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hapter 281 - Chapter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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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엄마가 기분 나빠할 걸 알면서도 그랬다니, 생각보다 엄마를 많이 사랑하지 않나 봐요.” 지안은 진심 어린 말투로 말했다.동그랗고 맑은 눈에서 싫은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중현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웃었다.어린애가 이런 점을 눈치챈 게 조금 의외였다.“어쨌든 나는 이 일을 엄마에게 말할 거예요.” 지안은 그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아저씨의 진짜 모습을 알려줄 거예요.”중현은 되물었다.“알게 되면?”“엄마는 아저씨 곁을 떠나겠죠. 그럼, 이제 평생 아저씨로만 남겠죠.”“그럼, 지금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그럼, 엄마 기분만 나쁘고... 너도 득 되는 게 없네.” 중현은 무릎 굽혀 앉아 지안과 눈높이를 맞췄다. 그가 말하는 방식은 여전히 한결같이 교묘했다. “너도 말하는 것만큼 엄마를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네.”지안은 반박하려 했지만, 그 순간 자신이 중현의 함정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진짜 짜증 나.’아빠가 말을 잘하는 것도 문제다.그는 빠르게 머리를 돌려 생각하다가 한참 후, 말을 내뱉었다. “계속 이러시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게 될 거예요.”“괜찮아. 어차피 넌, 날 아빠로 안 보잖아.” 중현은 얇은 입술을 살짝 열고, 깊은 검은 눈동자에 흥미가 살짝 비쳤다.지안은 불만을 토로했다. “그럼, 나중에 죽어도 제사 지내고, 성묘하는 사람 없을 거예요.”중현은 차분하게 말했다. “죽기 전에 다 준비해 둘 거야. 그땐 너도 줄 서서 나 보러 와야 할걸.”지안은 할 말이 없었다.돈이 귀신을 부리진 못해도, 사람을 시켜서 제사는 지낼 수는 있다.“더 할 말 없어?” 중현은 끝까지 온화하게 말했다. 말투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없으면 그냥 인정해. 방금 본 것, 들은 거... 다 잊어버려.”“내가 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해요?” 지안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중현은 이성적으로 대답했다. “적어도 지금은 그래.”“근데, 나한테 이기면 뭐 해요...” 지안은 반격의 기회를 찾았다.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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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지안은 잠깐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아빠를 향해 은근히 으스대며 눈빛을 보냈다.‘엄마도 아빠가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데요.’중현은 그 눈빛을 읽어냈다.‘이 녀석... 진짜 ‘효자’네.’그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입술을 살짝 열어 강솔에게 대답했다.“알았어.”강솔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지안이 일어난 것을 확인한 후 방으로 씻으러 갔다. 그리고 어젯밤에 느꼈던 그 미묘한 감각도 그저 자신만의 착각이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문밖에는 다시 두 사람만 남았다.중현은 꼬마 반역자에게 한마디 하려고 했다.하지만, 지안은 짧은 다리를 재빨리 움직여 방으로 향했다.“엄마, 내가 옷 골라 줄게요!”중현은 한숨을 쉬었다.10분 뒤.강솔은 씻고 나서 옷을 갈아입으러 드레스 룸에 들어갔다.예전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을 보며 잠시 의아했다.‘소아연이 여기서 같이 안 지내나? 왜 흔적이 없지...’‘전에 화가 나서 바닥에 던졌던 보석들이 왜 그대로 고이 정리되어 있는 걸까?’“당신 돌아왔을 때 물건 찾기 힘들까 봐 그대로 두게 했어.” 중현이 언제 왔는지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 거울을 통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강솔은 잠시 멈칫하더니 차분하게 사실을 말했다.“이미 바뀐 것도 있어.”“소아연이 만졌던 것들은 모두 새로 교환했어.”“망가진 건 브랜드에 요청해서 똑같은 디자인으로 다 채워 놓았어.” 중현은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했다.강솔은 그를 바라보았다.중현의 깊고 단호한 눈빛과 달리, 강솔의 눈에는 아무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그에 대해서도, 물건들에 대해서도, 이미 다 내려놓은 상태였다.이 집을 떠난 순간부터 모든 것들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이곳을 떠난 후, 단 한 번도 그리워한 적이 없었다.“이런 것들 신경 쓸 필요 없어. 우리 이미...”