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Chapter 531 - Chapter 540

636 Chapters

제531화

“한 번 제안해 봐요. 신부 입장에서 표절 논란 된 디자인을 착용하고 싶진 않을 거예요.”하늬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참, 공모전 주최 측에서 개인전을 열어준다고 했으니, 출품 디자인 도면도 준비해야 해요.”하늬는 고개를 끄덕였다.흥분과 불안이 뒤엉켜 심장이 쿵쾅거렸다. 하늬는 유명해지고 싶었고 꿈에서조차 바랄 만큼 간절했다.하지만 표절 사실이 들통날까 봐 마음 한켠이 계속 걸렸다. 하여 그녀는 강희진에게도 축하 파티 초대장을 보냈다.*육씨 가문.강희진이 도착했을 때, 육수린은 마당에서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우고 있었다.육강민은 딸이 넘어질까 봐 곁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서은주는 한켠에 앉아 햇살을 받으며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가을 햇살이 몸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다.“표절 건 때문에 난 거의 미칠 지경인데, 너는 참 여유롭다?”강희진의 얼굴은 어두웠다.하지만 서은주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M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내일 하늬의 축하 파티에 오라고 초대장을 보내왔어요.”“너도 초대받았다고? 왜?”“모르겠어요.”초대장을 받은 서은주 역시 의아했다.“이모도 초대받은 거예요?”강희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에요?”서은주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일단 하늬를 직접 만나볼 생각이야.”“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궁금하긴 하네요.”서은주는 입가에 서늘함이 스쳤다.이번 일은 너무 크게 번져서 강씨 가문의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강정한은 화가 잔뜩 났고, 강지택도 전화를 걸어와 상황을 물었다.그중 제일 빨리 움직였던 건 방주헌이다.그는 가장 먼저 강희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렇게 뻔뻔한 사람이 있다니! 어떻게 감히 내 여자를 괴롭혀요!” 강희진은 잠시 말을 잃었다.“내 여자요?”이 말투는 박력넘치는 대표님 말투라 평소 방주헌의 장난꾸러기 캐릭터와는 맞지 않았다.요즘 방주헌은 로맨스 드라마를 몰아보고 있었고 극 중 남자 주인공들이 다 저런 식으로 말하길래, 여자 주인공들이 죽고 못 사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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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강희진은 자신이 가방을 내주지 않으면, 하늬가 입을 열지 않을 것임을 알았기에 가방을 건넸다.가방 속에는 쿠션과 립스틱, 핸드폰뿐이었고, 핸드폰은 녹음 기능이 켜져 있지 않았다.루시는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강희진 몸도 한 번 훑어본 다음에야 가방을 돌려주고 휴게실을 나섰다. “스튜디오를 나가더니 주든에 입사할 줄은 몰랐네요.”하늬는 강희진의 디자인을 표절하기 전, 이미 뒷조사를 마친 상태였다.고아원 출신에 입양 후 해외에서 공부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정보는 없었다.성씨가 ‘강’인 것을 보고 강씨 가문과 연관이 있나 의심도 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강씨 가문 사람이라면 빌라촌이 아니라 최소한 부유층 거주지에 살았을 테고, 스튜디오에서 허드렛일까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번 부장에게 성추행을 당했을 때도 강씨 가문 쪽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기에 강희진에게 배경 따위는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강희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저야말로 당신이 이렇게까지 뻔뻔할 줄은 몰랐네요. 어떻게 내 디자인을 베껴 놓고 이렇게 당당할 수 있죠?”하늬는 부정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우리 거래를 하죠.”“내 디자인을 훔쳐 놓고 무슨 자격으로 거래를 논하는 거예요?”“방주헌과 당신 관계를 알고 있다는 자격으로요.” 강희진의 시선이 잠시 흔들렸다.“주든에 들어가고, 서은주 목에 당신 디자인이 걸린 것 모두 방 대표가 힘써 준 거죠?”경성에서 방주헌과 육강민의 친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어떻게 그렇게 모든 일에 방주헌을 엮을 수 있는지, 강희진은 하늬의 사고회로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강희진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읽은 하늬는 자신이 진실을 맞혔다고 생각하며 입꼬리를 올렸다.“방 대표가 그렇게 잘 챙겨주다니, 의외네요. 