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혁의 시점.‘신우석은 지금까지도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버려 왔다. 그런 냉혹하고 비정한 신우석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서아영을 도망치게 하려 했다면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을 거야…….’ 원하정과 신우석의, 부모와 자식의 유대를 넘어선 8년에 걸친 뒤틀린 동거 생활... 서해인의 친모인 한세연이 당한 참혹한 사고와, 목숨을 지키기 위해 남몰래 입양 보내진 심예련. 서아영이 해외 유학을 떠나기 전 신우석의 NPO 법인에서 받았다는, 상환 의무조차 없는 수상하고 정체불명의 장학금. 그리고…… 도주를 시도했던 서아영의 전 비서 차이령이 체포될 당시, 격렬한 증오를 드러내며 내뱉었던 “서아영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다”, “지시를 받아 서아영과 함께 도망치게 됐다”는 말. 지금까지 뿔뿔이 흩어져 있던 생각의 조각들이 무서운 속도로 하나의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의 끔찍한 가설이 떠올랐다. 심예련 씨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서해인을 더 이상의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나는 이 가설을 검증해야만 했다. “……회장님. 서아영의…… 유학 당시 장학금 수속을 전부 담당했던 사람은 유미연이었죠?” 다급한 내 목소리에 서 회장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그래, 맞네. 유학에 관한 준비와 자금 관리는 모두 유미연에게 맡겼고, 나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어. ……그게 왜 그러는가?” “……회장님, 실례되는 말씀이라는 걸 알면서도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미연과 신 씨 가문 사이에 접점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예를 들면…… 유미연이 서 씨 가문에 시집오기 전의 교우 관계라든가, 신 씨 가문 사람들과 뒤에서 이어져 있었다든가, 서 회장님께서 알지 못하는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내 말을 들은 순간 회장의 안색이 눈에 띄게 변했다. 핏기가 가시더니 순식간에 얼굴이 흙빛으로 창백해졌다.“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준혁 군. 설마 유미연과 신 씨 가문이 뒤에서 연결되어 있다…… 자네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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