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Chapter 251 -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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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맹운산이 다시 한 번 되풀이했다."태자 전하 소한이 왔다고!"금영은 절로 미간이 좁혀졌다.황제가 월로사에 나타난 것만 해도 어이가 없었는데, 이제는 태자까지 와서 이 소란에 끼어들었다.'도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 이 추운 날씨에 월로사까지 왔지?'금영은 원래 맹운산에게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이곳을 몰래 빠져나갈 방법을 물어볼 참이었다. 다실을 나올 때 어렴풋이 위명이 누군가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사람을 풀어 정문을 제외한 모든 입구를 막아라! 개미 하나 함부로 빠져나갈 수 없게 해!"그 여인의 뒤를 조용히 밟아야 했으니, 정문은 그가 직접 지킬 작정이었다.금영은 속으로 코웃음 쳤다. 이 살 떨리는 추위에 개미는 무슨, 또 금영이 홀연히 사라질까 두려운 것일 터였다.그녀는 이미 황제와 맞닥뜨린 순간, 쉽게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으리란 걸 알고 있었다.만약 정문에 금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황제는 다시 사람을 시켜 월로사 안을 뒤지라고 할 게 분명했다. 그렇게 되면 정말 몸을 숨길 곳이 없어진다.금영은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태자가 그녀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엔 넉넉한 망토로 제 몸을 꽁꽁 두른 여인도 따라오고 있었다.금영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얼굴이 똑똑히 보이진 않았지만, 짐짓 교태를 부리며 태자의 팔에 매달리는 꼴만 봐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아까 혼절해 지금쯤 침상에 누워 치료받고 있었어야 할 인물, 배명월이었다.금영은 맹운산을 힐끗 바라봤다."태자 전하 옆에 미인이 따라붙었다는 얘기는 왜 안 했어?"맹운산은 금영이 상처 받을까 걱정스러웠지만, 이 순간만큼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미인은 무슨, 완전히 옷에 파묻혀 두꺼비가 사람으로 둔갑했다고 해도 믿겠다. 저 여자도 함께 온 줄은 나도 몰랐어."곧이어 태자와 배명월이 근처에 있는 한 손님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금영은 입가를 살짝 올렸다. 좀 전까지 어떻게 몰래 빠져나가야 하나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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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금영은 놀란 두 사람을 무시한 채, 태연히 예를 올렸다."태자 전하를 뵙습니다."그런 다음 배명월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넌 왜 여기에 있는 것이냐? 아까 분명히 기절한 것까지 봤는데... 지금쯤이면 의원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면 태자 전하께서 널 대신 진찰해주기로 하신 거야? 그런데... 다친 곳이 둔부이지 않았나...?"금영이 비꼬며 말하자, 배명월은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동시에 태자의 관자놀이에도 핏줄이 돋았다. 몹시 화가 난 모습이었다."배금영!"태자가 노성을 터트렸다.“몰래 나와 명월이를 미행하다니, 규범을 중히 여기는 귀녀가 할 짓이냐!"태자는 금영이 자신보다 먼저 이곳에 와 있었다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했다. 그러니 금영이 자신을 미행했다고만 여길 수밖에 없었고, 수치심과 분노에 끝내 화를 터트렸다.금영은 그 말에 해명하는 대신, 차갑게 말했다."제가 따라오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이토록 각별한 모습을 발견할 수나 있었겠습니까?""내가 누굴 만나던, 너와 무슨 상관이냐? 우린 혼약을 맺은 사이지, 아직 정식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은 아니지 않으냐! 넌 내 일에 함부로 끼어들 자격 없다!"태자가 싸늘하게 쏘아붙였다. 그러고는 얼굴을 굳힌 채 한마디 덧붙였다."그리고 너 때문에 명월이가 가법까지 받았다. 마음이 상해 있을 것 같아, 잠시 바람이나 쐬려 이곳에 온 것뿐이다!"금영은 태자의 말을 모두 조용히 들어주었다. 그는 진심으로 이 모든 일의 원흉을 그녀에게 돌리고 있었다. 금영은 입가에 웃음인지 비웃음인지 모를 기색을 내비치며 말했다."전 전하의 일에 끼어들 자격도 없고, 끼어들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려드려야겠습니다. 얼마 전에 폐하께서 전하와 명월 사이에 있었던 일 때문에, 크게 벌받으셨던 거, 잊으신 건 아니겠지요?""배금영, 설마 지금 나를 협박하는 것이냐! 부황을 들먹인다고 해서, 내가 겁먹을 것 같으냐!"태자가 얼굴을 굳힌 채 금영을 노려보았다. 