그 큰 나무를 등에 업었으니 일 안 해도 먹고사는 데 문제없겠지만, 나한텐 디자인이 전부예요. 겨우 여기까지 올라왔어요. 절대 아무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거예요.”강희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도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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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하늬가 조수에게 물었다.“서은주 씨 도착했어?”“이미 오셨습니다.”“가자.”서은주를 마주한 하늬는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서은주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디자인 도면을 보고 있었고, 하늬는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이며 은근히 자신의 디자인은 절대 표절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착용한다면, 결혼식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될 것이라 했다.“사실 며칠 전 드레스에 맞춰 착용하신 목걸이도 제 디자인이었습니다. 아마 모르실 텐데. 그 목걸이를 디자인한 분이 제 조수 출신이거든요. 나이는 어리지만, 재능이 있어 입사 기간은 짧았어도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었죠. 하지만 퇴사할 때 불미스러운 일로 저에게 앙심을 품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주든에서 그분의 디자인을 채택했더군요. 그것이 소중한 결혼식에 사용될 줄은 더더욱 몰랐습니다.”서은주는 온화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아무런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옆에 서 있던 육지성은 고개를 숙인 채 육강민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천사인 척 오지네요.][연기 천재가 따로 없어요.][결혼식 때 자신의 디자인을 쓰라고 설득하는 저 대담한 낯짝을 대표님이 봤어야 합니다.]*육강민은 그저 웃고만 있었다.그는 석무 그룹과 업무에 관한 얘기 중이었고, 담당자는 방주헌이었다.회의를 마치고 다른 사람들이 나간 뒤, 방주헌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육강민은 업무와 관련된 질문이려니 생각했다.“말해봐.”그런데 방주헌이 뜻밖의 말을 꺼내는 것이다.“연애를 어떻게 하는 거야?”“…?”“형수랑 매일 뭐했어?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눠? 매일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는 어떤 내용이야?”육강민은 두통이 밀려왔다.“연애 중이냐?”“아니!”“넌 거짓말도 참 못해. 그리고 요즘 너무 실실 쪼개고 있는 거 보면 다 티가 나거든.”방주헌은 활짝 웃었다.“그렇게 티가 나?”육강민은 어이가 없었다.회의 중인데도 방주헌은 찢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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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강정한이 말을 뱉은 뒤에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내가 내시였어?“체면을 살려주려는 게 아니야.” 웃고 있는 강희진의 얼굴이 여러 차례 차갑게 굳었다.“그냥 이렇게 들춰내는 건 좀 재미없을 것 같아서.”“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디자인이 전부라고 했으니, 좀 더 높이 올라가게 해주려고.”높이 올라갈수록, 추락은 더 참혹했고 심지어 산산조각이 날 수도 있다.그녀의 의도를 이해한 강정한은 그제야 웃음을 터트렸다.“망하게 하려는 거군요?”“아까 너무 버릇없었거든.”그녀가 가장 전성기일 때, 치명타를 날려버릴 생각이었다.강희진은 원래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하늬는 전혀 반성하는 기미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위협적인 말들을 뱉어냈다.참을성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전화를 끊은 강희진은 화장실로 향했다.강희진은 가방을 내려놓고, 손을 씻은 뒤, 드라이어로 말리고, 입술 화장을 고치려는 그녀의 눈빛이 잠시 서늘해졌다.그때, 누군가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 하늬의 조수 루시와 예전 동료들이었다.강희진은 인턴인데도 불구하고 하늬의 조수로 일하며 많은 혜택을 누렸던 지라 많은 동료들이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들은 킥킥대며 들리는 목소리로 ‘뒷담화’를 했다.“남의 작품을 표절해 놓고도 감히 나타나다니, 너무 뻔뻔하지 않아?”“이런 뻔뻔한 짓은 보통 사람은 못 하죠.”“막 상 받았는데 이런 골치 아픈 일을 당하다니, 하늬도 진짜 운 없다니까요..”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강희진 앞에서 수군거렸다.