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Chapter 101 - Chapter 104

104 Chapters

제101화

허아연이 나른하게 눈을 감고 있자 주현우가 조용히 말했다."응, 별문제 없어. 다 해결됐어."주현우의 대답을 들은 허아연은 안심한 듯 눈을 감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그래요, 그럼 빨리 쉬어요."눈매는 고전화 속 미인 같고 피부는 백옥처럼 고왔다.은은한 불빛이 방 안을 감싸며 허아연의 얼굴을 비추었다. 더없이 포근하고 나른한 풍경이었다.주현우가 손을 들어 허아연의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부드럽게 말했다."어제 할머니한테 올해 안에 아이 갖겠다고 약속해 놓고 오늘은 나도 안 기다리고 먼저 자?"허아연은 눈을 뜨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현우 씨가 약속한 거지, 내가 약속한 게 아니잖아요."어젯밤 본가에서 저녁을 먹을 때, 박민정이 어떤 질문을 해도 허아연은 모두 두루뭉술 둘러댔다. 확실한 대답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주현우가 몸을 기울여 잠에 취해 눈을 반쯤 감고 있는 허아연에게 입을 맞추려 했다. 허아연이 오른손을 올려 가로막았다.입맞춤을 허락하지 않았다. 허아연은 눈도 뜨지 않은 채 미간만 살짝 찌푸리며 무덤덤하게 말했다."냄새나요. 씻고 와요."온몸에서 오지은 냄새가 났다.주현우가 방에 들어와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이미 맡을 수 있었다. 오지은 특유의 재스민 향이었다.허아연이 냄새 난다며 밀어내자 주현우는 바로 일어나지 않고 자신의 옷을 집어 들어 냄새를 맡아봤다.세탁 세제 냄새 외에는 아무 냄새도 없었다. 그래도 그저 씩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알았어, 먼저 씻고 올게."말을 마친 주현우는 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잠시 후.샤워를 마친 주현우가 침실로 돌아와 허아연의 베개 옆에 눕더니 뒤에서 꼭 끌어안았다.어제 박민정에게 한 약속이 완전히 빈말만은 아니었다.깊이 잠들지 않았던 허아연은 주현우가 껴안자 그만 잠에서 깨고 말았다.눈을 뜨지도 않고 허리를 안고 있는 주현우의 손을 치우지도 않은 채 그저 잠든 척했다.그러다 주현우가 본격적으로 옷을 벗기려 했다. 허아연은 그제야 더
Read more

제102화

주현우 옆에 바짝 붙어 따라 다니던 오지은은 스타라이트 테크 사무실 이곳저곳을 눈으로 훑어보며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지일우의 말을 들은 주현우는 짧게 대꾸하더니 뒤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무심한 눈빛의 주현우는 주변을 둘러보거나 허아연에 대해 묻지도 않았다.지일우가 일행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자 허아연은 시선을 거두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허아연이 부드럽게 말했다."들어오세요."문이 열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오지은이 활짝 웃으며 들어와 반갑게 인사했다."아연아."허아연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답했다."지은 언니."웃으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는 오지은을 맞이하려 허아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연아, 그럴 거 없어. 차 같은 것도 필요 없어. 위에 있으니까 너무 심심해서 잠깐 보러 온 거야."유건희는 오전에 실험실에 있다가 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차가 막혀서 약속한 시간에 좀 늦고 말았다. 차 같은 건 필요 없다는 말에 허아연은 다시 자리에 앉아버렸다.오지은은 책상 맞은편에 앉아 느긋하게 말을 꺼냈다."유건희 씨 은근히 고집이 세더라. 몇 번을 약속 잡아도 시간이 없다고 거절하는 거 있지. 결국 현우가 직접 나서줘서 같이 온다고 해서야 겨우 만나주더라.""그래도 현우가 있어서 너희 스타라이트랑 협업 얘기가 진전될 수 있었어."오지은이 또 웃으며 덧붙였다."원래는 너한테 연결해 달라고 부탁할까 했는데 막 스타라이트에 입사한 터라 혹시나 난처해질까 봐 그냥 관뒀어."이번에 허아연을 찾지 않은 건 저번에 리조트에서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을 때 거절했기 때문이었다.허아연은 오지은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주현우 씨가 저보다 훨씬 힘 있잖아요. 지은 언니한테는 현우 씨가 있으니 든든하겠어요."오지은의 뼈 때리는 노련한 말에 허아연은 속으로 감탄했다.분명한 기선 제압이었다. 다리를 놔주지 않아도 주현우가 직접 데리고 오고 대신 해결해 준다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분명 주현우와
Read more