황실 일원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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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금영은 태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얼굴에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태자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금영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부황을 뵈러 같이 가자."금영이 태자를 보며 되받아쳤다."조금 전에 우린 아직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전하의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태자가 금영이 함께 가려 하지 않자, 낮게 으름장을 놨다."부황께서 부르셨는데, 감히 거역하겠다는 것이냐?"금영은 가볍게 웃으며 태자 곁에 선 배명월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러자 배명월이 은근히 태자 쪽으로 몸을 더 기울였다.금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폐하의 명이니, 당연히 거부할 순 없지요... 하지만 정말 폐하께서 부른 사람이 저라고 생각하십니까? 방금 월로사 정문을 태자 전하와 함께 통과한 것은 제가 아니지 않습니까?"그 말을 들은 태자는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금영은 속으로 비웃었다. 태자가 괜히 태자인 것이 아니었다. 상황 판단이 안 될 리 없었다.위명이 찾아왔을 때부터, 그는 이미 모든 상황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금영을 달래어 황제를 보러 가게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정말 음흉하기 짝이 없었다.금영은 느긋하게 방 안으로 몇 걸음 더 들어갔다. 그러더니 도리어 한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나갈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한 것이다."전하께서 영민하신 건 맞지만, 저도 바보는 아니랍니다."태자가 금영을 노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배금영, 기어이 나를 곤란하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냐!"금영이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전하, 말씀이 잘못되셨습니다. 전하를 곤란하게 만든 건 제가 아니라, 전하 자신이지 않습니까? 조금 전까지 저를 탐탁지 않게 여기시고, 이곳까지 따라온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분은 전하시니까요. 그러니 절 처음부터 이곳에서 본 적 없는 셈 치면 됩니다."그러더니 한마디 덧붙였다."훗날 폐하께서 물으신다고 해도, 저 또한 오늘 월로사에 오지 않은 것으로 아뢰겠습니다."태자가 훗날 황제의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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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두 사람이 팽팽히 맞선 채 물러서지 않던 때였다.배명월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금영을 바라봤다."언니한테 말 없이 전하와 월로사에 와서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두 분의 지난 정을 생각해서라도, 이번 한 번만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금영이 차갑게 배명월을 바라봤다."무엄하구나. 네가 뭐라고 감히 이 자리에서 태자 전하를 대신하느냐."그러자 태자가 낮게 경고했다."배금영, 너 말 지나치게 하지 마."이때, 방 안쪽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위명이 다시 한 번 재촉하고 나섰다."전하, 언제까지 폐하를 기다리시게 하실겁니까? 얼른 가시지요."하지만 금영은 자리에 앉은 채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러자 태자가 다시 말했다."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다 들어주겠다."그 말을 들은 금영은 손가락으로 배명월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렇다면 명월이 보고 제 앞에 무릎 꿇고 빌라고 하십시오."사실 마음 같아서는 태자 역시 무릎 꿇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태자의 신분과 오만한 성정을 생각한다면, 끝장을 보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로 그렇게 할 리 없다는 걸 금영은 잘 알고 있었다.그리하여 금영은 배명월만 지목한 것이다. 어차피 오늘 일을 완전히 드러낼 생각이 없었기에, 그것이 최선이었다. 태자가 진 빚은 따로 갚을 날이 올 것이다. 반드시 그 또한 언젠가 자신의 앞에 무릎 꿇게 만들 생각이었다.배명월의 얼굴빛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하지만 도무지 머리를 굴려도 달리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것인지, 결국 이를 악문 채 무릎을 꿇려 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본 태자가 서둘러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배명월이 눈물을 머금은 채 태자를 올려다보았다."전하, 전 언니의 노여움을 풀 수 있다면 무엇이든 괜찮습니다."