강희진이 떠나려 하자, 몇 명은 심지어 길을 막으며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그러자 루시가 중재자 역할을 하며 적당히 제지하고, 그녀 앞에 다가와 목소리를 낮췄다“오늘 정말 여기에 오지 말았어야 했어요. 하늬를 이길 수 없을 거예요.”“그래요?”“저는 스튜디오에서 3년을 일한 뒤에야 겨우 하늬 조수로 배치받았는데 당신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나와 동등하게 서려 했으니, 당신은…”루시가 말을 이어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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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원래 떠들썩하던 파티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모두가 강희진이 하늬의 디자인을 표절했다고 추측만 하고 있었는데, 루시의 한마디로 추측이 사실처럼 굳어졌다. “하늬 씨가 당신에게 얼마나 잘해줬는데요. 인턴 때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했잖아요. 그런데 당신은 그 기회를 이용해 디자인을 훔쳤어요. 하지만 너무나 착했던 하늬 씨는 용서하려고 했죠. 그런데 당신은 또다시 그녀의 물건에까지 손을 댔군요!”분노로 가득 찬 루시는 강희진의 죄를 하나하나 나열하며 질책했다.“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괴롭힐 수 있죠?”강희진은 어이없는 시선을 던졌다.“제가 괴롭혔다고요?”강희진이 하늬에게 시선을 돌리자, 하늬는 옆에 있는 서은주를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민망한 광경을 보여드려 정말 죄송합니다.”말을 마친 하늬는 급히 루시 옆으로 가 목소리를 낮췄다.“지금 뭐 하는 거야? 오늘은 내 축하 파티라 희진 씨는 축하하러 온 거야. 괜히 트집 잡지 마.”“하늬 언니, 제가 일부러 트집 잡는 게 아니에요. 언니 물건을 훔쳤다니까요. 이건 너무 선을 넘었잖아요!”“말도 안 돼. 희진 씨가 그럴 리 없어.”“하지만 수천만 원에 달하는 팔찌가 사라졌어요. 서은주 씨 말고는 저 사람과 함께 있었는데 그렇다고 서은주 씨를 의심할 수 없잖아요.”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서은주는 의심하지 않았다.그러니 용의자는 이제 강희진뿐이었다.“아마 실수로 집어 간 걸 수도 있어.” 하늬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으며 말했다.“모두 앞에서 시끄럽게 하지 말고 나중에 따로 얘기해.”실수?북 치고 장고 치고, 아주 죽이 척척 잘 맞았다.하늬는 마치 강희진을 도와주는 것 같지만, 사실상 강희진이 도둑이라는 사실을 확정 짓고 있었다.하늬의 만류에도 루시는 이를 악물었다.“하늬 언니 너무 착해서 넘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못 참아요. 오늘 반드시 팔찌를 내놔야 해요.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루시!” 하늬는 눈썹을 찌푸리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정말 이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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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말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강희진을 불구덩이 위로 내몰았고, 하늬는 소란을 피우지 말라면서 사람들을 말리는 척했다.작업실에서는 누구보다 성실했고, 젊지만, 재능도 뛰어나니 조금만 너그럽게 봐 달라고 줄곧 강희진을 두둔하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를 감싸는 듯했지만, 실상은 모조리 불씨를 키우는 말뿐이었다.처음엔 그저 구경하던 사람들도, 그녀의 몇 마디에 감정이 휘말리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금세 달아올라 오늘 강희진이 확실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 자리에서 빠져나가긴 어려워 보였다.“이제야 겁이 난 건 아니죠?” 루시가 집요하게 노려보았다.“제가 겁이 나요? 정말 제 가방에서 그 사람 팔찌가 나오면, 도둑이라 욕해도 인정하죠. 하지만 없다면요?”강희진의 붉은 입술이 느슨하게 휘어졌다. 웃고 있었지만, 그 안에 온기란 찾아볼 수 없었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이상할 만큼 차분했다.“그럼, 제가 사과하죠.”루시의 말투에는 반드시 이길 거라는 확신이 서려 있었다.“고작 사과요?” 강희진이 낮게 웃었다.“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무릎 꿇고 사과하세요.”“그러죠!”그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은 강희진 가방에서 반드시 무언가가 나올 거라 철석같이 믿고 있는 듯했다.서은주는 눈살을 찌푸렸고 육지성마저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이건 누가 봐도 함정입니다. 이모분께서 덫에 걸려들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하늬란 여자 보통이 아니네요.” 육지성의 귀띔에 서은주도 입술을 꽉 깨물었다.