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Bab 131 - Bab 140

151 Bab

제131화

허설아는 고개를 숙여 잠든 연희를 보느라 권지헌의 뜨겁고 끈적한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허설아는 전에 박희수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권씨 가문 남자들은 결혼하면 월급을 다 맡긴다고 했다. 권지헌 지갑은 당연히 미래의 아내가 관리할 거였다.권지헌이 연희한테 돈 쓰고 싶고 옷 사주고 싶다면 하게 내버려두자.어차피 당연한 일이었다.아마 처음 아이한테 옷을 사주는 듯한 권지헌은 한번 사기 시작하자 멈출 수가 없었다.거의 연희가 다섯 살까지 입을 옷을 다 사주었다.허설아는 쇼핑백들을 보며 머리가 아파왔다.집에 놓을 데도 없을 것 같았다.허설아가 멈추라고 하자 권지헌은 여전히 아쉬운 듯했다.'괜찮아, 앞으로는 더 많이 사줄 수 있으니까.'권지헌은 차를 몰고 허설아 모녀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허설아가 말하기도 전에 권지헌은 연희한테 사준 것들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문을 열자 손에 한가득 들고 있던 권지헌의 이마에도 땀이 맺혀 있었다. 허설아 머릿속에 갑자기 점심때 식당에서 봤던 장면이 떠올랐다.권지헌이 연희 손을 잡고 연희는 권지헌 어깨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었다.그 순간 허설아는 코끝이 찡했다.권지헌을 향한 말투도 훨씬 부드러워졌다."들어와서 앉을래요?""그래."권지헌은 바로 지난번 허설아가 준 슬리퍼를 신었다.익숙했다.마치 자기 집에 돌아온 것 같았다.허설아는 시선을 거두며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켰다.그때 집주인한테서 전화가 왔다."설아 씨, 집 봤어요? 이미 집 살 사람을 찾았는데 오늘 집 보러 온대요. 수고스럽지만 문 좀 열어주세요. 부탁해요."일 년이 넘는 임대기간 동안 집주인도 허설아를 잘 챙겨줬었다.월세도 이미 같은 단지 다른 집보다 수십만 원 싸게 받았다.이런 상황에 허설아도 상대를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10분 뒤 한 남자가 집 문을 두드렸다.허설아가 문을 열어 보니 놀랍게도 조승현이었다."이런 우연이 있네요? 여기 살아요?"허설아는 조승현을 들어오게 했다."집 매수자예요? 그럼 상의 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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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침실은 넓지 않았다.허설아는 침대 모서리에 무릎을 부딪히고 몸을 비틀거렸다.권지헌이 손을 뻗어 허설아 손목을 잡았다."뭘 이렇게 서둘러?"허설아 귓불이 빨개진 채 중심을 잡고 나서 권지헌 손을 밀어냈다."오늘은 안 돼요. 보시다시피 이사해야 해요."집주인 의미는 유예 시간을 줄 수 없다는 거였다.이틀 안에 이사해야 해서 그림 그릴 시간이 없었다.약속한 시간도 오늘이 아니었다.권지헌 손가락이 허설아 낙서장을 두드렸다."그럼 요구 사항은 말할 수 있지?""말해요.""내가 원하는 초상화는 현장에서 그려야 해."허설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대표님, 저는 인물 스케치를 잘 못 해요.""나도 알아. 돈 더 줄게."역시 돈의 힘은 강했다.의뢰인 본인이 요구 사항이 있고 또 돈을 더 낼 의향이 있으면 허설아도 승낙 못 할 이유가 없었다.전에도 의뢰인이 수작업 그림을 원해서 적당한 가격을 더 받은 적 있었다.허설아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밖은 아니었다.허설아는 본능적으로 권지헌을 바라봤다."어떤 구도를 원해요?""나중에 말할게."허설아가 사는 층은 낮지 않았다.집주인이 방충망을 설치해서 열려진 창문으로 흙 냄새 섞인 서늘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비가 내리고 있었다. 실내에는 따뜻한 불빛이 비추고 연희는 침대 위에서 숨을 고르게 쉬며 잘 자고 있었다.품엔 유혜원이 준 바비 인형을 안고 있었다.