이혼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전에, 지안이 뛰어와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옷 다 갈아입었어요? 이제 아침 먹으러 가요!”강솔은 하던 말을 멈췄다.중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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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강솔은 시선을 돌려 더 이상 보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중현이 전화받을지 말지를 자기도 모르게 신경 쓰고 있었다.그때, 전화는 이미 받았다.“무슨 일이야?”아연의 목소리는 감정이 크게 흔들리며 떨렸다.[엄마가 왔어.]아연은 울먹이며 말했다. [나보고 결혼하라고 난리 치고... 때리고 욕하고... 빨리 와서 나 좀 도와줘.]중현의 손에 쥔 전화에 힘이 들어갔다.그의 얇은 입술은 단단히 닫혔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는 차분히 대답했다.“곧 사람 보낼게.”[당신이 나를 돌보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왜 다른 사람에게 떠맡겨?]아연은 더 이상 감추지 않고, 상처 주는 대화로 이어갔다. [남이 제대로 처리 못 하면, 그건 당신이 제대로 돌보지 않은 거고, 그게 곧 당신이 약속을 어긴 거야.]아연의 말 한마디가 중현의 깊고 어두운 눈을 더욱 차가워지게 했다.그 모습을 보며, 강솔은 알았다.그는 결국 소아연의 문제를 처리하러 갈 것이라는 걸.“나 내려줘. 택시 타고 갈게.”강솔이 차 문을 열며 말했다.중현은 검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설명도, 변명도 없었다.“솔이를 잘 부탁해. 유상진 집까지 태워줘.” 중현은 최 집사에게 지시했다.“알겠습니다.”최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강솔은 중현의 차에서 내리며, 문을 닫고 최 집사의 차로 향했다.중현은 강솔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후, 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어디야?”[워터사이드.] 아연은 대답했다. 그녀는 방금 대화를 다 들었다.자신이 중현과 강솔 사이의 무언가를 방해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무런 죄책감도 없었다.오히려 복수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중현은 무심한 목소리로 짧게 말했다.[알았어.]그는 차를 타고 아연에게로 향했다. 가는 길에 강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반대편에서 거의 즉시 전화받았다.[대표님.]“소아연의 모든 인간관계를 조사해. 가족, 친구, 동창, 과거의 선생님까지 포함해서.” 중현은 천천히 지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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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네, 약속!”은하가 밝게 외쳤다.짝!두 사람은 손바닥을 마주치며 약속을 다졌다.이 장면을 지켜보던 유상진의 눈에 아버지로서의 따뜻한 감정이 더해졌다.만약 강솔이 중현의 아내가 아니고, 중현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 그는 정말로 기꺼이 강솔을 은하의 선생님으로 계속 두고 싶었다. 춤을 가르치지 않더라도 괜찮다.은하가 강솔과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한다.그날 수업을 마치고 떠날 때, 상진은 강솔을 불렀다. 호칭도 바뀌었다.“강 선생님.”“네?”강솔이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상진은 차분하게 말했다.“잠깐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을까요?”강솔은 큰 감정 변화 없이 대답했다. “말씀하세요.”“하 대표랑 결혼한 후, 혹시 선생님과 비슷한 나이대의 ‘조’씨 성을 가진 여성을 본 적 있나요?” 상진은 눈빛 속에 애틋함을 담아 물었다.강솔은 짧게 답했다. “없습니다.”상진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그럼, 혹시 그런 사람이 있는지 좀 알아봐 줄 수 있나요?”.그의 눈빛은 여전히 조심스러우면서도 그리움이 가득했다“저한테 굉장히 중요한 사람인데, 계속 연락이 안 됩니다...”그는 이미 안나가 하중현 밑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았다.강솔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로 누군가를 찾고 싶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결국 찾아야죠.”“게다가 은하 아버님은 유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잖아요.”상진은 예상치 못한 강솔의 답에 조금 놀란 듯 말했다. “하지만...”강솔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이건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아닌 듯합니다.”강솔이 말을 끊었다.“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조심히 가세요.” 상진은 강솔을 강제로 붙잡지 않았다.