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배윤제는 늘 작은 선물을 하나씩 사 왔다.어느 날은 귀여운 인형이었고 어느 날은 지나가는 길에 사 온 간식이었다. 하나하나 값비싼 건 아니었지만 강하율은 그 안에 마음이 담겨 있다고 믿었다.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배윤제는 애초에 강하율을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선물은 길거리 어디에나 있는 것들이라 설령 누가 봐도 배윤제와는 연결되지 않았다.강하율이 진심으로 믿었던 그 사실이, 이제는 강하율이 딴마음을 품었다는 증거가 되어 돌아왔다.강하율은 손끝으로 손바닥을 꾹 눌렀다. 날카로운 통증이 올라오자 오히려 정신이 차분해졌다.강하율은 배윤제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으며 자조가 섞인 미소만 지었을 뿐, 반박하지 않았다.배씨 가문은 강하율을 거둬 준 은혜가 있었기에 강하율에게는 반박할 자격이 없었다.게다가 반박한다 한들, 누가 믿어 줄까. 배윤제가 기억이 없다는 한마디면 강하율은 또 한 번 억지로 덮어씌운다는 말까지 뒤집어쓰게 된다.차라리 입을 다물면 예전처럼 빨리 끝날지도 모른다.배윤제의 대답을 들은 조윤서는 그제야 마음을 놓는 듯했다. 조윤서는 가장 아끼는 손자가 이런 여자와 얽히는 걸 원치 않았고 이 일을 그냥 넘길 생각도 없었다. 강하율이 부모를 닮았으니 집안이 망한 것도 자업자득이라는 듯했다.조윤서는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눈빛만은 날이 서 있었다.“강하율, 우리 가문이 너를 박하게 대하진 않았다. 보답을 바라진 않아도 너도 이런 뻔뻔한 짓은 하면 안 되지.”강하율은 오늘 이 꾸지람을 피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먼지 하나 없는 원목 바닥만 바라보며, 주변의 경멸 어린 시선을 묵묵히 받아냈다.“강하율, 잘못했으면 잘못한 태도를 보여야지.”조윤서가 찻상을 톡톡 두드렸다. 강하율은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해 손을 빼려 했지만 하인이 이미 찻잔을 강하율 손에 쥐여 줬다.하인이 담담하게 말했다.“하율 씨, 어르신께 차 한 잔 올리고 잘못했다고 하세요.”말이 끝나자 뜨거운 물이 찻잔에 넘치도록 부어졌고 차향이 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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