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아연이 뒤를 돌아보자 오지은도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 손을 잡으며 말했다."아연아, 벌써 아홉 시가 넘었어. 회사로 다시 돌아가서 야근하진 않을 거잖아. 나랑 현우 차 타고 같이 가자, 괜히 돌아가지 말고."허아연이 막 핑계를 대서 거절하려던 찰나, 오지은의 말을 듣던 유건희는 뭔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유건희가 오지은을 잠시 바라보다가 허아연에게 말했다."아연 씨, 회사 안 가도 되니까 주 대표님이랑 같이 돌아가요."오지은과 주현우의 차?그러면 허아연 집 차잖아? 부부 공동 재산 아니야?유건희가 결혼도 안 했고 연애 경험도 별로 없어서 남녀 관계를 잘 알진 못하지만 돈이 누구 것인지 재산이 누구 것인지는 알았다.유건희까지 그렇게 말하자 허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유 대표님. 그럼 내일 회사에서 봬요."사실 오지은과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오지은과 주현우와의 관계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도 주현우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허아연도 바보가 아니었다. 오지은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 전부 속셈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다만 유건희가 주현우와 같이 돌아가라고 하는데 계속 데려다 달라고 하기도 민망해서 알겠다고 한 것이었다. 주현우가 그 모습을 보더니 말했다."내가 차 가져올게."오원빈은 아까 다른 일을 처리하라며 보낸 터라 지금은 주현우가 직접 운전할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지일우기 검은색 마이바흐를 몰고 와서 유건희를 태웠다. 유건희는 허아연에게 한 번 더 인사하고 먼저 차에 올랐다.주현우의 차가 천천히 멈춰 서자 오지은이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화사한 얼굴로 걸어갔다. 오지은은 흰 원피스 자락을 휘날리며 뒷문을 열고 미소를 띤 채 허아연에게 말했다."아연아, 타."완전히 여주인 행세가 따로 없는 태도였다. 허아연이 담담하게 말했다."고마워요, 지은 언니."허아연이 차에 오르자 오지은이 쾅 하고 문을 닫은 뒤 조수석 문을 열고 당당하게 앉았다.뒷좌석에서 허아연은 오지은을 힐끗 쳐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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