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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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강하율은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려 했지만, 배윤호는 그녀의 손에 번호표를 쥐여주었다.“나 믿어?”강하율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네.”“10분 뒤에 나한테 전화해.”“네.”말을 마친 뒤 배윤호는 자리를 떴다.경매가 시작됐지만 강하율은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10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10분이 되자마자 강하율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며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전화를 받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다시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뒤에서 배윤제의 목소리가 들렸다.“강하율, 어디 가?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말해. 내가 낙찰받아서 선물로 줄게. 우리 연애 기념일 선물이라고 생각해.”강하율은 배윤제가 귀찮게 굴자 몸을 돌려 계속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배윤제가 그녀를 확 잡아당겼다.“강하율, 내가 얘기하잖아.”강하율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그만하세요. 저는 더 이상 대표님의 이런 장난에 어울려주지 못하겠거든요? 그리고 연애 기념일이요? 저희한테 그딴 게 있었나요? 예전에는 그냥 싸구려를 선물이라고 가져다줬잖아요. 그런데 저는 멍청하게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며 대표님을 위해 밥을 해줬죠.”“너 화 안 풀린 거 알아. 앞으로는 안 그럴게. 내가 들어가서 주얼리 세트 하나 낙찰받아 올게. 그동안 못 해준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배윤제는 어두운 눈빛으로 경고하듯 말했다.마치 자기가 엄청난 양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강하율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배윤제 씨, 연기를 하도 오래 하다 보니까 자기가 진짜 일편단심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배윤제의 눈빛에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다.“뭐라고?”강하율이 배윤제를 밀어냈다.“기억상실인 척 구는 연기에 더 어울려줄 생각 없다고요. 우리 이미 헤어졌어요. 제가 대표님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는 배윤제 씨가 기억을 잃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기 때문이 아니라, 배윤제 씨가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라고요. 알겠어요? 그리고 저는 중고는 거들떠보지도 않아요.”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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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안혜슬이 떠나려던 순간, 신예진이 몰래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안혜슬이 급히 신예진을 불러 세웠다.“예진아, 너 오늘 파티장에 있는 거 아니었어? 왜 여기로 온 거야?”신예진은 창백한 얼굴로 안혜슬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큰일 났어. 나 사고 친 것 같아.”“무슨 일인데 그래?”안혜슬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그게...”신예진은 배윤제가 자신에게 했던 이상한 말을 전부 털어놓았다.안혜슬은 눈을 크게 떴다.“내가 진작에 얘기했잖아. 절대 그 사람들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왜 말을 안 들어?”“나는 진짜 몰랐어.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한 거야. 그래서 배윤호 대표님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아.”신예진은 안절부절못했다.안혜슬이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괜찮아.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 그런데 너 솔직히 얘기해 봐. 너 혹시 배윤호 대표님한테...”“너는 안 좋아할 수 있어? 그렇게 잘생겼는데?”“...”안혜슬은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이내 그녀를 끌고 갔다.신예진은 안혜슬이 안고 있는 치맛자락을 보고 누군가를 떠올렸다.“이거 강 팀장님 드레스 아니야? 왜 이렇게 된 거야?”“지금 드레스를 신경 쓸 때 아니야. 일단 따라와.”두 사람은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스위트룸 안.강하율은 초인종을 누르려다가 문이 완전히 닫혀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는 급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가 보니 배윤호의 겉옷과 넥타이가 바닥에 널브러진 게 보였다. 그리고 곧 고요함 속에서 무언가 가까워지는 소리가 들렸다.