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영은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으나, 마음속으로는 깊은 의문이 일었다.'누구를... 닮았다는 걸까?'이내 태후가 묵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궁 밖에 머무는 동안, 네 소문을 익히 들었다."그 짧은 한마디만으로도 금영은 태후의 짙은 적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황제의 어미이자 황실의 큰어른으로서, 자신처럼 출신이 껄끄러운 후궁을 마주하고 기분이 좋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터였다. 만약 태후가 서 황후처럼 그녀를 보자마자 봄바람 불듯 화사하게 웃어 보였다면, 더 소름 돋게 무서웠을 것이다.금영은 깊이 고개를 숙이며 나직하게 말했다."태후마마, 용서하시옵소서. 이 모든 것이 신첩의 불찰이옵니다."이럴 때는 납작 엎드려 자세를 낮추는 것이 궐 안에서 살아남는 이로운 처세임을 금영은 잘 알고 있었다. 영안후부면 몰라도, 이 넓고 아득한 궁궐에서는 갓 입궁한 처지에 불과했다. 하늘 같은 태후와 정면으로 맞설 기반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군말 없이 잘못을 인정하는 그 순종적인 태도가 퍽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되었다. 이미 입궁하여 황제의 핏줄까지 품었으니, 그저 본분을 지키며 조용히 지내거라. 괜한 풍파를 일으키지 말고."금영이 더욱 공손히 대답했다."태후마마의 가르침이 지당하시옵니다. 신첩, 뼛속 깊이 새기겠사옵니다."태후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서늘하게 덧붙였다."어찌 되었건 너는 소한과 혼약했던 사이, 헌데 네가 입궁하자마자 황후가 병석에 누웠구나. 귀신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제아무리 거짓이라 한들, 응당 불경을 필사하고 복을 빌어 네 몸에 깃든 흉험한 기운과 죄업을 씻어내야 할 것이다."말을 마친 태후가 매서운 눈으로 금영을 내려다보았다."그리하겠느냐?"자신에게 선택권 따위는 없음을 알기에, 금영은 지체 없이 대답했다."신첩, 기꺼이 명을 받들겠사옵니다.""지필묵을 내오너라. 내 처소에서 불경을 필사하게 하라."태후의 명이 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궁녀가 두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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