감사합니다, 송 대표님.”이보다 훨씬 큰 무대에서 대상도 여러 번 받았지만, 동료들과 받은 상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기분이 묘했다.“앞으로도 좋은 성과 기대할게요.”“네.”강솔은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한 시상이 끝나고, 그녀는 옆으로 이동했다.화인 대표 및 이사진들과 수상자 단체 사진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다.그때였다.“조심해!”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울렸다.강솔이 고개를 들었다.송 대표도 멈칫했다.무대 위는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도현이 갑자기 나타나 강솔을 밀쳐냈다.그리고...쾅!!와장창!천장의 샹들리에가 도현의 몸에 그대로 떨어졌다.무대 위는 깨진 유리 조각들로 가득했다.“까악!”무대 위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밀려난 강솔은 휘청이다 간신히 균형을 잡고, 다시 일어섰다. 고개를 들어 보니 하도현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머리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강솔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아주버님!”“괜찮아요?” 도현은 피를 흘리면서도, 강솔의 상태를 먼저 살폈다.“네.”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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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하도현 씨 상태 확인하러 가 봐야지.” 강솔은 ‘아주버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호칭을 바꾸었다.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다쳤으니까, 내가 가서...”“그 사람 상태는 내가 알아서 직접 확인할게.” 중현은 그녀의 발목을 슬쩍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유리 파편에 찢어진 상처에서 피가 났다.“우리 집안일이니까, 넌 신경 쓸 거 없어.”선을 긋는 말이었다.그러고는 시후와 함께 호텔을 떠났다.강솔은 그 자리에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마음속에 무거운 돌이 얹혀 있는 듯했다.“강솔 씨, 여긴 내가 정리할 테니 화인을 대표해서 병원 좀 가 봐요.”말은 조심스럽게 했지만, 의미는 분명했다.“무슨 상황 생기면, 바로 연락하고...”“이쪽 정리되면, 나도 바로 갈게요.”강솔은 고개를 끄덕였다.“네.”송 대표는 비서를 시켜 강솔을 데려다주도록 했다. 그녀는 곧바로 이동했다.강솔이 떠나자, 방금 사고로 깜짝 놀란 사람들은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거 사고야? 아니면...”“샹들리에가 갑자기 떨어지다니, 이게 뭔 일이래?”모두가 이 일이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했다.“호텔 매니저 불러.” 송 대표는 바로 지시를 내렸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세요.”...호텔 밖, 강솔이 나왔을 때, 중현과 시후의 차는 막 출발했다.그녀는 송 대표의 비서에게 그들을 따라가라고 지시했다.시후는 백미러를 통해 뒤따라오는 차를 발견하고 중현에게 말했다.“뒤에 강솔 씨 따라오는 거 같은데?”중현의 눈빛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참으로 말 안 듣네...’“하도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네 부모님... 강솔 씨를 절대 그냥 두지 않을 거야.”시후는 오늘의 사고를 예상하지 못했다. “근데... 잘만 있던 조명이, 왜 갑자기 떨어지지?”중현의 눈빛은 침착할 정도로 차갑다. “누군가 의도한 일이야.”시후는 의아해하며 물었다.“무슨 말이야?”시후가 고개를 돌려 중현을 바라보았다.“강 비서에게 조사하라고 해 뒀어.” 중현은 도현이 사고 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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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미리 샹들리에를 개조하고, 특수 장치를 설치해 원격으로 조정하면, 충분히 가능해.”중현이 그녀의 의중을 알아채고 먼저 설명했다.강솔은 중현의 말을 어느 정도 믿었다.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삐딱하게 굴었다.“증거 있어?”“강 비서가 찾고 있어.”“그럼 아직 없다는 거네.” 강솔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말했다. “두 사람 싸우는 건 당신네 일이야. 난 관여하지도, 신경 쓰지도 않아.”“하지만, 지금은 나 때문에 다쳤어.”“그러니까 지금, 내 앞에서 그 사람 헐뜯지 마.”중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강솔은 손을 뻗어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 “비켜, 나가야 해.”“증거가 있다면?” 중현이 물었다.“증거가 나오든 말든, 그 사람이 날 구해준 사실은 변하지 않아.”강솔은 모든 감정을 꾹꾹 눌러 담고, 가장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최근 벌어진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면서 강솔도 느낀 바가 있었다.중현이 여전히 자신과 소아연, 둘 다 놓지 않으려 한다.강솔은 중현의 그런 생각을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그래서 차라리 이 일을 계기로,중현의 마음속에 있던 ‘자신’을 완전히 부숴버리기로 마음먹었다.중현을 믿지 않고, 하도현을 감싸며, 일부러 더 차갑게 굴 생각이다.