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권지헌은 자기가 좀 긴장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연희의 대답을 듣더니 침을 꿀꺽 삼키고 잠시 뒤에야 말했다."알아. 근데 연희 외삼촌인 줄 몰랐어.""그럼 연희는 누구 성을 따르는지 알아?"권지헌은 지금 자기가 마치 아이를 유혹해서 비밀을 말하게 하는 악마 같다고 생각했다.권지헌은 자기가 이렇게 하는 게 도덕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도덕이 정말 쓸모가 있다면 지금 권지헌은 여기 있지 않았을 거였다.딸이 딸린 싱글인 여자 집에 말이다.권지헌은 차근차근 유도했다."맞히면 삼촌이 놀이동산 데려가줄게."연희는 아직 놀이동산에 가본 적이 없었다.연희 또래 아이는 가도 놀 게 없다는 것도 몰랐다.공주가 놀이동산에 산다는 것만 알았기에 연희는 공주를 보러 가고 싶었다.연희는 졸린 말투로 앳되게 말했다. "알아요. 저는 할아버지 성 따랐어요. 할아버지는 엄마의 아빠예요."아이는 그렇게 많은 사람을 구분하지 못했다.어른이라는 것만 알았다.권지헌이 또 물었다."그럼 엄마는 누구 성 따랐어?""외할머니요. 엄마가 외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저한테 외할아버지 성 따르래요."권지헌은 그제야 생각났다.전에 연동근 회사를 조사했을 때 회사 법인은 연중근이라고 적혀 있었다.주주는 허민정, 허설아였다.은석 의사한테 연락할 때 권지헌은 허민정 진료기록을 봤기에 허민정이라는 걸 알았다.연희는 허설아 아버지 성을 따랐고 연민규는 연희 외삼촌이지 허설아 남편이 아니었다.연민규 얘기가 나올 때마다 허설아 얼굴에 드러난 부자연스러움과 무관심함이 거짓이 아니었다. 연희는 아빠를 본 적 없다고 했으니 연희가 태어나자마자 남자가 모녀를 버린 건가?이런 가능성에 권지헌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연희가 얌전하게 다시 물었다."삼촌, 왜 그래요?"권지헌 표정이 안 좋아 보였다.연희가 이불 속에서 손을 꺼내 권지헌 손을 잡았다.남자 손은 어찌나 큰지 아이 손으로 전부 잡아도 손가락 하나밖에 못 잡았다."즐거워해야죠."권지헌 마음이 부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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