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가짜 결혼, 진짜 신분: Kapitel 191 – Kapitel 200

308 Kapitel

제191화

권미숙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굳었다.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문수정에게서 책자를 받아 확인하더니 그대로 굳어 버렸다.그건 백하린과 이도운의 혼인관계증명서였다.문수정도 다급히 봉투 안에 남아 있던 것들을 꺼내 확인했다. 이윤후의 출생증명서, 날짜와 시간, 그리고 이윤후와 이도운의 친자 확인 감정서까지 들어 있었다.백하린은 이윤후가 태어났을 때 이미 대비를 해 두었던 것이다. 훗날 이씨 가문이 아이를 부정할 상황을 대비해 친자 확인까지 미리 해 둔 셈이었다.“이거...”이규진이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다들 나가!”그는 옆에 서 있던 도우미들에게 소리쳤다.사람들이 모두 물러나자 그는 돌아서더니 지팡이 하나를 집어 들고 이도운에게 그대로 휘둘렀다.“안 돼요! 여보, 당신 아들이잖아요!”이대로 맞으면 이도운의 머리가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이규진은 지금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문수정도 겁에 질려 몸이 떨렸지만 곧바로 이도운 앞을 막아섰다.이도운은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피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그때 권미숙이 급히 이규진의 팔을 붙잡았다.“다들 나를 화병으로 죽일 셈이냐! 정신 좀 차려!”잠시 정적이 흘렀다.아들이고 아내였기에, 이규진도 결국 마지막 선을 넘지는 못했다. 지팡이가 바닥에 쿵 하고 떨어졌다.이를 악문 채 그는 말했다.“똑바로 말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이도운이 고개를 들었다.“보신 그대로입니다. 저와 하린이는 법적으로 부부입니다.”이미 숨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이도운의 얼굴에는 두려움 대신 이상할 만큼 담담한 기색이 떠올랐다. 오랫동안 숨겨 왔던 비밀을 결국 털어놓자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진 듯했다.다만 백하린이 정말 이런 방법을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진실을 들은 문수정과 권미숙은 말을 잇지 못했다.오히려 이규진이 피식 웃었다.“역시 내 아들이야. 대단하다, 정말. 이렇게까지 감쪽같이 속일 줄이야. 우리 이씨 가문이 이런 일을 겪다니.”“할아버지는 제가 하린이랑 함께하는 걸 반
Mehr lesen

제192화

백하린의 목소리가 들리자 문수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이 천한 것! 내가 분명히 말해 두는데, 네가 도운이랑 결혼을 했든 말든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절대 우리 이씨 가문에 못 들어와!”그러나 백하린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심지어 옅은 웃음까지 섞여 있었다.“네, 어머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저도 굳이 이씨 가문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요.”이규진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대체 뭘 하려는 거지?”“전 그저 도운이랑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이에요. 아버님께서 우리 세 식구만 괴롭히지 않으신다면, 저도 도운이 곁에서 아내로서 제 역할을 다할 생각이에요.”백하린이 말을 하다 잠시 멈췄다.권미숙은 이도운을 바라봤다. 흐릿한 눈빛에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체념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문수정은 멈출 생각이 없는 듯, 이를 악물고 다시 소리쳤다.“헛소리도 정도껏 해!”백하린은 가볍게 웃었는데 문수정의 태도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제가 그동안 바친 시간과 감정이 얼만데요. 설령 이혼하게 되더라도 도운이 재산의 절반은 받아야겠죠. 그리고 설령 이씨 가문에서 도운이와 인연을 끊는다 해도 윤후는 분명 이 집안의 피를 이은 아이예요. 앞으로 상속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그렇다. 이미 아이까지 있는 상황이라 간단히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이규진의 얼굴이 점점 더 굳어졌고 숨소리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는 이도운을 한 번 더 노려본 뒤 입을 열었다.“백하린, 돈을 줄 테니 아이 데리고 떠나라.”“아버님, 저는 돈이 필요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백하린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저는 도운이를 사랑해요. 하지만 끝까지 저희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고 하신다면 저도 제 방식으로 결혼을 지킬 수밖에 없겠죠.”상대가 계속 물러서지 않자 백하린의 목소리도 조금 차가워졌다.이도운이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백하린,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도운아, 할아버지 유언을 이미 어긴 건 너잖아. 이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우리 다 같
Mehr lesen

