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Bab 261 - Bab 270

334 Bab

제261화

강서이가 영승반도체 쪽과 협의를 마친 뒤, 영승반도체에서는 앞으로 실무를 맞출 때 더 세심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오후에 강서이가 회사에 막 도착했을 때, 김설이 집을 구했다고 알렸다.일 처리 속도가 너무 빨라 강서이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이 분명히 이사하실 것 같아서 제가 계속 알아보고 있었어요.”퇴근 뒤 강서이는 집을 보러 갔다. 강서이 취향에 딱 맞는 넓은 평형의 아파트였다.김설이 알아본 바에 따르면, 원래 이 집은 집주인이 아들에게 신혼집으로 주려고 새로 꾸며 둔 곳이었다.그런데 아들이 커밍아웃을 하자, 화가 난 집주인이 그 집을 매물로 내놓았다.문제는 최근 2년 사이 집값이 반 토막 나면서 매수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결국 집주인은 낮은 가격에 전세가 아닌 월세로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월세는 강서이가 전에 살던 작은 오피스텔보다 두 배 정도 비쌀 뿐이었다. 그런데 전망은 탁 트여 있었고, 인테리어도 새것처럼 깔끔한 넓은 아파트였다.강서이는 집을 둘러본 뒤 마음에 들어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결정했다.이사는 강서이에게 살림을 크게 정리할 기회가 되었다.강서이는 꽤 많은 물건을 버렸다. 버리고 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토요일 이른 아침, 김설은 이삿짐센터를 불러 짐을 옮기게 했다.모든 짐이 차에 실린 뒤, 강서이는 김설에게 먼저 새집으로 가 있으라고 했다. 자신은 조금 늦게 가겠다고 하면서.김설이 어디 가시는지 물었다.강서이는 처리할 물건이 하나 있다고 답했다.김설이 떠난 뒤, 강서이는 혼자 단지 옆 인공호수 쪽으로 걸어갔다.거리는 멀지 않았다. 그런데도 강서이는 아주 오래 걷는 것처럼 느꼈다.오늘은 흐린 날이었고, 바람은 약하게 불었다.강서이는 호숫가에 잠시 서 있다가, 줄곧 손에 꼭 쥐고 있던 물건을 인공호수를 향해 힘껏 던졌다.그건 강서이와 민도하 사이에 남아 있던 마지막 물건이었다.민도하는 평생 알지 못할 물건이기도 했다....3월 중순, 봄볕이 맑았다.강서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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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옆에 있던 서태우가 한마디 했다.“남명그룹이 최근 ‘문심’이랑 전략적 제휴를 맺었잖아. 유환이는 아마 강서이랑 일 얘기를 하는 모양인데 꽤 오래 자리를 비웠네.”노아리는 그제야 대수롭지 않게 시선을 거뒀다.자신이 괜히 생각을 많이 한 것이었다.남유환은 서태우와 마찬가지로 강서이를 싫어했다.게다가 강서이의 출신은 권력층에서 내세울 만한 배경이 아니었다.강서이가 아무리 예뻐도 남유환이 강서이에게 관심을 가질 리 없었다.겉으로 친절하게 구는 건 양쪽이 협력 관계에 있기 때문이었다. 예의상 취하는 태도일 뿐이었다.사적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을 게 뻔했다.노아리는 이사랑이 질투하는 것을 본 노아리가 신경 쓰지 말라고 달랬다.그때 남유환도 돌아왔다.사실 남유환은 강서이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강서이는 꽤 바빴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았다.계속 옆에 머물러 있으면 방해하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아서, 남유환은 눈치껏 돌아온 것이다.남유환은 노아리를 보자 그래도 인사를 건넸다.“도하는 좀 괜찮아졌어?”“거의 다 나았는데 또 심해졌어. 지금도 병원에서 링거 맞고 있어. 회의에 참석할 수가 없어서 내가 대신 나온 거야.”남유환이 미간을 찌푸렸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비 좀 맞았다고 이렇게 오래 아파?”노아리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누군가가 노아리에게 다가와 인사했다.“선배.”성이남이었다.