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Bab 61 - Bab 70

100 Bab

제61화

“진심이야?”시후가 작게 묻자, 중현은 곧장 옆쪽의 VIP 룸으로 걸음을 옮기며 등 뒤로 얼음처럼 차갑게 한 마디를 던졌다.“내가 농담하는 걸로 보여?”시후는 순간 흥이 솟구쳤다.“알겠어. 지금 바로 하지.”토니를 엿먹일 수 있다면, 시후는 언제나 적극적이었다.‘미친 개또라이. 오늘은 진짜 끝났다.’그 시각 토니는 갑자기 등골이 오싹한 느낌에 목덜미를 한 번 쓰다듬었다.그러나 딱히 신경 쓰지 않고 대화를 이어갔다.“너 요즘 일자리 알아보고 있다며?”“어떻게 알았어?”강솔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소마녀가 말해줬지.”토니는 솔직했다.강솔은 바로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둘 사이에 특별히 비밀이 아닌 일은 대부분 소담이 토니에게 흘렸다.“마침, 내 친구 회사에서 사람 뽑는다는데, 한번 가볼래?”토니는 진심으로 그녀를 돕고 싶었다.소담에게서 강솔의 상황을 대략 들었으니까.“막 상장한 지 얼마 안 되긴 했는데, 회사 괜찮아.”“괜찮아. 나 스스로 찾을게.”강솔은 단호했다.“걱정 마. 정식 절차 그대로 진행할 거야.”“내가 억지로 꽂아 넣는 게 아니라, 그냥 기회 하나 주는 거지. 뽑히는 건 네 실력이고.”“나, 너한테 예의상 거절하는 게 아니야.”강솔은 숨을 조금 삼키며 말했다.토니는 이해하지 못했다.강솔은 낮게 말했다.“중현이... 업계 전체에 말 돌렸어.”“내가 네 친구 회사에 들어가면, 그건 네 친구를 ‘위기에 빠뜨리는 거’라고.”“난 걔 안 무서워.”토니는 진심으로 말했다.“아니면 아예 우리 회사로 오던가. 내가 너 다 지켜줄게.”“걔가 무슨 꼼수를 부리든 내가 다 받아내지.”그러나 강솔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중현이 본격적으로 토니에게 손을 대기 시작하면, 회사가 못 버티고, 심하면 수십억의 손해까지 갈 수도 있다.소담을 해외로 보낸 것도 일종의 ‘선 넘지 마’ 경고였다.친구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었다.“일은 내가 해결할게.”강솔은 담담히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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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아까 말했죠? 부르기 전엔 들어오지 말라고.”문이 열리자마자, 토니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튀어나왔다.시선도 노골적으로 불쾌했다.직원은 속으로는 졸아 있었지만, 겉으론 최대한 태연하게 장미꽃을 들고 강솔 앞으로 다가갔다.“강솔 씨, 이건 당신께 드리는 꽃입니다.”강솔은 어리둥절했다.눈앞의 붉은 장미를 바라봤지만, 선뜻 손을 내밀지 않았다.“안 대표님이 요청하신 선물도 준비됐습니다.”다른 직원이 슬그머니 반지 케이스를 건넸다.토니는 의아한 얼굴로 그것을 받아 들었다.“뭐야, 이게?”뚜껑을 열어본 순간, 토니의 표정에 물음표가 한꺼번에 열 개는 떠올랐다.그는 자동으로 반지 건넨 직원을 보았다.직원은 활짝 미소 지으며 작게 속삭였다.“파이팅입니다!”‘뭐야, 요즘 레스토랑은 이렇게 다 자기들 맘대로야?’토니는 케이스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역대급 잘생긴 얼굴에 제대로 심각함을 띠며 말했다.“당신들 매니저 불러와.”“안 대표님, 무슨 일이십니까?”레스토랑 매니저는 거의 동시에 문을 열고 들어왔다.태도는 지나치게 성실했다.“이것들 다 뭐야?”토니는 반지 케이스를 매니저 앞에 던지다시피 올려놓았다.불쾌감이 그대로 드러났다.“누가 준비하랬어?”매니저는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꿈틀거렸다.토니는 의자에 기대앉으며 말했다.“눈에 뭐 들어간 척한다고 넘어갈 상황 아니야.”“진짜로 모르시는 겁니까?”‘아니, 진짜 여기는 사기꾼 집단인가? 이 사람 머리는 멀쩡한 거 맞아?’매니저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두 분이 즐겁게 식사하시라고 특별히 준비한 겁니다.”“마음에 안 드시면 지금 바로 치우겠습니다.”