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육민찬은 이제 막 스키를 배우는 중이라 자주 넘어졌고, 그 남자아이는 제법 살뜰하게 챙겨주며 넘어질 때마다 옷에 묻은 눈을 털어주곤 했다.둘은 그렇게 금세 잘 어울려 놀았다.해 질 무렵쯤, 남자아이가 먼저 떠났고, 그제야 육강민이 육민찬을 데리고 돌아왔다.호텔 방에 오자마자, 육민찬은 신이 나서 서은주에게 자랑부터 늘어놓았다.“엄마, 나 친구 생겼어요! 엄청 잘 타고, 영어도 할 줄 알아요!”“그렇게 대단해?”서은주는 스키를 타느라 땀을 많이 흘린 육민찬을 씻겨주고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혔다.“엄청 잘해요! 다음에 만나면 엄마한테 소개해 줄게요.”“그 친구 이름은 뭐래?”육민찬이 멈칫했다.이름을 물어보는 걸 깜빡한 것이다.여기 온 사람들 중에는 하루만 머물다가는 이들도 많았다.어쩌면 내일이면 떠나버려,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른다.그렇게 생각하니, 작은 얼굴이 금세 시무룩해졌고, 저녁도 몇 숟갈 뜨지 않고 풀이 잔뜩 죽어 있었다.다음 날, 서은주와 육강민은 아이들과 함께 케이블카를 타고, 썰매 체험도 하고, 튜브 놀이도 했다.육수린은 하루 종일 방긋방긋 웃으며 무척 즐거워했다.하지만 육민찬은 계속 기운이 없었다.“민찬이, 그 남자아이가 정말 마음에 들었나 보네요.”하루 종일 놀고 방으로 돌아온 서은주가 육강민을 바라봤다.“그 아이 얼굴 기억나요? 호텔에 물어보면 어느 방인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모자에 고글까지, 게다가 옷도 두껍게 입어서 지금 눈앞에 있어도 못 알아봐.”“못 찾으면 민찬이 계속 속상해할 텐데요.”“애들 마음은 금세 풀려. 아마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육강민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우리도 자자.”서은주는 아직 그 아이 이야기를 더 하고 싶었지만, 육강민의 손이 분주해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입술을 차지하더니, 그대로 침대에 눕혔다.“수린이 아직 여기 있었어?”아이는 아빠에게 찰싹 달라붙어, 꼭 함께 자겠다고 고집을 부리다, 어느새 깊이 잠들어 있었다. 육강민은 아이를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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