그는 강솔을 통해 안나를 찾으려 했다.하지만, 강솔은 생각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이었다.“아빠, 엄마랑 연락 안 되는 이유 생각해 본 적 있어?”“그때, 그 일... 반성해 본 적은 있냐고?”언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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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강솔은 차 문을 닫고, 최대한 빠르게 강정숙의 병실로 향했다.병실에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마음은 더 긴장되었다.그 이유를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2분 후.강솔은 병실 문 앞에 도착했다. 그녀는 병상 옆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다. 정장에 넥타이를 맨, 옆모습마저 멋진 남자였다. 강솔은 재빨리 병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고, 최대한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누구시죠? 왜 우리 엄마 병실에 계신 거죠?”남자는 강솔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강솔은 비로소 그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했다.CCTV에서 본 모습보다, 실제로 본 모습이 훨씬 더 차분하고 냉철한 느낌을 주었다. 길게 뻗은 검은 눈동자에는 수많은 일들을 겪고 난 사람만이 가진 깊고 고요한 기운이 묻어났다. 그리고 온몸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이 흘러나왔다.어릴 때부터 수많은 사람을 봐 온 강솔은, 한눈에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만약 ‘원수’라면, 상대하기 까다로울 상대일 것이다.“난 어머니의 옛 지인이에요.” 중년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의 시선은 강솔의 얼굴을 보고 잠시 멈췄다.눈 속 깊은 곳에서 다른 감정이 스쳤다.“강솔 씨, 맞나요?”강솔은 그에게 경계를 더했다.“저를 아세요?”어릴 적부터 이 남자를 본 적이 없었고, 엄마한테서도 들은 적 없었다.그가 이름을 아는 걸 보니, 분명히 이미 조사한 게 틀림없었다.“엄마가 얘기해 줬어요.”남자는 대충 이유를 대며 말을 이어갔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강솔을 떠나지 않았다.“최근에 엄마 깨어난 적이 있어요?”“저는 엄마한테 당신 얘기를 들은 적이 없어요.” 강솔은 강정숙의 병상 반대쪽으로 걸어갔다.그리고, 그 남자와 그의 뒤에 서 있는 사람을 번갈아 살펴보았다.“엄마는 옛 지인에 대해 얘기한 적도 없어요.”중년 남자의 얼굴에는 조금 더 부드러운 표정이 나타났다.“그럴 수 있죠. 우리는 거의 10년, 아니 20년 가까이 못 만났으니까.”강솔은 미묘하게 찡그린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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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강솔은 망설임 없이 거짓말했다.“아니요.”“이건 제 전화번호입니다.”남자는 전화번호만 적힌 금박 명함을 꺼내 강솔에게 건넸다.그의 길고 날렵한 손가락은 세월의 흔적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뭔 일 있으면, 연락 줘요.”강솔은 명함을 받지 않았다.‘우리가 그렇게 가까운 사이였나?’“난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남자는 명함을 건넸다.그의 눈빛엔 무심한 듯한 부드러움이 담겨 있었다.“미정 이모가... 당신은 엄마의 원수라고 했어요.”강솔은 그들의 관계를 시험하기 위해 말을 이어갔다.그의 반응을 살피며 말했다.“당신과는 접촉하지 말라고 하셨어요.”중년 남자는 아무렇지 않게 명함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마요.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요.”강솔은 고개를 숙이며 그 전화번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시선 속에서 강솔은 그 명함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중년 남자와 비서는 동시에 멈칫했다.만약 강솔이 정말 K대 여대생과 대표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면,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은 상당히 험난한 과정일 것 같았다.“더 볼일 없으면, 가셔도 돼요.”강솔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그녀는 엄마와 미정 이모를 믿기로 했다.자신을 키운 사람들을.“엄마는 외부인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으세요. 앞으로 다시는 오지 마세요.”남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이렇게 단호하게 거절당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나는 외부인이 아니에요. 엄마의 오래 전 지인이에요.”“사이가 좋았던 지인이라면, 20년 넘게 연락을 끊지는 않았겠죠.”강솔의 말은 지극히 이성적이었다.