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666 챕터

제631화

“역시 법대로 처리하는 게 더 마음에 드는 모양이네.”강정숙은 여윤재에게 그 말만 툭 던지고는 자리를 떴다. 당장이라도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 고소라도 할 기세였다.여윤재는 더 잔머리를 굴리지 않고 핸드폰 잠금을 풀어 정말로 게시물을 지웠다.그러고는 말끔하게 비워진 SNS 화면을 들고 강정숙을 뒤쫓아갔다.그 광경을 본 중현은 문득 제 앞날이 조금 걱정되었다. 강정숙이 정말로 강솔과 자신을 못 만나게 막는다면, 아내를 되찾는 길이 여윤재가 강정숙의 마음을 돌이키는 것보다 더 험난할지도 모른다.하지만 다시 생각을 고쳐먹었다.강정숙은 늘 자식의 뜻을 존중하는 사람이었다.강솔이 자신을 좋아하고 다시 잘 지내고 싶어 하기만 한다면, 나머지는 다 풀릴 일이었다.“저쪽으로 가자. 사진 좀 찍어 줄게.” 중현은 강솔에게 곁에 있고 싶다는 말을 곧바로 꺼내는 대신 일부러 핑곗거리를 만들었다. “저쪽이 조명이랑 분위기가 더 괜찮아.”강솔은 지안의 손을 잡고 그쪽으로 갔다.중현은 사진 찍는 솜씨가 좋았다.강솔과 지안을 찍을 때마다 늘 생동감 있고 화사하게 담아냈고, 셔터를 누르는 타이밍이나 구도 역시 흠잡을 데가 없었다.한참을 그렇게 찍었다. 정적인 사진을 찍기도 하고, 카메라를 움직이며 영상을 담기도 하고...강정숙과 사이가 틀어진 여윤재가 그 모습을 보자니 영 속이 불편했다. 중현을 보는 눈빛이 점점 사나워지더니, 결국 성큼성큼 다가가 두 사람을 가로막았다. “하 대표, 얘기 좀 하지.”“잠깐만요.” 중현은 짧게 두 마디로 답했다.여윤재는 어금니를 갈았다. “정말 날 기다리게 할 셈이야?”중현은 대꾸 없이 계속 카메라를 움직이며 찍었다.여윤재가 다시 입을 열려 했다.중현은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그 장면을 본 시후는 웃겨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네 보스, 진짜 간도 크다. 어느 집 사위가 장인한테 저렇게 굴어.”“엄밀히 따지면 여 회장님은 저희 대표님의 장인이 아닙니다.” 강 비서가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여 회장
더 보기

제632화

한 사람도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았다.“누나, 내가 이렇게 큰절까지 올렸는데 답례는 해야지.”영재가 머쓱하게 일어서서 몸에 묻은 자잘한 부스러기를 툭툭 털었다.“네가 쏟은 와인 뒤집어 쓴 걸로 충분하지 않아?” 강솔은 더럽혀진 연한 색 코트를 내려다보며, 이 녀석은 어딘가 못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모자라면 한 잔 더 채워 줄게.”영재가 쳐다봤다. “내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니라면, 누나 믿어 줄 거야?”강솔은 대꾸하지 않았다.‘못 믿을 게 뭐 있나?’‘이렇게 사람 많은 데서 누가 멀쩡하게 평지에서 걷다가 자빠지는 연기를 하겠어?’“옷 좀 갈아입고 올게.” 강솔은 옷에 뭐가 묻어 있는 걸 싫어했다. 중현에게 일러두었다. “당신은 지안이랑 먼저 놀고 있어.”“나도 같이 갈게.” 중현은 제 몸에 묻은 얼룩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강솔은 중현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했다.“됐어.”강솔은 혼자 자리를 떴다.영재는 중현이 강솔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는, 옆으로 다가가 팔꿈치로 슬쩍 쳤다. “안 갈아입으세요? 매형 외투도 더러워졌는데...”중현의 시선이 영재에게 떨어졌다.영재는 어딘가 나른하고 거들먹거리는 태도였다.“일부러 그런 거야?” 중현이 물었다.방금 그 말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중현은 영재가 실수로 넘어진 줄 알았다. 갑자기 다가와서 자빠지기까지 전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웠던 탓이다.“너무 감동하실 거 없어요.” 영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중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 가세요?”“안 가.”강솔은 이런 수작을 좋아하지 않았다. 중현이 따라가 봐야 강솔의 심기만 불편해질 뿐이었다.영재가 일상적인 말투로 던졌다. “시시하네요. 누나가 대체 매형 뭘 보고 좋아했는지 모르겠어요.”중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이때 비로소 중현은 영재라는 인물이 자신이 조사한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 연기가 이 정도라면 속내도 절대 얕지 않을 터였다.“중현아!
더 보기