제193화

문수정은 못마땅한 얼굴로 아들의 팔을 붙잡았다.하지만 이도운은 고개를 숙인 채 그녀의 손을 하나씩 떼어 냈다.그는 아버지를 향해 미안한 눈길을 보냈지만 이규진은 더 이상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전화는 이미 끊긴 상태였다. 결국 이규진은 이도운이 집을 뛰쳐나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잠시 뒤, 이도운은 백하린을 데리고 이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돌아온 저택은 예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백하린은 눌러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그녀는 가볍게 머리를 정리하며 일부러 허리를 더 곧게 폈다.예전에 이도운의 가정교사로 처음 이 집에 왔을 때도 이렇게 정문으로 들어왔었다.그때는 이도운의 손을 잡고 들어왔고 그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쁨이 가득했다. 이씨 가문 사람들도 모두 그녀를 반갑게 맞아 줬다.하지만 지금은 전혀 달랐다. 집 안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이도운은 말없이 서 있었고 이규진과 문수정의 불쾌함과 거부감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그래도 백하린은 속으로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버텨 온 끝에 결국 다시 이 집으로 돌아왔으니까.“정말 뻔뻔하구나.”문수정은 끝까지 체면을 차릴 생각도 없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대로 돌아서서, 아까 권미숙이 그랬던 것처럼 자리를 떠났다.백하린의 가슴이 몇 번 크게 들썩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백하린이 흥분할까 봐 이도운은 서둘러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그는 백하린이 자신의 계획대로 해외로 떠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이씨 가문까지 찾아와 일을 벌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순간 그동안 느껴 왔던 미안함과 연민이 경계심으로 바뀌었다.어쩌면 예전의 다정함도 전부 연기였을지도 모른다. 그는 진심으로 대했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그를 휘어잡을 생각이었는지도 몰랐다.지금은 이윤후까지 있으니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맞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마음대로 행동하게 둘 수는 없었다.“얘기 좀 하자.”이규진이 피곤한 기
Mehr lesen

제194화

문수정은 말을 하다 문득 강지현이 떠올랐다.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강지현은 백하린보다는 백배 나았다. 백하린은 속셈 가득한 데다 염치도 모르는 여자니까.“지현이가 안 떠났다고 해도 도운이랑 백하린은 이미 결혼까지 했잖니.”권미숙은 침대 머리맡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방금 안정제를 하나 삼킨 뒤 몇 번 깊게 숨을 고르며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는 중이었다.그녀 역시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게다가 남편이 남긴 유언까지 떠올리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이씨 가문의 막대한 가업이 설마 이도운 손에서 무너지는 건 아닐까. 그건 남편과 아들이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것이었다.“그럼 백하린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예요?”문수정은 그 생각만 하면 속이 뒤집혔다.권미숙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이까지 있잖니. 얌전히 도운이 옆에서 내조만 해 준다면, 안 받아들일 수도 없지 않니. 내가 걱정하는 건 그게 아니야. 앞으로 일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느냐지.”“지현이 쪽도 언제까지 숨길 수는 없잖니. 도운이랑 결혼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혼을 시키겠어. 그렇다고 이혼이 안 되면 백하린 쪽은 또 어떻게 정리할 거고.”권미숙의 눈빛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이제 그녀는 인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몸이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까지 다 감당할 힘은 없었다.이씨 가문만 계속 이어지고 번창한다면 이도운의 아내가 누가 되든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문수정은 이를 악물었다.“강지현이 뭘 할 수 있겠어요. 기껏해야...”말을 하다 잠시 멈추더니 목소리를 낮췄다.“이혼이 안 되면 방법은 하나뿐이죠. 사별하게 만드는 거예요.”일단 강지현을 다시 집으로 불러들이고, 회사가 상장된 뒤 작은 사고 하나만 만들면 된다. 강지현이 사라지기만 하면 그 뒤에 백하린과 이도운의 관계를 공개하면 된다.이윤후는 애초에 이도운의 양자로 알려져 있었으니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어질 터였다.강지현에게는 불운한 일이겠지만 말이다.문수정이 말한 방법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해결책이었다
Mehr lesen

