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는 점점 더 불쾌해졌다. 금영이 대체 무슨 수로 황제의 마음을 사서 저토록 각별한 대우를 받는지 정말 의아했다. 하지만 겉으로 내색할 수는 없는 법, 나지막이 말했다."안에서 옷 갈아입고 있으니, 곧 나올 것이다."그 말을 들은 위명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아, 그렇군요. 그럴 수 있죠."젊은 남녀가 단둘이 방 안에서 할 만한 일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할 만했다. 그리고 어차피 두 사람은 곧 혼인할 사이라 더 캐묻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었다.금영은 만약 자신이 이런 오해를 받게 될 줄 알았다면, 절대로 이런 방식으로 상황을 빠져나가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한편, 방 안. 금영은 여유로운 얼굴로 서서 무릎 꿇고 있는 배명월을 내려다보았다."얼른 옷 벗어."배명월의 얼굴에는 치욕이 가득했지만, 지금 상황에 차마 뭐라 할 수 없어 이를 악문 채 옷을 벗었다.금영은 옷을 갈아입은 뒤, 배명월에게 말했다."넌 시비 옷이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얼마 지나지 않아, 넉넉한 망토를 두른 금영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안쪽에서 석류빛 비단 옷자락이 언뜻언뜻 드러났고, 얼굴에는 어느새 다시 얇은 면사가 내려와 있었다. 정말 명문가 여식다운 단정함이 그대로 배어 있는 몸가짐이었다.위명은 조금의 의심도 없이 입을 열었다."너무 폐하를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걸음을 서두르시지요."금영은 가볍게 예를 갖춘 뒤, 태자와 함께 위명을 따라 다실로 향했다."폐하, 두 분을 모셔왔습니다.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다시 사람을 찾아 나설 때였다.태자가 입을 열었다."아들 소한, 부황을 뵈러 왔습니다."안에서 황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거라."태자가 문을 열었고, 금영은 그 뒤를 따랐다.하지만 방 안에 들어서자, 금영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했다. 불과 반각 전에 황제와 있었던 일이 그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금영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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