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잔 거야?""응, 네가 자다가 부를까 봐."허설아가 옆 자리를 손으로 툭툭 두드렸다."올라와서 여기서 자, 간이침대보다 낫잖아."권지헌이 힐끗 쳐다봤다."됐어. 네가 불편하잖아.""이리 와. 내가 너그럽게 절반 줄게, 올라와."물을 마시고 나서 입술에 윤기가 돌았고 잘 잔 덕에 혈색도 돌아왔다.권지헌이 못 이기는 척 올라와 누웠다.허설아를 꼭 껴안은 권지헌이 눈을 감고 낮게 말했다."전에 네 말이 맞았어.""뭐가 맞았는데?""고등학교 때 널 만났으면 금방 너 사랑했을 것 같아." 허설아가 잠시 멈칫했다. 뜬금없이 이게 무슨 말인지 물어보려 했다. 하지만 이미 눈을 감은 권지헌 눈 밑에 짙은 다크서클이 드러나 있어 너무 피곤해 보였다. 깨우기 미안해서 꾹 참고 같이 눈을 감았다.-다음 날 아침.한예린이 울먹이며 본채에 나타나 박희수한테 하소연했다."큰어머니, 지민 씨가 왜 화가 난 건지 모르겠어요. 어젯밤에 저한테 엄청 화를 냈어요, 저 너무 겁나요……"얼굴이 예쁘게 생기지는 않았어도 이목구비는 나쁘지 않았다. 울 때 각도를 잡으면 그럴싸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구석이 있었다.박희수는 몇 마디 타일러주고 싶었다. "지민이가 감수성이 좀 예민한 편이야. 같이 살 사람이니까 더 잘 이해해야 하는 거야.""저도 많이 노력했어요. 어젯밤에 큰형님 집에서 돌아온 뒤로 저한테 사업에 도움도 안 된다는 둥, 쓸모없다는 둥 하면서 화냈어요."박희수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권지민이 허설아가 사업 성공한 걸 보고 한예린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 걸까?탈피 시리즈가 성공을 거두면서 권율 그룹 주얼리 주식이 하루 사이에 꽤 올랐다.오늘도 계속 오르는 중이었다.이른 아침부터 이사회에서 권호성한테 연락해서 집안에 좋은 며느리를 들였다며 칭찬했었다. 허설아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권호성이 몇 마디 하려다가 칭찬이 어찌나 자자한지 권호성까지 높이 추켜세웠다. 권정우가 옆에 서 있어서 웃을 수도 없었지만 광대가 내려올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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