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덕분에 김태하와 강지현의 결혼은 이제 물릴 수 없는 일이 되었다.지순옥이 손주며느리로 인정한 이상, 강지현에게는 김씨 가문 전체가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셈이었다.설령 그녀에게 과거가 있다 한들 누가 감히 입을 열 수 있겠는가?“그러셨군요.”엄경미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태연한 척했지만 거칠게 들썩이는 가슴을 차마 진정시키지 못해 숨이 가빠 보였다.지순옥이 말을 마치자마자 김윤석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쾌재를 불렀다. 그의 흡족한 표정은 강지현에 대한 김씨 가문의 무한한 포용력과 애정을 온몸으로 대변하는 듯했다.은주희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돈댁에 미리 귀띔이라도 해드렸어야 했는데 저희가 경황이 없어 괜한 결례만 끼쳤습니다. 엄 대표님께서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겠죠?”“그럼요, 당연한 말씀을요.”엄경미가 부드러운 어투로 대답했으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버렸다.강지현은 지순옥과 김윤석, 그리고 은주희까지 자신을 위해 나서주는 모습에 순간 울컥해졌다.누군가 내 뒤를 든든히 받쳐줄 거란 기대, 그녀에겐 생전 처음 겪는 낯설고도 따뜻한 감정이었다.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땐 무엇이든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기대하게 된 순간, 사람 마음은 한없이 나약해지고 마는 법이다.지순옥을 바라보는 강지현의 눈동자에 벅찬 고마움이 일렁였다.어떻게 이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몰라 입술을 달싹이는데 지순옥이 조용히 김태하에게 시선을 돌렸다.할머니의 뜻을 읽어낸 김태하가 강지현의 손을 맞잡은 채 그대로 한쪽 무릎을 굽혀 앉았다.애초에 몸매가 훤칠한지라 무릎을 꿇어도 소나무처럼 굳건하고 위엄이 차 넘쳤다.머리 위로 쏟아지는 찬란한 조명이 그의 어깨를 감싸 안았고, 그 압도적인 풍경은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할 만큼 눈부셨다.“지현아,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모든 하객분들 앞에서 맹세할게. 내 곁엔 오직 너 하나뿐이야. 나랑 결혼해 줘. 평생 널 사랑하고 지켜주고 마지막 순간까지 너랑 함께하고 싶어. 내 아내가 되어줄래?”김태하는 약속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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