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291 - Chapitre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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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대표님, 이쪽에 앉으세요.” 게임사업부 1팀의 황장수 차장이 열정적으로 맞이했다. 자신이 직접 모시는 상사이기 때문이다.중현은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강솔을 한번 쳐다본 뒤,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 [내 옆에 앉을래?]강솔은 즉시 답장했다.[아니. 괜찮아.]중현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그는 강 비서와 함께 모든 사람의 시선 속에서 자리에 앉았다.예상대로, 이 자리는 본질은 하나였다.서로 띄워주기.게임 부서의 고위직들은 중현과 강 비서를 치켜세웠다.나머지 사람들은 또 그들의 부서장들을 추어올렸다.음식이 다 나오기 전에 술이 이미 몇 잔 돌아갔다.“자, 자, 모두 함께 하 대표님께 한 잔 올립시다.” 황장수가 술잔을 들고 열정적으로 말했다. 이런 자리에 익숙한 그였기에, 여유롭게 말을 이어갔다. “하 대표님의 훌륭한 리더십 덕분에 오늘의 HS그룹이 있는 겁니다.”강솔은 마지못해 술잔을 들었다.중현이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알 수 없었다.테이블 위엔 소주 외에는 마실 것이 없었다. 물 한 잔도 없어서, 술을 몰래 물로 바꿔치기할 수도 없었다.“이따가 살짝 냅킨에 술을 따라 버려.”설현이 냅킨 한 뭉텅이를 그녀의 손에 쥐여 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면 마시는 척하면서 뱉어버려.”“대신 바닥에는 절대 안 돼.”바닥에 깔린 카펫은 물이 떨어지면, 자국이 바로 보일 수 있다.여기는 HS그룹 고위진과 게임사업부 1팀 기술 담당자들이 있는 자리다. 발각되면 곤란하다.“고마워.”강솔이 조용히 말했다.두 사람의 이런 작은 움직임을 중현은 모두 눈치챘다.하지만, 굳이 들춰내지 않았다.사실 이런 자리에서는, 설령 그가 술을 마시지 않아도 게임사업부 1팀 사람들이 알아서 분위기를 만든다.이유는 간단하다. 사기 진작.좀 더 솔직히 말하면 허세와 과장, 존재감 과시하는 자리이다.그렇다.그렇게 술 한 잔씩 마친 후, 또 다른 관리자가 나서서 중현을 칭송하며 말했다. “내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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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자랑이 한참 이어지더니 이내 다시 술잔이 돌기 시작했다.중현이 있을 때는 그래도 조금은 절제했다.그가 이런 술자리 문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가 떠나자마자 이들은 완전히 본성을 드러냈다.사람들에게 둘러싸이고, 주목받고, 치켜세워지는 그 분위기...마음껏 즐기기 시작했다.“HS그룹 임원들은, 하 대표처럼 이런 술자리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설현이 강솔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우리 노 총괄보다 더 한 듯.”강솔은 이미 70%쯤 취한 상태였다.설현의 말은 또렷하게 들렸지만, 머리는 완전히 흐릿했다.“괜찮아?”설현은 강솔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취했어?”“조금.” 강솔은 겉으로는 최대한 버텼다.그녀는 취해도 바로 얼굴이 빨개지는 타입이 아니었다.그래서 겉보기엔 티가 잘 나지 않았다.설현이 화장실에 가고 싶은지 물기도 전에, 또다시 술잔이 돌기 시작했다.중현은 이미 이 상황을 예상했다. 차에 타자마자, 강 비서에게 당부했다.“그 사람들에게 전해. 강솔 있는 자리에서 그런 술자리 문화 즐기지 말라고.”강 비서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술잔을 들고 일행과 건배하려는데, 황장수의 전화가 울렸다.발신자가 ‘강 비서’라는 걸 확인한 그는 술잔을 내려놓고, 전화받았다.“강 비서님?”[오늘은 그냥 저녁 식사 자리입니다. 술은 적당히 합시다. 과음하지 마세요.]강 비서의 차분하고 여유로운 목소리가 전화를 통해 들려왔다.“알겠습니다.” 황장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강솔 쪽을 슬쩍 보았다.강 비서는 강솔을 특별히 신경을 쓰라고만 했지, 정확한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니 점점 더 확실했다.아마도 소문 속 하 대표 부인일 가능성이 크다.‘그런데, 왜 사모님께서 화인게임즈에 있고, 하 대표와는 거리감이 있는 것 같지?’[식사 끝나면, 화인게임즈 사람들 바로 보내세요. 내일 일정도 있으니까.] 강 비서는 이들의 성격을 잘 알기에, 확실하게 전달했다.황장수는 그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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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설현의 마음은 강하게 흔들렸다.“이제 넘겨줄 수 있겠습니까?” 