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운은 다시 창밖에 선 두 건물을 바라봤다.“미래 그룹, 주상 그룹이라...”이도운이 코웃음 쳤다.“천해 그룹이 일어서면 높은 자리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알게 될 거야.”이서는 뒤에서 이도운의 허리를 끌어안고 등에 얼굴을 기댔다.“좋아요. 천해 그룹으로 해요.”이도운은 뒤로 손을 뻗어 이서의 손을 잡고 살짝 쥐었다....그날 오후, 해원시 동부 구치소.이도운은 면회실에 앉았다. 앞의 유리 벽이 자신과 바깥세상을 둘로 나누는 듯했다.맞은편 문이 열리고 여자 한 명이 들어왔다.엄경미였다.두 사람이 정식으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예전에 주단우의 도움을 받았을 때부터 이도운은 엄경미의 이름을 들어 봤다.그렇게 재계를 주름잡던 여자마저 결국 강지현에게 졌다니.엄경미는 화려한 치장을 모두 벗어 던진 데다 많이 수척해졌다. 전에 인터넷에서 본 사진과는 딴판이었다.머리카락은 절반 이상 희어졌고 회색 구치소 조끼를 입고 있었다. 늙고 지친 눈에는 차가운 기운이 깊게 서려 있었다.이도운을 보자 조금 놀란 듯했지만 표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이 대표님? 여기 오실 줄은 몰랐네요. 해원시를 떠나셨다고 들었는데요?”수화기를 타고 들리는 엄경미의 목소리는 조금 먹먹했지만 말투는 여전히 느긋했다.이도운도 빙빙 돌려 말할 생각이 없었다.“엄 대표님,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이 있죠. 우리가 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엄경미가 웃었다.“이 대표님, 지금 이 꼴인 제가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잘 아시잖아요.”이도운은 침착하게 말했다.“제게 필요한 걸 쥐고 계시니까요.”엄경미는 몇 초 침묵하더니 웃었다.“제가 도와드리면 무슨 대가를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믿죠?”이도운이 원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주상 그룹의 사업 구조, 오랜 협력업체, 기업과 개인에 관한 정보... 그것들을 넘겨주면 강지현을 겨눌 날카로운 무기가 될 터였다.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가를 이도운이 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제가 이기면 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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