“피아노 연주나 바이올린 연주는 봤어도, 반지랑 장미를 준비하는 건 처음 본다.”토니는 벌떡 일어나 진짜 화가 난 듯 말했다.“지금 나랑 강솔 씨를 바람 피우는 관계로 보는 거야?”“아니면 내가 남의 가정 깨는 그런 내연남으로 보는 거야?”그때였다.매니저와 블루투스 통화 중이던 시후는 즉시 중현의 표정을 확인했다.아니나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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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레스토랑 매니저는 순간적으로 얼굴이 굳었다.어찌해야 할지 몰라 눈동자만 초점을 잃고 있었다.강솔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표정은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다.그 어느 때보다도.“하중현이 시킨 거죠?”“아, 아뇨, 아뇨, 아뇨!”매니저는 거의 반사적으로 부정했다.“하, 하 대표님 아닙니다!”“그럼. 그 사람 지금 어디 있어요?”강솔은 이미 마음속에서 답을 정리한 상태였다.“옆방? 아니면 이미 갔나요?”예전부터 그랬다.중현이 ‘짓궂은 장난’을 할 때면, 항상 옆방을 잡아서 지켜보곤 했다.그 습관이 쉽게 바뀔 리가 없었다.매니저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그는 여기까지 일이 번 질 줄은 몰랐다.그때, 이어폰 너머로 시후의 속삭임이 들렸다.[이쪽으로 들어오라고 해.]레스토랑 매니저는 울고 싶은 심정으로, 강솔과 토니가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는 걸 보며 솔직하게 말했다.“하 대표님과... 저희 고 대표님이 옆방에서 두 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강솔은 바로 걸음을 옮겼다.토니도 즉시 따라나섰다.옆방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강솔이 들어서자, 눈앞에는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있는 중현의 모습이 보였다.변함없는, 담담함 그 자체.강솔이 나타나자, 그저 조용히 시선을 올려 잠시 마주 봤다.그 짧은 순간, 감정이라곤 전혀 배어 있지 않은 눈빛.그게 오히려 더 사람을 흔들었다.강솔은 양손에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그녀가 무엇을 말하기도 전에, 시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안 대표님, 저희한테 감사하러 오신 건가요?”“아, 내가 또 어떤 빡대가리의 작품인가 했더니 역시 네놈이었냐?”토니는 비웃음을 터뜨렸다.한 톤도 낮추지 않은 조롱.“세월이 흘러도 지능은 안 늙나 보네.”“토니!”시후는 자존심이 폭발했다.토니는 팔짱을 끼고 지배자처럼 말했다.“조용. 할아버지 나셨다.”“야, 너 지금...”시후가 벌떡 일어나려는 때였다.“개가 몇 번 짖는다고 진짜 싸울 이유는 없어.”중현이 그의 어깨를 눌러 앉히며 평온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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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솔직히 강솔 씨한테 우정 말고 다른 마음은 전혀 없는 거 맞죠?”시후가 물었다.“있는데.”강솔은 그가 뒤에 무슨 말을 할지 알아서 황급히 옆에서 기침으로 신호를 줬다.“크흠...”하지만 중현과 시후가 그 의미를 파악하기도 전에토니는 더 당당하고, 더 자랑스러운 톤으로 이어 말했다.“우정 말고, 난 솔이를 ‘주인님’으로 생각하는데?”“솔이가 누구를 물어뜯으라 하면 바로 문다. 1초도 지체 않고.”강솔은 방금 자리에서 튀어나온 걸 후회했다.‘아... 또 소담이가 가르쳤네.’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안다.이건 100% 소담표 개드립이었다.“개 노릇이 그렇게 재밌나 봐요?”시후는 예상 못 한 답에 잠시 벙쪘다.“너 같은 아부쟁이보단 낫지.”토니는 허세 가득한 말투로 턱을 올렸다.“개라기보단... 난 ‘티베탄 마스티프’야. 사냥엔 최고급이지.”“한 번만 더 말해봐...”시후는 다시 폭발 직전이었다.