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강민이 아직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주미가 이미 달려와 서은주 앞에 섰다. 그리고 두 손가락을 들어 그녀 앞에서 흔들며 물었다.“은주야, 이건 몇 개지?”“둘?”서은주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고, 조심스럽게 확인하듯 끝이 흔들렸다.한주미는 다시 손가락을 세 개를 펼쳤다.“셋…?”순간, 한주미는 서은주를 와락 품에 안았다.“착한 너를 하늘이 돕고 있구나, 산에 올라 네 평안을 빌었던 게 효과가 있었어. 이렇게 다시 볼 수 있다니, 내가 너무 기쁘구나.”몇 초간 멍하니 서 있던 서은주도 손을 뻗어 살짝 한주미를 껴안았다.서은주는 끝내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소리는 억눌려 있었고 온몸이 바짝 굳은 채 떨리고 있었다.한주미는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울지 마, 네가 울면 나까지 울고 싶어져.”한주미는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었다.그 결과, 아내를 안아주지도 못했던 육강민은 어머니 품에 안겨 울고 있는 그녀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 이제 그만 우시죠.” 육남혁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멀쩡한 경사에, 울음바다가 된 두 사람 모습이 한밤중 병원에서 펼쳐지고 있다니, 솔직히 등골이 오싹해지기까지 했다.“난 기뻐서 우는 건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 한주미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형제 둘이 어쩜 그렇게 표정이 굳은 거냐. 은주가 다시 볼 수 있게 됐는데, 하나도 기쁘지 않은 거야?”“우린 내성적이라, 마음으로 기뻐하는 타입이에요.” “…”정신을 차린 서은주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딸이었다.육수린은 깨어 있었다.침대에 누워 작은 입을 살짝 벌리고, 뭐라고 옹알이를 하고 있었다.서은주의 마음은 저릿하면서도 포근했다.침대에 앉아, 손을 뻗어 아이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고개를 숙여 말캉한 볼에 입을 맞췄다.창밖에서 스며드는 밤바람마저도 어딘가 따뜻하게 느껴졌다.지금, 이 순간, 지난 몇 달간 겪은 고생이 모두 보상받는 듯했다.육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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