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뒤.허아연이 준비를 마치고 내려오자 주민경은 벌써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저 멀리서 걸어오는 허아연을 본 주민경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바로 달려가 두 팔을 벌려 끌어안았다.그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며 서러움도 함께 밀려왔다.두 팔로 주민경을 안고 오랜만에 느끼는 품에 허아연도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걸 다 알 수 있었다. 서로 다 알고 다 이해하고 있었다.한 손으로는 주민경의 껴안고 다른 손으로는 가볍게 등을 토닥이던 허아연이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민경아, 널 속여서 미안해."주민경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자신의 정체를 눈치챘다는 걸 허아연은 이미 알고 있었다. 주민경에게 사과하던 허아연은 문득 자신이 떠나던 그날 밤이 떠올랐다. 유건희와 함께 조금 떨어진 화단에 서 있던 그때, 불길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다가 끝내 정신을 잃고 쓰러지던 주민경의 모습이 보였다. 그 기억을 떠올리자 허아연은 너무 미안해졌다.주민경을 속이고 싶지 않았지만 주현우에게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주민경은 사과하는 허아연을 안은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연아,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거 알아. 네 나름의 사정이 있었던 것도 알아. 무사하면 됐어, 살아있기만 하면 됐어."허아연이 말을 하기도 전에 주민경은 팔을 풀고 쫑알쫑알 보고했다."참, 아연아. 허씨 본가와 네 아파트 내가 계속 사람 시켜서 제때 청소했어, 할아버지가 너한테 남겨주신 물건들도 다 잘 챙겨뒀어.""내가 한 일들이 헛되지 않을 줄 알았어, 꼭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주민경의 말에 감동이 밀려온 허아연은 다시 꼭 끌어안았다.허아연이 다시 안자 주민경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목이 메어 말했다."아연아, 이제 안 떠날 거지? 우리 이제 헤어지지 말자."주민경의 만류에 허아연은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약속했다.이전까지는 교진시에 계속 머물 생각이 없었지만 주민경의 헤어지지 말자는 말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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