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씨 그룹 로비 안.온유란은 이복동생을 어린 시절에 딱 한 번 본 적이 있었다.온호.기억은 흐릿했다. 그저 통통했던 아이였다는 정도만 남아 있었다.그런데 지금 다시 마주한 순간, 온유란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온창섭은 키가 178 정도였고, 양수진 역시 작은 체격은 아니었다.그런데 온호는 아무리 봐도 170이 채 안 돼 보였다.키도 작고 몸까지 둥글둥글하게 살이 올라 있었다. 나이도 어린데 벌써 배가 불룩 나와 있었고, 밤낮없이 생활이 무너진 탓인지 눈 밑은 푹 꺼져 있었다. 얼굴에는 여드름과 흉터 자국이 가득했고, 어깨까지 잔뜩 굽어 있었다.젊은 사람 특유의 생기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온몸에 패배감과 퇴폐적인 기운만 가득했다.하씨 가문 사람들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 끌려 들어올 때만 해도 잔뜩 움츠러들어 있었는데, 가족의 얼굴을 보자마자 갑자기 울부짖듯 외쳤다.“엄마!”예고도 없이 터진 괴성에 온유란은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다.그 모습을 본 하이석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겁도 참 많네요. 저 정도에 이렇게 놀라요?”온유란은 놀림받았다는 걸 깨닫자 바로 그를 흘겨봤다.그 반응이 하이석은 꽤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적어도 이제 그녀는 예전처럼 그를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조심스럽게 눈치만 보지는 않았으니까.반면, 양수진은 이미 다리에 힘이 풀린 상태였다. 갑자기 나타난 아들을 보고도 놀라거나 기뻐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몸은 체처럼 덜덜 떨리고 있었다.하씨 가문 사람들이 온호를 놓아주자 온창섭은 급히 달려가 아들을 끌어안았다.“아들! 너 언제 귀국한 거야?”“저…!”온호는 아버지를 붙들고 울먹였다.“아빠, 나 좀 살려줘요. 저 사람들이 갑자기 절 끌고 갔어요!”“어디 다친 데는 없고?”온유란은 온창섭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저렇게 다급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어릴 적엔 자신에게도 지어 준 적이 있었다.언제부터였을까. 이 모든 게 변해 버린 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