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어멈이 목소리를 낮추어 계연수에게 말했다.“주방의 청우가 아침에 보양탕을 올리러 갔다가 보았다는데, 새로 들어온 부인께서 사람 대하는 솜씨가 여간 좋으신 게 아니랍니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시녀들에게도 빠짐없이 상금을 내리셨고, 노부인께는 무려 백 년 묵은 산삼 한 뿌리를 드렸다고 합니다.”방 어멈은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백 년 된 인삼도 구하기 어려운데, 산에서 저절로 자란 백 년 산삼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새로 들어온 부인께서 참으로 큰마음을 쓰신 모양입니다. 노부인께서야 그런 물건이 아쉽지는 않으시겠지만, 그 정성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지요.”계연수는 느긋하게 화병에 꽃을 꽂으며 물었다.“형수님께는 무엇을 드렸다더냐?”방 어멈이 고개를 저었다.“큰부인께 무엇을 드렸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 처소에는 저희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새로 들어오신 부인께서 이토록 일 처리가 빈틈없으시니, 큰부인께도 꽤 괜찮은 물건을 드렸을 겁니다.”백씨는 제 처소를 빈틈없이 지키고 있었다. 계연수도 처음에는 사람을 들여놓을까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두었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시녀가 들어와 손보경이 찾아왔다고 전했다.계연수는 안으로 모시라고 한 뒤, 방 어멈에게 차와 다과를 준비하라고 일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손보경이 방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계연수를 보자마자 깍듯이 예를 올렸다.“다섯째 숙모님을 뵙습니다.”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했다. 손보경은 목소리가 무척 고왔다. 얼굴과 몸매 또한 빼어났고, 수수한 옷차림마저 차분하면서도 세련되어 보였다.더구나 들어서자마자 이토록 공손히 예를 갖추니, 평소 그녀를 달갑게 여기지 않던 사람이라도 겉으로는 예의를 갖춰 대할 수밖에 없었다.계연수는 격식을 차릴 것 없다며 자리를 권했다.“편히 앉으렴.”손보경은 계연수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시녀가 차를 올리는 동안 손보경의 시선은 자연스레 계연수에게 향했다.계연수는 한없이 평온하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짙은 남빛 장화단으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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