연희가 인형을 안고 있으니 마치 큰 인형이 작은 인형을 안고 있는 것 같았다.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피로가 싹 사라졌다.권지헌 손이 침대를 짚더니 조심스럽게 이불을 들어 연희에게 덮어줬다.아주 세심하게 연희가 안고 있는 인형도 머리만 밖으로 내놓고 덮어주었다.남자는 침대에서 깊이 잠든 아이를 보며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자세히 보니 연희 입은 허설아와 똑같았다.오늘 연희와 함께한 시간을 생각하니 권지헌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행복해졌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 어딘가가 움푹 파인 것 같았다.연희는 허설아와 다른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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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정확히는 집안에 남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거였다.허설아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기침을 했다."모르겠어, 자기가 가서 문 열어봐."권지헌은 입꼬리를 올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선은 줄곧 허설아한테 향해 있었다."그래."권지헌은 문 쪽을 향해 입을 열었다."누구야? 무슨 급한 일인데 계속 두드려?"불쾌한 말투였다.좋은 시간을 방해받은 것처럼 화난 남자 같았다.문 앞 남자는 단번에 문에서 튕겨 나가듯 떨어지더니 뒤도 안 돌아보고 갔다.권지헌은 문을 열고 문 앞에 서서 복도 쪽을 살펴보았다.그윽한 눈빛이 어둠 속 복도에 숨어 있던 눈과 마주쳤다.상대는 권지헌을 보고 집에 성인 남자가 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복도에서 급히 도망쳤다.당황한 발소리가 저 먼 곳으로 사라졌다. 현관문이 닫히고 안에서 키를 잠갔다.허설아는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의자에 주저앉았다.물컵을 안고 몇 모금 마시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권지헌은 베란다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봤다.수상한 남자 하나가 오토바이를 타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괜찮아. 일단 신고하고 이사해."허설아 목소리가 좀 떨렸다."저 사람 몰라요. 우리 건물 사람 같지도 않고요."신고해도 아마 소용없을 것이다.상대가 실질적인 피해를 준 것도 아니라 경찰이 와도 기껏해야 기록만 할 거였다.허설아 온몸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만약 오늘 밤 권지헌이 마침 여기 없었다면...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권지헌은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영상 나한테 보내, 내가 처리할게. 일단 씻고 자.""그럼 대표님은요?"허설아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권지헌 입꼬리를 씩 올렸다. "아까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는데 나더러 가라는 거야?"허설아는 확신할 수 없었다.하지만 여기는 권지헌이 잘 곳이 없었다.소파는 아주 작아서 권지헌이 앉기에도 좁았다. 눕는 건 더더욱 불가능했다.소파 전체가 권지헌만큼 길지도 않았다.허설아 목소리가 모기 소리만 해졌다."우리 엄마 방에서 잘래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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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순간, 권지헌은 자기가 좀 긴장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연희의 대답을 듣더니 침을 꿀꺽 삼키고 잠시 뒤에야 말했다."