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다정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잘 왔어, 연수야. 사씨 집안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왕년의 약속을 어기고 첩을 들인 것도 모자라, 그것도 너를 해하려 한 여자를 첩으로 들이다니.”“사람이 어찌 그럴 수 있어? 굳이 참고 그곳에 남아 서러움을 당할 필요 없어.”장씨는 유씨를 힐끗 보고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서럽기는 무슨. 사씨 가문 같은 귀한 집에 시집을 갔으면 괴롭힘 좀 당해도 부귀영화를 누리며 사는 것을.”“하물며 화리도 안 하고 이렇게 친정에 돌아오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연수가 비록 고씨는 아니지만 나중에 고씨 집안으로 돌아오게 될 텐데 경성에 화리를 한 처자가 몇이나 된다고? 집안에 아직 시집을 안 간 처자들도 있는데 같이 손가락질 받으면 어쩔 테야?”계연수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오래 머물지는 않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외할머니가 먼저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의 손을 잡아 옆으로 끌었다.고씨 노부인은 장씨를 바라보며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화리한 처자가 어때서? 화리한 게 큰 죄가 되니? 먼저 신뢰를 저버린 것은 사씨 가문이고 연수는 아무 잘못 없다.”“왕년에 사 대감은 연수가 앞으로 며느리로 들어온다면 절대 아들이 첩을 들이지 못하게 하겠노라고 친히 서약서를 쓰고 지장을 찍었다.”“그런데 혼인한 지 얼마나 됐다고 고작 3년 만에 사씨 가문은 약속을 저버렸으니, 연수가 왜 그 굴욕을 참고 지내야 하느냐? 친정에 왔다고 한들 이유 없이 그리한 것이 아니니, 무턱대고 나무랄 일도 아니다!”위엄과 분노가 서린 고씨 노부인의 말에 장씨의 안색이 살짝 굳었다. 하지만 시어머니 말에 감히 반박할 수 없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유씨는 계연수가 사씨 집안에서 얼마나 무시당하며 살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아들이 변을 당했을 때, 그들이 나서서 한마디만 해주면 해결될 일도 사씨 집안에서는 모른 체하고 도움을 거부했을뿐더러, 듣기 거북한 말로 그들을 비웃고 굴욕을 주었다. 유씨는 그날의 굴욕감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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