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설아도 그제야 생각났다.권지헌 사촌누나인 유혜원도 이혼 문제로 발이 묶여 있었다."……잊어버렸어요, 불쾌한 일은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대표님, 이제 가도 되죠?""아직 대답 안 했잖아."뜬금없는 말에 허설아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권지헌 시선과 마주치자 감전된 것처럼 황급히 시선을 거뒀다.권지헌이 손으로 비상구 문을 막아 허설아가 나가지 못하게 했다."나랑 소개팅 할 거냐고."허설아의 심장이 더욱 격렬하게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손바닥에선 주체할 수 없이 식은땀이 났고 꽉 쥔 두 손은 땀으로 미끌거렸다.권지헌의 목소리가 허설아의 예민한 신경을 하나하나 건드렸다."대표님, 농담하는 거예요?"권지헌이 그저 순간적인 충동으로 한 말인지 허설아는 확신할 수 없었다.권지헌은 어색한 듯 바닥을 쳐다봤다.고개를 숙여 얼굴에 스친 미묘한 홍조를 감췄다."집에서 심하게 재촉하거든. 마침 너랑은 익숙하기도 하고."익숙해서?허설아 마음 한켠, 황량하고 적막한 그곳으로부터 한숨 같은 숨결이 흘러나왔다.진작 알았어야 했다.마음 속으로 아직도 뭘 기대한 건지 몰랐다. "그럼 다른 여자들과 익숙해지면 되죠. 볼 일이 있어서 이만 실례할게요."권지헌 손이 여전히 문을 가로막고 허설아를 가지 못하게 했다.허설아는 고개를 들어 권지헌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공손하고 조심스러움 따위는 없고 날이 서고 고집스러운 말투였다. "직접적인 대답을 원하는 거라면 거절할게요.""저는 그쪽과 소개팅 안 해요, 권지헌 씨."권지헌의 손을 아등바등 떼어난 허설아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비상구를 열고 나갔다.전혀 돌아볼 생각이 없는 단호함이었다.-다음 날, 허민정은 2인실로 옮겼다.노교수가 회진을 와서 환한 얼굴로 컨디션을 체크하고 수술 후 주의사항을 자세히 당부했다.허설아는 너무 고마웠다."선생님 수술비용을 어디서 지불해야 하는지 못 찾았어요."노교수는 평소 서원시에서 상시 진료를 보았기에 이번에 건영시에 와서 진행한 원정 수술은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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