알아. 근데 연희 외삼촌인 줄 몰랐어.""그럼 연희는 누구 성을 따르는지 알아?"권지헌은 지금 자기가 마치 아이를 유혹해서 비밀을 말하게 하는 악마 같다고 생각했다.권지헌은 자기가 이렇게 하는 게 도덕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도덕이 정말 쓸모가 있다면 지금 권지헌은 여기 있지 않았을 거였다.딸이 딸린 싱글인 여자 집에 말이다.권지헌은 차근차근 유도했다."맞히면 삼촌이 놀이동산 데려가줄게."연희는 아직 놀이동산에 가본 적이 없었다.연희 또래 아이는 가도 놀 게 없다는 것도 몰랐다.공주가 놀이동산에 산다는 것만 알았기에 연희는 공주를 보러 가고 싶었다.연희는 졸린 말투로 앳되게 말했다. "알아요. 저는 할아버지 성 따랐어요. 할아버지는 엄마의 아빠예요."아이는 그렇게 많은 사람을 구분하지 못했다.어른이라는 것만 알았다.권지헌이 또 물었다."그럼 엄마는 누구 성 따랐어?""외할머니요. 엄마가 외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저한테 외할아버지 성 따르래요."권지헌은 그제야 생각났다.전에 연동근 회사를 조사했을 때 회사 법인은 연중근이라고 적혀 있었다.주주는 허민정, 허설아였다.은석 의사한테 연락할 때 권지헌은 허민정 진료기록을 봤기에 허민정이라는 걸 알았다.연희는 허설아 아버지 성을 따랐고 연민규는 연희 외삼촌이지 허설아 남편이 아니었다.연민규 얘기가 나올 때마다 허설아 얼굴에 드러난 부자연스러움과 무관심함이 거짓이 아니었다. 연희는 아빠를 본 적 없다고 했으니 연희가 태어나자마자 남자가 모녀를 버린 건가?이런 가능성에 권지헌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연희가 얌전하게 다시 물었다."삼촌, 왜 그래요?"권지헌 표정이 안 좋아 보였다.연희가 이불 속에서 손을 꺼내 권지헌 손을 잡았다.남자 손은 어찌나 큰지 아이 손으로 전부 잡아도 손가락 하나밖에 못 잡았다."즐거워해야죠."권지헌 마음이 부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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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그래서 떳떳하게 책임을 미뤘다."아빠 닮은 거겠죠."아이 아빠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었다.권지헌이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여기는 권지헌이 갈아입을 옷이 없었기에 그냥 허설아 가운을 입고 나왔다.옷을 세탁기에 넣고 깨끗이 빨아서 널었다.내일 아침이면 입을 수 있을 것이다.허설아 가운은 큰 사이즈로 샀지만 권지헌이 입으니 꽉 꼈다.걸을 때 트인 곳에서 힘 있는 허벅지가 은근히 보였다.몸은 날렵하고 근육은 건강미가 넘쳐 진한 남성 호르몬을 풍겼다.게다가 남자는 일부러 위의 옷깃을 꽉 여미지 않은 것 같았다.가슴의 복근과 가슴 근육을 허설아는 전부 볼 수 있었다. 권지헌이 옷을 널고 침실로 돌아오는 걸 본 허설아는 급히 눈을 감고 불을 껐다.어둠에 적응하고 나니 눈앞의 모든 게 몽롱한 그림자로 변했다. 권지헌과 허설아 사이엔 깊이 잠든 아이가 있었다.하지만 또 마치 아무것도 사이에 없는 것보다 더 애틋하고 아련했다.허설아는 눈을 감고 억지로 잠들려고 했다.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금방 잠이 들었다.잠시 뒤.옆에서 남자의 숨소리가 들였다. 이내 권지헌은 일어나서 베란다로 걸어갔다. 베란다에 선 권지헌의 손끝에서 담뱃불이 켜지며 불빛이 깜빡거렸다.휴대폰 화면도 켜졌다."지헌아, 조사했어. 그 사람 오늘 막 출소한 건달이래. 오늘 밤 허설아 씨 집에 가기 전에 통장에 2백만 원 입금됐어."2백만 원.전과가 있는 사회 밑바닥 쓰레기한테 돈을 줘서 혼자 사는 여자의 집 문을 두드리게 했다.완전히 일석이조였다.심지어 돈 안 줘도 찾아왔을 놈이었다. 권지헌은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서은석도 아찔해하며 말했다. "네가 허설아 씨랑 같이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몰라. 돈 준 사람 조사할까?""