오늘은 진짜 누가 말려도 못 말릴 기세였다.지금 당장이라도 토니 입을 찢어버릴 생각이었다.“솔아, 우리 가자.”토니는 더 말 꺼내 봐야 시간 낭비라 생각했는지, 가볍게 시비를 끝내고 일어섰다.“앞으로 저런 아부 견이나 쓰레기 같은 남자랑 너무 가까이하지 마. 지능 떨어진다.”“응.”강솔도 자리에서 일어섰다.토니의 말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약간, 아주 약간은 창피했지만, 속이 뻥 뚫린 것도 사실이었다.토니가 주는 감정적 보상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정확했다.두 사람이 나가자, 시후는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진짜 저대로 보내? 뭐라도 한마디 하고 보낼 줄 알았는데.”중현은 말이 없었다.그저 그들의 뒷모습이 사라진 방향을 묵묵히 보고 있을 뿐.방금 전 상황을 보면, 강솔은 토니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에 흔들린 기색이 전혀 없었다.심지어 고백이라 오해할 만한 말까지 나왔는데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정상적이라면 적어도 의심은 하겠지. 근데 왜... 아무런 반응도 없지?’“왜 그래?”시후는 그 기묘하게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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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그 인간이 나를 노리든 말든 상관없어.”토니는 세상에 무서울 게 없다는 듯 말했다.“넌 신경 쓰지 말고, 네 일이나 해.”“토니.”강솔은 그가 너무 고집스럽다고 느꼈다.“내가 한국 온 게 그냥 내가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토니는 말장난하듯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손은 자연스럽게 핸들을 툭 치고 있었다.“나는 지금 소마녀의 비밀 지령을 수행 중이거든.” “내가 솔이를 안 챙기고 내버려두면, 다음에 만날 때 그 소마녀가 칼 들고 나 쫓아올걸?”“내가 소담이한테 말해둘게.”강솔은 진지하게 말했다.“필요 없어.”토니는 단호하게 잘랐다.“이건 이미 결론 났어. 하중현이 무슨 잔머리를 굴리든 상관없어.”“나, 그리고 소담, 우린 항상 네 편이다.”강솔이 입을 열려 하자, 토니는 바로 선수를 쳤다.“근데 그걸 거부한다? 그럼 우릴 친구로 안 본다는 뜻이지.”“그럼 난 화나서 중현을 한 대 때려줄 수도 있어.”강솔은 잠시 멍해졌다.“잠깐.”그녀는 진지하게 물었다.“왜 그 사람을 때려?”“그 자식이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고, 친구 관계를 망치려고 하고 있잖아.”토니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아주 논리적인 말투로 말했다.“그러니까 책임은 그 인간한테 있어.”말을 이렇게까지 해버리니, 강솔도 더는 거절하기 어려웠다.토니와 소담이 마음을 굳혔다는 걸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다.한편으로는 이렇게 든든한 두 친구가 있다는 게 가슴벅차게 고맙고,다른 한편으로는 자신 때문에 두 사람이 위험해질까 봐 걱정이 깊어졌다.“너 지금 걱정하는 거 다 알아.”토니가 먼저 말했다.“하중현이 할 수 있는 게 뭐겠어? 내 회사 건드리는 거?”“아니면 우리 아버지 끌어다 압박하는 거?”토니는 이미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해 둔 듯했다.“걱정 마. 다 대비해놨으니까.”“고마워.”강솔은 더 말리지 않았다.토니가 옆을 보며 말했다.“이 말 소담이 들으면 넌 진짜 맞는다.”강솔은 미묘하게 웃었다.토니의 농담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자신이 토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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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아까 어쩐지 저 계획이 실패해도 하나도 안 당황하나 했더니... 