시간이 지나면, 중현도 깨달을 것이다.자신이 예전의 강솔이 아니라는 걸.그러면, 자연스럽게 그녀에 대한 마음도 정리될 테고, 자신 역시 중현에게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진짜 못 알아듣는 거야, 아니면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거야?” 중현은 깊게 가라앉은 눈으로 강솔을 응시했다.강솔은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난 다른 건 모르겠고, 하나는 확실해.”“오늘 그 사람이 날 구하지 않았으면, 지금 수술실에 누워 있는 건 나라는 거.”중현은 양손을 꽉 쥐었다. 강 비서가 증거를 찾았다면, 당장 들이댔을 것이다. 그녀의 ‘구세주’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게 하고 싶었다.“비켜.” 강솔이 다시 한번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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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시간이 늦었으니, 빨리 집에 가서 쉬어요.” 도현은 문 쪽을 등지고 있어 중현을 들어온 걸 보지 못했다.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예 비서에게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할 게요.”“괜찮아요. 택시 타고 갈게요.” 강솔은 거절했다.도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밤에 택시 타는 건 위험해요. 예 비서가 데려다주면 내가 좀 더 안심돼요.”강솔은 거절하려다, 중현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알고, 결국 그러겠다고 했다. “그럼, 부탁드려요.”“가족끼리... 뭘 그렇게 예의 차려요?” 도현이 말했다.“내일 다시 오겠습니다.”강솔은 말한 후, 가방을 챙겨 병실을 나섰다.중현 옆을 지나면서도 눈길도 주지 않고, 예 비서와 함께 사라졌다.중현은 곁눈질로 그들의 뒷모습을 잠시 지켜보았다.시후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막아 줄까?”중현은 무심하게 내뱉었다. “그럴 필요 없어.”“내 동생 왔네.” 병상에 누워 있던 도현이 창백한 얼굴로 중현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마지막으로 병문안 왔던 게, 벌써 십 년 전이었지? 아마도...”중현은 침대 옆으로 걸어가며 차갑게 말했다. “사람들 다 갔는데, 이제 연기는 그만하지?”도현은 여전히 부드럽게 웃으며 의아해했다. “응?”“왜 HS 그룹의 주인이 네가 아니라 나인지 알아?” 중현은 느긋하게 말했다. “그건, 더러운 하수구에 숨어 사는 쥐새끼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 빛을 볼 수 없기 때문이야.”도현은 웃으며 받아쳤다.“그룹 대표가 되더니, 이제 말도 참 잘하네.” “이런 말도 다 할 줄 알고.”“오늘 일, 다 네가 꾸민 거라는 걸 알고 있어.” 중현이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네 속셈도 알아. 이걸로 나랑 강솔 사이 이간질하려는 거잖아.”“하지만 잊지 마, 상대방을 공격하려다, 자신도 같이 망가진다는 걸.”“설마 샹들리에 사고가 나랑 관련이 있다고 보는 거야?” 도현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중현은 냉정하게 대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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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도현은 중현이 속이 깊고 수단이 냉혹한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 정도로 예리한 통찰력을 유지할 줄은 몰랐다.“나랑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야. 내가 왜 신경 써야 하지?”도현은 아무렇지 않게 핸드폰을 들어 화면을 켜서 한 번 보았다.“그냥 졸려서... 시간 좀 보려고.”중현의 눈빛 속에 가벼운 조소가 스쳤다.‘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조차 당당하게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가엾기 그지없다.’“강솔, 더 이상 이용하지 마.”중현은 짧게 말했다.그의 검은 눈동자는 속내를 알 수 없을 만큼 차가웠다.“안 그러면... 나도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걸 마다하지 않을 거니까.”말을 마친 중현은 그대로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늘 그렇듯, 담담하고 차가운 모습이었다.그와 시후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도현은 곧바로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그의 눈에는 평소와 다른 서늘함이 깃들어 있었다....주차장 안.시후는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옆에서 아무 말 없이 있는 사람을 힐끔 보며 분위기를 풀려고 했다.“아까 여자 얘기하던데... 하도현 여자 있어?”중현은 자신이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을 떠올리며 무심하게 답했다.“‘여자’라고 하긴 좀 애매해.”“뭐야 그게?”시후가 어이없다는 듯 되물었다.“본인이 인정 안 했어.”“너희 집안은 진짜 참...”시후는 무의식적으로 뱉었다.“하나는, 다른 여자 때문에 아내랑 이혼 예정이고, 하나는 썸만 타고 책임은 안 지고...”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 안 공기가 확 내려앉았다.슬쩍 옆을 보니, 누군가의 몸에서 냉기가 뿜어 나오고 있었다.“나 이혼할 생각 없어.”중현이 낮게 말했다.