강하율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벽으로 밀쳐졌다.배윤호의 뜨거운 체온이 맞닿은 몸을 통해 전해졌고, 그의 숨결 또한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셔츠 단추를 풀고 있는 배윤호의 모습을 본 강하율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오빠, 왜 그래요?”배윤호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눈꼬리가 은근히 붉었다.그는 벽을 짚은 채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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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오빠는 그러지 않을 거예요.”강하율 본인도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으나 자꾸만 이곳에 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배윤호는 흠칫하더니 잠시 강하율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녀의 손에 이끌려 소파에 앉게 되었다.허둥대는 강하율의 모습을 보던 배윤호는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강하율을 끌어안았다.강하율은 배윤호의 무릎 위에 앉게 되자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고개를 들어 그의 깊고 위험한 눈빛을 마주했다.“정말 안 갈 거야?”강하율은 침을 삼켰다.“네. 안 가요.”배윤호가 그동안 그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만약 잠시 뒤에 정말 아무 여자나 들어온다면 배윤호를 해치는 셈이 된다.강하율의 말에 배윤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큰 손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등에 닿았는데 마치 뭔가를 시도하는 것만 같았다.그러나 강하율은 불쾌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저 가까이 다가온 배윤호의 잘생긴 얼굴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뛸 뿐이었다.“나를 밀어내도 괜찮아.”“...”그러나 강하율이 손을 들려는 순간, 배윤호가 그녀의 두 손목을 붙잡았다.그건 분명 고의였다.강하율이 반항하기도 전에 입술에서 온기가 전해졌다.곧이어 호흡이 뒤섞이며 강하율은 반항하는 것조차 잊어버렸다.강하율이 남자와 키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 상대는 오직 배윤제뿐이었다.그동안 강하율은 키스할 때마다 조금 불편해했다.성격 문제도 있겠지만 겉보기엔 다정하고 온화한 배윤제가 키스할 때는 상당히 거칠었기 때문이다.첫 키스도, 그 이후에도 강하율은 천천히 리드하려는 건 전혀 겪어본 적이 없었다. 배윤제가 보여준 건 자기중심적인 독점욕뿐이었다.그는 그녀의 몸에 낙인이라도 찍을 듯이 굴었다.그 탓에 강하율은 모든 남자가 다 여자 친구에게 조금 거칠게 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배윤호는 달랐다.겉으로 보기엔 위험해 보이는 배윤호지만 오히려 키스할 때는 굉장히 조심스러워 강하율은 거부감을 많이 느끼지 않았다.비록 이성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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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조윤서가 이 일에 연루됐다는 건 강하율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리고 믿기지도 않았다.배윤호는 시선을 내려 강하율을 한 번 보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글쎄.”강하율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추측했다.“제가 올 때 배윤제가 계속 저를 막았었어요. 아마 이모까지 불러서 현장을 덮칠 생각이었겠죠. 집안 어른이 있다면 오빠랑 임현서 씨가 같이 있은 일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야 할 테니까요.”“그럴 수도 있겠지.”배윤호는 별말 하지 않고 옆방의 상황에 귀를 기울였다.곧 임현서의 비명이 들려왔지만 남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강하율은 의아한 표정으로 배윤호를 바라봤다. 이쯤 되면 임현서와 함께 있던 남자가 배윤호가 아니라는 게 밝혀져야 하는 게 아닐까?배윤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난 임현서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낯선 남자랑 같이 자게 만들 정도는 아니야. 그럴 필요도 없고.”“...”강하율은 순간 자신이 막장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머리가 이상해진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임현서가 어떤 사람이든 배윤호랑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배윤호는 애초에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강하율은 문득 배윤제가 했던, 남자들이 바람을 피우는 건 당연한 거라는 말을 떠올렸다.그건 재벌가 자제들에게 흔히 있는 일이었다.강하율이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오빠, 만약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 오빠의 결혼 상대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아내 몰래 그 여자를 만날 건가요?”배윤호는 컵을 내려놓고 소파에 기대어 눈가를 가볍게 눌렀다.