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곁에 있을수록 미처 알지 못했던 모습들이 보이기 마련이다.하이석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그를 더 깊이 알아갈수록 온유란은 깨닫게 되었다. 신사적인 겉모습 아래 감춰진 그의 강한 면모를.뜨겁게 달아오른 입맞춤은 귓가에서 시작되어 천천히 입술로 번져갔고, 서로의 숨결도 점점 더 깊이 얽혀 들었다.입술과 혀가 맞닿는 감각에 온유란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온몸의 신경이 더는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만 같았다.눈빛은 점점 흐려졌고, 욕망으로 짙게 물든 하이석의 눈동자만이 더욱 선명하게 시야를 가득 채웠다.온유란은 자신도 모르게 팔을 뻗어 그의 목을 감쌌다.그 순간,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덕분에 온유란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도 끊겼고, 감정에 깊이 빠져 있던 두 사람 역시 현실로 돌아왔다.어느새 온유란의 잠옷은 가슴께까지 밀려 올라가 있었다.그녀는 몸 위에 있던 하이석을 밀어내며 말했다.“전화 받아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연락한 거면 분명 급한 일일 거예요.”하이석은 고개를 끄덕인 뒤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발신자 이름을 확인한 순간,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여보세요, 아버지?”아버지가 자신을 찾는 데는 대개 좋은 이유가 없었다.“자고 있었냐?”“네.”하정현은 코웃음을 쳤다.“잠들었는데 어떻게 전화를 받아?”“그래서 무슨 일이십니까?”“앞마당으로 나와. 우리 부자지간에 대화 좀 하자.”하이석은 미간을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었다.“또 어머니한테 쫓겨나셨습니까?”“아니!”하정현은 즉시 부인했다.“그리고 너 온유란이랑 같이 있지? 이상한 소리 하지 마라.”오늘은 온유란이 처음으로 하정현을 만난 날이었다.인상이 다소 무섭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아버지인 만큼 좋은 모습을 남기고 싶었다.그가 하이석을 찾는다는 말을 듣자 그녀는 얼른 다녀오라고 재촉했다.한창 분위기가 무르익던 때에 방해를 받은 탓인지, 두 사람 모두 더는 아까의 기분을 이어 갈 수 없었다.온유란은 머리를 말린 뒤 이불 속으로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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