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준은 계연수의 눈동자에 어른거리는 옅은 빛을 바라보다가 문득 가슴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어릴 적, 그녀가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의 계연수는 아무 거리낌 없이 소리 내어 울었고 아버지의 품으로 파고들곤 했다.지금의 그녀는 달랐다. 눈물이 맺혀도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수많은 억울함을 삼킨 사람처럼, 더는 울음을 밖으로 흘리지 않는 얼굴이었다.심서준이 낮게 물었다.“왜 슬퍼하는 겁니까?”그와 그녀 사이의 과거 때문일까? 아직도 두 사람의 지난날을 마음에 품고 있어서 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서늘한 손끝이 계연수의 턱에 닿았다.그녀는 순간 굳어졌다.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사이, 눈물이 눈가를 따라 흘러내렸다.이러고 싶지 않았다. 심서준 앞에서는 울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억제할 수가 없었다.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더 시렸다. 그녀는 목이 잠긴 채 떨리는 음성이 겨우 흘러나왔다.“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심서준의 손끝이 멈췄다가 천천히 물러났다. 굳어 있던 숨이 서서히 풀렸다. 그는 배꽃에 빗물이 맺힌 듯한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낮게 탄식했다.“다 지난 일입니다.”계연수는 고개를 숙인 채 수놓은 손수건으로 눈가를 눌렀다. 그리고 순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 지난 일이지요.”목소리 끝에 가느다란 쉰 기운이 묻어 있었다.손수건에 얼굴을 가린 채, 그녀는 여전히 허리를 곧게 세우고 앉아 있었다. 다만 어깨선 아래로 떨어진 기운과 낮게 깔린 눈빛이 보는 이의 마음을 저리게 했다.심서준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울게 하려던 건 아니었다.계연수 또한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밀려오는 감정을 애써 눌러 담으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심 대인, 오랜만에 먹어보았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그리고 고개를 조금 더 숙였다.“고맙습니다.”심서준은 충혈된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안의 빛은 유난히 또렷했다.그는 한동안 말을 잊은 듯 바라보다가 다시 쉰 목소리로 말했다.“내일도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