“무슨 기준? 누구 기준인데?”“그러니까...”강하율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도 재벌가의 며느리 기준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오히려 배윤호가 그녀보다 더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시선을 든 강하율은 배윤호가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보았다.“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그 사람이 곧 내 기준이야.”“...”강하율은 얼굴이 빨개져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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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다 벗고 있는데 갑자기 쳐들어온 배윤제 등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들켜버릴 줄 임현서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불로 몸을 꽁꽁 감싼 채 얼굴만 내놓고 있었다.얼굴이 빨간 걸 보니 아직 약기운이 다 가시지 않은 듯했다.강하율은 더 묻지 않고 곧바로 그들 앞에서 프런트 데스크에 전화를 걸었다.“꼭대기 층 남쪽 스위트룸은 당분간 출입 금지해요. 다른 직원들도 올라오지 않게 해주세요.”비록 임현서가 몇 번 괴롭히긴 했지만 그래도 강하율은 이런 일로 그녀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 말을 들은 임현서는 잠시 당황했지만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이 일이 밖으로 퍼지지만 않는다면 그녀의 평판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남수미는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호텔에서는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거예요? 술에 문제가 있다니, 이게 말이 돼요? 우리 딸이 참고 견디지 않았다면 무슨 짓을 당했을지 모른다고요. 이 일 제대로 설명해 주셔야 할 거예요.”강하율은 살짝 놀랐다.그동안 억지를 부리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대놓고 적반하장인 사람은 처음이었다.이때 배윤제가 뭔가 허점을 찾으려는 듯이 강하율을 훑어보았다.“옷은 왜 갈아입은 거야?”강하율은 어리둥절했지만 임현서와 남수미가 지켜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답했다.“드레스를 실수로 망가뜨려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어요. 무슨 문제 있나요?”“그렇게 비싼 드레스를 더럽혔다고요? 그건 말이 안 되죠. 정말 의심스럽네요. 게다가 호텔 직원이라 손을 쓰기가 훨씬 더 쉽겠어요.”남수미가 따져 물었다.강하율은 서두르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그렇겠죠. 하지만 반대로 조사하면 가장 들통나기 쉬운 것도 사실이에요. 게다가 저는 배윤호 대표님 파트너로 오늘 행사에 참석했어요. 제가 정말로 임현서 씨를 해칠 생각이었다면 이 일을 덮으려고 하지 않았겠죠. 바로 사진을 찍어서 뿌리면 되니까요. 그런 사진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거 아니에요?”“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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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배윤제가 장천우에게 눈짓을 하자 장천우는 곧바로 신예진을 끌고 와서 사람들 앞에 세웠다.“CCTV를 확인해 보니, 신예진 씨가 술잔을 들고 주변을 돌아다닌 기록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임현서 씨와 배윤호 대표님이 그 술을 마셨고, 이후 배윤호 대표님은 자리를 떴고 임현서 씨도 뒤따라 나갔습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신예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윤제를 바라봤다.“배윤제 대표님이... 분명히 대표님이...”“그래요. 내가 그렇게 얘기했죠.”배윤제는 빠르게 인정했다.“형은 예진 씨를 구해줬고 예진 씨는 그 사건 때문에 우리 형을 좋아하게 됐어요. 그래서 나한테 형에게 접근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죠. 나는 우리 형 곁에 형을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누구라도 챙겨주면 좋을 것 같아서 예진 씨가 직원으로서 우리 형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허락해 줬어요. 그러면 예진 씨도 어느 정도 만족할 줄 알았죠.”그건 신예진을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 말이었다.심지어 신예진은 반박조차 할 수 없었다.신예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남수미가 앞으로 나서며 신예진을 때리려 했다.그러나 강하율의 뒤쪽에서 손이 뻗어져 나와 남수미를 막았고, 남수미는 손목이 아파서 얼굴이 일그러졌다.“배, 배윤호 대표님, 이게 지금 무슨 의미죠?”“여기가 어떤 곳인지 잊은 겁니까?”배윤호가 남수미의 손목을 뿌리치자 남수미는 비틀대며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났다.임현서는 이불을 둘러싼 채 황급히 남수미를 부축하며 화를 냈다.“배윤호 대표님, 지금 직원을 감싸겠다는 거예요? 게다가 증언한 사람은 배윤제 대표님이에요. 범인이 신예진 씨가 아니면 대체 누구라는 거예요?”