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영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황제가 자신을 알아보았든, 아니든, 면사포만 벗기 전까진 끝까지 모르는 척할 작정이었다.황제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다만, 사람의 운명은 스스로 정하는 법.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지나치게 맹신하지 말거라.”금영은 조용히 답했다.“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폐하. 신녀, 명심하겠습니다.”*오늘의 주작거리는 유난히 번화했다.태자는 아침 일찍 배명월이 자해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는 곧장 태자부를 나와 영안후부로 향했다.그런데 주작거리를 지나던 그는 배명월이 주작루의 다과를 좋아한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는 길을 돌려 먼저 주작루로 사람을 보냈다.그런데 막 다과를 받아 주작거리를 떠나려던 순간, 그의 시야에 건장한 체구의 위명이 들어왔다. 거리에 사람이 많아 인산인해를 이루었지만, 위명의 덩치가 큰 덕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태자는 황제의 측근 시위인 위명이 거리에 나타난 게 의아해 계속해서 힐끗거리며 바라보다가, 손복안도 발견하게 되었다.그제야 그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위명이 이곳에 나타난 것까진 우연이라 치부할 수 있어도, 손복안까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곧이어 허름한 점포에서 냉철하고도 위압감이 넘치는 황제를 발견했다.처음부터 몰랐다면 그렇다고 쳐도, 이미 마주친 마당에 못 본 척 지나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 누군가에게 알려진다면 이 일로 그에게 불효의 죄를 물을 수도 있었다. 태자는 의복을 정리하고 그쪽으로 다가갔다.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순간, 황제의 맞은편에 익숙한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태자는 제 눈을 의심했다. 그는 눈을 비비며 황제가 있는 쪽을 몇 번이고 다시 바라봤다. 하지만 아무리 반복해 확인해 봐도 분명 금영이었다.태자는 그녀가 왜 황제와 함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깊게 고민하지는 않았다. 그는 원래 계획대로 황제의 쪽을 향해 걸어갔다.*같은 시각, 황제가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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