금영은 그 순간에도 배명월이 잔꾀를 부려 태자의 연민을 사려 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참으로 우습구나.'당연히 금영은 둘이 그러든 말든,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오늘 이곳에 온 것은 태자의 곤경을 풀어 주기 위함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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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태자는 점점 더 불쾌해졌다. 금영이 대체 무슨 수로 황제의 마음을 사서 저토록 각별한 대우를 받는지 정말 의아했다. 하지만 겉으로 내색할 수는 없는 법, 나지막이 말했다."안에서 옷 갈아입고 있으니, 곧 나올 것이다."그 말을 들은 위명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아, 그렇군요. 그럴 수 있죠."젊은 남녀가 단둘이 방 안에서 할 만한 일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할 만했다. 그리고 어차피 두 사람은 곧 혼인할 사이라 더 캐묻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었다.금영은 만약 자신이 이런 오해를 받게 될 줄 알았다면, 절대로 이런 방식으로 상황을 빠져나가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한편, 방 안. 금영은 여유로운 얼굴로 서서 무릎 꿇고 있는 배명월을 내려다보았다."얼른 옷 벗어."배명월의 얼굴에는 치욕이 가득했지만, 지금 상황에 차마 뭐라 할 수 없어 이를 악문 채 옷을 벗었다.금영은 옷을 갈아입은 뒤, 배명월에게 말했다."넌 시비 옷이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얼마 지나지 않아, 넉넉한 망토를 두른 금영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안쪽에서 석류빛 비단 옷자락이 언뜻언뜻 드러났고, 얼굴에는 어느새 다시 얇은 면사가 내려와 있었다. 정말 명문가 여식다운 단정함이 그대로 배어 있는 몸가짐이었다.위명은 조금의 의심도 없이 입을 열었다."너무 폐하를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걸음을 서두르시지요."금영은 가볍게 예를 갖춘 뒤, 태자와 함께 위명을 따라 다실로 향했다."폐하, 두 분을 모셔왔습니다.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다시 사람을 찾아 나설 때였다.태자가 입을 열었다."아들 소한, 부황을 뵈러 왔습니다."안에서 황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거라."태자가 문을 열었고, 금영은 그 뒤를 따랐다.하지만 방 안에 들어서자, 금영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했다. 불과 반각 전에 황제와 있었던 일이 그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금영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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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황제는 그저 우연이라고 했지만, 태자는 자꾸만 탁자 위에 놓인 붉은 띠에 눈이 갔다. 이 붉은 띠는 금영이 자리를 떠난 뒤, 황제가 올려둔 것이었다.거기에 적힌 글자는 볼 수 없었지만, 태자는 황제가 결코 이곳에 우연히 온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어리석지 않았기에, 더는 캐묻지 않았다. 게다가 도둑이 제 발에 저린다고,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당장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을 무탈히 벗어나는 것이었다."모처럼 금영과 단둘이 나올 기회가 생겨 온 것이니... 먼저 가서 소원을 빌어도 되겠습니까?"황제는 분명 금영과 자신 사이가 더 깊어지길 바라고 있을 터였다. 그러니 이 핑계로 자리를 물러나겠다고 한다면, 노여워하지 않을 터였다. 게다가 월로사는 연인끼리 관계가 더 돈독해지기 위해 오는 곳이기도 했다.그리고 역시나 황제의 입에서 쉽게 허락이 떨어졌다."그래, 가보거라.""그렇다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신녀도 물러가겠습니다."금영도 조용히 뒤를 따랐다.그런데 막 문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금영은 자기도 모르게 살짝 황제를 뒤돌아봤다. 그러자 갑자기 그가 금영을 불러 세웠다."잠깐."가슴이 조여드는 느낌과 함께 금영은 걸음을 멈췄다.황제가 다시 입을 열었다."어찌 이리 얇게 입고 온 것이냐?"망토는 제법 넉넉해 겉보기엔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황제의 눈엔 전혀 따뜻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제 몸 하나 돌볼 줄 모르는 금영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반면, 태자 또한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황제가 옷까지 신경 쓸 정도로 금영을 섬세하게 챙길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금영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이 옷은 배명월의 것으로, 송정희가 손수 지어준 것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황제는 초라하다고 표현했다.하긴 그동안 황제가 금영에게 하사한 여우 털 망토나, 비단에 비하면 확실히 떨어진 재질이긴 했다.