배윤호와 강하율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고 곧이어 배윤호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강하율은 곧바로 배윤호의 의도를 눈치챘다. 그녀가 나서서 이 일을 해결하라는 뜻이었다.강하율은 배윤호가 직접 나서서 모든 걸 통제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는 강하율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녀를 지나치게 신뢰하는 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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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그다음에는 강하율을 힐끗 바라봤다.이미 다 입을 맞춘 듯했다.배윤제가 말했다.“그건 어디까지나 신예진 씨 주장일 뿐이에요. 증거가 없잖아요. 어쩌면 임현서 씨가 당시 실수로 그 술을 마신 걸 수도 있죠.”신예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강하율이 나섰다.“파티장에 CCTV가 있습니다. 특히 바 쪽은 더 잘 찍히니까 확인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어요.”강하율의 말이 끝나자마자 양승아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CCTV 영상을 보여줬다.영상 속에서 신예진은 배윤호를 보고 반가워하는 기색은 있었지만 그에게 말을 걸 틈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술을 건넸을 뿐이고 그 과정에서 어떤 무례한 행동도 없었다.그러다 임현서가 배윤호 옆에 다가왔을 때도 신예진은 정중하게 술을 건넸다.직원들은 손님에게 술을 어떻게 건네야 하는지 모두 교육을 받는다.영상에서 신예진은 임현서에게 가장 가까운 잔을 건네려고 했지만, 임현서는 굳이 가장 멀리 있는 잔을 골라서 마셨다.강하율이 되물었다.“임현서 씨, 왜 신예진 씨가 건넨 잔이 아니라 굳이 다른 잔을 선택하신 건가요?”“그건 제 습관인데요. 안 되나요?”“당연히 되죠. 하지만 그것 또한 임현서 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에요. 증거가 있나요?” 강하율이 다시 물었다.“강하율 씨...”반박할 말을 찾지 못한 임현서는 배윤제를 바라봤다.이 일이 틀어지면 배윤제도 책임을 져야 했다.애초에 배윤제가 약을 써서 두 사람을 엮어주겠다고 약속했었기 때문이다.배윤제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는 심호흡을 한 뒤 뒤늦게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다른 약 때문에 몸에 이상 반응이 생긴 건 아닐까요? 입장하기 전에 임현서 씨 어머님이 임현서 씨가 최근 몸이 안 좋아서 약을 많이 먹었다고 하셨잖아요. 거기에 술까지 마셔서 부작용이 생긴 걸 수도 있어요.”남수미가 급히 맞장구쳤다.“맞아요, 맞아요. 분명 그럴 거예요. 전부 오해예요.”그 말을 들은 강하율은 배윤제에게 상이라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의사들은 처방할 때 술을 마시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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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신예진은 평범한 여자였다. 명품이 얼마나 비싼지는 잘 몰라도 예쁜 걸 좋아하는 건 당연했다.게다가 신예진이 받은 선물은 배윤제 같은 사람에게 명품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것이었다.아마 한 트럭을 가져다준다고 해도 배윤제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평범한 여자의 가치관을 완전히 박살 냈고, 신예진은 자신이 하는 말이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되었다.배윤제가 어떠한 이유로 선물을 줬든 그는 상대방을 자신보다 하찮게 생각했다.심지어 신예진에게 준 선물들을 다 합쳐도 정다인에게 준 목걸이 하나보다 쌌고,신예진은 하마터면 죄까지 뒤집어쓸 뻔했다.신예진은 후회스러워 고개를 푹 숙였다.사실 강하율은 신예진이 머리핀을 빼는 걸 보고 신예진 또한 다 이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그러나 다들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가끔은 흔들릴 수도 있었다.배윤호는 신예진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신예진 씨를 구한 건 신예진 씨를 위해서가 아니니까 괜히 오해하지 말아요.”신예진은 흠칫하더니 뭔가 깨달은 듯 강하율을 바라봤고, 강하율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안혜슬이 끼어들었다.“별일 없으면 저랑 예진이는 먼저 가볼게요.”“그래요.”배윤호가 손을 휘저었다.두 사람이 떠난 뒤, 강하율도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는데 배윤호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강하율, 잠깐만.”강하율은 입술을 깨물며 소파를 바라봤다. 문득 조금 전 그와 키스를 나눴던 게 떠올랐다.방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배윤호가 물었다.“궁금한 거 없어?”“네?”강하율이 정신을 차렸다.“뭘요? 아, 맞다. 만약 신예진 씨가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하셨을 거예요?”배윤호는 표정이 살짝 굳더니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이 누구인 것 같아?”강하율은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을 가리켰다.“저인가요? 하지만 그것도 이상한데요. 