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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Auteur: 풍월
“요즘은 휴대폰 붙들고 혼자 실실 웃기도 하는데 누구랑 그렇게 톡을 하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강정한의 말에 서은주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제가 괜한 걱정을 한 거군요?”

“고모 멘탈 장난 아니야.”

강정한 역시 처음엔 혼자 두면 힘들어할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정작 강희진은 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되물었다.

“너, 내 그림자야?”

“걱정돼서 그러죠!”

“난 아주 괜찮아. 너 그렇게 불쑥불쑥 나타나면 정말 무서운 얼굴이란 말이야.”

“……”

강정한은 그제야 자신의 걱정이 과했다는 걸 깨달았다.

강희진은 너무 한가해서 메이크업을 연구하기 시작하더니 매일같이 한껏 꾸미고 다녔다.

그 모습은 호랑나비 저리 가라 정도였다.

외출만 하면 기본 반나절은 사라졌다가 얼굴빛이 더 환해져서 돌아오곤 했다.

강정한은 몹시 궁금했다.

“요즘 매일 어디 가는 거예요? 밖에 나갔다 오면 왜 그렇게 혈색이 좋죠?”

“관리받으러.”

그럴듯한 대답에 강정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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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95화

    하정현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래서 두 사람은 틈만 나면 다투는 것이었다.*하씨 저택의 안채.온유란은 왕 기사를 배웅한 뒤 육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주만이 이미 잠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준비한 선물들을 정리해 두었고, 이어 욕실로 들어가 씻고 나왔다.샤워를 마치고 나온 그녀는 잠옷 차림이었다.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나오던 순간,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하이석을 발견했다.씻으러 가지 않겠냐고 물으려던 찰나, 그의 휴대폰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를 좋아한다고?”“사랑해요.”특히 마지막 한마디.‘사랑해요.’그 대목만 몇 번이고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분명 하정현과 나눴던 대화였다. 그런데 이게 왜 녹음이 되어있는 거지?하씨 가문의 가장이라는 사람이 이게 대체 무슨 취미란 말인가.온유란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그때, 하이석이 막 씻고 나온 그녀를 보며 고개를 기울여 웃었다.그 웃음에는 노골적인 장난기가 어려 있었다.자신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반복되자 민망함에 견딜 수가 없었던 그녀는 급히 다가가 그의 손에 들린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다.하지만 하이석이 한발 빨랐다.그는 몸을 일으키더니 휴대폰을 높이 들어 올렸다.키가 큰 탓에 온유란이 발끝을 세우고 뛰어오르며 손을 뻗어도 닿지 않았다.“휴대폰 줘요. 그만 틀어요.”하지만 하이석은 일부러 그러는 듯했다. 어떻게든 그녀를 놀려 먹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온유란은 부끄러움과 분노가 뒤섞여 괜히 울컥했다.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빼앗는 걸 포기하고 몸을 돌려 다시 머리를 말렸다.꼭 털이 곤두선 새끼 고양이 같았다.하이석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웃었다.“화났습니까?”온유란은 대답하지 않았다.그가 팔을 잡으려 하자 그녀는 몸을 빼려 했지만, 하이석의 힘이 훨씬 셌다.그는 아예 그녀의 손을 붙잡더니 그대로 번쩍 안아 올렸다. 그리고 침대 위에 가볍게 눕혀 버렸다.온유란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이석은 몸을 숙여 그녀 위를 덮듯 내려왔다.하이석의 양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94화

    하이석은 아버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유란이를 따로 불러 무슨 말씀을 하신 겁니까?”“며느리 얼굴 한 번 보겠다는 데 문제라도 되냐?”“아버지는 사람을 겁주잖아요.”“너 같은 녀석과 결혼까지 한 아가씨가 그 정도로 겁이 많겠냐? 내가 무슨 흉악한 맹수라도 되는 줄 아나.”“생긴 게 무섭습니다.”하정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정말 자신의 친아들다웠다.그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말했다.“마침 누가 그 아가씨를 괴롭히고 있길래 내가 대신 정리해 줬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서 물어봤어. 혹시 너랑 무슨 거래라도 했나 싶어서. 난 그저 갑작스럽게 결혼한 이유를 알고 싶었거든.”“유란이는 뭐라고 했습니까?”하이석의 시선이 아버지에게 고정됐다.“나 며칠만 집에서 지내게 해 줘.”“지금 저랑 조건을 걸겠다는 겁니까?”“조건이 아니다.”“그럼 가셔도 됩니다.”말을 마친 하이석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러자 하정현이 한숨을 내쉬었다.“그 아가씨가 그러더라. 너와 결혼한 건 거래가 아니라 사랑 때문이라고.”“그래요?”하이석의 얼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녹음도 해 뒀다. 정말 괴롭힌 건 아니야.”“녹음은 두고 가십시오. 그러면 며칠 계셔도 됩니다.”하정현은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제 집에 들어와 며칠 머무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 하다니.하이석은 녹음 파일을 받아 들고 나가려다 문득 아버지를 돌아봤다.“그리고 어머니 화나게 하지 마십시오. 나이도 있으신데 또 싸우다가 도정숙 아주머니나 유란이한테 들키기라도 하면, 저까지 부끄럽습니다.”부모의 관계는 하이석에게 늘 골칫거리였다.한동안 떨어져 있으면 신혼부부처럼 다정하게 지내다가도,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어김없이 다퉜다.그런데 또 서로를 떠나지도 못했다.한때 하이석은 진지하게 이혼을 권한 적도 있었다.그랬더니 두 사람은 동시에 손가락질하며 입을 모아 그를 불효자라고 몰아세웠다.그 일 이후 하이석은 아버지를 집 밖으로 내보내는 쪽을 택했다.하정현이 가끔 집에 들어와 며칠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93화

