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연수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저었다.“안 힘들어요.”고씨는 눈썹을 낮추며 천천히 말했다.“연수야… 내가 또 너의 짐이 되었구나.”계연수는 어머니의 소매를 쥔 손끝에 힘을 주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고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어머니는 저에게 짐이었던 적 없어요. 어머니께서 안 계시면 저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어머니만 제 곁에 계시면, 어디든 제 집이에요.”그 말을 듣는 순간, 고씨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예전, 슬픔을 이기지 못해 딸을 두고 떠나고 싶었던 날들이 떠올랐다.그때의 자신은 얼마나 이기적이었던가.그녀는 몸을 숙여 계연수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앞으로는 몸을 잘 돌보고 약도 잘 먹겠다. 이 어미가 너와 함께 금릉으로 가마. 휘안현에 가서 조용히 잘 살아 보자꾸나. 연수야, 어미는 네가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씨가 깨어났다는 소식에 큰 방과 둘째 방 식구들이 차례로 들렀다 돌아갔다.사람들이 물러난 뒤에야 계연수는 조심스레 물었다.“어머니, 제 이혼 때문에 마음이 상하신 건가요? 무슨 말이든 항상 속으로만 담아 두신 거 압니다. 혹시 휘안현에 가고 싶지 않으신 겁니까?”고씨는 풀어 내린 머리카락을 어깨에 흘러내린 채 큰 베개에 기대 앉아 있었다. 얼굴빛은 창백했지만 여전히 고운 기색은 가시지 않았다. 창밖으로 스며드는 빛 아래에서 딸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니다. 나는 오래전에 마음을 정리했다. 네가 이혼하는 걸 바라지 않았던 건, 네가 의지할 세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사가에 있으면 적어도 널 지켜 줄 테니 평탄하고 부유하게 살 수 있으리라 여겼지. 헌데 너는 그 집에서 행복하지 못했고 사옥현은 첩까지 들였다. 그 집을 나설 때 네가 가져온 건 하나도 없었어. 그들은 너를 지켜 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업신여긴 것이다. 그 집에 남았어도 네 삶은 쉽지 않았을 거야. 내가 어찌 너를 불 속에 그대로 두겠느냐?”계연수는 잠시 멍해졌다. 그녀는 어머니의 마음에 쌓인 근심은 모두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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