강 비서는 서류를 챙기며,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설현은 말하려다 멈췄다. 계속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삼켰다. “강솔이 대표님 아내라면, 왜 아까 술자리에서 대신 술을 막아주지 않았나요?”강 비서는 거침없이 답했다.“사모님께서는 자기 힘으로 일을 하고 싶어 하세요.”“그래서 대표님과 일부러 거리를 두고 계십니다.”설현은 여전히 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의 말을 들었다.명백히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믿지 못하겠으면, 사모님과 대표님의 채팅 기록을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강 비서는 자신이 아는 하중현의 예리한 통찰력을 자랑스럽게 내비쳤다. “사모님의 지문으로 잠금 해제할 겁니다.”그 말에 설현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강솔을 강 비서에게 맡기기 전에, 그녀는 품에 안고 있던 사람에게 물었다. “강솔, 하 대표님이 널 데려가신다는데... 갈 거야?”“응, 가...” 강솔은 정신이 흐릿했지만, 필름이 완전히 끊기진 않았다.중현의 협박도 기억하고 있었다.가지 않으면, 직접 내려오겠다고 했던 말.강솔은 두 사람의 관계가 드러나는 걸 원하지 않았다.어차피 곧 이혼할 사이니까.강솔이 간다고 하자, 설현은 억지로 붙잡지 않았다.다만 강 비서가 어떤 사람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그래서 강솔을 넘기지 않고 직접 하중현의 방 앞까지 데려다주었다.“고마워요.” 중현의 말은 진심이었다.설현이 보여준 배려를 알아본 것이었다.“강솔 씨 조금 취했어요. 술을 깨게 하려면 숙취해소제를 마셔야 할 겁니다.”설현은 불안한 마음에 몇 마디를 덧붙였다. “프론트에 부탁하시든지, 아니면 사람을 시켜서 사 오게 하세요.”중현은 이런 일에는 꽤 인내심이 있었다. “알겠어요.”설현은 뭔가 더 말하려다가, 강솔을 한 번 더 바라본 뒤,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강 비서는 그녀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중현에게 말했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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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강솔의 표정을 보자마자, 중현은 그녀가 기억을 되찾았음을 알았다.“왜 설현한테 우리 결혼 얘기했어?” 강솔은 술기운이 아직 남아 있었다.“말 안 했으면, 너를 나한테 넘기지 않았을 테니까.” 중현은 느긋하게 말했다. 이유는 꽤 설득력 있었다. “안 그랬으면, 내가 직접 내려가서 문을 두드렸겠지.”“그럼, 설현 한 사람만 아는 일로 끝나지 않을 텐데.”강솔은 반박하고 싶었다.하지만,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긴 했다.“아직도 어지러우면, 좀 더 자.” 중현은 손목시계를 한 번 보고 말했다.“설현 씨한테는 누가 물어보면, 친구가 와서 잠깐 나갔다고 말하라고 했어.”“날 부른 이유가 뭐야?” 강솔은 의자에 앉아 본론으로 들어갔다.“우리 아직 얘기 안 끝났잖아.” 중현은 그녀 앞에 있는 소파에 앉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어.”그는 원래 J시에서 얘기할 생각이었다.하지만, 강솔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퇴근하면, 바로 집에 가서 문을 잠갔다.그를 완전히 차단했다.“얘기할 거 없어.” 강솔은 그가 말하는 게 뭔지 알았고, 태도는 단호했다. “서명할 때 그렇게 단호했으면, 지금도 그래야지.”“난 그냥 네 뜻에 따라 맞춰준 거야.” 중현이 말했다.“그건 장난이 아니야.” 강솔은 아주 이성적이었다.그녀는 중현의 진짜 생각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당신은, 그냥 당신 떠나서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지.”“내가 어려움에 부딪혀서 당신에게 돌아와 매달리는 모습을 보며, 만족하려고 했던 거잖아.”중현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강솔은 감정이 평온한 상태로 대답을 이어갔다. “하지만 나 돌아갈 생각 없어. 당신 없이도 잘 살 수 있어.”“정말?” 중현이 물었다.“응.” 강솔이 대답했다.“진짜 괜찮다면, 지난번에 왜 내게 안겨서 울면서 힘들다고 했어?”중현이 그녀의 약점을 지적했다. “매일 병원에 가서 엄마를 찾는 것도 정신적인 위안을 얻기 위해서 아니야?”강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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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강솔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당신,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어?”“이건 내 정당한 권리야.” 중현은 천천히,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의 눈빛은 깊고 냉정했다.“뭐가 뻔뻔한데?”