노아리는 성이남을 보고 꽤 놀랐다.“어떻게 여기에 왔어?”“나도 회의하러 왔어.”성이남이 설명했다.“성세그룹이 B시에도 사업이 있어?”노아리가 물었다.성이남이 말했다.“있어. 많지는 않은데, 올해 투자를 조금 더 늘릴 것 같아.”노아리는 그 말을 듣자 바로 흥미가 생겼다.“그럼 나중에 자주 얘기하자. 같이 할 만한 프로젝트가 있으면 같이 해도 좋고.”“좋아.”성이남은 거의 고민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회의가 시작되기 전, 노아리는 화장을 고치러 화장실에 갔다.이사랑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언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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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전에 사과하라고 했을 때는 왜 그렇게 큰소리로 말을 못 했어?”강서이가 기세로 누를 때는 꽤 무서웠다.이사랑은 애초에 노아리를 믿고 호가호위하듯 굴던 것뿐이었다. 강서이가 이렇게 맞받아치자 입술을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사랑의 사과 영상은 아직 강서이 손에 있었다.괜히 강서이를 더 건드렸다가 영상이 공개되면,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결국 이사랑은 도움을 청하듯 노아리를 보았다.노아리가 이사랑을 붙잡았다.“가자. 괜히 일 만들지 마.”노아리는 오늘 민도하를 대신해 회의에 참석했다. 여기서 소란이라도 나면 괜히 민도하에게 폐가 될 수 있었다.그래서 조용히 넘기는 편이 나았다.노아리는 강서이와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고 이사랑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반대편에 있던 성이남은 이쪽 상황을 발견한 듯했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노아리가 곤란한 일을 겪는다고 생각한 성이남이 곧장 다가왔다.“선배, 도와줄까?”노아리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상대하기 피곤한 사람이야. 신경 안 쓰면 돼.”성이남은 강서이 쪽을 한 번 보았다.그 눈빛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가자. 회의 곧 시작하겠다.”성이남은 강서이를 경고하듯 본 뒤, 다시 부드럽게 노아리에게 말했다.“그래.”회의장 좌석은 직원들이 미리 배정해 두었다.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당연히 앞줄에 배치됐다.노아리는 프라임로드투자를 대표해 참석했기 때문에 첫 번째 줄에 앉게 되었다.강서이와 하장현의 자리는 두 번째 줄이었다.공교롭게도 성이남의 자리는 강서이 옆이었다.강서이는 자리에 앉을 때, 옆자리에 놓인 성이남의 명패를 보고 조금 놀랐다.속으로 주기홍이 말했던 그 성 대표가 혹시 이 사람인가 생각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성이남도 회의장으로 들어왔다.자기 명패를 찾던 성이남은,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강서이라는 걸 확인하자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성이남은 잠시 생각하더니 명패를 들고 반대편 사람과 자리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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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강서이는 그쪽에서 사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줄 몰랐다.어차피 강서이 쪽은 업무 이야기로 바빴다.배준석은 시청과 B시 기업인협회가 공동으로 창업 경진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승자는 시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그 말을 듣자 바로 솔깃해진 강서이는 배준석에게 꽤 많은 세부 사항을 물었다.