필요 없어."이렇게 우연이 겹칠 리 없었다.평소였으면 허설아도 아마 경계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 밤 집주인이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그래서 허설아도 낯선 사람한테 문을 열어줄 확률이 더 높았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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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허설아는 아침 일찍 일어났다.어젯밤엔 웬일인지 아주 깊이 잠을 잤다.눈을 떴을 땐 연희가 옆에 없었다.무의식적으로 침대를 만지던 허설아는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는 것 같았다. 잠이 완전히 깼고 슬리퍼도 신을 겨를도 없이 침대에서 내려와 연희를 찾으러 갔다.그런데 연희가 식탁 앞 유아용 의자에 앉아 코끼리 모양 숟가락을 들고 그릇 안의 음식을 한 숟가락씩 먹고 있는 걸 발견했다. 권지헌은 연희 옆에 앉아 있었는데 어느새 어제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은 뒤였다. 권지헌은 허설아 노트북을 들고 화면을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식탁엔 아침 식사가 놓여 있었다.전부 집 근처 아침 식사 가게에서 파는 거라는 걸 허설아는 한눈에 알아봤다. 어른과 아이가 서로 방해하지 않는 모습이 의외로 아주 조화로웠다.연희는 작은 그릇을 들고 아침을 먹고 있었다.연희가 허설아를 보고 말했다."엄마! 좋은 아침이에요! 지헌 삼촌이 아침 사 왔어요!"허설아는 식탁 앞에 앉으며 감사 인사를 했다. 남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잠시 뒤 노트북을 돌려 허설아한테 건넸다."집 근처 모든 단지 주택 임대 상황이야."권지헌이 이렇게 일찍 일어난 게 이것 때문이었어?노트북엔 온통 빨간 불이었다."이게 무슨 뜻이에요?""어젯밤 하룻밤 사이에 전부 임대 나갔어. 대부분 한달 단기 임대야."즉 허설아가 근처에서 집을 구하는 건 불가능했다.너무 지나친 우연이었다.허설아는 화면에서 느낌표로 표시된 위치 하나를 발견했다.허설아가 지금 사는 단지에서 10킬로미터도 안 떨어진 곳이었다."이건요?""어젯밤 그 사람이야."어젯밤 일을 떠올린 허설아는 머리가 쭈뼛하며 노트북을 던져버릴 뻔했다.다행히 노트북은 비쌌기에 던질 수는 없었다.가까스로 끝까지 살펴보던 허설아는 주변에 권지헌이 표시한 빨간 느낌표가 여러 개 있다는 걸 발견했다."집 근처 50킬로미터 안에 교도소가 있는 거 모르는 거 아니지?"허설아는 모르고 있었다. 허설아 얼굴에 핏기가 사라진 채 더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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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빠르게 확정하고 실내에 냉장고가 없는 것 같아서 중개인한테 물었다."냉장고 하나 사는 거 상의할 수 있을까요?"주인이 싫다고 하면 허설아가 직접 사도 됐다. 나중에 이사할 때 가져가면 되었다.중개인은 휴대폰을 들어 빠르게 답했다."얼마나 큰 거 필요하세요? 3단 양문형 괜찮아요?"허설아는 놀라며 급히 그렇게 클 필요 없다고 했다. 심지어 상대가 불편하면 중고도 괜찮으니 깨끗이 씻어서 쓰면 된다고 했다.그런데 중개인이 늦을세라 말했다."집주인이 이미 주문했대요. 내일 설치하러 온대요."이렇게 빨리?허설아는 놀라서 혀를 끌끌 찼다. 집주인은 허설아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말이 통하는 것 같았다가격은 전 예산보다 좀 비쌌지만 이 단지 다른 집보다 훨씬 쌌다. 허설아는 득템이라도 한 것 같았다.계약은 순조로웠고 남은 건 이사였다. 안초희와 김아림이 와서 허설아가 짐 싸는 걸 도와줬다. 주로 자잘한 것들이 많았고 쓸모없는 건 다 버려버렸다. 박스에 담고 나면 이삿짐센터가 옮길 것이고 이곳을 떠날 수 있었다.새집에 도착하니 집안 가득한 박스와 포장 봉지가 거실에 발 디딜 틈이 없이 널린 모습에 허설아는 머리도 아팠다. 그래도 이사를 와서 다행이었다. 허설아는 불을 끄고 나가서 먼저 안초희와 김아림한테 밥을 샀다.