제103화

오지은은 두어 입 먹다가 도시락 뚜껑을 덮어서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한 시가 넘어 유건희와 주현우의 얘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무렵, 지일우가 다시 허아연을 찾아왔다."아연 씨, 유 대표님이 지금 실험실로 이동하신다고 같이 가자고 하시네요.""네, 알겠어요. 준비하고 바로 내려갈게요."허아연은 몇 분 만에 간단히 짐을 챙겨 큰 사무실에서 유건희 일행과 합류했다. 그때 오지은이 여전히 화사하게 웃으며 반갑게 인사했다."아연아."허아연도 가볍게 미소로 답했다.그때 오원빈이 공손하게 인사했다."허 대표님."허아연이 웃으며 답했다."오 비서님."사람들 사이에 있던 주현우는 허아연이 나오는 걸 보더니 물었다."밥은 먹었어?"허아연이 부드럽게 답했다."네, 먹었어요."간단히 인사를 마친 사람들은 다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오지은은 주현우 차를 타고 왔기 때문에 실험실로 이동할 때도 같은 차로 이동했다. 허아연은 유건희, 지일우와 같은 차에 탔다.두 시간 남짓 지나 차들이 해안가 아스팔트 도로로 접어들었다. 앞뒤로 다른 차도 거의 보이지 않고 인적조차 드물었다. 과학기술단지라고 했지만 사실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면적이 워낙 크고 입주 회사가 적은 데다 사방이 바다라 경치가 아주 좋았다.연구소 두 곳 외에 이 일대에는 스타라이트 테크뿐이었고 세 회사 사이의 거리는 최소 20~30km 이상이었다. 스타라이트 테크는 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다.해안가를 따라 풍경을 감상하며 실험실에 도착하자, 각 차량들은 검사를 마친 뒤에야 단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건물 앞에 차들이 멈춰서고 사람들이 차에서 내렸다. 넓고 고즈넉한 주변 풍경을 둘러보던 오지은이 웃으며 말했다."유 대표님, 분위기가 진짜 좋네요. 왜 여기서 근무 안 하세요?""시내랑 너무 멀어서 출퇴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그래서 시내에 사무실을 따로 뒀어요. 하지만 연구 인력은 대부분 이쪽 실험실에서 근무하죠."그 말을 들은 오지은
Read more

제104화

마치…… 허아연을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그런데 지금 갑자기 손을 잡더니 옆으로 끌어당긴 것이다.허아연은 살짝 놀란 듯 고개를 들어 주현우를 바라봤다.주현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손을 잡은 채 다시 유건희에게 시선을 돌려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허아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손을 빼지도 않았다.그냥 조용히 옆에 있었다.주변에 다 아는 사람들인데 손을 빼려고 옥신각신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했다.두 사람 옆에 서 있던 오지은의 얼굴에서 여유와 당당함이 조금씩 사라졌다.오늘 하루 종일 주현우 곁에 붙어 있은 사람은 오지은이었다. 스타라이트 직원들도 심지어 두 사람이 진짜 커플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런데 주현우가 허아연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손을 잡고 놓지 않고 있었다. 오지은의 기분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주현우를 한참 뚫어지게 바라봤지만 실망에 찬 오지은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주현우는 유건희와 열 띠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전히 허아연의 손을 잡은 채로.이 정도 실망감은 허아연이 3년간 견뎌온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주현우의 반응에 유건희가 웃으며 말했다."주 대표님이 아연 씨를 많이 아끼시는군요. 그나저나 대표님께서 아연 씨를 저희 스타라이트와 교진대에 돌려주셔서 너무 고맙네요." "아연 씨가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한민규 씨 팀을 도와 핵심 데이터를 추산해 내서 가정용 로봇 프로젝트에 큰 진전을 가져왔어요. 앞으로도 더 크고 많은 발전을 가져와 언젠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주현우가 웃으며 말했다."아깝지만 어쩌겠어요."유건희도 웃으며 받아쳤다."인재를 양보해 주셨으니 저희가 술 한잔 대접해야겠는데요." 주현우가 말했다."좋죠, 시간은 유 대표님이 정하세요."얘기를 나누며 이동하는 사이, 유건희는 일행을 데리고 행정 구역 소개를 마치고 실험실로 걸음을 옮겼다. 들어가기 전 모든 사람들이 꼼꼼한 검사를 거치고 휴대폰을 맡긴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Read more
PREV
1
...
6789101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