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렌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자인은 언제나 다른 누구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편안한 분위기를 지닌 사람이었다. 그녀에게도,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에게도 마찬가지였다.옆에 앉아 있던 사일러는 그들을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었다.단순하지만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 재회 덕분인지, 저택 안의 공기는 오랜만에 조금이나마 생기를 되찾은 듯했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모두의 상처가 이전처럼 무겁게 짓눌러 오지는 않았다.“백작께 일어난 일에 저 역시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모든 일이 하루빨리 나아지기를 바랍니다.”자인이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늘 그렇듯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차분해서, 듣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지금 응접실에는 셀렌과 사일러, 그리고 자인 세 사람이 함께 앉아 있었고, 휴고가 막 내온 허브티의 은은한 향이 조용히 퍼지고 있었다.“고마워, 자인. 나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어.”셀렌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여전히 아버지의 상태에 대한 걱정이 어려 있었지만, 자인의 방문은 잠시나마 그녀에게 필요한 안정을 안겨주고 있었다.팔짱을 낀 채 앉아 있던 사일러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형, 다음에는 저도 그려 주세요. 요즘 형 그림 값이 그렇게 비싸다면서요?”그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능청스럽게 말했다.자인은 작게 웃었다.“물론이지. 일정만 괜찮다면 언제든 갈게.”셀렌이 동생을 힐끗 바라봤다.“자인이 널 그릴 땐 가만히 좀 있어. 자꾸 움직이면 그림 망칠 테니까.”“누나.”사일러는 셀렌을 노려보며 항의했고, 그 모습에 자인은 결국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사일러는 다시 자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예전에 형이 그린 셀렌 누나 초상화 있잖아요. 엄청 비싼 값에 팔렸다던데, 대체 어떤 부자가 산 거예요?”자인은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공작.”사일러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레벤티스 공작?”자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셀렌은 동생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