세 사람 모두 아이를 데려왔기에 담백한 식당을 찾았다.몇 입 먹던 허설아의 귀에 안초희의 말이 들렸다. "강지연 해고됐어.""어? 언제?""몰랐어? 지연이 자기 팀이잖아. 자기한테 먼저 통지하는 줄 알았는데."허설아는 급히 휴대폰을 꺼내 회사 내부망에 접속했다.조민규가 아침에 보낸 메시지에 회사에서 강지연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주말에 너무 바빠서 휴대폰 볼 시간이 없었던 허설아는 이제야 알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표정은 침착했다."업무 태도가 안 좋았으니까 해고는 시간 문제였어."안초희가 툭 내뱉었다."그것도 그렇지. 난 대표님이 좀 봐줄 줄 알았는데. 수단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여자였어."휴대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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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허설아는 대충 이유를 둘러댔다."서류를 못 찾았어요. 대표님 호의는 감사하지만 회사 자원은 차지하지 않을게요."허설아는 메시지를 보내고 휴대폰을 다시 넣었다. 식사 후 안초희와 김아림은 계속 회사 복지가 좋다고 얘기했다.김아림은 권지헌 비서팀에서 일하는 동기가 있었다.김아림은 휴대폰을 꺼내고 비꼬듯 말했다."그룹 꼰대들이 이렇게 후할 리 없는데. 어느 임원이 이렇게 인간적인지 알아볼게."허설아는 두 사람 옆에서 걸었다.안초희와 김아림 아이들은 연희보다 몇 살 많았다.세 아이가 앞에서 깡충깡충 뛰어갔다.김아림이 놀라며 소리쳤다."대표님이 제안하셨대."안초희가 감탄했다."이렇게 잘생기고 세심하다니. 조건만 허락하면 나도 사귀고 싶어."김아림이 궁금해했다."무슨 조건?""대표님만 괜찮으면 내가 좀 손해 보고 남편 몰래 사귀어도 되지!"완전 큰 손해였다.안초희는 말하면서 허설아 허리를 껴안고 함께 깔깔 웃었다. 새로 임대한 단지는 식당에서 멀지 않았다. 김아림 차는 단지 주차장에 있었다.김아림이 차 가지러 가는 걸 따라가는데 앞에 차 한 대가 상향등을 켜고 있어 눈이 아플 정도였다.김아림이 욕설을 퍼부었다."매너도 없이 지하 주차장에서 무슨 상향등을 켜! 호적에 한 명만 남았어?"김아림은 진짜 화났다. 앞에서 걷고 있던 아이들은 불빛에 눈이 놀라 단번에 울음을 터뜨렸다. 허설아는 다급하게 연희를 안고 달래느라 방금 그 차에 아는 사람인 줄도 몰랐다.차가 멀어지더니 조수석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어? 방금 설아 본 것 같은데."운전하던 여자가 비꼬듯 말했다."민규 씨, 잘못 본 거 아냐? 허설아가 지금 이 단지에 살 돈이 어디 있어?"그건 그랬다.연민규는 바로 의심을 거뒀다."우리 혼인신고하면 설아 불러서 밥 먹자."현서는 미간을 찌푸리며 억울하다는 말투로 애교를 부렸다. "민규 씨, 나도 네 여동생이랑 잘 지내고 싶은데 설아가 계속 나한테 적대적이야.""전에 그 일은 내가 잘못했지만 사과했잖아."연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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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현서가 더 말하려 하자 연민규가 불쾌해했다."무슨 뜻이야? 나랑 결혼도 안 했는데 벌써 우리 할머니 유산 노려?"현서는 연민규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감히 더 말하지 못하고 몇 마디 해명한 뒤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손으로 핸들을 꽉 잡으며 핸들을 허설아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눈에 증오가 가득했다.-허설아는 집안을 정리하느라 한밤중까지 바빴다. 연희는 얌전히 포장 봉지에 앉아 발을 흔들며 허설아가 정리하는 걸 지켜보았다. 갑자기 분홍색 봉지 몇 개를 발견한 연희가 뛰어가 보니 색깔이 다양한 공주님 드레스가 여러 벌 있었고 치맛자락은 구름처럼 퍼져 있었다.옷 살 때 연희는 자고 있었기에 지금 처음 본 것이다. 연희는 놀라며 허설아를 바라봤다."