황제가 덧붙였다."좀 더 두툼하게 입고 다니거라."그 말을 들은 태자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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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위명은 말 없이 앉아 있는 황제를 쳐다봤다. 마음이 점점 초조해졌다. 지금 하산하지 않으면 해가 지기 전까지 궁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차마 황제를 재촉할 수는 없어 입만 달싹거리다가 끝내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괜히 심기 불편해 보이는 황제 앞에 나섰다가 어떤 불똥이 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황제는 차를 벌써 여러 잔을 마셨지만, 답답한 속은 내려갈 줄 몰랐다. 결국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건 그도 정말 오랜만이었다.황제는 월로사 안을 정처 없이 걷다가, 뒤편에 붉은 띠가 빼곡히 매달린 나무를 발견했다. 붉은 띠가 바람에 흔들리자 을씨년스러운 겨울 풍경에도 묘한 운치가 감돌았다.그런데 이때, 황제의 눈길을 붙든 한 청년이 있었다.위명이 힐끗 황제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며 나지막이 알려주었다."맹 장군의 아들, 맹운산입니다."맹운산은 수상하게 나무에 매달려 있었는데, 무슨 기척을 느꼈는지 갑자기 화들짝 놀라며 뒤로 몸이 튀어올랐다. 하지만 다행히도 무예를 익힌 몸이라 추락하진 않았고, 대신 날렵하게 몸을 뒤집으며 나무에서 뛰어내려 안전히 바닥에 착지했다.곧이어 그의 시선에도 황제에게 닿았다. 놀라움과 당혹스러움, 갖가지 표정이 드러났다.'폐하께서 어떻게 여기에?'금영은 시간이 부족해 맹운산에게 자세한 사정을 설명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태자뿐만 아니라 황제도 이곳에 있다는 것을 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놀라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는 서둘러 예를 취했다."신 맹운산,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황제는 맹운산을 바라봤다. 그의 손엔 붉은 띠 한 가닥이 단단히 쥐여져 있었다.맹운산은 그 시선에 긴장해 자기도 모르게 슬쩍 띠를 뒤로 감췄다. 그러자 황제의 미간이 서서히 좁아졌다.그는 원래 아랫것들의 일에 큰 관심을 두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맹운산의 행동은 분명 무례했다.그러나 황제가 뭐라 입을 열기도 전에, 위명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맹운산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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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맹운산은 황제의 뜻을 곧장 알아차렸다. 그는 몸을 날려 그 붉은 띠를 다시 높은 곳에 매달았다.황제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자리를 떠났고 위명도 뒤따랐다.*그 시각, 금영은 마차 안에서 태자와 마주보고 있었다."마차 세워주세요."금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마차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태자가 금영을 바라보며 물었다."이번에는 또 무엇 때문인 것이냐?"금영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저희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서로 불편하게 굳이 한 마차를 타고 갈 필요 있겠습니까? 혼자 남겨진 명월이도 신경 쓰일 텐데, 이쯤 마차를 멈춰주시지요. 전하께선 명월이를 데려와야 하지 않겠습니까?"배명월이 언급되지 않았다면, 차라리 더 나았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이름이 금영의 입에서 나오자, 태자는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네가 오늘 날 도왔다고 해서, 명월이를 곤란하게 만든 일을 그냥 넘길 거라 생각하지 말거라."태자가 이를 악문 채 말을 이었다."명월이를 데리러 갈 때, 너도 함께 가야 한다. 난 반드시 네가 직접 명월이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봐야겠으니."금영은 어이없다는 듯 태자를 바라봤다."도움 받은 걸 아시면서, 손바닥 뒤집듯 빠른 태세전환이라... 그럴 거면 아까는 왜 묵인하셨습니까? 명월이를 정말 아끼셨다면, 처음부터 저에게 무릎 꿇게 하지 말았어야죠. 아니, 애초에 저를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저와 명월이를 바꿔치기 할 것이 아니라, 당당히 폐하의 앞에 나서 속 시원하게 그 아이를 향한 마음을 밝혔어야죠."말할수록 점점 더 목소리가 차가워졌다."명월이를 억울하게 만든 것은 제가 아닙니다. 바로 태자 전하이시지요. 전하께서 명백한 의사를 밝히지 못하니, 이 사달이 난 것이 아닙니까? 태자가 되어 어찌 혼사 하나 스스로 정하지 못하시는 것입니까?"태자의 아픈 곳을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그는 결국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버럭 쏘아붙였다."배금영! 