강솔은 입을 열었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무슨 말을 해도 그가 이성적으로 반박할 테니까.그래서 결국 말문이 막히게 할 테니까.“난 이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좋겠어. 만약 안 된다면...”중현은 잠시 말을 멈추고 이어갔다.“네가 말한 그 뻔뻔함의 끝을 볼 수도 있을 거야.”중현은 그녀를 붙잡기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가리지 않을 것이다.설령, 그로 인해 강솔이 자신을 더 싫어하게 되더라도 상관없었다.“당신, 부모님을 싫어했잖아.”“근데 지금 하는 짓거리가 그 사람들과 너무 비슷한 거 알아?” 강솔은 다른 방식으로 설득을 시도했다.“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점에서 말이야.”중현의 손이 잠시 멈췄다.한참이 지나고서야 그는 대답했다.“그럴지도.”“난 암튼 너랑 이혼할 거야. 지안을 못 보게 할 생각도 없고.” 강솔은 다시 말을 이었다.“애 앞에서 당신 욕할 생각도 없어.”“이혼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지안 때문이 아니야.”중현이 입을 열었다.강솔은 미묘하게 미간을 찌푸렸다.중현은 그녀의 표정을 뚫어지게 바라봤다.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하나하나 눈에 담듯이.그 눈빛 속에는 여러 감정이 얽혀 있었다.이해할 수 없는 감정, 거리감, 그리고 분명한 거부감.하지만, 그 안에는 예전처럼 ‘사랑’은 없었다.그래서 더더욱 그녀를 붙잡고 싶어졌다.“그냥 너 때문이야.” 그는 예전의 말을 반복했다.강솔의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그녀의 마음속에는 수많은 복잡한 감정들이 스쳐 갔다.중현이 여전히 자신을 아끼고 있다는 따뜻함도 있었다.하지만 더 많이 느낀 건, 중현과의 이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만약 소아연이 없었다면, 그리고 중현이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는 말을 안 했더라면, 어쩌면 모든 것을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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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그럼,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아 보여?” 동료는 순수한 걱정인지, 아니면 궁금해서인지 알 수 없었다.강솔은 허공을 바라보다가, 생각도 안 거친 말을 무심코 입에서 뱉었다. “친구가 불치병에 걸렸어요. 곧 죽는대요.”동료는 놀라며 무슨 병인지 물어봤지만, 강솔은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방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다.그리고 예상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온 밤,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중현과 함께했던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 다른 생각을 하려고 애써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술이 하중현 편인가?’ 결국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들었다.술기운이 거의 다 가시고 나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강솔, 우리 이제 출발해야 해.”설현은 계속해서 그녀를 깨웠다.“빨리 일어나.”강솔은 눈을 비비며 깼다. 거의 잠을 자지 못한 탓에 머리가 지끈거리게 아프고, 온몸이 불편했다.그래도 억지로 일어나 세수하며 준비했다.30분 후, 그녀와 설현은 택시를 타고 HS그룹으로 향했다. 다른 동료는 늦을까 봐 미리 택시 타고 떠났다.“어제 고마웠어.” 강솔은 설현을 보며 말했다. 어제 술이 깬 덕분에 일어난 일들을 기억했다. “J시 돌아가면 밥 사 줄게.”설현은 사양하지 않고 말했다. “나 고기 먹고 싶어.”강솔은 웃으며 대답했다. “마음껏 먹어.”간단한 대화를 마친 후, 두 사람은 침묵에 빠졌다.강솔은 입술을 깨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가 신분 숨긴 거... 안 서운해?”“그게 왜 서운해?”설현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누구나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일들이 있잖아.”“게다가 신분은 개인적인 프라이버시고, 말할지 안 할지는 네 자유지.”강솔은 조금 안심하며 마음을 놓았다.설현은 다시 말했다. “난 네가 말하지 않은 이유를 알 거 같아.”“지금 이 자리, 다른 사람 덕분에 얻었다고 오해받고 싶지 않았던 거잖아.”“맞아.” 강솔은 숨기지 않고 대답했다.“사실 나도 숨긴 거 있어.”설현은 강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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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간단한 한마디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모두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강솔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그가 일부러 그런 거라는 걸 알았다.