남유환은 원래 강서이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업무 이야기라 해도 상관이 없었다.하지만 강서이는 계속 배준석과 대화 중이었다.기회를 찾지 못한 남유환은 결국 포기했다.남유환이 몸을 돌려 서태우를 찾으려고 할 때, 이사랑이 수줍은 얼굴로 녹차 한 병을 내밀었다.“유환 오빠, 이거 드세요.”“미안하지만 녹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남유환은 정중하게 거절했다.이사랑이 급히 말했다.“그럼 뭐 마시고 싶으세요? 제가 가져다드릴게요.”“목마르지 않아.”“그럼 제가 말동무라도 해 드릴게요.”남유환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미안해. 내가 좀 바빠서...”남유환은 말을 마치자, 이사랑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곧장 자리를 떠났다.이사랑이 노아리의 사촌동생만 아니었다면, 남유환은 애초에 상대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서태우는 혼자 창가에 서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 표정에는 예전의 조급함이 줄었고, 대신 가라앉은 기색이 조금 더해져 있었다.남유환이 물었다.“왜 그래?”“갑자기 우리 아버지가 그동안 참 쉽지 않게 사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서태우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런 회의 얼마나 지루하냐? 아버지는 이런 걸 30년이나 해 오셨잖아. 나라면 3년도 못 버틸 것 같아.”“게다가 회사 운영이라는 게 너무 어렵더라. 매일 보고서랑 재무제표를 보는데, 무슨 외국어로 된 문서를 보는 것처럼 하나도 모르겠어.”그 부분은 남유환도 도와줄 수가 없어서 그저 격려할 수밖에 없었다.“천천히 해.”“나 갑자기 강서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서태우는 그렇게 말하며 강서이 쪽을 보았다.사람들을 능숙하게 상대하는 강서이가 자연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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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배준석은 자연스럽게 강서이에게 식사를 제안했다.“죄송합니다.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요.”배준석은 조금 아쉬운 얼굴이 되었다.“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그때 사람들과 이야기를 마친 하장현이 강서이를 찾아왔다. 자연스럽게 강서이의 가방과 마시다 남은 물까지 챙겼다.세심하고 빈틈없는 태도였다.배준석은 하장현을 다시 한번 보지 않을 수 없었다.시선을 느낀 하장현도 배준석 쪽을 보았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뭔가가 오갔다.강서이가 떠나려는 모습을 보자, 남유환이 빠르게 다가왔다.“함께 식사하실까요? 협력에 관해서도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평소였다면 일중독인 강서이는 분명히 받아들였을 것이다.남유환은 여러 번 시도해 보며 그 사실을 알게 됐다.일 이야기를 꺼내면 강서이는 대체로 거절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번에는 강서이가 분명하게 거절했다.“죄송합니다. 저녁에 약속이 있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남유환은 조금 실망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그럼 다음에 뵙죠.”남유환이 떠난 뒤, 배준석은 미간을 더 깊게 찌푸렸다.강서이와 하장현이 나가던 때, 입구에서 노아리를 데리러 온 민도하와 마주쳤다.하장현은 걸음을 살짝 멈추면서 무의식적으로 강서이를 보았다.하지만 강서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민도하를 보지도 않았다. 걷는 속도조차 달라지지 않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스쳐 지나갔다.마치 모르는 사람처럼.마치 평행선처럼.마치 아무 상관도 없는 두 세계처럼.하장현은 곧바로 강서이를 따라가면서 함께 자리를 떠났다.