다 계획이 있었구먼.’J시 사람이라면 다 안다.안토니가 안씨 집안과 사이가 안 좋다는 걸.둘이 마주 앉기만 하면. 싸우거나, 서로 쏘아붙이거나, 대화다운 대화가 되지 않는다.결국 어느 날 안호식 회장이 폭발했고, 토니는 집에서 쫓겨났다.토니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독립했다.그 뒤로 서로 얼굴도 안 본 지 오래.“앞으로 이틀 동안 토니 잘 살펴봐. 하루 종일 뭐 하는지, 전부.”중현은 운전석의 강 비서에게 지시했다.“네, 대표님.”또 약 5분쯤 더 지켜보다가 중현은 차량을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한편, 강솔은 이 모든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집으로 돌아왔다.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석연치 않았다.‘오늘 같은 날엔 나도, 토니도 분명 중현의 눈 밖에 있을 거다.’집에 들어오자마자, 강솔은 컴퓨터와 태블릿을 거실 창가 쪽으로 옮겼다.그리고 온라인으로 들어온 그림 의뢰를 하나 수락했다.전신 캐릭터 일러스트.강솔에게는 가장 쉬운 분야였다.예전부터 대형 게임사 공모전에 가장 많이 출전했고,수백만 명이 경쟁하는 대회에서도 늘 최상위권에 올랐다.그땐 돈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그리고 싶어서’ 그림을 그렸다.이제는 다르다.수입이 필요하다.전신 일러스트는 난도에 따라 보통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가격이 다양했다.이번 의뢰 건은 30만 원.요구사항도 단순했고, 하루면 충분히 끝낼 수 있었다.문제는 이런 의뢰가 매일 들어오는 게 아니라는 것뿐.강솔은 오후 내내 그림에 몰두했다.머리를 들지도 않고, 네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알람이 울려 지안을 데리러 갈 시간이 되었을 때, 그제야 목의 뻐근함을 풀며 밖으로 나섰다.그날 밤.지안을 재워놓은 강솔은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펜을 잡으려는데, 토니에게서 전화가 왔다.[아직 안 잤어?]“응, 아직.”[방금 너한테 맞을 만한 회사 몇 군데 정리해서 카톡으로 보냈다. 확인해 봐.]강솔은 PC로 카톡을 열었다.토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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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저희 대표님이 현재 출장 중이신데, 수요일 오후에야 귀국합니다.”면접관은 강솔의 표정이 흔들리는 걸 보고, 덧붙여 설명했다.“시간 괜찮으시면 수요일 오후 3시에 최종 면접을 잡아드리겠습니다.”“네. 됩니다.”강솔은 확답했다.엄마의 수술은 오늘.혹시나 무슨 변수가 있어도, 화요일 하루면 충분히 정리할 수 있다.그리고, 수술 후 비용이 얼마 들어갈지 모르기 때문에 이번 일자리는 반드시 잡아야 했다.더는 중현에게 흔들릴 수 없다.면접을 마치고, 강솔은 곧장 병원으로 갔다.아무리 수술이 오후라 해도 걱정은 가라앉지 않았다.병원에 도착하니 시간은 11시를 조금 넘긴 때였다.주승현은 이미 대기하고 있었고, 그녀가 오자 간단히 인사했다.목소리는 늘 그렇듯 담담하고, 절제되어 있었다.“수술 일정 들으셨죠?”“네.”강솔은 맞은편에 앉았다.눈썹 사이에 가라앉은 걱정과 떨림은 숨길 수조차 없었다.“교수님,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오십 퍼센트 정도 됩니다.”주승현은 솔직하게 말했다.강솔의 호흡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수년 동안 엄마는 아무런 반응 없이 누워 있었지만,가끔 손가락이 움직이거나 미세하게 호흡이 흔들리는 걸 볼 때면,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하지만 만약 수술이 실패한다면?평생 기계에 의존해 살아야 한다면?그다음은 상상하기도 두려웠다.“최선을 다하겠습니다.”주승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강솔이 이 병원에서 보내온 세월, 그 진심과 정성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착한 사람에게는... 