“아, 말실수! 내가 입 열 번 때릴게.”시후는 즉시 수습했다.이쯤 되니 깨달았다.왜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 위원들이 늘 장담만 늘어놓고, 단점은 숨기는지.이 상황을 보니, 자기도 그 자리에 가면,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았다.차는 다시 조용히 달렸다.교차로가 가까워졌을 때, 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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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포기하세요, 전 절대 하지 않을 거예요.] 지안은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오늘 밤 엄마 회사에서 행사를 진행하다가 사고가 있었어. 엄마가 심하게 다쳤어.” 중현은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들까지 이용했다.“그런데, 엄마가 치료도 안 받고 그냥 집에 왔단 말이야.”지안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아빠도 행사장에 있었잖아요?]“천장에서 갑자기 샹들리에가 떨어졌는데, 너무 멀리 있어서 못 막았어.”중현의 목소리는 진지했다.지안은 잠시 말이 없었다.평소라면, 이런 상황에서 빠르게 말 속의 허점을 찾아냈을 텐데...지금은 머릿속이 온통 엄마가 다친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다.[진짜예요...?]“그럼, 진짜지.”지안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강솔에게 전화를 걸었다.소파 위에 놓인 핸드폰이 진동했다.하지만, 욕실에 있는 강솔은 전혀 듣지 못했다.오히려 문 앞에 서 있던 중현은 그 소리를 또렷하게 들었다.그는 손에 쥔 핸드폰을 무의식적으로 더 꽉 쥐었다.강솔이 샤워를 하거나 머리를 말리고 있어서 전화 소리를 못 들었기를 바랐다.전화는 한참 울리다 끊겼다.곧바로 지안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들어가도 돼요. 대신...]지안이 단호하게 말했다.[엄마한테 화내면 안 돼요.]“알았어.”중현이 순순히 답했다.[그리고... 엄마 몸에 함부로 손대면 안 돼요.]지안은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나 신발을 신으며 말했다.“그런데, 엄마가 바닥에 쓰러져 있으면, 어떻게 병원에 데려가지?”중현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또 상처는 어떻게 처리하고?”지안의 움직임이 멈췄다.[그건...]“너 계속 고민하면... 엄마 진짜 위험해질 수도 있어.”중현이 낮게 덧붙였다.지안은 작은 발로 급히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집에 들어가면, 바로 엄마 상태 알려줘요! 가능하면 영상통화 해요!]“알겠어.”중현이 말했다.“비밀번호 알려줘.”지난번 중현이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 후, 강솔은 도어락으로 바꿨다.지안은 정말 말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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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강솔은 잠깐 멈칫했다.하지만 긴장했던 마음이 곧바로 불쾌감으로 바뀌었다.“여기서 뭐 하는 거야?”무언가 떠오른 듯, 본능적으로 문 쪽을 살펴봤다.열쇠로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집주인한테 얘기해 스마트 도어락으로 바꿨는데...‘그럼... 설마 이것도 뚫은 건가?’“그런 눈으로 보지 마.”중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비밀번호는 지안이 알려줬어.”중현이 강솔의 핸드폰을 건네며 덧붙였다.“안 믿기면 직접 물어봐.”강솔은 반신반의하며 핸드폰을 받았다.화면에는 지안의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다.강솔은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중현을 향한 경계심과 의심은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엄마!]지안이 전화받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괜찮아요?]강솔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응?”[아빠가 엄마 크게 다쳤다고 해서요...][전화해도 안 받길래 걱정돼서 비밀번호 알려줬어요.]지안이 상황을 빠르게 설명했다.[엄마, 괜찮아요? 많이 다쳤어요?]“나 안 다쳤어.”강솔은 중현을 더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봤다.‘애까지 속이다니.’“저게 다친 거 아니야?”중현의 시선은 유리 조각에 긁힌 강솔의 발목을 향했다.길이는 2, 3센치 정도였고, 살 아래 조직이 살짝 보일 정도였다.“와서 소독해.”중현의 말이 들리자, 지안이 바로 말했다.[엄마, 먼저 치료받아요! 나 지금 가는 중이에요!]강솔이 뭐라 말하려는데, 지안은 전화를 끊어버렸다.곧바로 메시지도 왔다.[집사 아저씨랑 같이 가는 중이에요!]“재밌어?”강솔이 차갑게 말했다.“애까지 이용하고.”대답 대신 중현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그리고 소파로 끌어 앉혔다.그녀가 움직이기 전에 낮게 말했다.“움직이지 마.”강솔이 반박하려는 찰나, 이미 면봉에 소독약을 묻히고 있었다.조심스럽게정말 조심스럽게.마치 깨지기 쉬운 보물 다루듯.강솔은 그 모습을 보며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눌렀다.그리고 순식간에 면봉을 빼앗아 직접 소독하고, 밴드를 두 장 붙였다.사실 엄청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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