“상당히 교활하죠.”“만약 이모 가방에서 정말 그 팔찌가 발견돼 절도 혐의가 굳어진다면 정말 끝입니다. 나중에 확실한 증거를 들고 표절이 아니라고 해도, 도둑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을 거예요.”육지성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정말로 강희진의 가방에서 물건이 나온다면, 그건 그대로 돌이킬 수 없는 나락이었다.모든 시선이 강희진의 가방에 꽂혔다. 긴장과 초조가 공기를 죄어 왔지만 정작 당사자인 강희진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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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그때, 서은주가 나섰다.“증거도 없이 사람을 도둑으로 몰더니 가방까지 뒤지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옷까지 벗기려 드네요? 경찰이라 해도 물증 없이 그런 요구는 못 하는 거 아시죠?” 서은주는 평소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육강민과 함께 살면서 익힌 위압감이 있었다. 차갑게 굳은 얼굴과 흐트러짐 없는 태도에 주변 공기마저 서늘해졌다.서은주까지 나서 강희진을 감싸자, 루시는 더 초조해졌다.아까 가방을 뒤질 때, 분명히 팔찌를 가방 안쪽 주머니에 밀어 넣었기에 공중으로 사라지지 않은 이상 그 자리에 있어야 했다. 서은주의 시선이 날카롭게 꽂혔고 주변 사람들도 이상한 눈빛으로 루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그녀의 일방적인 주장뿐이었고 강희진이 훔쳤다는 실질적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다들 제 말 믿으세요! 저 여자가 훔쳤어요. 팔찌는 저 여자 옷 안에 있어요! 강희진 씨, 얼른 벗어 보라니까요!”루시를 바라보는 강희진의 시선은 마치 모자란 사람 보듯 했다.“못 하겠어요? 가방도 이미 뒤졌는데, 그깟 옷 벗는 게 대순가요!”루시가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강희진은 조소를 흘렸다.“싫은데요.”“다들 보세요! 분명 찔려서 저러는 거예요!”어떻게든 강희진을 도둑으로 몰아야 했기에 루시는 다급해졌다.강희진이 옷을 벗지 않자, 돌연 달려들어 강희진의 외투를 잡아당겼고 주머니 속으로 손을 마구 밀어 넣었다. 육지성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이 여자, 정녕 미친 건가?육지성이 막 나서서 루시를 떼어내려는 순간, 강희진은 이미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다른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짝!”맑고도 날카로운 파열음에 사람들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루시는 그대로 얼어붙었다.고개가 한쪽으로 홱 돌아간 루시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강희진을 노려보며 손을 휘둘렀다.그러나 그녀의 손끝이 강희진에게 닿기도 전에, 강희진의 팔이 다시 번쩍 들렸다.“짝!”이번엔 반대쪽이었다.힘이 실린 손바닥이 그대로 얼굴에 꽂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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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잘못했으면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죠. 그깟 눈물 몇 방울로 사람들이 동정해 줄 거라 생각하지 마시고요.”“저는 아니에요. 정말 저 여자가 저한테 뒤집어씌운 거예요…”하지만 루시의 변명은 그 어떤 힘도 갖지 못했다.일이 왜 이 지경에까지 오게 된 건지, 그녀는 믿기지 않았다.“아까 물건 못 찾으면 무릎 꿇고 사과하겠다고 했으니, 얼른 꿇으시죠?” 육지성이 냉정하게 상기시켰다.무릎을 꿇고 인정하는 건 절대 할 수 없었던 루시는 다급히 고개를 돌려 하늬를 바라봤다.어떻게든 자신을 구해주길 바라는 눈빛이었다. 하늬는 잠시 입술을 깨물더니 강희진을 바라보았다.“희진 씨, 오늘 여기는 저를 축하하는 파티잖아요. 제 얼굴 봐서 그냥 넘어가면 안 될까요? 어차피 물건도 찾았으니, 너그러이 생각해 줘요.”하지만 강희진이 차갑게 웃었다.“유감스럽지만, 저는 그렇게 아량이 넓은 사람이 아니라서요.”“물건 잃어버린 제가 따지지 않겠다는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세요?”“사람들 앞에서 누군가가 당신 가방을 마구 뒤지고, 옷까지 벗기려 하면서 도둑으로 몰아가도 그냥 넘어가실 건가요?”“그건…”“그런 굴욕을 당하고도 아무렇지 않다면, 하늬 씨가 여기서 옷 벗어 보시죠. 그럼, 저도 오늘 일은 없던 일로 하죠.”하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한때 회사 동료였고 같은 여자인데... 이렇게까지 해서 망신을 줘야겠어요?” 하늬는 다시 설득하려 했다.“사람이 너무 매정하면 안 돼요.”강희진은 그저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도의를 들먹이는 건 저한테 안 먹혀요. 그렇게 성인군자 노릇 하고 싶으면, 그쪽이 대신 무릎 꿇으시든가요.”