분명 좋은 일이 생깁니다.”“수술에 필요한 건 뭐든 쓰세요. 제가 감당할 수 있는지, 그런 건 신경 쓰지 마시고요.”“제가 열심히... 벌어서 어떻게든 병원비 마련할 테니까요.”강솔은 억지로 미소를 만들었다.‘착한 사람에게 좋은 일...’그게 그냥 위로라는 걸 모를 만큼 순진하진 않았다.주승현은 말문을 열었다가 결국 한 단어로 고개를 끄덕였다.“네.”강솔에게 수술 일정을 말하기 전, 이미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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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아연은 강솔의 옆모습을 잠시 바라봤다.병원의 불빛 아래, 표정은 잔잔하지만 단단했다.그 모습이 문득, 둘이 처음 만났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그래서일까?입 밖으로 나오지 않을 말이 무심결에 새어 나왔다.“그때... 그 일이 없었으면, 우리 평생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아니.”강솔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잘라 말했다.아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하지만 곧, 스스로 고개를 끄덕였다.아연은 태생적으로 고분고분한, 점잖은 성격은 아니었다.가만히 있을 수 없는 사람. 그런 성향을 강솔도 잘 알고 있다.그래서, 그 일이 없었어도 둘은 평생 친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그럼, 중현 씨 얘기좀 해보자.”아연은 감정 없이 본론으로 넘어갔다.“넌 중현 씨가 네 삶에 관심 두고, 간섭하는 게 싫지?”강솔은 고개를 돌려, 아연을 보며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완전 싫어”아연은 강솔의 시선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이 일에선 우리 생각이 똑같네.”“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강솔의 눈빛 깊은 곳에 조금의 경계가 일었다.“우리 협력하자.”아연은 담담히, 그러나 완전히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그동안 모은 돈을 다 네게 줄게. 어머님님 상태가 안정되면, 당장 J시를 떠나.”“필요하다면 내가 중현 씨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할게.”강솔은 미세하게 미간을 좁혔다.아연은 더 단단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너도, 네 친구들도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야.”“이 얘긴... 지난번에도 했던 걸로 아는데?”강솔은 여전히 수술실 문만 바라보았다.아연에게는 전혀 관심 없다는 듯.“지난번엔 중현 씨가 준 돈으로 너랑 딜하는 거... 솔직히 좀 모욕적이었지?”아연은 자기 말에 스스로 쓴웃음을 지었다.“하지만 이번엔 내가 모은 돈으로, 성심성의를 다 바쳐 딜하는 거야?”강솔은 잠시 입술을 다물었다.사실 떠나고 싶었다.중현과 더 얽히고 싶지 않다.하지만, 떠난다고 끝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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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설마 잠자리로 중요한 사람이 된 건 아니겠지?중현이 그런 수준까지는 아니었다.아무리 얽혀도, 그 정도로 절제할 능력 없는 사람은 아니란 걸 강솔은 잘 알고 있었다.“직접 가서 물어봐.”아연이 마음을 가라앉히며,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나,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겠다고 중현 씨랑 약속했거든.”“말하고 싶지 않으면, 됐어. 그럼, 네가 말한 ‘협력’도 여기까지.”강솔은 차갑게 잘랐다.“넌 그냥... 네가 있을 자리로 돌아가면 돼. 