제195화

강지현과 김태하의 정략결혼 이야기는 주병찬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단 한 번도 엄경미에게 귀띔조차 하지 않았다.상식적으로, 사생아였던 딸이 주승호의 재산을 전부 상속받았다면 맏형인 그로서는 최소한 남겨진 모녀를 배려하는 태도라도 보였어야 했다.그런데 그는 오히려 강지현과 가까이 지내며, 아들과 함께 밖에서까지 그녀의 체면을 세워 주고 있었다.그건 대놓고 그녀의 체면을 무시하는 행동이었다.“아주버님, 저는 제가 아주버님께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주씨 성을 쓰지 않아서 그런가요? 단우도 주씨 가문 핏줄이잖아요?”엄경미도 더 이상 돌려 말할 생각이 없는지,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남자의 온화한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주병찬은 얼른 잔을 내려놓았다.“제수씨,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지현이 정략결혼 이야기라면 그건 전부 아버지 부탁으로 한 일이지, 제수씨와 맞서려던 게 아니에요.”그는 잔을 내려놓고 서둘러 해명했다.사실 그가 그동안 엄경미와 일부러 거리를 둔 것도 바로 이런 상황이 생길까 봐서였다.그녀는 속이 깊고 한 번 마음에 담아 두면 오래 기억하는 성격이었다. 괜히 건드렸다가 골치 아플 바에는 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아주버님도 아시잖아요. 그룹은 제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거라는 걸요. 승호 씨랑 제가 함께 고생하면서 키운 회사예요.”“제가 회사를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승호 씨는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다 알아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사생아한테 회사를 넘기라니요. 그게 저한테 공평한 일인가요?”엄경미는 점점 감정이 격해졌다.마지막 몇 마디를 할 때는 목소리까지 떨리더니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다.주병찬은 제법 난감해졌다. 그는 여자들이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걸 제일 어려워했다.“제수씨, 저는 이미 오래전에 그룹 일에서 손을 뗐습니다. 그 일에 대해 제가 뭐라 할 입장도 아니고요. 그래도 걱정 마세요. 제수씨 앞길을 막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지현이랑 저도 그냥 혈연으로만 이어져 있을 뿐입니
Mehr lesen

제196화

하원영은 하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도착했다.하지유도 함께였다.“하 대표님, 오셨습니까.”주시언은 하씨 부부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안내했다.하지유는 그의 뒤를 따라가다 피식 웃었다. 그리고 뒤에서 말없이 걷고 있던 하원영을 힐끗 바라봤다.“어? 아는 사람 아니야? 인사 안 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하원영과 주시언 사이의 일을 모르지만, 하지유는 그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어릴 적부터 주시언은 늘 하씨 가문을 들락거리며 하원영만 따라다녔다.조금 더 크고 나서는 하원영이 다니는 학교에 따라 들어갔고, 하원영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났다. 누가 봐도 주시언이 하원영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게 티가 났다.그것도 꽤 지독하게.하지만 하원영도 보통은 아니었다.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주씨 가문의 도련님을 거의 개처럼 부려 먹다시피 했으니까.하원영이 나가면 주시언은 운전기사가 됐고 술자리에 부르면 위출혈이 날 때까지 대신 술을 마셨다.학교에서 사고가 나면 대신 싸우다 경찰서까지 끌려가기도 했다. 심지어 하원영이 연애를 시작했을 때조차 주시언은 그녀의 방패막이 노릇을 해야 했다.하씨 가문 사람들과 주병찬은 이 일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하원영은 입양된 딸이었고 집안이 그녀에게 진 빚이 있어 쉽게 제어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주시언 역시 스스로 그러고 있었으니 누구도 끼어들 수 없었다.두 사람의 지긋지긋한 관계가 끝난 건 불과 2년 전이었다.하원영의 남자 친구가 술에 취해 클럽에서 사람을 때리는 바람에 주시언이 둘을 말리려다 갈비뼈 두 개가 부러졌다. 하마터면 하반신 마비가 될 뻔한 사고였다.그런데도 하원영은 그 남자 친구를 데리고 그대로 도망쳐 버렸다.주병찬은 크게 분노했다. 아들이 그렇게까지 망가진 모습을 보고는 거의 의절할 뻔했다.그 일을 계기로 주시언은 완전히 달라졌다. 마치 연애 감정을 도려내기라도 한 것처럼 일에만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는 하원영을 마주쳐도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Mehr lesen