네가 처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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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시녀들이 머뭇거리며 송정희의 눈치를 살폈다. 아무리 금영이 서녀인 것이 알려졌더라도, 그들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금영이 해수 앞을 가로막으며 송정희를 향해 차갑게 물었다."부인, 지금 이게 무엇 하는 짓입니까?"그녀의 몸에서 서늘한 기운이 넘실거렸다. 금영이 송정희를 어머니가 아닌 부인이라는 호칭으로 부른 것은 벌써 이번이 두 번째였다. 더는 송정희를 어머니로 대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백히 밝힌 셈이었다.송정희가 싸늘한 눈으로 금영을 훑어보며 낮게 말했다."그건 네가 아니라 내가 물어야 할 말 아니더냐!"금영이 비웃듯 말했다."하고픈 말이 있다면 돌리지 말고 바로 본론을 꺼내시지요."송정희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혼인도 하지 않은 귀녀가 부모의 허락도 없이 멋대로 외출한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게다가 이 계집은 네 행선지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니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느냐?"그러더니 잠시 말을 멈추고 금영을 빤히 바라보더니, 말을 이었다."너는 훗날 태자비가 될 몸 아니냐? 그런데 함부러 외출한 것도 모자라, 외간남자와 만났으니... 영안후부의 명성에 어디까지 먹칠할 셈이냐?"그 말을 들은 금영은 송정희를 똑바로 쳐다봤다."외간남자와 만났다 하셨습니까? 직접 보셨습니까?"그러자 송정희가 차갑게 말했다."당연하지! 그런데도 죄를 인정하지 못하겠느냐!"금영이 눈을 가늘게 뜬 채 송정희를 바라봤다."그렇다는 건 제가 몰래 뒷문을 통해 빠져나갈 때부터 알고 계셨다는 거군요. 그런데도 막기는커녕, 오히려 제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해수를 벌하셨던 겁니까? 그리 부당하다 여기셨다면, 처음부터 나가지 못하게 했어야죠."금영이 조금도 물러서지도 않고 몰아붙였다.그 탓에 송정희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무작정 그녀가 자신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우려 한다고만 여겼고 곧바로 받아쳤다."내게 이 사실이 전달되었을 땐, 이미 네가 떠난 뒤였다."그 말을 들은 순간, 금영은 송정희에게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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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그렇게 다른 것을 고려할 여유를 잃은 송정희는 오로지 금영을 벌할 목적으로만 움직였다."영안후부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제가 아니라, 함부로 입을 놀리고 있는 부인이십니다."금영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 송정희는 이런 상황에서도 금영이 조금도 수그리지 않자 얼굴을 굳혔다."이래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다니, 정말 버릇을 잘못 들였구나. 여봐라, 가법을 들라!"송정희가 차갑게 명했다. 오늘 배명월이 당한 치욕을 반드시 되갚아줄 작정이었다.금영은 송정희를 낯선 사람 보듯 바라보았다. 이제야 그녀의 진면목을 똑똑히 본 듯했다. 송정희는 처음부터 자신을 딸로 여긴 적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금영은 그제야 모든 것이 선명해지는 기분을 느꼈다.돌이켜 보면, 지난날 송정희가 자신에게 잘해 준 것도 선대 영안후의 눈치를 본 까닭이었다. 선대 영안후가 금영을 유독 아끼니, 그 환심을 사기 위해 다정한 척 연기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친딸이 돌아오자, 송정희는 더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애초에 키운 정 같은 건 없었던 것이다. 금영은 처음부터 배명월과 견줄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그러나 금영은 송정희의 매정한 태도와 다가오는 시녀들을 보고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한쪽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아버지를 뵙습니다."영안후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송정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매섭게 말했다."오늘은 영안후께서 오셨다고 해도 말릴 수 없을 것이다.""뭐라?"영안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는 송정희가 정말 어리석게 여겨졌다. 이미 수차례 더는 금영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를 내렸음에도 그녀는 바뀌는 것이 없었다. 심지어 잠시 쉬러 간 사이, 가법까지 들려 했다. 만약 금영이 궁에 들어가 이 일을 황제에게 알린다면, 어떤 사달이 날지 알 수 없었다."대인."송정희는 조금도 얼굴빛을 바꾸지 않고 말했다."금영은 갈수록 규율을 어기는 횟수가 늘고 있습니다. 오늘도 멋대로 외출해 외간남자까지 만났으니, 이번에 바로잡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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