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렌의 머릿속에 기억들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손에 쥔 작은 파란 병을 내려다보며, 그녀는 얼마 전 자신의 생일을 떠올렸다. 비베니에가 향수를 선물로 들고 왔던 날. 남부에서 온 유명한 향수라며 건넸었다.그때 디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표정은 분명 좋지 않았다.그럼에도 셀렌은 기쁜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그리고 이틀 뒤, 함께한 밤이 지나고 디리안은 갑자기 그 향수를 버리라고 말했다.“버려.”그는 짧게 말했다.“그 향, 마음에 안 들어.”그때 셀렌은 의아했다. 평소라면 비베니에가 준 것에 전혀 개의치 않던 사람이었으니까.하지만 아까워서… 그녀는 버리지 않았다.생각해 보니 비베니에는 이미 두 번이나 향수를 선물했었다. 항상 디리안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뒤였다.머리가 지끈거렸다.만약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그녀는 평생 몰랐을지도 모른다.그 향은 달콤하고 매혹적이었다. 디리안조차 한 번은 이렇게 말했었다.“내가 독에 내성이 없었으면, 너무 달아서 기절했을지도 모르겠군.”그때의 자신은 그 말을 그저 농담으로 넘겼다.…얼마나 어리석었던가.지금, 화장대 앞에 기대 앉은 셀렌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그동안 단순한 체기나 피로라고 여겼던 모든 증상들, 메스꺼움, 무기력, 어지럼증. 그 모든 것이… 독의 영향이었다.그리고 그 독이…자신의 아이를 앗아갔다.고요한 방 안에서, 셀렌은 울었다.한때 믿었던 사람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다는 걸 그녀는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셀렌.”그녀는 고개를 들었다.문가에 서 있는 오데트가 보였다. 날카롭지만, 의문이 담긴 시선이었다.셀렌은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오데트가 먼저 다가와 그녀 앞에 앉았다.“무슨 일이냐?”그녀가 부드럽게 물으며, 셀렌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어머니… 저는 그냥…”셀렌의 목소리가 떨렸다.오데트는 그녀의 손에서 파란 병을 가져갔다. 잠시 바라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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