제197화

하지유는 곧바로 아버지 품으로 달려들었다. 어머니도 급히 다가와 딸을 끌어안았다.그녀는 하원영을 바라봤다.두 사람 사이에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은 갔지만, 그래도 마음은 결국 친딸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하원영은 어릴 때부터 다루기 힘든 아이였다. 성격도 차갑고 고집도 세고, 성질 또한 만만치 않았다.하씨 가문이 그녀를 지금까지 받아 준 건 그녀의 부모가 예전에 하씨 가문과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이었다.게다가 그들이 남긴 신탁 재산도 모두 하원영에게 맡겨져 있었다.그게 아니었다면 이렇게 버릇없고 제멋대로인 아가씨를 굳이 집안에 둘 이유도 없었다.하석철이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원영아! 평소에도 네가 사고 치는 건 참고 넘어갔다. 그런데 밖에 나와서까지 이래야겠니?”체면이 구겨진 탓인지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그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지유한테 사과하고,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가. 집에 가서 오늘 일 제대로 생각해 봐.”하원영이 비웃듯 말했다.“하지유가 먼저 저한테 주스를 끼얹었는데 왜 제가 사과해야 해요? 사과할 사람은 하지유 아닌가요? 이렇게까지 친딸 편만 들 거면 애초에 절 입양하지 말았어야죠. 괜히 다 같이 망신당하게 만들지 말고.”그녀는 도우미를 통해 수건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얼굴과 옷을 닦기 시작했다. 주변의 시선이나 수군거림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돌아섰다.어차피 이런 모임도 부모가 억지로 끌고 와 참석하는 자리였다. 지금 돌아가라면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하지만 하석철의 얼굴은 완전히 굳어 버렸다. 방금 하원영의 말은 아버지인 자신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태도였다.“이 못된 것! 오늘 지유한테 사과 안 하면 여기서 한 발짝도 못 나간다!”그리고 그대로 하원영을 붙잡아서 하지유 앞에 세웠다.하원영은 오히려 웃었다.“저 사과 안 할 거예요.”하석철은 화를 참지 못하고 손을 치켜들었다.하지만 하원영은 오히려 턱을 더 높이 들어 올
Mehr lesen

제198화

강지현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하원영은 원래 저런 성격이었으니까. 게다가 그녀는 하원영의 표정이 좋지 않은 이유도 알아챘다. 주시언이 와 있는 걸 본 탓이었다.하원영은 주시언을 꽤 의식하는 편이었으니, 이런 모습까지 들킨 상황이 마음 편할 리 없었다.“원영 씨 편을 드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오늘은 제가 주최한 자리예요. 이 정도 일은 제가 정리해야죠.”그녀는 자연스럽게 하원영 앞에 서며 덧붙였다.“원영 씨, 제 체면 좀 봐서라도, 저랑 옷 갈아입으러 갈래요?”강지현의 부드러운 태도에 하원영도 더는 뭐라 하지 못했다.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녀 역시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강지현이 직접 나선 이상, 하씨 부부도 더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하지유는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나한테 뺨을 때려 놓고 그냥 가겠다고? 그럼 내 체면은 어떻게 되는 건데?”“강지현 씨, 이렇게 대놓고 하원영 편을 드는 거, 솔직히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주변에는 이미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뺨을 맞은 사람이 더 약자로 보이는 건 당연했다.사람들은 하지유가 먼저 주스를 끼얹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하원영이 아버지에게 대드는 모습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하지유는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하원영을 더 망신 주고, 강지현까지 끌어들일 작정이었다.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한 남자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김태하였다. 원래라면 끼어들 생각이 없었지만 하지유가 강지현에게까지 화살을 돌리자 결국 나설 수밖에 없었다.그를 보자 하지유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그러나 그 빛은 오래가지 않았고 곧 표정이 굳어 버렸다.강지현이 나타난 데다 김태하까지 함께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사실 하지유가 오늘 이 자리에 온 것도 김씨 가문 사람들이 온다는 말을 듣고서였다.김태하를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 자리였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그녀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맞은 사람도 있고, 주스 뒤집어쓴 사람도 있잖습니까. 이 정도면
Mehr lesen