“내가 계속 가지고 있을까, 아니면 직접 가져갈래?” 강솔이 아무 말 없자, 중현이 다시 한마디 했다.“제가 가져갈게요.” 강솔은 자연스럽게 손에 쥐며 말했다. “안 그러면 나중에 백 팀장님께 칠칠하지 못하다고 혼날 것 같아서요.”간단한 말로 키를 공적인 일로 얘기했다.중현은 여전히 강솔을 보고 있었다.강솔은 불안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이건 회사 키가 아니라 집 키 아닌가?”지금 중현이 이렇게 한마디만 해도, 사람들은 둘 사이를 의심할 것이다.가볍게는 부적절한 관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심하게는 두 사람이 부부라는 걸 알게 될지도 모른다.“다음부터 물건 잘 챙겨.” 중현은 말을 바꿔 강솔이 곤란하지 않게 했다. “강솔 씨의 행동은 개인을 대표하는 것뿐만 아니라, 속한 부서와 팀장도 함께 대표하는 거니까.”“알겠습니다.” 강솔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중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각자 자신을 가르친 ‘사부님’을 찾아가라고 했다.그러고는 8층 지사장 사무실로 향했다. 이번에 이곳에 온 것은 강솔을 데려오는 것 외에도, 지사 점검과 각 부서의 실적 성과도 목적이었다.H시 지사는 하도현이 맡고 있다.하도현이 일을 벌였으니, 그의 업무 능력을 제대로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각 부서의 매니저와 디렉터들이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 비서가 노트북을 들고 상황을 보고했다. “어젯밤, 게임부서를 제외한 다른 부서들은 하도현 쪽과 통화를 마쳤습니다.”중현이 물었다. “하도현 반응은?”강 비서가 대답했다. “특별한 반응은 없었습니다.”“사실대로 보고하라고 했고, 조사도 전부 받아들이겠다고 했습니다.”중현은 그 답에 의외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도현은 대부분 일 처리가 깔끔했고, 회사 관리 능력도 그에 못지않다.후계자 경쟁에서 진 이유는, 하도현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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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돌아오는 길에 하 대표님께서, 백 팀장님이 보낸 자료를 출력해서 가져다 달라고 했어요.”강솔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마치 진짜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근데 또 서류로 보는 것보다 컴퓨터로 보는 게 편하시다면서 원본을 달라고 하시더라고요.”모두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조용히 있었다.강솔은 계속해서 자연스럽게 말했다. “아마 USB 전해 드릴 때, 열쇠가 떨어졌나 봐요.”“기술팀 핵심 인력들 도착했습니다.” 설현이 타이밍 좋게 말을 끊었다. “우리 먼저 가자.”“응.”그렇게 사람들은 각자 흩어졌다.각자 자신의 ‘사부님’을 찾으러 갔다.이 사건에 대해 사람들은 각기 다른 추측을 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강솔이 의도적으로 열쇠를 두고 하 대표의 관심을 끌려 했다고 생각했고, 또 어떤 사람은 강솔의 말을 그대로 믿었으며, 또 일부 사람들은 강솔과 하 대표의 관계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열쇠 하나를 전하러 직접 올 리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각자 추측은 다르지만, 이후 며칠 동안 강솔 앞에서는 아무도 그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에서 안 할 뿐, 뒤에서는 충분히 이야기했다.그 결과, 이곳에 있었던 일은 화인게임즈 본사 직원들까지 모두 알게 되었다.백지연과 양희까지 포함해서.예전에 양희와 자주 수군거리던 세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다시 양희에게 물었다“강솔과 하 대표 사이에 정말 뭔가 있는 거 아니야?”“예전에 소 비서가 많은 걸 말해줬다며?”“무슨 관계든 나랑은 상관없어.” 진실을 알게 된 양희는 더 이상 함부로 말하지 않았다. “알고 싶으면 직접 물어봐.”세 사람은 양희의 반응에 의아했다.양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자리에 돌아가서 일을 시작했다.그 대화는 우연히 지나가던 백지연에게도 들렸다. 하지만, 소문이 크게 번지지 않자 따로 개입하지 않았다.대신 업무 중간에 강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거기서 잘 적응하고 있어?][네, 잘 지내고 있어요.]사실 강솔은 꽤 적응을 잘하는 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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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마음속에서 이미 몇 번이고 소리 질렀어.” 