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친 뒤, 심서준은 계연수에게 함께 뜰을 거닐자고 했다.그동안 조정의 일에 매여 지내느라 그녀와 함께하지 못한 일이 너무도 많았다. 어렵게 찾아온 이 여유만큼은 그동안 못다 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채워 주고 싶었다.계연수는 밤에 뜰로 나가 봐야 별다를 것이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심서준이 내키는 듯하니 말없이 그의 곁을 따랐다.그러나 뜰로 발을 내딛는 순간, 밤하늘 위로 불꽃이 연이어 피어올랐다.한 송이가 지면 또 한 송이가 뒤를 이었고, 눈부신 빛은 쉼 없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흘러가는 불빛에 뜰 안까지 환하게 물들었다.계연수는 넋을 잃은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심서준이 자신을 굳이 뜰로 데려온 이유를 그제야 알 것 같았다.이토록 많은 불꽃놀이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불꽃이 밤하늘을 가득 밝히는 모습에 그녀는 한순간도 시선을 떼지 못했다.어느새 눈앞이 아련하게 흐려졌다. 살면서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따뜻함이 비로소 가슴 깊숙이 스며들었다.심서준이 자신을 위해 얼마나 마음을 쏟았는지, 이제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그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는 늘 알고 있었다.좋아하는 음식 하나까지 잊지 않았고,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으로 존경해 온 위 선생까지 어렵게 모셔 왔다.이토록 자신을 위해 애쓴 사람은 세상에 심서준뿐이었다.그 순간, 계연수는 더 바랄 것이 없었다.심서준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불꽃이 터질 때마다 계연수의 얼굴은 환하게 빛났다가 다시 어둠에 잠겼고, 눈동자에는 촉촉한 물기가 번져 있었다.그녀가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오늘 밤을 위해 공들인 모든 수고가 아깝지 않았다.*그날 밤의 계연수는 평소와 달랐다.유난히 그의 말에 잘 따랐고, 예전보다 먼저 다가오는 일도 많았다.심서준이 바둑을 두자고 하자, 그녀는 평소처럼 핑계를 대며 미루지 않았다. 늘 몇 수 두지 못해 밀리기 시작하면 억지를 부리며 더는 두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날은 끝까지 조용히 바둑판 앞에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