제633화

“괜찮아?” 중현이 성큼성큼 다가갔다. 눈에는 감추지 못한 걱정이 담겨 있었다.강솔은 마음에 드는 외투를 고르던 중이라 어리둥절했다. “응?”“여태진 대표가 네 뒤로 따라붙었다고 시후가 그러더라.” 중현이 강솔에게 설명했다. 오해하지 않길 바랐다. “그분이 너한테 위험한 짓을 할까 봐 걱정돼서.”강솔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그분은 아까 가지 않았던가?’강솔이 그 말을 하려는데, 바깥쪽 문이 갑자기 닫혔다.쾅!소리가 컸다.중현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다가가 문손잡이를 당겼다.“문 닫은 사람, 임훈이야.”바깥으로 사람 그림자가 휙 스쳐 지나갔지만 강솔은 그 모습을 똑똑히 봤다.중현이 문손잡이를 잡은 동작이 멈칫했다. 강솔을 바라보는 눈빛에 감정이 한층 짙어졌다.그는 설명하고 싶었다.하지만 강솔이 믿어 줄지 알 수 없었다.“당신이랑 상관없는 거 알아.” 강솔은 중현을 잘 알았다. 그가 이런 치사한 수작을 부릴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당신의 부하들과 고 대표가 우리를 다시 붙여 놓으려고 잔머리 좀 굴린 거겠지.”“그럼 넌 그럴 마음 있어?” 중현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물었다.강솔의 대답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없어.”중현의 시선은 여전히 강솔을 향해 있었다. “조금도 없어?”“조금도 없어.”중현은 강솔의 답을 진작 알고 있었지만, 직접 귀로 들으니 마음이 복잡했다.강솔은 방 안 조명에 비춰 방금 것과 비슷한 색의 외투를 골라 갈아입었다. 감정에 어떤 동요도 없이 차분하기만 했다. 아주 냉정하게 말했다. “당신 부하들한테 전화해서 문 열라고 해. 지안이 오래 기다리면 보챌 거야.”“응.”중현이 짧게 답하고 나서 핸드폰을 꺼냈지만, 신호가 가지 않았다.중현이 망설이는 걸 보고 강솔이 물었다. “왜 그래?”“미리 손을 써 둔 모양이야.” 중현이 눈매를 좁혔다. 시후의 머리가 이렇게까지 돌아갈 줄은 몰랐다. “신호가 안 잡히네.”강솔이 자기 핸드폰을 꺼내 봤다.역시 없었다.같은 시각 방
더 보기