엄마! 엄마가 사준 거예요?""지헌 삼촌이 사줬어."허설아는 옷을 옷장에 넣었다.옷장은 아주 컸다. 심지어 안방엔 드레스룸도 있어서 가족 셋의 옷을 전부 넣기에 충분했다.연희는 허설아 휴대폰을 찾았다."엄마, 저 지헌 삼촌한테 감사하다고 할래요.""그래."연희가 권지헌한테 전화를 할 줄 알았는데 글자도 모르는 아이가 sns를 켜서 영상 통화를 건 것이다. 권지헌은 전화를 받자마자 화면에 가득찬 아기 얼굴을 보게 되었다. 연희는 어찌나 가까이 다가갔는지 속눈썹까지 선명했고 눈동자가 반짝였다. 죽음의 각도였지만 여전히 미모 폭격이었다.권지헌은 연희 얼굴을 보자 얼굴에 피곤함이 싹 사라지고 부드러운 미소로 바뀌었다."연희야, 왜?""옷 엄청 많이 사줘서 고마워요, 대파!"권지헌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지금 뭐라고 했어?"권지헌은 수화기에 귀를 바짝 대고 더 잘 들으려 했다.연희는 대표님이라는 발음을 제대로 못 해서 마치 아빠라고 부르는 것처럼 들렸다."엄마가 삼촌이 회사 대파래요!"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하지만 권지헌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연희는 지헌 삼촌도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했는지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옷 속에 파묻었다.휴대폰은 탁자에 세워져 있었다.몸매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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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화면에 남자 얼굴이 아주 가까이 있었다. 화면은 좀 어두웠고 마치 안개가 낀 것 같았다. 날카롭고 차가던 얼굴이 지금은 몽롱하고 따뜻한 느낌이 좀 더해졌다. 이목구비 윤곽도 더 선명했다.허설아는 갑자기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단어가 생각났다. 남편미. 권지헌한테서 남편미가 완전히 느껴졌다.허설아는 다가가서 잠든 연희를 안아들었다. 침실 침대를 막 정리한 뒤였다. 이 집 안방엔 놀랍게도 큰 침대에 연결된 유아용 침대가 있어서 연희가 지금 자기 딱 좋았다. 연희한테 이불 덮어주고 허설아는 나가서 휴대폰을 가져왔다.권지헌은 여전히 끊지 않고 화면을 사이에 두고 계속 허설아를 보고 있었다.허설아가 휴대폰을 들었다."연희랑 무슨 얘기했어요?""이야기 들려줬어, 영어로. 이런 건 연희가 너랑 아주 닮았어."여전히 미소를 띠고 있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장난기였다.허설아는 권지헌이 자장가라도 부른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아마 지금 분위기가 너무 아련해서인지 혹은 영상 통화가 몽롱한 기분을 더해서인지 몰랐다. 하루 종일 힘들었던 허설아도 말투에 애교가 섞여 있었다. "그때 일부러 잔 거 아니었어요. 대표님 전공이 너무 변태 같았어요. 어떻게 영어로 고등 수학을 가르쳐요."너무 변태적이었다.전부 영어 수업으로 고등 수학을 가르치다니. 두 가지 중 하나만 해도 허설아는 쿨쿨 잘 수 있었다. 그런데 두 개가 겹쳐치니 더더욱 잠이 왔다.허설아가 자고 있는데 하필 교수가 지목해서 질문했다.교수는 허설아가 그 반 학생이 아닌 걸 알고 웃으며 물었다."어떻게 대학생이 이렇게 졸려 해? 학생, 어젯밤에 뭐 했어?""권지헌 여자 친구니까 네가 남자 친구 대신 대답해봐."주변 사람들이 전부 신이 나서 구경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허설아는 권지헌 손바닥에 얼굴을 묻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권지헌이 유창한 영어로 정답을 대답해서야 수업은 다시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갔다.그제야 고개를 든 허설아는 권지헌이 자기를 놀리고 있는 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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