남자는 뭔가를 말하려다, 강솔의 거리를 두는 시선에 결국 모든 말을 삼켰다.“모르는 사람을 쉽게 믿지 않는 건... 좋네. 엄마가 잘 가르쳤네.”강솔은 대답하지 않았다.엄마가 자신을 잘 가르쳤는지 아닌지, 남이 평가할 일은 아니었다.남자는 ‘다음에 또 만나자’라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강솔은 이미 시선을 돌려 강정숙의 병상 옆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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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말 참 잘하시네.” 레미는 그의 말에 전혀 넘어가지 않고, 늘 그렇듯 자연스럽게 받아쳤다. “네가 강솔 엄마를 조사하든 말든 난 신경 안 써.”“난 그냥 스승님이 왜 이 두 사람의 자료를 숨겼는지 궁금할 뿐이야.”중현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강정숙이 정말 스승님이 아닌가?’“단순한 이익 교환이라면 상관없지.” 레미는 느긋하고 자유롭게 분석했다. “그럼, 그냥 조사해.”“근데... 중요한 일이라면?”“그건 내가 스승님 배신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건 안 돼.”“스승님이 은퇴하셨다며?” 중현이 천천히 말했다.“응.”“그럼, 인터넷 관련 일은 은퇴한 스승님이랑 상관없는 거잖아.”“찾을 수 있냐 없냐는 각자 실력 문제겠지.”레미가 고개를 끄덕였다.“일리 있네.”“그럼, 조사해 봐.”레미는 모니터 화면을 잠시 훑어보고, 고심 끝에 그를 도와 조사하기로 했다.스승님이 이름도 바꾸었다.설령 하중현이 이 남자의 단서를 따라가도 바로 찾지 못할 수도 있었다.게다가 스승님과 그 남자와의 관계는 아직 추측에 불과했다.“잠깐!” 중현이 갑자기 말했다.레미는 느긋하게 말했다. “뭐야?”중현은 방금 무엇을 발견한 것 같았다.그게 너무 빨리 스쳐 지나가서 놓쳤다. “CCTV를 2분 전으로 돌려.”레미는 그대로 실행했다. 화면에 강솔과 중년 남자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레미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찾지 못하고 돌아보며 물었다. “그냥 평범한 대화인데, 설마 질투하는 건 아니겠지?”중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여전히 모니터 속 두 사람을 따라갔다.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천천히 형태를 갖췄다.이전까지 가졌던 의문점들이 풀렸다.‘그래서였군.’‘왜 저 사람이 낯익게 느껴졌는지’레미가 그의 표정을 보고 눈꼬리를 살짝 올렸다.‘이 반응, 설마 정말 질투하는 걸까?’“강솔이랑 저 남자 닮지 않았어?” 중현은 자신만의 착각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었다.“글쎄.” 레미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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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하지만 LS그룹 회장에 대한 정보는 외부에 거의 알려진 게 없었다.“더 없어?” 중현이 물었다.“없어.” 레미는 노트북을 덮으며 말했다.머릿속은 여전히 스승이 남긴 2차 방화벽을 어떻게 뚫을지 고민 중이었다.“이걸 풀고, 다른 정보를 찾으면 알려 줄게.”“나 먼저 들어간다.”“응.”중현은 짧게 대답했다.사무실 문이 닫히자, 그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시후가 빠르게 받았다.[무슨 일이야?]“자료, 네 핸드폰으로 보냈어.” 중현의 머릿속에는 이미 하나의 가설이 떠올랐다.“시간 내서 그 남자랑 강솔 친자 검사 좀 해봐.”“알았어.” 시후는 바로 대답했다.강솔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자신이 알고 싶어하는 걸, 하중현은 이미 그녀보다 한발 앞서 조사하고 있다는걸.강솔은 지금 병실에서 강정숙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엄마는 여전히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강솔은 침대에 기대어 엄마의 손을 잡고, 최근의 일들을 조용히 털어놓았다.일상 이야기 그리고 이혼에 실패한 이야기까지.말하다 보니, 문득 몸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엄마, 강정숙 씨... 이제 제발 좀 일어나요.”“당신 딸,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강솔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그 사람을 도저히 이길 수 없어요.”강솔은 엄마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벌써 한 달, 아직도 깨어날 기미는 없다.두 달이 지나도 깨어나지 않으면, 그때는 자신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아직 안 갔어요?” 주승현이 들어와 상황을 살폈다. 강솔이 여전히 엄마와 얘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선생님.” 강솔이 일어나며,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솔직히 말해줘요. 우리 엄마, 정말 두 달 안에 깨어날 수 있어요?”주승현은 확답했다. “네, 가능해요.”강솔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정말요?”