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연수는 더 이상 임씨 모녀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늘 사리분별을 못하니 좋게 얘기하려 해도 얘기가 통하지 않았다.마침 이때 사씨 노부인이 하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노인은 기고만장한 임씨 모녀의 모습을 보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고씨 가문이 지금은 몰락했다지만, 임씨가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표정을 얼굴에 다 드러내고 있으면 당사자가 어찌 마음이 편하겠는가.좋게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이렇게 하면 큰 후환을 남길 수 있었다.사씨 노부인은 보면 볼수록 며느리의 처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집안의 재물을 관리하는 것 외에는 마음에 드는 점이 하나도 없었다.사씨 노부인은 다시 한번 깊게 숨을 들이쉬며 예의 바르게 고씨 노부인의 팔을 잡고 동쪽 편전으로 모셨다.“내 고씨 가문의 노부인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오늘 이렇게 뵈니 참으로 친근감이 느껴지는군요.”“두 아이의 장래와 직결된 일이니 좋게 상의하는 게 마땅하지요. 안으로 들어가서 천천히 얘기합시다. 가족끼리 너무 날을 세울 필요는 없어요.”고씨 노부인은 조금 전 임씨와 사금희의 말을 듣고 계연수가 이 집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갔다.하지만 좋게 끝낼 생각으로 왔기에, 사씨 노부인이 예의를 갖춰 대하자 표정을 풀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저희도 오늘 소란을 피울 작정으로 온 게 아니랍니다. 저희도 대화를 통해 잘 해결하고 싶어서 왔어요.”사씨 노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그러시겠지요. 두 아이 사이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당연히 잘 해결해야지요. 우리 옥현이가 연수에게 미안한 짓을 많이 했습니다.”고씨 노부인은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두 노인이 앞에서 걷고 계연수는 유씨와 함께 뒤를 따랐다.이때, 사금희가 계연수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경멸에 찬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이렇게 친척들을 데려와서 소란을 피우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명유는 이제 옥현이의 첩실이 되었으니 네가 쫓아내고 싶다고 쫓아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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