제634화

“앞쪽에서 좌회전, 또 좌회전, 그다음 우회전이요.” 강 비서는 이미 이곳 평면도를 외워 뒀기 때문에 어디가 어딘지 건물 구조를 훤히 알았다.“잠깐 다녀올 테니, 거기서 보스 기다려요.” 임훈은 잔뜩 불편한 척 걸음을 떼더니, 비상 통로를 찾아 이 층으로 달려 올라가 주머니 속 쪽지를 탈의실 안으로 밀어 넣었다.중현이 모를까 봐 일부러 문도 두어 번 두드렸다.중현이 쪽지를 집어 들었을 땐, 임훈은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사모님, 보스, 안심하십시오. 지안 도련님 쪽은 저희가 적당히 둘러댈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앉아서 쉬어.” 중현이 쪽지를 뭉쳐 쥐었다. “내가 문 열 방법을 찾아볼게.”만약 강솔이 자신을 충분히 믿어 주지 않았다면, 오늘 이들이 벌인 일들에 만 가지 이유가 있고 증인이 있다고 해도 중현의 혐의를 씻어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문을 닫은 시점이며, 신호 없는 방이며, 이 쪽지며.하나같이 중현의 계략처럼 보였으니까.“됐어.” 강솔은 저들의 속셈을 알았고, 굳이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다. “조금 있으면 누가 와서 열어 줄 거야.”중현이 말했다. “당신 부하들이 열어 줄 때까지면, 한 시간도 더 걸릴걸.”“그럴 필요 없어.”중현이 의아하게 보았다.강솔은 통창 너머 잔디밭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여 회장이 제일 먼저 찾아올 테니까.”인정하기는 싫었지만, 자신이 중현과 함께 사라진 이상 여윤재가 가장 먼저 찾아올 가능성은 백 퍼센트였다. 이유 중 하나는 중현이 자기에게 들러붙는 걸 원치 않아서고, 두 번째 이유는 이 ‘딸’을 걱정해서였다.“하긴.” 중현도 그 말을 수긍했다. “여 회장이 너한테 꽤 마음을 쓰니까.”“응.”강솔도 부정하지 않고, 자리를 잡고 앉아 괜한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5분쯤 말없이 버티던 차, 중현이 강솔 맞은편으로 가 앉았다. “솔아.”강솔이 눈을 들었다.“네 눈에 난 이미 구제 불능인가?” 중현이 물었다. 두 사람 사이에 아직 어떤 문제가
더 보기

제635화

이 한마디는 날카롭게 가시 돋친 양날의 검처럼, 중현을 찌르는 동시에 강솔도 찔렀다.두 사람은 줄곧 서로를 믿고 서로를 이해해 왔다.하지만 이때.단단했던 관계에 금이 갔다.“그 일들이 있기 전엔, 나는 자주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강솔이 하는 말은 전부 진심이었다. “당신은 바깥사람한텐 속이 깊고 계략도 많지만, 나한텐 진심으로 잘해 줬어. 그런데 당신의 그 빈틈없는 계략이 나한테 쓰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썼어.”“뭘.”“다 자란 뒤에 너를 처음 본 그날부터, 난 수를 써서 너를 내 집 안에 눌러 앉혔으니까.”“그건 다르지.” 강솔은 분명히 구분했다. “내 말은 나한테 상처를 준 걸 말하는 거야.” “그것도 있어.”강솔은 이해하지 못했다.‘언제?’“우리가 사귀지 않던 시기에 너에게 구애하려던 사람이 몇 있었어. 근데 내 눈에 거슬려서, 강 비서를 시켜 그 사람들한테 일거리를 좀 만들어 줬지.” 중현은 자신이 저질렀던 그 떳떳지 못한 일들을 강솔에게 다 털어놓았다. “난 네가 그들을 선택할 기회를 주지 않았어.”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들 한다. 최선의 선택을 하게, 가장 알맞다고 여기는 사람을 고르게.하지만 중현은 강솔에게 다른 사람을 만나볼 여지를 주지 않았다.“알고 있었어.” 강솔은 그것을 묵계라 여겼다.이번엔 중현이 뜻밖이라는 표정이었다.강솔은 당시 일을 다 중현에게 말했다. “난 그런 기회 필요 없었어. 처음부터 내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 선택을 했으니까.”“솔아...” 중현은 가슴이 찔렸다가 또 따뜻해지며, 단맛과 쓴맛이 동시에 느껴졌다.“난 지난 일을 후회하지 않아.” 강솔이 이렇게 나올수록 중현의 마음은 더 산산이 부서졌다. “내 눈은 지금도 미래에 있을 새로운 일을 보고 있어. 난 평생 내 길을 따라 걸어왔어.”한바탕 쏟아놓은 말.중현은 강솔이 자신을 다그쳐 마음을 내려놓으려 한다는 걸 알았다.강솔은 자신이 저지른 그 일들 탓에 겁을 먹게 된 것이다
더 보기