“내가 언제 거짓말하는 거 봤어요?” 주승현은 차트를 덮으며 말했다. “강정숙 님의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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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문제 있어?” 중현은 그녀의 의문을 눈치채고 물었다.강솔은 그가 보낸 객실 번호를 말했다.“화인게임즈에서는 출장 가면 대우가 좋네?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이라니?”직접적으로 의심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의미는 충분히 담겨 있었다.중현은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가면 알게 될 거야.”그 말투를 듣자, 강솔의 의심이 좀 누그러졌다.같은 방이라면, 저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중현은 HS그룹 대표이다.굳이 화인게임즈를 대신해 출장 갈 이유도 없다.이런 생각을 하며 중현이 보낸 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강솔은 사람들 속에 섞여 발권했다.같은 시각, 차 안.“다 준비됐어?” 중현이 뒷좌석에서 입을 열었다.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네, 준비됐습니다.” 조수석에 앉은 강 비서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강솔 씨 옆자리는 모두 구매해 두었습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 겁니다.”중현이 슬쩍 눈빛을 보냈다.강 비서는 금세 깨달았다. “아... 정정하겠습니다. ‘사모님’이라고 해야 했습니다.”“도착하면, 현지 관리팀에 말해서 화인게임즈 직원들을 위한 식사 자리 마련하라고 해.”중현은 느긋하게 말했다. “이유는 알아서 생각하고.”강 비서가 답했다.“알겠습니다.”중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운전기사는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그들은 전용기 쪽으로 향했다.30분 후, 강솔은 비행기에 탑승했다.이륙 직전까지 그녀 주변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그녀는 그냥 탑승 인원이 적다고 생각했다.비행기에서 내린 후, 설현 일행과 같이 호텔로 이동했다. 그리고 알게 됐다.프레지덴셜 스위트 룸은 그녀와 여자 직원 세 명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라는 걸.거실은 업무 회의 장소로 쓰일 예정이었다.“하 대표님이 아래로 집합하라고 하셨어요.” 설현이 핸드폰을 보며 말했다.강솔은 즉시 핸드폰을 꺼냈다.그제야 알게 되었다.누군가가 임시 업무 단톡방을 만들었다는걸.출장 인원들뿐만 아니라 중현과 강 비서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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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아니요.” 황장수는 여전히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가 보면 알게 되겠지.” 설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다른 사람들이 더 수군거릴 틈을 주지 않았다.“아마 이번 출장 기간 동안 팀원 관리 철저히 하라는 얘기하지 않을까?”“총괄 디렉터님이랑 팀장님도 안 오셨잖아.”“알았어.” 강솔의 눈에 감사의 기색이 스쳤다.강솔은 황장수와 함께 8층으로 올라갔다. 황장수는 그녀를 대표실 앞에 데려다준 뒤 떠났다.익숙하면서도 낯선 문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강솔은 가볍게 노크했다. 허락받은 후 문을 열고 들어가며 공식적인 말투로 말했다.“하 대표님, 부르셨습니까?”“다른 사람도 없는데, 뭐 그렇게 어색하게...” 중현의 말투는 부드러웠다.강솔은 대답하지 않았다.“와서 앉아.” 중현이 하던 일을 내려놓으며 말했다.강솔은 책상 앞까지 다가갔다.업무 관련 질문을 하려던 순간, 중현의 눈과 마주쳤다.“지낼 만해?”“괜찮아.” 강솔이 대답했다.하중현이 다시 물었다.“나한테 하고 싶은 말은 없어?”강솔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저녁 식사 끝나고 내 방으로 와. 1901호야”중현이 하고 싶었던 말을 삼키며 말했다. “할 말이 있어.”“그건 안 될 것 같아.” 강솔은 거절했다.“안 오면, 내가 내려가서 직접 부를 거야.” 중현은 차분한 톤으로 말했다.하지만, 그의 까만 눈은 더욱 깊고 의미심장했다. “선택은 네가 해. 알아서 판단 잘하길.”이 말에 강솔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강솔은 그를 피할 수도, 그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없었다.“이건 이번 주 업무 교육 자료야.”중현은 서류를 그녀에게 건넸다. “각자 교육 담당자를 배정해 놨으니 가지고 나가서 나눠줘.”강솔은 아무 말 없이 서류를 받았다....각자에게 자료를 전달한 후, 자신의 것을 들고 옆에 앉았다.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었다.하중현의 ‘할 얘기’의 핵심은 하나이다.이혼.“괜찮아?” 설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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