    도정숙은 원래 몸이 좋지 않았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먼저 방으로 들어가 쉬었다. 그리고 온유란은 두 사람이 따로 나눌 이야기가 있다는 걸 눈치채고는 먼저 뒷채로 돌아가 쉬겠다고 했다.뒷채로 향하는 길.온유란은 손으로 제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하이석 씨 아버지 앞에서 말실수 한 건 없겠지?두 사람은 조금도 닮지 않았다.하이석은 신사적이고 침착한 사람인데, 그의 아버지는 어째서 산적 두목처럼 생긴 걸까.너무 무서웠다.시어머니는 대체 어떻게 그런 사람과 결혼한 걸까?*방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왕 기사가 안에 있었는데, 그는 몇 개의 선물 상자를 옮겨 놓고 있었다.“왕 기사님? 이건…?”“오늘 손님들이 보내온 선물입니다. 옥 장신구 같은 것도 있던데, 아무래도 전부 사모님께 드린 선물 같더군요. 연회가 시작되기 전에 유주만 어르신께서 따로 말씀하셨습니다. 전부 사모님께 가져다드리라고요.”“늦은 시간까지 고생 많으셨어요.”“별말씀을요. 사모님께서는 너무 예의를 차리시네요.”온유란은 그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따라 주었다.“왕 기사님, 잠깐 쉬세요. 물건은 여기 두시면 제가 정리할게요.”왕 기사는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대표님의 아버님은 뵈셨습니까?”그가 말한 아버님은 당연히 하이석의 아버지일 터였다.온유란은 고개를 끄덕였다.“겁내지 마십시오. 대표님께서 계시니 아버님께서도 사모님을 어쩌진 못하실 겁니다.”“그분이… 아들을 무서워하나요?”왕 기사는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그분은 대표님께 쫓겨나 따로 사는 신세입니다. 요 몇 년은 대부분 해외에 계셨고, 집에 돌아와도 며칠 머물지 못하시죠.”“부자 사이가 안 좋은 건가요?”왕 기사는 잠시 말을 고르듯 멈칫하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다른 집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을 다스리지만, 하씨 집안은 반대입니다. 게다가 지금은…”그는 헛기침을 한 번 했다.“대표님 밑에서 일하고 계시거든요.”온유란은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아버지가 아들 밑에서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92화

    연우진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방주헌이 콜라를 마시는 모습을 본 육수린도 덩달아 콜라가 먹고 싶어졌다.여동생 바보로 소문이 자자한 육민찬은 동생이 마시고 싶어 하자 부모의 허락을 받은 뒤, 콜라를 한 모금 먹여 주었다.육수린은 입맛을 다시듯 쩝쩝 입을 움직이더니,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딸꾹질을 했다.그 모습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육수린도 나름 체면이 있었는지, 아버지에게 안아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작은 머리를 육강민의 품속에 푹 묻어 버렸다.“다들 나쁜 사람이네. 감히 우리 수린이를 놀리다니. 아빠가 이따 가서 혼내 줄까?”육강민이 달래듯 낮게 말하자 육수린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은 마치 작은 타조 같았다.하이석은 그런 부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조금은 부러운 감정이 밀려들었다.*오늘 유주만은 술을 꽤 많이 마셨다.의사라는 직업상, 한밤중에 전화 한 통만 와도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기에 평소에는 이토록 거리낌 없이 술을 마시는 일이 거의 없었다.오늘은 모두가 어느 정도 술을 마셨지만, 유주만만큼 취한 사람은 없었다.그는 오늘 유난히 기분이 좋았다.술기운이 오른 유주만은 하이석의 손을 붙잡고는 대놓고 협박까지 했다.“네가 감히 우리 손녀를 괴롭히기라도 하면, 내가 메스 들고 가서 너랑 목숨 걸고 싸울 거다.”“전 괴롭힌 적 없습니다.”하이석이 억울하다는 듯 변명했다.“허튼소리 말아라. 너희 몇 놈은 어릴 때부터 내가 다 지켜봤다. 특히 너 말이다. 속이 얼마나 시커먼지. 우리 유란이가 어떻게 널 당해 내겠냐...”유주만은 한참 동안 같은 말을 반복했다.결국 육강민 일행이 그를 집까지 모셔다드리고 나서야 상황이 정리되었다.그제야 하이석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같은 차 안에는 온유란 외에도 현정민과 도정숙이 함께 타고 있었다.온유란은 오늘 있었던 일을 하이석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두 어른이 괜히 걱정할까 싶어, 방으로 돌아간 뒤 둘만 있을 때 이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91화