제636화

강정숙이 지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여윤재에게 한마디하려는데, 그새 여윤재는 사라지고 없었다.대신 핸드폰엔 메시지 한 통이 와 있었다. [아무래도 하중현 그놈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내가 가서 좀 보고 올게.]강정숙은 잠깐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여윤재를 내버려두었다.정말로 끼어들어 방해할 상황이 아니라면, 중현이 알아서 해결할 터였다.여윤재는 강솔과 중현을 찾으면서 전화도 걸었다. 강솔과 중현 모두 전화를 받지 않자 중현을 단단히 벼르게 됐고, 임훈과 강 비서가 문지기처럼 떡하니 서 있는 걸 보고 속으로 품은 짐작에 확신을 더했다.“우리 솔이 봤어?” 여윤재가 두 사람에게 물었다.임훈이 먼저 말했다.“못 봤습니다.”강 비서가 곧바로 답했다.“위층에 계십니다.”임훈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강 비서를 봤다.강 비서도 똑같은 눈빛으로 받아쳤다.“왜 알려 주는 거예요?” 임훈은 일이 글렀음을 직감했다. 앞에 있는 분의 신분이 신분인지라 너무 모질게 막기도 어려웠다. “보스랑 사모님이 나누는 건 다 중요한 얘긴데, 방해받으면 곤란해요.”“위층 어디?” 여윤재가 물었다.“위층 탈의실입니다.” 강 비서가 또박또박 진지하게 답했다. “다만 지금 나누실 얘기가 있으시니, 하실 말씀 있으면 제가 대신 전해 드리겠습니다.”‘탈의실?’여윤재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두 사람을 지나쳐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내 딸의 전남편이라는 작자가 내 딸과 단둘이 탈의실에 있어서 뭘 하고 있는 거야?’“회장님.” 강 비서가 막으려 했다.“나도 너희 하 대표랑 할 얘기가 있어.” 여윤재는 엘리베이터에 타자 문을 닫아 버렸다. 따라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뜻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었다. “너희는 여기서 계속 지키고 있어.”강 비서와 임훈은 눈빛을 주고받고는,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따라붙었다.층수를 누른 뒤, 임훈이 약간 볼멘소리로 말했다. “예전엔 사람 막는 데 한가락 하지 않았어요?”“이 사람은 앞으로 대표님의 장인
더 보기

제637화

중현의 시선은 먼저 잔뜩 켕기는 표정의 임훈을 한 번 훑고, 그제야 얼굴 가득 엄숙하고 기운이 서늘한 여윤재에게 닿았다. “회장님, 무슨 일로 절 찾으셨습니까?”“몰라서 물어?” 여윤재는 그 한마디에 힘을 줬다.“말씀하시죠.” 중현은 유달리 정중했다.여윤재는 중현 뒤에서 담담히 걸어 나오는 강솔을 한 번 보고, 입가까지 나온 말을 끝내 삼켰다.여윤재는 한 발 앞으로 나아가, 일부러 중현을 밀치고 강솔 앞에 섰다. “이 사람이 너한테 무슨 짓한 건 아니지?”강솔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이 사람 신분 같은 건 신경 쓸 거 없어. 아빠가 여기 있으니 눈치 보지 말고 할 말 있으면 마음껏 말해.” 여윤재도 속셈이 있었다. 강솔이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자기 체면을 깎진 않으리라 확신했다. “무슨 일이든 내가 다 처리해 줄 테니.”“그냥 지안이 일을 좀 얘기했을 뿐이에요.” 강솔은 곁에 있는 사람에게 감정 문제를 말하는 데 익숙지 않았다. “다른 건 없어요.”여윤재는 믿지 않았다.‘정말 지안이 일을 얘기할 거였으면 굳이 여기로 와서 문까지 잠갔겠어?’‘이 안엔 분명 뭔가 있지!’“나 먼저 내려갈게.” 강솔은 이곳에 더 머물지 않았다.“응. 회장님이랑 얘기 끝나면 찾아갈게.”“응.”강솔이 한 글자만 답한 후, 발을 떼어 자리를 떴다.여윤재의 미간이 더 깊이 찌푸려졌다.‘두 사람이 안에서 대체 무슨 얘기를 했길래... 솔이가 하중현을 대하는 태도가 이렇게나 누그러졌어?’‘오늘 전까지만 해도 솔이는 하중현을 눈곱만큼도 달가워하지 않았는데...’‘지금은 심지어 이따 만나겠다고 하네?’‘뭔가 이상해!’“회장님, 하실 말씀 이제 하셔도 됩니다.” 중현이 얇은 입술을 가볍게 뗐다. 기세는 제멋대로이면서도 담담했다. “솔이가 가고 없으니까요.”“이게 네 의도라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여윤재의 먹빛 같은 눈이 중현을 노려봤다. 눈 속의 경고가 뚜렷했다. “우리 솔이를 찾으러 가는 척하고, 네 사람을 시켜 문을
더 보기