하늬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함께 일하면서 일부러 트집 잡고, 괴롭혀도 강희진은 별말이 없었는데 지금은 눈빛부터 싸늘해지고 한 치도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희진 씨, 많이 변했네요.” 하늬가 이를 살짝 깨물었다.“고통받았을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했다면 함부로 간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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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그 말에 두 사람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졌다.강희진을 도둑으로 몰아세우려던 루시는 되레 제 발등을 찍고 말았고 원래 서은주 앞에서 강희진을 망신 주려 했던 루시는 자신의 조수가 문제를 일으킨 꼴이 됐다.서은주는 단호하게 의사를 밝혔다.“손버릇 안 좋은 사람과는 협업하지 않습니다.”그 한마디로 협업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하늬는 이가 갈렸다.이같이 간단한 일도 제대로 못 해서 서은주라는 큰 고객까지 날려버린 루시가 원망스러웠다.이태석 역시 분노하며 사람들 앞에서 루시를 즉시 해고했다.M 스튜디오는 도덕성 문제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 주요 목적이었다.루시는 울며 매달렸다.오늘 일이 퍼지면, 업계에서 도둑으로 낙인이 찍힐 것이니, 이 바닥에서 더는 설 자리가 없었다. 강희진은 몸을 숙여 떨어진 팔찌를 집어 들고, 하늬 앞으로 다가갔다.“여기 팔찌요.”키가 조금 더 컸던 강희진이 시선을 내리자, 기세에서부터 밀리는 느낌을 받아 하늬는 억지로 허리를 곧게 세웠다. “고마워요.”하늬는 팔찌를 받아 들었다.“수천만 원에 달하는 팔찌라면서요? 또 잃어버리지 않게 잘 챙기세요.”강희진의 목소리는 나긋했지만, 그 속에 묘한 여유가 스며 있었다.“그래야겠네요.” 하늬는 억지로 미소를 그리고 있는데 강희진이 한 발 더 다가서며 둘만 들을 수 있는 음성으로 속삭였다.“수천만이 아니라 억 소리 나는 물건이라도 내 것이 아니면 손대지 않아요. 하지만 제 물건이라면, 그것이 보잘것없는 몇 푼이라도 절대 남에게 빼앗기지 않죠.”붉은 입술이 곡선을 그리며 휘어졌다.“앞으로 시간은 많으니, 누가 결국 미소 짓게 될지 우리 한번 끝까지 가보죠.”하늬는 온몸이 굳어버리고 피가 거꾸로 치솟는 듯했다.그 순간, 강희진에게서는 화사하게 빛나면서도 어딘가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숨이 막히고 등골이 서늘했다. *축하 파티에서 벌어진 ‘도둑 소동’은 재빨리 업계에 퍼지면서 표절 의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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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요즘은 휴대폰 붙들고 혼자 실실 웃기도 하는데 누구랑 그렇게 톡을 하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강정한의 말에 서은주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제가 괜한 걱정을 한 거군요?”“고모 멘탈 장난 아니야.”강정한 역시 처음엔 혼자 두면 힘들어할까 봐 걱정했다.그런데 정작 강희진은 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되물었다.“너, 내 그림자야?”“걱정돼서 그러죠!”“난 아주 괜찮아. 너 그렇게 불쑥불쑥 나타나면 정말 무서운 얼굴이란 말이야.”“……”강정한은 그제야 자신의 걱정이 과했다는 걸 깨달았다.강희진은 너무 한가해서 메이크업을 연구하기 시작하더니 매일같이 한껏 꾸미고 다녔다. 그 모습은 호랑나비 저리 가라 정도였다.외출만 하면 기본 반나절은 사라졌다가 얼굴빛이 더 환해져서 돌아오곤 했다.강정한은 몹시 궁금했다.“요즘 매일 어디 가는 거예요? 밖에 나갔다 오면 왜 그렇게 혈색이 좋죠?”“관리받으러.”그럴듯한 대답에 강정한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것이 사랑을 먹고 자란 얼굴이란 것을 강정한은 알 수 없었다.*태연한 강희진과 달리, 속이 뒤집혔던 방주헌은 공개적으로 여자 친구를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 온라인에서 분풀이를 시작했다.방주헌은 부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틈만 나면 댓글 창에 들어가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였고 아예 닉네임도 [강희진 남편]으로 정했다.때문에 관심 끌려고 한다느니, 이슈에 묻어가려 한다느니, 말이 많았고, 하늬의 팬들도 매일같이 몰려와 시비를 걸었다.방주헌을 가장 어이없게 만든 건, 말싸움에서 밀리면 바로 차단해 버리는 다는 것이다.그 덕분에 악플러들과 싸우는 요령을 터득했고 실컷 두들겨 패듯 댓글을 퍼붓고 배운 대로 먼저 차단해 버렸다.선공 후 차단, 상대를 약 올리고 도망갈 틈도 주지 않았다.그렇게 온라인에서 신나게 날뛰며 나름 재미를 보고 있었다.그 결과, [강희진 남편] 계정은 점점 유명해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고 강희진의 1호 극성팬으로 등극해 버렸다.*표절 논란은 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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