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진열대에 있는 걸 한 줄씩 쓸어 담나.게다가 몇몇 사람들이 그들 뒤에서 장바구니를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사려고 했던 물건을 누가 몽땅 가져가 버린 것 같은 눈치였다.“죄송해요. 이거 가져가세요.”강지현은 얼른 몇 개를 다시 진열대에 돌려놓았다.하지만 옆에 있던 김태하는 태연하게 말했다.“좋아하면 좀 더 사. 어차피 자주 오는 것도 아니잖아. 여기 물건 많으니까 필요하면 최 비서 불러서 옮기면 돼.”강지현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태하 너, 마트 안 와봤지?”“왜?”“마트는 그냥 천천히 둘러보면서 필요한 것 몇 개만 사는 거야. 한두 개씩 사야 또 올 이유도 생기고, 물건도 남아서 버리는 일 없지.”“또 온다고?”김태하는 묘하게 그 말에만 반응했다.“나랑 같이?”강지현은 그의 깊은 눈을 마주 보다가, 순간 그가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당연하지. 네가 앞으로도 나랑 같이 와 줄 생각이면.”말을 마친 강지현은 물건을 다시 진열대에 올려놓기 시작했다.높은 선반에 손이 닿지 않자, 김태하가 자연스럽게 팔을 뻗어 대신 올려 주었다.원래라면 비즈니스 세계에서 사람들을 압도해야 할 사람인데, 지금은 그녀 옆에서 장바구니를 밀고 있었다.강지현은 문득 웃음이 났다. 이곳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눈에 띄고 멋있어 보였다.강지현이 최대한 절제하며 물건을 골랐는데도, 두 사람이 산 물건은 결국 김태하의 넓은 트렁크를 가득 채웠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지현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지순옥이었다.그녀는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혼인신고 같은 큰 일을 해 놓고도 아직 어른들께 제대로 말씀드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제야 떠올랐다.강지현은 어릴 때부터 부모가 없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스스로 결정하는 데 익숙했다.하지만 김태하는 달랐다.김씨 가문의 가정교육은 분명 엄격할 것이다.“태하야.”“응?”“네 가족들, 우리 혼인신고한 거 아직 모르잖아. 우리 너무 예의 없었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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