내연녀 자리로.”“야, 강솔!”아연은 충격을 받은 듯 숨을 삼켰다.자신이 이렇게 성의 있게 나왔는데 도리어 이런 대답이라니.강솔은 턱을 들어 벽에 붙은 ‘정숙’ 팻말을 가리켰다.그 단순한 동작조차 아연의 심기를 더 자극했다.아연은 손을 꽉 쥔 채 작게 목소리를 낮췄다.“넌 진짜 몰라서 그래? 중현이 널 어떻게 대하는지 똑바로 보라고.”“넌 그 사람한테 ‘장난감’이야. 하중현이 널 질려할 때까지... 넌 절대 못 벗어나.”“너 말 다 했니?”강솔의 표정은 미동도 없다.뭐가 어찌 됐든, 강솔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난 널 도울 방법이 있어.” 아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넌 그 사람의 손에서 벗어나고 싶잖아.”“너는 자유를 원하고, 난 그 사람의 온전한 사랑을 원해.”“우리 둘 다한테 이익이야. 이거... 완벽한 윈윈이라고.”“양심 좀 챙기지 그래.”강솔은 거의 참지 못하고 얼굴을 갈겨버릴 뻔했다.“내가 너 도와주겠다잖아!”아연은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다.“너 지금 감사해야 하는 처지야!”“당장 나가.”강솔은 더는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당장.”“생각 잘해.”아연은 벌떡 일어났다.가방을 쥔 손이 하얗게 굳어 있었다.“오늘 거절했지... 앞으로는 내가 갖은 방법을 써서 너를 몰아낼 거야. 그때, 후회하지 말고.”퍽!강솔은 들고 있던 자기 가방을 아연의 이마에 던졌다.“아악!!”아연은 비명을 지르며 이마를 움켜쥐었다.순식간에 얇은 피부가 붉게 부어올랐다.강솔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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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중현은 ‘멍청이를 발견한 표정’을 지으며 시후를 쳐다봤다.“표정 뭐야?”시후는 서운함 가득하게 물었다.중현은 대답하지 않았다.만약 강솔이 아연의 조건을 받아들일 사람이었다면, 중현이 처음 이혼을 제안했을 때, 이미 그의 조건을 받아들였을 것이다.강솔은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소아연 마지막에 한 말 들었지? 보나 마나 앞으로 강솔 씨 계속 건드릴 꺼야.”시후는 서둘러 화제를 넘겼다.“그 여자랑 한 번 얘기해 보는 건 어때?”“강솔 씨는 지금 너랑 완전히 끝났잖아. 너한테 별다른 감정도 없어 보이는데...”“그런데 소아연이 괜히 시비 거는 건... 조금 그렇지 않아?”중현의 눈빛이 무섭게 가라앉았다.서늘함이 순식간에 사무실에 번졌다.시후는 심장이 철렁했다.‘아니, 내가 틀린 말한 것도 아닌데 왜 또 빡친 거야지...?’“그 여자 뭘 하든 상관없어.”중현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문제가 생기면 내가 해결해 주면 되니까.”“...앵?”시후의 눈이 동그래졌다.“혹시 방금 네가 ‘그 여자’라는 건... 소아연, 아니면 강솔?”중현은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너는... 누구 같아?”시후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너... 진짜 좀 이상한 거 같아.”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토했다.“소아연 때문에 강솔 씨랑 이혼해놓고, 지금 아연이 강솔 씨 괴롭히겠다잖아?”“근데...그걸 편 들어주고, 다 받아준다고?”중현의 대답은 간단했다.“내 사람은 내가 지켜.”시후는 어이가 없어 입을 벌렸다.“생각해봐. 소아연이 왜 강솔 씨한테 시비 건다고 생각해?”“네가 계속 강솔 씨 일에 끼어들고 간섭하니까 그런 거잖아.”“그래서?”중현은 감정 하나 실리지 않은 얼굴로 물었다.시후는 거의 오열할 뻔했다.‘그래서...? 아니, 정상인이라면 이런 일 따위는 안 벌이지?’“그건 본인의 선택한 거야.”중현의 시선이 다시 모니터로 향했다.그 안에는 수술실 앞에서 앉아 있는 강솔의 모습이 잡혀 있었다.“감당하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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