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따끈한 납팔죽으로 속을 데운 여인들은 곁채로 자리를 옮겨 담소를 나누었고, 남자들은 앞채에 따로 모여 있었다. 겨울 볕이 창호지를 희미하게 밝히는 가운데, 방 안에는 아직 달큰한 죽 냄새와 따뜻한 온기가 은은히 남아 있었다.손보경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계연수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그녀의 곁으로 모여들어 저마다 말을 건넸고, 상석에 앉은 심씨 노부인마저 흐뭇한 표정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계연수가 심서준을 도와 점포를 꾸려 온 덕분에 올해는 배당금도 두둑했고, 각 처소에 좋은 옷감까지 빠짐없이 보내왔다며 사리에 밝고 예의 바른 데다 효심까지 깊다고 입이 마르도록 치켜세웠다.심씨 노부인의 곁에서 조용히 시중을 들던 백씨는 그 말을 들을수록 가슴 한구석이 쓰라렸다. 그러나 얼굴에 내색할 수도, 그렇다고 반박할 수도 없었다.계연수가 일 처리를 빈틈없이 해내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심씨 부저 안에서 그녀를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백씨의 두 아들마저 오숙모가 좋다며 입을 모았다.계연수가 이 집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노부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집안사람들의 마음까지 모조리 사로잡았단 말인가. 시종들 사이에서도 그녀를 칭찬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워낙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선행을 베풀기 좋아하는 사람이니, 백씨로서는 아무리 속이 뒤틀려도 흠잡을 구석을 찾을 수 없었다.게다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심서준과 계연수의 금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제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는 무력감마저 밀려들었다.몇 년만 기다리면 된다는 말도, 한때의 열기가 식을 때까지 두고 보자는 말도 이제는 모두 부질없이 들렸다. 두 사람 사이에 감도는 애틋함은 한철의 신선함이 아니라, 평생이 지나도 좀처럼 바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지난 몇 달 동안 계연수는 장원부터 주방에 이르기까지 집안일을 두루 살피며 어느 한구석 소홀히 하지 않았다. 노부인이 저토록 그녀를 치켜세우는 판에, 훗날 아이까지 낳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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