    눈앞의 이 남자는 하이석의 앙숙일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그래서 온유란은 침착하게 대답했다.“저희는 연기하는 게 아니에요.”“그럼 왜 하이석이랑 함께 있는 건가? 뭘 보고? 내가 알기로는, 하씨 집안에 시집오고 싶어 하는 아가씨는 없던데.”“좋아하니까 함께 있는 거예요.”“그를 좋아한다고?”“사랑해요.”남자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 어울리지 않아. 그만 헤어져.”“어울리는지 아닌지는 저희 둘만이 아는 문제예요. 그걸 평가하실 분은 아닌 것 같은데요.”“지금 나한테 말대꾸하는 건가?”남자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눈썹뼈를 가로지른 깊은 흉터가 한층 더 위압적으로 보였다.“전 사실을 말한 것뿐이에요.”온유란은 겉으로는 태연했다.하지만 속은 이미 바짝 타들어 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약한 기색을 보일 수는 없었다. 하이석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되니까. 그래서 이를 악물고라도 끝까지 침착한 척해야 했다.“아가씨, 배짱 하나는 대단하네.”남자는 또다시 사람 좋은 얼굴로 웃어 보였다. 그러나 그 웃음은 오히려 더 섬뜩했다.“나한테 대들었던 사람들이 어떤 꼴이 됐는지는 알고 있나?”“하수구에 던져지나요?”남자는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리고 손을 휘휘 저으며 그녀를 물러가게 했다.*온유란이 연회장으로 돌아왔을 때, 유주만은 그녀를 데리고 몇몇 오래된 지인들에게 인사를 시키고 있었다. 도정숙은 메인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퇴원 후 한동안 몸조리를 한 덕인지 얼굴빛이 제법 좋아져 있었다.“왜 그래?”도정숙은 그녀를 어릴 때부터 지켜봐 온 사람이었으니, 이상한 기색을 가장 먼저 알아챈 것도 당연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좀 피곤해서요.”“그래도 좋은 날이잖니.”도정숙은 다정한 손길로 그녀의 옷매무새를 정리해 주었다.하이석의 시선은 줄곧 온유란을 향해 있었다. 어딘가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하지만 육수린이 그의 목을 끌어안고 품에 매달린 채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고, 마침 연회도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90화

    남자는 웃기만 했을 뿐인데도 온유란은 본능적으로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는 키가 컸고, 나이는 오십이 채 안 되어 보였다. 머리는 짧게 정돈되어 있었고, 마른 체격임에도 묘한 압박감이 느껴졌다.특히 그 눈이 문제였다.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처럼 어둡고 가라앉아 있었다.사람을 내려다볼 때마다 마치 날카로운 칼끝으로 살갗을 한 겹씩 도려내는 듯한 느낌을 줬다.바닥에서 버둥거리는 온유정을 내려다보는 눈빛은 차갑고 잔혹했다.마치 맹수가 먹잇감을 내려다보는 듯한 시선이었다.게다가 눈썹뼈 근처엔 깊게 패인 흉터 하나가 있었다. 한눈에 봐도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다.온유란은 지금껏 이렇게 강한 기세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서은주의 시아버지인 육진국 역시 젊을 적엔 대단한 인물이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서 낚시나 하고 텃밭이나 가꾸며 손주 재롱 보는 평온한 노인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예전의 날카로움은 이미 세월 속에 많이 무뎌진 상태였다.하지만 눈앞 남자는 달랐다.인상부터가 사나웠다.마치 소설 속 최종 악역 같은 분위기였다.온유란은 속으론 긴장했지만 겉으론 최대한 태연한 얼굴로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바닥에 눌린 온유정은 몸을 필사적으로 비틀고 있었다. 입이 막혀 소리는 내지 못했지만, 커다랗게 뜬 눈으로 온유란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왜 말이 없지?”남자가 그녀를 천천히 훑어봤다.“내 방식이 마음에 안 드나?”온유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자는 태연하게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저런 뻔뻔한 인간들은 몇 마디로 쫓아냈다고 끝나는 게 아니야. 잡초 같은 것들이라, 봄바람만 불면 또 기어 나온단 말이지. 그러니 가장 좋은 방법은…”그는 눈을 가늘게 접었다.“뿌리째 뽑아 버리는 거야.”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말투라 더 섬뜩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투와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했다.온유정은 거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몸부림쳤다.입 안에서는 계속 흐느끼는 소리만 새어 나왔다.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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