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생각하니, 강솔의 마음은 오랜만에 숨을 쉴 틈을 얻은 것처럼 가벼워졌다.압박도, 부담감도 컸지만, 눈앞에 희망이라는 게 생겼다.“병원 쪽은 제가 자주 들여다볼게요.”주승현은 마음속 복잡한 감정을 꾹 누르고, 의사로서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안정을 전했다.“강솔 씨는 본인 일에 집중하세요.”“정말 감사해요, 교수님.”강솔은 고개 숙여 인사했다.다른 설명이 없음을 확인하고, 강솔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손잡이를 잡았다.바로 그때였다.“강솔 씨.”주승현의 목소리가 뒤에서 조용히 울렸다.강솔이 돌아봤다.“네?”흐트러짐 없는 이목구비, 투명한 눈빛, 며칠 새 훨씬 당당해진 모습은,온순하고 순종적이던 그녀와는 확연히 달랐다.주승현은 말을 잇지 못한 채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세요?”강솔이 손잡이에서 손을 떼며 물었다.“...아니에요.”주승현은 잠시 머무ㅅ머뭇하다가 부드럽게 말을 바꿨다.“혹시 일이 너무 바빠서 못 올 날이 있으면, 미리 한 마디만 해줘요. 제가 대신 들여다볼게요.”“네. 정말 감사합니다.”강솔은 환한 미소를 남기고 문을 열고 나갔다.걸음은 가볍고 정숙했다.강솔의 마음도 그랬다.병실로 돌아온 강솔은 엄마의 손을 잡아 자기 볼에 갖다 댔다.“엄마...”병상에 누운 사람을 바라보는 눈은 사랑과 의지, 그리움으로 가득했다.강솔은 엄마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이 며칠간 있었던 일, 앞으로의 계획, 지안이의 이야기,그리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그 모든 말이, 모니터 앞에 앉은 중현의 귀에 또렷하게 들렸다.중현이 앉아 있는 공간의 공기가 점차 가라앉고 있었다.서늘함이 아니라 얼음이 가라앉는 듯한 냉기였다.강솔의 미래 계획 속에는 지안이도 있고, 엄마도 있고...자기만 없었다.중현의 손등 위 핏줄이 미세하게 불거졌고, 손가락에 조용히 힘이 들어갔다.시후는 그 기류를 정확히 느꼈다.“장모님 수술 잘 끝났는데, 아래 내려가서 얼굴이라도...”“강인호는?”갑자기 나온 말에 시후는 눈을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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