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까지 그런 아슬한 자세로 마주하고 있었어도 계연수는 일이 이렇게까지 번질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늘 고결하고 냉정하던 사람. 칠정육욕과는 거리가 먼 듯 보이던 심서준이, 자신에게 입을 맞추다니.젖은 숨결이 길게 얽혀들었다. 입술이 얼얼하게 아팠고 혀끝은 그에게 붙잡혀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으며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놀람과 당혹, 믿기 어려운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짙은 술기운이 두 사람 사이를 가득 메웠다. 계연수는 고개를 틀어 피하려 했고 손끝에도 더 분명한 거부의 힘을 실었다.그러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심서준은 그녀가 어디로 피하든 정확히 찾아냈다. 그녀가 알던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그녀 역시 세상 물정 모르는 규방의 아가씨는 아니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든 주도권을 빼앗긴 듯했다. 손목마저 머리 위로 단단히 붙들린 채, 숨결만이 얽혀 흐르고 있었다.결국 그녀는 어떻게 그의 아래에서 벗어났는지 기억조차 또렷하지 않았다.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했고 허둥지둥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밖에서는 여전히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빗물을 머금은 찬 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비로소 흐릿했던 정신이 또렷해졌다.입술 끝이 아직도 미세하게 아렸다. 거기에 그의 체온과 숨결이 남아 있는 듯했다.문은 이미 닫았지만 돌아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소매로 입술을 급히 훔친 뒤, 흐트러진 발걸음으로 용춘의 방으로 향했다.방 안에 남은 심서준은 침상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다. 문밖에 잠시 멈춰 서 있던 가느다란 그림자가 옆으로 사라지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몸의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눈을 감은 채, 그녀의 향이 스며 있는 침상 위에 몸을 눕혔다. 등은 미세하게 굽어 있었고 거친 숨에 눌린 상태로 밤을 새웠다.*새벽녘, 아직 동이 트기 전 문하가 깨끗한 옷을 들고 문 밖에 서 있었다.후작이 안에서 몸을 씻고 나오자 옷을 들고 들어갔다.심서준은 옷을 갈아입고 문하를 한 번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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