뒤이어 남유환과 노아리 일행도 밖으로 나왔다.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민도하를 보자, 노아리가 가벼운 걸음으로 달려갔다. 입에서는 걱정의 말이 먼저 흘러나왔다.“오지 말라고 했잖아. 이제 막 감기가 지나갔는데 찬 바람 맞으면 안 돼.”“괜찮아.”민도하의 목소리는 여전히 잔뜩 잠겨 있었다. 말을 하자 곧 기침까지 이어졌다.남유환이 말했다.“왜 이렇게 심해진 거야? 얼굴도 훨씬 말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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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그럼 잘됐네. 우리 둘이 오붓하게 보낼 테니, 너희는 데이트나 하다 와.”이예수의 말에 노아리는 엄마가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 주려 한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못 이기는 척 그 말을 받았다.“그럼 그렇게 해요. 두 분 천천히 드세요. 저는 도하랑 나가서 좀 돌다 올게요.”민도하는 이견이 없었다.원래도 늘 노아리를 우선으로 두는 사람이었다.이예수는 노아리가 자리를 뜨기 직전, 두 사람 몰래 뭔가를 슬쩍 손에 쥐여 주었다.손에 쥔 걸 확인하자 노아리의 얼굴이 새빨개졌다.“엄마!”“미리 준비해서 나쁠 거 없잖니.”이예수가 의미심장하게 눈짓했다.노아리는 어쩔 수 없이 그갈 가방 안쪽에 슬쩍 밀어 넣었다. 노장훈과 이예수에게 인사를 건넨 뒤, 노아리는 민도하와 함께 자리를 떴다.아이들이 사라지자 이예수의 얼굴에 걸려 있던 웃음기가 가셨다.조금 전 노장훈이 직접 만들어 준 소스 그릇을 한쪽으로 쓱 밀더니, 추궁하듯 입을 열었다.“말해 봐. 갑자기 왜 샤부샤부가 먹고 싶다고 한 거야?”노장훈은 느긋하게 고기를 집어, 천천히 한 입 씹고 나서야 대답했다.“먹고 싶으니까 먹는 거지, 무슨 이유가 그렇게 많아.”이예수는 두 눈으로 노장훈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속을 꿰뚫어 보려는 듯이.하지만 노장훈은 시종일관 평온한 얼굴로 식사에만 몰두했다.결국 이예수는 분한 듯 한마디 쏘아붙이는 수밖에 없었다.“내가 당신 속을 모를 것 같아? 당신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게 누구 덕분인지, 그것도 잊지 마.”...같은 시각, 강서이는 강윤희를 데리고 자신이 자주 가는 한방삼계탕 집으로 향했다.식사하는 내내 강서이는 강윤희가 어딘가 정신이 팔린 채 자꾸 딴생각에 빠지는 걸 알아챘다. 강서이는 어디 몸이 불편한 데라도 있는지 물었다.강윤희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아니야, 멀쩡해. 재검사 결과, 너도 같이 봤잖니.”“그런데 왜 자꾸 넋을 놓고 계세요? 샤브샤브 집에서 나온 뒤로 계속 그러시잖아요.”“네가 너무 예민한 거야.”강서이도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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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두 사람이 마주했을 때, 강서이는 예채정이 또 남자를 바꿨다는 걸 알아차렸다.이번엔 취향이 달라졌는지, 어린 연하였다.여름은 아직인데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민소매 차림으로,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우람한 몸을 과시하고 있었다.그 가슴 근육은... 여자가 봐도 위축될 정도였다.예채정은 강서이 앞에서 거리낌이 없었다. 두 사람이 룸에 들어서자마자, 예채정은 연하남의 무릎 위에 털썩 주저앉은 채 진하게 입을 맞췄다.예채정의 분방함이야 익히 봐 온 강서이였지만, 그래도 영 익숙하지 않아서 전화할 게 있다는 핑계로 자리를 빠져나왔다.일부러 밖에서 시간을 좀 끌며, 겸사겸사 주기홍과 전화 회의를 진행했다....한편, 다른 룸에서는 이사랑이 잔뜩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 남유환에게 거절당한 탓에 기분이 영 말이 아니었다.친구들을 불러 놀면서도, 결제는 프라임로드투자 법인 카드로 긁었다.게다가 이런 게 처음도 아니었다. 