제가 왜 임현서 씨를 돕겠어요? 게다가 배윤제도 제가 원치 않을 거라는 걸 알 텐데요.”배윤호가 귀띔해 주었다.“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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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잠깐만요, 갑자기 떠오른 게 있어요.”“뭔데?”배윤호가 고개를 들어 강하율을 바라봤다.강하율이 말했다.“신예진 씨가 배윤제가 어렸을 때 일을 물어본 적이 있다고 했었어요. 혹시 납치 사건이랑 관련이 있는 걸까요?”“잘 모르겠어.”배윤호는 평온한 표정으로 컵을 건넸다.“말을 많이 해서 목이 마를 텐데 물 좀 마셔.”강하율은 자연스럽게 컵을 받아 물을 한 모금 마셨다.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반이나 마신 상태였다. 배윤호는 곧 의아한 표정으로 컵을 바라봤다.언제부터였을까? 배윤호와 이렇게 자연스럽게 지내게 된 게.그녀는 더 이상 배윤호를 두려워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조금은 친밀하게 느껴졌다.아니, 그들은 이미 충분히 가까워졌다.강하율은 입술을 깨물다가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저, 저는 괜찮아요. 일단 일부터 처리하죠. 임현서 씨가 이대로 포기할 것 같지 않은데요.”배윤호가 물을 마시며 덤덤히 말했다.“글쎄. 내 옆에는 이미 사람이 있잖아.”“누구...”강하율은 말을 끝맺기 전에 그 사람이 자기라는 걸 알아차렸다.“오빠, 그 말 무슨 뜻이에요?”“아까 말했잖아. 너는 계속 나랑 같이 있었다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강하율이 중얼거렸다.“여자의 명예가 걸린 일로 일을 처리하지는 않는다고 하셨잖아요.”“나도 내 명예를 걸었어.”배윤호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강하율은 완전히 말문이 막혔다.배윤호는 어쩔 줄 몰라 하는 강하율을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강하율에게 더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화제를 돌렸다.“아무래도 호텔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상황을 아는 사람이면서도 호텔 직원인 경우가 제일 자연스럽지.”강하율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조금 전 그 키스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아까 배윤호를 밀어내지 않았으니 적극적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그녀의 본심이 아니었다.“네, 알겠어요.”“배윤제랑 정다인은 예전부터 알던 사이야. 하지만 정다인이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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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강하율은 배윤제의 설명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배윤제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는 건 사실이었다.그래야 과거의 일을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강하율은 계속 말해보라는 듯 배윤제를 바라봤다.배윤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나 정다인이랑 헤어질 생각이야.”“그래서요?”강하율은 배윤제가 그 말을 왜 자신에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배윤제는 잠시 멍해졌다. 그는 자신이 확실하게 말했다고 생각했다.그가 정다인과 헤어지는 이유는 정다인이 그를 속인 탓도 있지만 강하율 때문이기도 했다.배윤제는 생각을 다 정리했다. 신예진이 배윤호를 좋아한다면 신예진이 바라는 바를 이루어 주고 본인은 아무 부담 없이 강하율과 다시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정다인은 나를 속였어. 그동안 네가 많이 힘들었던 거 알아. 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 거야.” 배윤제가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알겠어요.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강하율은 무심히 말한 뒤 자리를 뜨려고 했다.“강하율!”배윤제는 그녀의 냉담한 태도를 견디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이러지 마. 우리 사이에 이제 장애물은 없어.”“우리 사이에는 원래 장애물이 없었어요. 우리가 헤어진 건 대표님이 저를 속이고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죠. 다른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이제 제 말 이해하셨죠?”강하율의 말에 배윤제는 화가 났다.그는 씩씩대면서 강하율을 벽으로 밀어붙였다.“그래서 형을 끌어들여서 나를 자극한 거야? 이제 그냥 퉁쳐도 되잖아.”“제가 대표님을 자극하려고 했다고요?”강하율이 웃음을 터뜨렸다.“배윤제 대표님, 대표님이 배윤호 대표님과 비교가 된다고 생각하세요? 대표님은 매번 정다인 씨 때문에 저를 모함했고, 기를 쓰고 저를 호텔에서 쫓아내려고 했어요. 그리고 대표님 때문에 우리 아버지는 죽을 뻔했죠.”“나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배윤제는 보기 드물게 말을 더듬더니 고개를 들며 뭔가를 증명하려고 했다.“강하율, 정다인은 나를 속였어. 자기가 내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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