강솔은 진심으로 말했다. 사람은 극도로 기쁠 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적절한 말을 찾기 어렵다. 소담의 말을 들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강솔의 마음은 한순간도 가라앉지 않았다.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그저 엄마가 깨어났다는 사실 하나만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하긴, 내가 너였어도 어떻게 반응할지 몰랐을 거야.] 소담은 그녀를 이해하며 말했다. [근데 지금 상황 보니까... 어머니도 곧 깨어날 거 같고, 지안이도 1년 후면 초등학교 가잖아.][앞으로 계획은 있어?]강솔은 잠시 생각해 본 후 말했다. “J시를 떠나고 싶어.”휴게실 밖, 벽에 기대어 서 있던 하중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차가운 기운이 서서히 온몸을 감쌌다.“하중현은 지금 나랑 이혼할 생각이 없어.” 강솔은 용기를 내어 말했다.“난 그 사람이 소아연과 얽혀 있는 거, 더는 보고 싶지 않아.”“그래서... 유일한 방법은 떠나는 거야.”최악의 경우, 지안은 사립학교에 보내면 되고, 고등학교 졸업하면 유학을 보내면 된다.그럼, 호적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다.[하중현 성격 잘 알잖아.]소담이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네가 어디를 가든 끝까지 널 찾아낼 사람이야.] [근데 재산 증여 서류 보면, 어머니 신분도 평범하지 않을 거 같은데?][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엄마가 깨어나면, 그때 얘기해 볼게.” 강솔은 어젯밤 이후로 마음속에 계획을 세웠다. “깨어나도 재활 기간이 필요할 거니까, 그 시간 동안 충분히 준비하고 있어야지.”“그래?” 차가운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강솔은 깜짝 놀라 핸드폰을 놓칠 뻔했다. 돌아보니 중현이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 속에는 위험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그 깊은 어둠은 마치 그녀를 삼킬 듯했다.강솔은 순간 가슴이 움츠러들며 본능적으로 그의 시선을 피했다.소담은 중현의 말을 듣지 못한 채 계속해서 말했다. [그래, 그럼, 먼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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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그럼, 한번 해 봐.” 중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강솔은 입술을 살짝 열며, 그와 맞서려 했다.하지만, 그보다 먼저 협박이 담긴 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네가 떠나면, 난 소담이랑 토니에게 손댈 거야.”“난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정말 그랬다간...” 강솔은 그의 협박에 맞서려 했다.“내가 못 할 거 같아?”중현이 차분히 말했다. “넌 내가 할 수 있는 거 알잖아.”강솔은 두 손을 꽉 쥐었다. 분노가 치밀어 올라 뼈마디가 하얗게 변하고, 손바닥에 손톱자국이 깊게 남았다.“넌, 다른 사람들한테는 다 마음 약해지면서...” 중현은 그녀를 응시하며,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유독 나에게만은 잔인해.”“그건 당신이 자초한 일이야.” 강솔은 마음이 독해지면, 말도 거칠어졌다.중현은 잠시 말을 멈췄다. “맞아. 내가 자초한 일이지.”“근데, 부부는 일심동체야. 내가 힘들면 너도 함께 힘들어야 해. 도망 못 가.”“J시는 네 집이고, 소프트가든은 네 둥지야.”“죽어서도, 넌 나랑 같이 묻혀야 해.”“제발, 좀...” 강솔은 두려운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중현이 정말로 소담과 토니를 이용해 자신을 협박한다면, 강솔은 외면할 수 없다.하지만 그가 다른 여자를 챙기면서 자신과 함께 있겠다는 것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그리고 과거의 모든 일, 역시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괴로울 뿐이었다.“J시에서 떠나는 생각은 지금부터 버려.” 중현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그의 눈빛은 평온하면서도 어딘가 미쳐 있었다. “너는 도망칠 수 없어. 떠날 수 없어.”그 말을 마친 후, 중현은 돌아서서 떠났다.강솔이 분노와 슬픔이 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봤다간 마음이 약해져서 그녀를 놓아줄까 봐.‘난 꼭 떠날 거야!’강솔은 속으로 결심했다.중현이 이럴수록 오히려 더욱 멀리 떠나고 싶어졌다.중현은 돌아보지 않고 휴게실을 나섰다. 텅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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