민도하는 노아리의 체면을 봐서 여태껏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럴수록 이사랑은 더 대담해졌다. 친구들과 놀 때면 늘 제일 비싸고 제일 고급스러운 곳만 골랐다.먹고 마시는 것도 죄다 최고급으로만. 덕분에 빌붙는 친구 무리도 한가득 생겼고, 그 ‘친구들’은 하나같이 이사랑을 떠받들었다.이사랑은 그런 기분을 만끽했다. 그래서 툭하면 한턱을 내곤 했다.기분 좋으면 좋다고 쏘고, 안 좋으면 안 좋다고 쐈다.오늘은 당연히 기분이 나쁜 쪽이었다. 남유환이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니까.친구들은 다들 이사랑을 어르고 달랬다. 남자야 갈아 치우면 그만인데, 세상에 남자가 그 사람 하나뿐이냐고.“너희가 뭘 알아? 유환 오빠가 조건이 얼마나 좋은데. 난 절대 안 바꿔!”“그럼 가서 들이대!”그러자 이사랑이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내뱉었다.“근데 그 인간이 여우 같은 년한테 홀려서, 날 쳐다도 안 본다니까!”“그럼 우리가 너 대신 그 여우년 좀 손을 봐 줄까?”평소에도 같이 어울려 놀던 양아치들이라, 뒤로 못된 짓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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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강서이는 전화를 삼십 분 넘게 한 뒤에야 룸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예채정은 여전히 연하와 떨어질 줄 모르고 입을 맞추고 있었다.두 사람의 옷매무새도 다 흐트러져 있었다.그래도 예채정은 연하보다는 한결 이성이 있었다. 적당한 때에 연하를 밀어내고는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말했다.“강 대표랑 할 얘기가 좀 있으니까 넌 나가서 알아서 놀아. 마시고 싶은 거 아무거나 시켜. 내가 다 계산할 테니까.”“아니에요. 제 앞으로 해 두세요.”강서이가 얼른 끼어들었다.명색이 자신이 대접하는 자리인데, 대접하는 주인 노릇은 해야 했다.“가 봐.”웃으면서 연하를 내보낸 뒤, 예채정은 그제야 나른하게 술잔을 들고 강서이에게 말을 걸었다.“젊다는 게 좋긴 좋네. 하루 종일 써도 닳지 않는 기운이 넘쳐.”강서이는 예채정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제멋대로 치고 나가는 사람이라는 데 진작 익숙해져 있었다.대개는 그저 웃기만 할 뿐, 굳이 말을 받지 않았다.그래도 가끔은 한마디씩 대꾸하기도 했다.“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어려 보이네요.”“응, 이제 막 20살 됐어.”예채정은 가느다란 담배 끝에 불을 붙이고, 느긋하게 연기를 빨아들였다.강서이는 속으로 가만히 계산을 해 보았다.이번엔 무려 22살 차이였다.예채정은 강서이의 속내를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웃으며 말했다.“우리 둘 다 욕구가 가장 왕성한 나이에 서로를 만난 거야. 꽤 잘 어울리지 않아?”이 말만큼은 강서이도 받기가 영 곤란했다.마침 직원이 술을 들고 들어오자, 강서이는 잔을 권하면서 자연스레 화제를 돌렸다.예채정은 강서이의 업무 능력만큼은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속으로 다 헤아리고 있었기에,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따로 묻지도 않았다.예채정은 마지막 한 모금까지 연기를 빨아들인 뒤, 담배를 비벼 끄면서 강서이에게 물었다.“민 대표가 약혼한다는 얘기가 있던데?”강서이는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예 대표님 귀에까지 들어갔다면, 사실이긴 하겠네요.”예채정은 뭔가 짚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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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노아리가 부르자마자 민도하는 곧장 대답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갈 테니, 먼저 서태우와 한잔하고 있으라고 했다.라운지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이사랑에게서 메시지가 왔다.