제199화

하원영과 김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떠난 뒤에야 하지유는 발을 쾅 구르며 분을 터뜨렸다.“왜 김태하가 하원영 편을 드는 거야?”그때 상황을 알고 있던 사람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모르세요? 김 대표랑 강지현 씨 이미 약혼한 사이예요. 지금 두 집안이 정략결혼 진행 중이거든요. 강지현 씨가 하원영 편을 드니까, 김 대표가 강지현 씨를 감싸는 거죠.”김씨 가문과 강지현의 집안이 정략결혼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은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었다.약혼식도 양가 가족들과 몇몇 영향력 있는 인사들만 참석한 자리에서 조용히 치러졌기 때문이다.멀리 떨어진 사람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방금 말을 전한 사람도 오늘 저녁 만찬에 오기 전에 들은 소문으로 알게 된 것이었다.주씨 가문이 해원시 최고 부자이긴 했지만 미래 그룹과는 평소 접점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두 집안이 함께 식사를 한다니.하이 그룹 역시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주씨 가문과 협력한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 엄경미와만 접촉했을 뿐이었다.주승호와는 몇 번 얼굴을 본 정도였고 강지현이 주상 제약에 들어간 뒤에는 엄경미와의 왕래도 더 줄어들었다.그래서 주씨 가문의 내부 사정을 모르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그 말을 들은 하지유는 마치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멍해졌다. 심지어 다리가 풀려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왜 강지현이야... 김태하가 왜 하필 강지현이랑...”하지유는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만 같았다.김태하는 그녀가 오래 짝사랑해 온 사람이었다. 설령 그녀와 이어지지 않더라도 적어도 어울리는 상대를 만나길 바랐다.서지아처럼 명문가 출신에 교양 있는 진짜 재벌가 아가씨 말이다. 그런데 오만하고 버릇없는 사생아라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이연화가 급히 그녀를 붙잡았다.“지유야, 너무 상심하지 마라. 어쩌면 이게 다 운명일지도 몰라.”그녀는 딸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김태하를 본 뒤로, 하지유는 다른 남자들을 전혀
Mehr lesen

제200화

강지현은 지순옥의 팔짱을 끼며 머쓱하게 웃었다.“그런데... 할머니가 사주신 드레스를 다른 사람한테 빌려줬어요. 혹시 화 안 나셨어요?”“그게 뭐 대수라고. 너 주려고 산 거니까 이미 네 거란다. 우리 지현이가 좋다면 그냥 줘 버려도 돼.”강지현이 한마디할 때마다 지순옥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우리 손주며느리는 어쩜 이렇게 말도 예쁘고 성격도 다정할까.’강지현이 다시 야외 레스토랑 쪽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구석 한쪽에서 김태하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 상대를 보고 강지현은 살짝 놀랐다.김무언, 김태하의 아버지였다.“아저씨도 오셨어요?”강지현이 조금 놀란 듯 말했다.약혼식 때도 김무언은 참석하지 못했다. 지방에서 일을 보고 있었고, 국내와 해외를 오가느라 바쁜 일정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지금 미래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사람은 김태하였다. 김무언은 회장으로 가끔 미래 그룹을 대표해 공식 행사에만 얼굴을 비추는 정도였다.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요즘에는 또 다른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그래도 무엇보다 신경 쓰는 건 여전히 미래 그룹의 성장과 방향이었다. 회사의 상황 역시 언제나 직접 챙기고 있었다.“그래.”지순옥이 웃으며 말했다.“지난번 약혼식 때는 정말 시간이 안 맞아서 못 왔는데, 이번 주씨 가문 만찬은 미리 연락받았거든. 며느리 얼굴 보려고 일부러 시간 맞춰서 온 거야.”말을 마친 지순옥은 강지현의 손을 잡고 두 사람 쪽으로 걸어갔다.강지현이 다가오는 걸 보자 김태하의 굳어 있던 미간이 스르르 풀렸다. 그는 곧장 강지현 곁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강지현은 조금 수줍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아저씨...”그 순간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도 아저씨야?”김태하였다.강지현은 잠깐 멈칫했다가 머뭇거리며 말했다.“...아버님.”그 한마디에 김무언의 표정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 엄격하게 굳어 있던
Mehr lesen
ZURÜCK
1
...
1819202122
...
31
CODE SCANNEN, UM IN DER APP ZU LESE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