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어둠 속에 마차 한대가 서 있었다. 심서준은 가림막을 열고 고씨 저택 대문 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순방사의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대문 앞을 에워싼 와중에도 계연수를 꽉 붙잡고 놔주지 않는 사옥현을 보자, 그의 눈빛도 차갑게 식었다.그는 가림막을 내리고 마차 벽을 툭툭 두드렸다. 밖에 있던 부하는 곧바로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뒤에 있는 병마사 인원들에게 손짓했다.순방사 사람들은 누가 봐도 사씨 가문을 도우러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사씨 가문 사람들에게는 공손하게 대하면서도 고씨 가문 사람들에게는 차갑기 그지없었다.순방사의 대장은 종구품 말단 관원이었으니, 당연히 사씨 가문 사람들에게 허리를 숙여야 했다. 그들은 순천부 관청 소속으로 사씨 가문의 차남이 순천부 통판으로 있었다.임씨는 기고만장한 얼굴로 겁에 질린 장씨를 바라보며 말했다.“고 부인, 우리 사씨 가문도 경성에서 꽤 알아주는 가문이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오늘 며느리가 집으로 순순히 돌아간다면 이 일은 조용히 덮을 생각입니다. 누구나 불필요한 소란은 피하고 싶은 법이니까요.”사옥현은 옆에서 아무 말 없이 계연수의 손목만 꽉 잡고 있었다.그는 굳이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이런 방식으로 계연수를 집으로 데려갈 수만 있다면 그가 원하던 바였다.집으로 돌아간다면 그는 다시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준안은 권세를 등에 업고 억지를 부리는 그들의 모습에 이가 갈렸다.이때, 주변이 확 밝아지더니 병마사 포졸들이 다가왔다. 병마사 부지휘사가 횃불을 들고 앞으로 나서더니 근엄한 목소리로 호통쳤다.“누가 감히 야밤에 소란을 부리는 것이냐! 당장 멈추지 않으면 모조리 병마사로 끌고가서 엄벌에 처하겠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포졸들이 우르르 몰려와 주변을 에워쌌다. 실랑이를 벌이던 양가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 양쪽으로 물러섰다.순방사는 병마사 부지휘사를 보자 놀라서 움찔 몸을 떨었다.순방사는 치안을 관리하는 부서가 아니라, 주요하게 운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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