[구경거리 개봉 박두!]짧은 메시지가 노아리를 묘하게 들뜨게 했다.이사랑은 노아리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다시 친구에게 확인했다.“확실히 문제없는 거지?”“확실해. 그냥 확실한 정도가 아니야. 그거 밖에서 몰래 들여온 약이라니까. 아무리 얌전한 여자라도 그거 먹으면 정신을 못 차려.”그 말을 이사랑은 곧이곧대로 믿었다. 그 친구는 평소에도 이런 ‘특별한 것들’을 만지작거리길 좋아했으니까.게다가 그 약을 미끼 삼아 여자들도 적잖이 손에 넣었다고도 했다.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고 하면서.더구나 방금 강서이에게는 2배 분량을 먹였다.강서이가 그 자리에서 죽지 않는 이상, 약 기운을 절대 버틸 수 없다는 얘기였다.“그리고, 영상 찍는 거 꼭 잊지 마!”이사랑이 특히 힘주어 강조했다.‘강서이는 내 사과 영상을 빌미로 날 쥐고 흔드는 걸 좋아하잖아.’‘그럼 나도 똑같이 해 주면 되는 거야.’‘강서이가 무너지는 모습을 찍어 두고, 이번엔 내가 그 약점을 손에 쥐는 거지.’이사랑은 언젠가 강서이가 눈엣가시처럼 거슬리거나, 기분이 상하는 날엔 그 영상을 인터넷에 풀어 버릴 것이다.그리고 강서이의 체면을 바닥까지 짓밟아서, 평생 고개도 못 들고 살게 만들겠다는 결심까지 했다.강서이가 자신의 앞에 무릎 꿇고 눈물 콧물 다 쏟으며 비는 모습을 떠올리니, 이사랑은 속이 다 시원했다.그동안 강서이에게서 받은 분풀이를, 드디어 되갚을 수 있게 된 것이다.“다 일러 뒀어. 절대 빈틈없게 처리할게.”사실 그 친구는 강서이에게 다른 흑심을 품고 있었다. 워낙 빼어난 미모인지라, 이렇게 예쁜 여자는 여태 손에 넣어 본 적이 없어 속이 근질근질했던 것이다.다만 이사랑이 강서이를 끔찍이 싫어한다는 걸 알았기에, 속내를 입 밖에 냈다간 이사랑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꾹 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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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서이의 입술이 그대로 삼켜졌다.생각의 가닥이 다시 한번 흩어졌다.온몸이 망망대해 한가운데 깊이 빠진 듯, 그저 물결을 따라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되풀이할 뿐이었다.얼마나 흘렀을까, 강서이는 침대 위를 정신없이 더듬으며 입속으로 같은 말을 되뇌었다.“내 핸드폰...”“핸드폰은 왜?”“돈 보내야죠.”‘설마 공짜로 잘 수야 없잖아!’강서이는 어렴풋이 남자가 나지막하게 웃는 소리를 들었다. 숨결도 한층 묵직해져 있었다.“기꺼이 공짜로 안길게.”말을 마친 남자가 고개를 숙여 강서이와 입을 맞췄다. 혀끝이 강서이의 혀와 얽히면서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마지막에 가서 무너진 건 강서이만이 아니었다.남자도 흐트러졌다. 손길이 영 부드럽지 못해, 강서이가 다소 버거워하며 무의식중에 남자의 등에 손톱을 박아 넣었다.“좀... 천천히...” 너무 오래 몸을 섞지 않은 탓에, 약 기운까지 더해졌어도 감당하기가 버거웠다....노아리가 도착했을 때, 이사랑이 직접 입구까지 마중을 나왔다.노아리가 혼자 온 걸 보고 이사랑이 물었다.“형부는? 왜 같이 안 왔어?”‘이 좋은 구경거리는 애초에 민 대표 보라고 짠 판이잖아.’‘정작 민 대표가 오지 않으면 다 헛수고한 거 아닌가?’노아리가 답했다.“오는 중이야. 곧 도착해. 절대 빠질 일 없으니까 걱정 마.”“그럼 됐어.”이사랑은 노아리를 데리고 미리 잡아 둔 룸으로 가 일행을 기다렸다.가장 먼저 도착한 건 서태우였다.애초에 노아리가 부른 사람이었으니까.서태우가 들어오면서 물었다.“유환이랑 도하는?”“도하는 오는 중이고, 유환이는 나도 잘 몰라.”노아리가 대답했다.서태우가 고개를 갸웃했다.“걘 나보다 가까운데. 따지고 보면 나보다 먼저 와 있어야 하는 거 아냐?”“내가 전화해 볼게!”서태우는 곧장 남유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신호음이 끝까지 울리도록 받는 사람이 없었다.“이상하네. 어디서 뭘 하는 거야?”서태우가 혼자 중얼거렸다.이사랑도 남유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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