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율, 기회를 줄 테니까 다시 한번 얘기해 봐.”배윤제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그가 바로 앞에 있었더라면 강하율의 목을 졸랐을지도 모른다.강하율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대표님, 정다인 씨와 백년해로하시고 자손 번성하시길 기원할게요.”“너 정말 내가 무섭지 않아?”배윤제의 목소리에서 약간의 미묘함이 느껴졌다.“그래서요? 저를 죽이기라도 하시게요?”강하율은 배윤제에게 말을 이어갈 기회를 주지 않았다.강하율이 계속해 말했다.“대표님, 대표님과 대표님 어머님께서 한때 저한테 손을 내밀어주셨던 건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 좋았던 추억까지 망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절대 임자 있는 사람이랑 만나지 않을 거예요. 그건 과거의 저와 대표님에게 미안해지는 일이니까요.”말을 마치자 배윤제가 코웃음을 치면서 또 한 번 숨을 길게 내쉬었다.“임자 있는 사람이랑은 만나지 않을 거라고? 그러면 설마 우리 형이라도 만날 생각이야? 어제 네 집에 있었던 사람, 우리 형이지? 강하율, 우리 형이 너한테 좀 잘해줬다고 벌써 넘어간 거야? 형의 신분이랑 네 신분 차이는 생각도 안 해? 너는 형의 애인이 될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야.”강하율은 더 이상 자신이 진심을 다하면 상대방도 진심을 다할 거라고 믿는 예전의 순진한 강하율이 아니었다.그래서 배윤제의 말은 그녀를 자극할 수 없었다.“예전에 대표님이 저한테 조금 잘해주면서 저를 속였다는 걸 인정하시는 건가요? 비록 대표님은 이미 다 잊었겠지만, 눈이 멀거나 귀가 먼 건 아니니까 제가 예전에 어떻게 했었는지 다른 사람한테 한 번 물어보세요. 그 별거 아닌 호의 때문에 4년 동안 맞춰줬는데 결말이 이런 거라니 참 씁쓸하네요. 전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이죠.”“...”잠시 적막이 흘렀다.배윤제 또한 모두 알고 있었다.강하율이 본인에게 얼마나 잘해줬는지를 말이다. 강하율은 예쁘고 똑똑하며 가끔은 귀엽고, 순진하고, 또 일도 잘했다.문제가 생겨도 대부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서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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