제638화

여윤재가 비웃었다. “하 대표, 너무 자신만만한 거 아니야?”중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제가 다시 솔이와 함께하면, 솔이가 쥔 진씨 집안과 여씨 집안의 지분을 잘 관리하게 도와, 솔이의 지분을 감히 넘볼 마음을 가진 모든 사람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말은 그럴듯하지.” 여윤재는 기어이 중현과 맞섰다. “정작 그때가 되면 제일 먼저 넘보는 게 너일 거야.”“회장님이랑 장모님도 아직 계시잖습니까?” 중현이 느긋하게 말했다.여윤재가 멈칫했다.“설령 제가 솔이 가진 지분을 노리고 접근한 사람이라고 해도요...” 중현이 말했다. “하지만 회장님이랑 장모님이 계신데 제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두 분이 제가 솔의 지분을 빼앗는 걸 두 눈 뜨고 지켜보시겠어요?”“너한텐 애초에 그럴 기회조차 없어.”“그러니 솔이가 저와 부부관계를 회복하면 전 솔이의 자산 고문일 뿐이고, 두 분은 감독자인 셈이죠.”강 비서는 이때 머릿속이 온통 안갯속이었다.중현이 왜 갑자기 여윤재와 화해하는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말끝마다 가시가 돋쳐 있었으니까.‘이건 너무 이상하잖아!’“솔이는 지금 제 신분으로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눌러 둘 필요가 있습니다.” 중현은 아주 진솔하게 말했다. “회장님도 그걸 좀 이용하고 싶지 않으십니까?”여윤재는 당연히 그러고 싶었다. 혼자 힘으로는 진씨 집안과 여씨 집안 사람들을 다 눌러 둘 수 없었다.그자들은 겉으로는 큰 움직임이 없겠지만, 뒤에서는 온갖 수를 써 가며 일을 꾸밀 게 뻔했다.가장 중요한 건, 어떤 일들은 여윤재 자신이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점이었다. 중현이 손을 대면 거리낄 게 없을 것이다. 중현은 수단이 모질고 일 처리가 깔끔하며 결단력 있기로 소문난 인물이라, 중현을 이용하는 거라면 나쁘지 않았다.“더구나 솔이를 향한 제 마음은 의심할 필요도 없습니다. 전 솔이를 위한 일이라면 뭐든 기꺼이 할 겁니다.” 중현이 말을 되돌렸다. “회장님이 바깥사람들 앞에서 저와 맞서지만 않으
더 보기

