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인의 시점.두 사람이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돌고래 쇼와 사랑스러운 펭귄, 환상적인 해파리, 그리고 거대한 수조 속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을 보며 아이들의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쉽게 돌아가려고 하지도 않았다. 최준혁 역시 내내 웃는 얼굴로 아이들과 손을 잡고 걸어 다니거나, 설명 패널을 읽어주기도 했다. 폐관 시간인 오후 다섯 시까지 실컷 놀고, 밖에서 저녁까지 먹은 뒤 밤 여덟 시가 되기 전에 집에 도착했다. “오늘 고마워요. 정말 즐거웠어요.” "준혁, 오늘도 가는 거예요? 조금만 더 같이 있어요.” “아직 덜 놀았단 말이에요. 내일도 쉬는 날인데 괜찮잖아요.” 최준혁이 돌아가려 하자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붙잡으려 했다. 최준혁은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지난번 내가 그랬던 것처럼 차근차근 아이들을 달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제 잘 시간이잖아? 사실 이 뒤에 꼭 가야 하는 일이 있어. 게다가 내일도 아침 일찍 일정이 있어서 돌아가야 해. 미안하다. 다음에 또 놀자.” “……또 놀아주는 거예요?” “물론이지. 또 놀러 가자. 약속이다.” “네, 약속!”아이들은 납득한 듯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면서도 결국 최준혁의 손을 놓아주었다. 오후 여덟 시 반, 최준혁은 아이들과 다음에 만나기로 약속한 뒤 차에 올라 집으로 돌아갔다. ‘준혁 씨도 참…… 아이들을 위해 DVD까지 준비하고, 오늘 일을 이것저것 많이 생각해 준 거겠지. 그렇게 바쁜데도 나랑 아이들을 마주하려고 노력해주고 있는 것 같아. 만약 준혁 씨 부모님이 우리 둘이 다시 함께하는 걸 허락해 준다면, 그때는…….’ 이미 최준혁의 차는 보이지 않았고, 주변은 가로등 불빛이 닿는 곳을 제외하면 밤의 어둠과 정적에 잠겨 있었다. 나는 새까만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오늘 네 사람이 함께 보냈던 밝고 따뜻한 시간을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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