제639화

“H시 쪽 사람들한테 전해. 앞으로 강솔의 안전에 신경 쓰라고.” 중현이 지시했다. “이상한 상황이 있으면 언제든 나한테 즉시 보고하고.”강 비서가 대번에 생기가 돌았다. “알겠습니다.”중현이 말했다. “진무천이랑 진우찬, 여태진을 단단히 감시하라고 해.”“예.”중현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강 비서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대표님... 드디어 예전처럼 사모님 일을 챙기기 시작한 것 같아.’“보스, 사모님을 다시 찾으실 생각인 거죠?” 줄곧 존재감을 죽이고 있던 임훈이 입을 열었다. 눈에 작은 흥분이 반짝였다. “저나 임풍을 보내 몰래 사모님을 지키실 겁니까?”중현이 쳐다봤다.한마디도 안 했는데 절로 압박감이 풍겼다.방금까지 실실 웃던 임훈의 표정이 삽시간에 말끔히 사라졌다.“내일 J시로 돌아가 퇴직 처리해.” 중현의 온기 없는 목소리가 울렸다. “넌 해고야.”임훈이 번쩍 눈을 들었다.강 비서도 잠시 멍해졌다.강 비서는 다급히 임훈을 두둔했다. 그래도 한솥밥을 먹은 지 이미 여러 해였다.“대표님, 임훈 씨도 잠깐 어리석었을 뿐입니다.”“해고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임훈이 재빨리 입을 열었다. 자신을 위해 변명하지 않았다. “오늘 지은 죄를 안고 공을 세우겠습니다. 사모님 곁에서 몰래 지키며, 누구도 사모님을 괴롭히지 못하게 하겠습니다.”중현이 무정하게 물었다. “지안 엄마 곁에 있는 홍일은 이길 수 있고?”강 비서가 죽을힘을 다해 임훈에게 눈짓을 보냈다.임훈은 보지 못했다. “이길 수 있습니다!”중현이 툭 던졌다. “그럼 가서 홍일이랑 한판 붙어. 이기면 오늘 일은 봐주고, 지면 알아서 사직서 내고.”“임무 완수를 약속드립니다.” 임훈은 자신만만했다. 자신은 중현 곁에서 가장 유능한 경호원으로서, 다른 경호원 하나쯤 때려눕히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중현은 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긴 다리로 성큼성큼 강솔을 찾아갔다.강 비서가 더는 참지 못하고 진지하게 임훈에게 말
더 보기

제640화

홍일이 시선을 중현에게로 옮겼다.중현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위험이 없을 때는, 너희 보스가 제일 큰 위험이지.” 홍일이 정색하고 말했다.멀지 않은 곳의 신동은 그 말을 듣고 웃겨 죽을 지경이었다.‘이 녀석은 정말 아가씨만 빼면 누구한테나 똑같이 들이받는다니까.’임훈이 뭔가 말하려다 삼켰다.중현은 눈빛 하나 안 변했지만 입을 열었다. 강솔을 향한 말이었다. “임훈이 찾는 거 보니 급한 일이 있나 봐.”“가 봐.” 강솔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여긴 괜찮으니까.”홍일이 정색했다.“아가씨.”“응?”홍일이 약간의 감정을 담아 중현을 한 번 보고는, 또박또박 말했다. “아가씨는 전남편을 너무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좋지 않아요.”강솔이 멈칫했다.“이혼 전엔 누구보다 애틋한 사이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변사 사건으로 경찰서에 불려 갈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홍일은 모든 걸 공평하게 경계했다. “신동을 보내 지켜보게 하겠습니다. 신동이 미덥진 않아도, 아가씨 대신 칼은 막아 줄 테니까요.”강솔은 말이 없어졌다.중현도 마찬가지였다.임훈은 가치관이 송두리째 흔들릴 지경이었다.죽었다 깨도, 경호원이 제 고용주 앞에서 이렇게 뻔뻔하게 큰소리칠 줄은 몰랐다.“누가 미덥지 않다는 거야.” 신동이 풀 한 가닥을 입에 물고 다가왔다. 잔뜩 거들먹거리는 모습이었다. “전에 내 머리가 잘 돌아가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JX그룹 건물 아래서 너는 네 몸으로 칼 막았을 거야.”홍일이 짧게 두 마디 했다. “사실이야.”신동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능력 있으면 한판 붙자. 누가 미더운지 아닌지 한번 보자고.”“넌 내 상대가 안 돼.”신동이 또 말했다. “아가씨, 제가 저 친구랑 공평하게 한판 붙자고 제안할게요. 사람 시켜서 절 묶어 주세요. 십 초 안에 제가 밧줄도 못 풀고 두들겨 맞고 있으면 그게 제가 미덥지 않은 거예요.”임훈이 멈칫했다.경호원 둘이 이렇게 격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겨루는 걸 보니, 임훈은 강 비서가 아까
더 보기
이전
1
...
626364656667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